배가본드 11
이노우에 다케히코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0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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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4.4.14.

책으로 삶읽기 892


《배가본드 11》

 요시카와 에이지 글

 이노우에 타카히코 그림

 서현아 옮김

 학산문화사

 2001.9.25.



《배가본드 11》(요시카와 에이지·이노우에 타카히코/서현아 옮김, 학산문화사, 2001)를 보았다. 한달음에 죽 읽고서 한참 삭여 보았다. 대단한 칼잡이를 다룬 듯싶으나, 다시 들여다볼수록 ‘대단한 바보’가 얼마나 바보인가를 겉멋스러운 칼부림으로 낱낱이 담아내었을 뿐이로구나 싶다. 칼잡이는 칼을 실컷 휘둘러서 숱하게 쓰러뜨리고 나서도 응어리를 못 푼다. 칼이 하늘땅하고 하나라고 여기지만, 참 우스운 말이다. 칼하고 한몸이 되어서 무엇을 이루겠는가? 누구를 베어서 죽일 수는 있겠지. 그러나 아기를 낳을 수 없고, 아기를 안을 수 없고, 아이한테 살림길을 가르칠 수 없다. 칼잡이는 씨앗을 심지 않고, 풀꽃나무를 돌보지 않고, 숲하고 등진다. 칼하고 한덩이로 흐르기에 사랑을 잊거나 모른다.


ㅅㄴㄹ


“나의 검은, 천지와 하나.” (84쪽)


“천하무적이란, 한낱 말일 뿐이야.” (104쪽)


“너는 무한하지 않느냐?” (106쪽)


“미야모토 무사시에게 졌다 해서 부끄러워할 것 없습니다.” (185쪽)


+


두령의 목만 거두면

→ 꼭두메 목만 거두면

→ 꼭두 목만 거두면

54쪽


무사시에게 졌다 해서 부끄러워할 것 없습니다

→ 무사시에게 졌다 해서 부끄러울 일 없습니다

→ 무사시에게 졌다 해서 부끄럽지 않습니다

185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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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본드 9
이노우에 다케히코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0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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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4.4.14.

책으로 삶읽기 891


《배가본드 9》

 요시카와 에이지 글

 이노우에 타카히코 그림

 서현아 옮김

 학산문화사

 2001.3.25.



《배가본드 9》(요시카와 에이지·이노우에 타카히코/서현아 옮김, 학산문화사, 2001)을 읽으면 이제 갓 겨룸판으로 뛰어드는 앳된 젊은이 몸짓을 하나하나 펼쳐 보인다. 칼로 사람을 베든 넘어뜨리든 대수롭지 않다고 여기는 마음이니, 물도 불도 가리지 않는다. 누구보다 날렵하고 힘차게 칼을 휘두르고 싶은 마음이니, 언제나 거침없이 뛰어오른다. 앳된 젊은이는 멧숲이 스승이라고 내세우지만, 참말로 멧숲이 스승이라면 칼부림이 아닌 푸근히 안는 품놀림을 보여줄 노릇이다. 숲은 어느 누구한테도 칼을 안 휘두르는걸. 풀도 꽃도 나무도 어느 누구를 괴롭히거나 밟지 않는걸. 아무도 안 죽이는 길잡이한테서 배웠다면서, 정작 모든 이를 거꾸러뜨리려고 칼을 쥔다면, 처음 나선 발걸음부터 일그러졌을 테지. 허수아비 같은 이 놈 저 놈 우르르 쓰러뜨릴 수는 있되, 정작 스스로 어떤 넋인지 모르는 채 날뛰기만 하겠지.


ㅅㄴㄹ


“하늘은 비웃지 않아.” (20쪽)


“헤에? 나무 같은 건 어디든지 있잖아.” “아니. 이곳의 나무들은 모두 수령(樹齡)이 오래된 것뿐이야. 그건 이 지방이 전쟁을 겪지 않았다는 증거지. 마구잡이로 베이지 않았다는 뜻이야.” (29쪽)


“이 양쪽 끝이 뭔가 다르다는 얘긴가? 그래, 알아보겠나?” (117쪽)


“내게 유서 있는 스승 따위는 없소. 산하(山河)를 스승 삼은 야인. 귀신의 자식. 짐승으로 불리기도 했지요. 때문에 이 이상 설명할 말이 없소. 정 알고 싶다면, 검을 들고 나를 시험하는 수밖에 없을 거요.” (169쪽)


“그 실체가 의심스럽군. 이런 산골 구석의 인적 없는 도장에 자기들끼리 틀어박혀서, 거창한 도장에 모여 날마다 토론이라도 하는 건가? ‘내 검은 여기가 근사하다’, ‘아니, 그렇지 않다’하며.” (182쪽)


+


이곳의 나무들은 모두 수령(樹齡)이 오래된 것뿐이야

→ 이곳 나무는 모두 오래되었어

→ 이곳 나무는 모두 오래살았어

29쪽


내게 유서 있는 스승 따위는 없소

→ 내게 뿌리 있는 스승 따위는 없소

169쪽


산하(山河)를 스승 삼은 야인

→ 들숲을 스승 삼은 들사람

→ 숲내들을 스승 삼은 들꽃

169쪽


때문에 이 이상 설명할 말이 없소

→ 그래서 이밖에 할 말이 없소

→ 그러니 더 들려줄 말이 없소

169쪽


그 실체가 의심스럽군

→ 뿌리가 못미덥군

→ 뼈대가 믿을 수 없군

→ 바탕이 궁금하군

182쪽


이런 산골 구석의 인적 없는 도장에 자기들끼리 틀어박혀서

→ 이런 멧골구석 사람 없는 마당에 저희끼리 틀어박혀서

→ 이런 멧골구석 기척 없는 겨룸터에 저희끼리 틀어박혀서

182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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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4.3.19.


