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6.5.12.


《주부의 휴가》

 다나베 세이코 글/조찬희 옮김, 바다출판사, 2018.1.29.



아침부터 비가 듣는다. 짐을 꾸려서 논둑길을 달린다. 옆마을에서 고흥읍으로 가는 시골버스를 탄다. 빗줄기는 차츰 굵다. 시외버스가 순천을 지나 하동을 스칠 무렵에는 세차다. 마산을 스치며 부산에 다다를 즈음 그치고 하늘이 갠다. 사상나루에서 내려 15 부산시내버스로 갈아탄다. 구덕에서 내려 언덕(산복도로)을 걷는다. 언덕이 끝나는 곳에 마을책집 〈만만 meet_n_make〉이 있다. 책집에 깃드니 소나기와 여우비가 지나간다. 빗줄기는 모두 가신다. 190 시내버스를 타니 언덕길을 굽이굽이 사뿐사뿐 돈다. 이제 〈책과아이들〉로 건너간다. 앞으로 ‘모두의인문학’을 어떻게 꾀할는지 얘기하고서 ‘나뭇잎’과 ‘그루’ 두 가지로 이야기꽃을 편다. 《주부의 휴가》를 되새긴다. 살림꾼(주부)이라는 자리는 쉼날이 따로 없이 일날이다. 일본에서 쓰는 ‘주부·가정주부’ 같은 한자말은 ‘가시내’만 집일을 하는 얼개이되, 오랜 우리말인 ‘살림꾼·살림지기’는 가시내와 사내 모두 즐겁게 집안을 돌본다는 얼개이다. 살림꾼한테는 따로 쉼날이 없지만, 집살림과 집일이 힘들 까닭이 없다. “살리는 길”이기에, 일하면서 쉬고, 쉬엄쉬엄 일하고, 노래하며 일하고, 일하며 노래한다. ‘살림’이라면 즐겁되, ‘가사노동’이라면 모두 죽인다.


#田邊聖子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과 노래를 쓴다. 숲을 품은 시골에서 산다. 살림을 짓는 하루를 가꾼다. 《열두 달 소꿉노래》,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를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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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해협 480㎞까지 넓어져"…이란의 '10배 선언'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15/0005286159?sid=104


하정우 "나도 '오빠' 하기 싫었어…정청래가 시킨 것"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422/0000863994


김부겸 “양평 거주, 대구 시민께 죄송…박근혜 찾아뵙고 싶다”

https://n.news.naver.com/mnews/ranking/article/020/0003719274?ntype=RANKING


[속보] 청와대 “트럼프 ‘이란 공격’ 주장, 정확한 정보인지 의문”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33/0000050827?sid=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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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중동전쟁 중 이란에 보복 공습…첫 직접 군사행동"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01/0016073170?sid=104


[자막뉴스] "나라 전체가 암울" 푸념... 진짜 망해가는 쿠바

https://www.youtube.com/watch?v=yf-mFtfNJ7I


하정우·한동훈, 방송사 제안 TV 토론 참여 두고 신경전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01/0016070787?sid=100


[5월 12일] 트럼프 백악관 약식 기자회견 | 미중 정상회담 위해 중국 향하는 트럼프 (한글자막 풀영상)

https://www.youtube.com/watch?v=IoXOK5vpcL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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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어문 제국 이야기 8
모리노 미즈 지음, Gilse 그림, 정혜원 옮김, 모치츠키 노조무 원작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26년 3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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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6.5.18.

책으로 삶읽기 1104


《티어문 제국 이야기 8》

 오치츠키 노조우 글

 모리노 미즈 그림

 정혜원 옮김

 AK comics

 2026.3.15.



《티어문 제국 이야기 8》(오치츠키 노조우·모리노 미즈/정혜원 옮김, AK comics, 2026)을 읽었다. 우리 몸은 스스로 살아가려는 자리에 따라서 바뀐다. 어느 자리에 서느냐에 따라 우쭐대거나 건방질 수 있다. 콧대가 높거나 등돌릴 수 있다. 또는 상냥하거나 고울 수 있다. 참하거나 둘레를 널리 살필 수 있다. 자리에 따라서 몸이 바뀌는 터라, 손에 물이며 흙을 안 묻히는 자리에서 태어나 그냥그냥 살아가면, 이웃이며 온누리를 까맣게 모르기 일쑤이다. 늘 손에 물이며 흙을 묻히면서 살림을 짓는 자리에서 태어나면, 몸소 짓고 배우면서 둘레를 환하게 읽는다. 《티어문 제국 이야기》에 나오는 아가씨는 지난날에는 “손에 물도 흙도 안 묻히는 자리”에 또아리를 틀면서 허튼짓을 일삼았다면, 이제는 “손에 물도 흙도 기꺼이 묻히는 자리”로 돌아서면서 조금씩 삶을 배우고 살림을 익힌다. 책을 덮으면서 곱씹는다. 오늘날 우리나라는 어린이와 푸름이한테 ‘어떤 자리’를 마련해 주는가? 오늘날 어린이는 설거지나 걸레질이나 비질을 해보는가? 오늘날 푸름이는 손수 밥을 지어서 차릴 줄 아는가? 오늘날 어린이와 어버이는 이웃이며 숲을 아예 모르는가, 아니면 온몸으로 마주하면서 삶을 배우는가?