《요정이 있는 정원》

 코다마 유키 글·그림/강소정 옮김, 문학동네, 2021.4.15.



읍내 나래터를 들러 저잣마실을 한다. 바람이 세차다. 비구름이 흩날리면서 빗물을 뿌릴 동 말 동하다. 해가 나오다가 숨는다. 먼지떼를 쓸어내려는 듯싶다. 매나무는 꽃잎이 다 떨어졌고, 수유나무는 꽃잎이 고스란하다. 나무마다 다른 잎빛과 숨결을 헤아린다. 날마다 새삼스러운 구름결을 읽는다. 하루를 잇고, 살림을 추스른다. 《요정이 있는 정원》을 아이들하고 함께 편다. 아쉬운 꼭지도 있으나, 이만 하면 손꼽을 만큼 살림노래를 품었다고 할 수 있겠지. 그림님이 조금 더 마음을 기울여 본다면, ‘사랑타령’이 아닌 ‘사랑’으로 고스란히 스밀 만한데, 자꾸 ‘사랑’이 아닌 ‘사랑타령’으로 기울려고 한다. 왜 구태여 보임꽃(영화·연속극)을 짜내려고 할까? 그저 글·그림으로 넉넉하다. 넉넉히 아름다운 글·그림이기에 나중에 보임꽃으로 나올 수도 있다. 어느 뜰에건 빛님이 있다. 서울 한복판이건 숲이건 바다이건 어디에나 빛살이 흐른다. 빛님을 알아보려는 눈이 있고, 빛님을 등진 눈이 있다. 별은 날마다 돋지만 안 쳐다보는 사람이 수두룩하고, 아무리 매캐한 서울에서라도 별을 그리는 마음이 있다. 구름이 덮으니 “별이 없”지 않고, 하늘이 뿌옇기에 “별이 없”을 수 없다.


#小玉ユキ #ちいさこの庭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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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4.3.18.


《저 하늘에도 슬픔이》

 이윤복 글·이희재 그림, 청년사, 2004.4.8.



앵두나무 꽃망울이 올라오는 둘레로 제비꽃이 고개를 내민다. 바닥꽃이요 앉은꽃이며 봄맞이꽃인 제비꽃이다. 냉이꽃도 코딱지나물도 봄까지꽃도 잣나물꽃도 나란히 사랑스러이 봄꽃이다. 큰아이하고 우리 책숲을 치우고서 고흥교육청 손님을 맞는다. 2011년부터 벌써 열네 해째이지만, 고흥교육청 손님은 우리 책숲에 와서 “책을 들여다본 일”이 아예 없다. 벼슬꾼(공무원)이라지만, 이런 눈썰미나 매무새로 고흥 어린히·푸름이한테 무엇을 이바지하려는지 잘 모르겠다. 고흥교육회의 이웃님이 나란히 앉으니 벼슬꾼 목소리가 다르다. 마을과 시골과 배움길과 책숲이라는 빛씨앗을 차근차근 알아보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저 하늘에도 슬픔이》를 되읽는다. 요즈음 어린이한테는 읽히기 어려울 수 있겠으나, 우리가 지나온 한때를 아로새긴 애틋한 삶자국이다. 가난하건 안 가난하건 이웃하고 동무를 등지면서 차디찬 우두머리한테 굽신거리던 지난자취를 고스란히 담은 글자락이라고 하겠다. 글을 남긴 이윤복 님은 그리 오래 살지 못 했단다. 조용히 흙으로 돌아갔다지. 이승에 땀을 쏟고 꿈을 싣고 사랑을 심으려고 애쓴 발자국이 모여서 마을과 보금자리와 숲을 이룬다고 본다. 자, 등허리를 펴자. 몸을 주무르면서 펴고, 밤빛을 맞이하자.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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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4.3.17.


《찰리와 거대한 유리 엘리베이터》

 로알드 달 글·퀸틴 블레이크 그림/지혜연 옮김, 시공주니어, 2000.3.25.



부산 동광동에서 버스를 탄다. 오늘은 아침부터 볕이 넉넉해 거의 여름이라 할 만하다. 버스에서 미닫이를 여는 분이 있고, 나도 연다. 그러나 이 놀라운 볕날에도 두툼하게 껴입고서 “춥다!”고 외치는 분이 많다. 해를 등지니 춥겠지. 고흥으로 돌아가는 시외버스는 벌써 찬바람을 튼다. 미닫이가 없는 시외버스는 볕이 듬뿍 스미기에 찬바람을 안 틀면 찜통이다. 볕을 쬐며 거닐면 첫봄볕이 따끈따끈 스밀 텐데, 볕을 멀리하며 두툼옷으로 가리니 스스로 목숨을 갉는 셈이다. 《찰리와 거대한 유리 엘리베이터》를 아이들하고 되읽다. 〈웡카〉를 여러 벌 본 아이들이 이 책을 가만히 짚으면서 보임꽃에서 미처 다루지 않은 대목을 얘기한다. 보임꽃에서 모두 담아내지는 않는다지만, 여러모로 보면 글님이 꿈꾸거나 바라는 길하고 먼 어느 부스러기를 짚기 일쑤라고도 할 만하다. 로알드 달 님은 ‘찰리’ 이야기를 왜 썼을까? 까마득히 예전에 이 이야기로 온누리 어린이하고 어른한테 어떤 살림빛을 비추려고 했을까? 언제나 아주 수수한 곳에 실마리가 있고, 아주 너르거나 흔하다고 여기는 데에 열쇠가 있다. 아주 쉬운 말 한 마디에 빛씨앗이 있으니, 어렵게 꾸미거나 씌우려고 하는 이들은 늘 속이거나 거짓말을 하는 셈이기도 하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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