ㅍㄹㄴ


당사자인 미아는 단순히 멀미 중이었다. 5쪽


미아는 수영을 해본 적이 없었다. ‘아아, 저는 여기서 죽나 봐요. 그래도 그때보다는 조금 나은 죽음이 아닐까요?’ 25쪽


“그런데 황녀님은 늦기 전에 그 위험을 물리치고 싸움의 원인을 제거했어. 그러니 훌륭하다고 말할 수밖에.” 94쪽


‘실은 무지크 씨께 보답으로 한 닢쯤 드리고 싶었어요.’ 148쪽


#ティアム?ン帝?物語 #?頭台から始まる、?の?生逆?スト?リ? #杜乃ミズ #?月望


+


전체적으로는 치안이 유지되고 있지만 민중 봉기가 일어난 지역은 틀림없이 위험 지대야

→ 두루 다스리지만 들고일어난 곳은 틀림없이 불늪이야

→ 고루 끌고 가지만 들너울이 난 곳은 틀림없이 걱정스러워

→ 제법 묶지만 너울거리는 곳은 틀림없이 아슬아슬해

4쪽


별로 넓지도 않은데 협공이라니

→ 썩 넓지도 않은데 같이친다니

→ 그리 넓지도 않은데 끼였다니

18쪽


뭔가가 바뀌었을지도 모르잖아요

→ 뭐가 바뀌었을지도 모르잖아요

55쪽


전 어차피 세상물정 몰라요

→ 전 뭐 하나도 몰라요

→ 암튼 전 조금도 몰라요

→ 전 그냥 살림을 몰라요

62쪽


서로 경칭은 생략하자고

→ 서로 높임말 삼가자고

→ 서로 모심말 말자고

72쪽


바로 그 점에서 누군가의 조작이 느껴져

→ 바로 그곳을 누가 꾸민 듯해

→ 그래서 누구 꿍꿍이 같아

→ 그래서 누구 뒷짓 같아

92쪽


자연 발화가 아니라 방화. 불이 날 리가 없는 곳에 누군가가 일부러 혁명의 불을 붙이려 했다는 건가

→ 그냥불이 아니라 불지르기. 불이 안 날 곳에 누가 일부러 들불을 붙이려 했나

→ 저절로가 아니라 지르기. 불이 나지 않을 곳에 누가 일부러 횃불을 붙이려 했나

92쪽


혁명군이라 칭하는 불온분자들을 멋지게 쓸어버리고 와라

→ 들불무리라 하는 티끌을 멋지게 쓸어버리고 와라

→ 들너울떼라는 부스러기를 멋지게 쓸어버리고 와라

117쪽


이 나라는 남존여비 사상이 강하다. 이런 일은 일상다반사야

→ 이 나라는 사내를 섬긴다. 흔한 일이야

→ 이 나라는 아들바보이다. 늘 이래

129쪽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과 노래를 쓴다. 숲을 품은 시골에서 산다. 살림을 짓는 하루를 가꾼다. 《열두 달 소꿉노래》,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를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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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알량한 말 바로잡기

 사칭 詐稱


 공무원 사칭 → 벼슬꾼 흉내

 장관 사칭 → 감투꾼 척

 사칭하여 사기를 쳤다 → 겉옷으로 속였다 / 거짓으로 속였다

 사칭한 죄로 구속되었다 → 꾸민 잘못으로 붙잡았다


  ‘사칭(詐稱)’은 “이름, 직업, 나이, 주소 따위를 거짓으로 속여 이름”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갈기다·감추다·숨기다’나 ‘가리다·눈가림·눈가리다·눈가림짓·눈가림질·눈가림말·눈비음’로 손봅니다. ‘속다·속이다·속여먹다·속임짓·속임질’이나 ‘거짓·거짓스럽다·거짓말·거짓부렁·거짓질·가짓·가짓스럽다’로 손봐요. ‘겉·겉가죽·겉살·겉갈이·겉바꾸기·겉발림’이나 ‘겉속다름·겉속이 다르다·겉과 속이 다르다·다른겉속’으로 손보고, ‘겉옷·겉저고리·겉치레·겉으로·겉질·겉짓·겉꾼·겉사랑’으로 손보면 돼요. ‘낚다·낚시·낚시질·낚시꾼·낚아내다·낚아채다’나 ‘능구렁이·구렁이·내숭·능청·능청맞다’로 손볼 만해요. ‘시늉·흉내·척·척하다·체·체하다’나 ‘호리다·후리다·후려치다·후려갈기다·휘갈기다’로 손보아도 어울립니다. ‘꾀앓이·꾀짓·꾸미다·꾸며내다·꾸밈·꾸밈질·꾸밈짓’이나 ‘내세우다·앞세우다·치레·치레하다·치레질’로 손보고요. ‘도르다·두르다·둘러대다·돌라대다’나 ‘선하다·서낙하다·선·씨나락 까먹는 소리·야바위·어지럼말’로 손봅니다. ‘어이없다·어처구니없다·얼척없다·어안이 막히다·터무니없다·턱없다’나 ‘얼렁뚱땅·얼레벌레·얼버무리다·엉너리’로 손볼 수 있습니다. ‘옷·옷가지·옷자락·옷갈이·옷바꾸기·옷섶’으로 손보면 돼요. ‘입으로·입으로만·입만·입만 살다·입뿐·입방긋·입벙긋’이나 ‘장난·자파리·장난질·장난하다·장난말’로 손보고요. ㅍㄹㄴ



의사를 사칭하던 그 여자는 굉장히 똑똑한 여자였는데 가난해서 대학에 진학할 수 없었읍니다

→ 돌봄이로 꾸민 그이는 무척 똑똑했는데 가난해서 열린배움터에 갈 수 없었습니다

→ 돌봄일꾼으로 내세운 그이는 참 똑똑했는데 가난해서 큰터에 갈 수 없었습니다

《孤獨한 당신을 위하여》(루이제 린저/곽복록 옮김, 범우사, 1974) 33쪽


사칭을 했다면 가짜?

→ 속였다면 거짓?

→ 둘러댔다면 거짓?

《하늘은 붉은 강가 5》(시노하라 치에/최윤정 옮김, 학산문화사, 2010) 257쪽


유령이 토시가미를 사칭하는 거면 어떡하지

→ 허깨비가 토시가미인 척하면 어떡하지

→ 깨비가 토시가미로 꾸몄으면 어떡하지

《온 세상 이 사람 저 사람 이곳저곳 1》(아오기리 나츠/장혜영 옮김, 파노라마, 2016) 47쪽


사칭 사실이 밝혀지면 그 사람들의 호의도 신뢰도 전부 배신하게 되니까

→ 꾸민 줄 드러나면, 반기고 믿던 사람들 모두를 저버리니까

→ 속인 줄 알면, 따뜻하고 살뜰하던 사람들을 다 뒤엎으니까

《미와 씨 행세를 합니다 6》(아오키 유헤이/원성민 옮김, 대원씨아이, 2026) 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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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삶말/사자성어] 불순분자·불순세력·불온분자·불온세력



 불순분자를 색출하다 → 빨강이를 솎아내다 / 몹쓸것을 뽑아내다

 불순세력를 추방하다 → 나쁜놈을 쫓아내다 / 엉터리를 내쫓다

 불온분자의 선동에 넘어가다 → 사납이 낚시질에 넘어가다

 불온세력도 용납할 수가 없고 → 티끌도 받아들일 수가 없고


불순분자(不純分子) : 사상이나 이념이 그 조직 안의 것과 달라서 비판적으로 지적되는 사람

불순세력 : x

불온분자 : x

불온세력 : x

불온(不穩) : 1. 온당하지 않음 2. (일부 명사 앞에 쓰여) 사상이나 태도 따위가 통치 권력이나 체제에 순응하지 않고 맞서는 성질이 있음



  일본이 총칼을 앞세워 사람들을 억누르고 짓밟을 뿐 아니라 마구 때려잡거나 죽이던 무렵, ‘불순분자·불순세력·불온분자·불온세력’ 같은 고약한 말씨가 나타났습니다. 이 가운데 국립국어원 낱말책에는 ‘불순분자’를 싣는군요. 얄궂을 뿐 아니라, 사람을 사람으로 여기지 않는 끔찍한 일본말씨는 털어낼 노릇입니다. 여러모로 짚으면서, ‘빨갛다·빨강·빨강이·빨간물·빨간빛·빨간것·빨간종이·빨간쪽·빨강종이·빨강쪽’이나 ‘사납다·사납빼기·사납이·사납짓·사납것·사납치’로 손질합니다. ‘나쁘다·나쁜것·못되다·못된것·못돼먹다’나 ‘멋대로·몹쓸것·몹쓸놈·몹쓸녀석’으로 손질해요. ‘넝마·마병·버림치·더께·먼지·때’나 ‘노닥거리다·노닥이다·노닥짓’으로 손질하지요. ‘더럽다·더럼이·더럼치·더럼’이나 ‘지저분하다·자분거리다·자근거리다·지분거리다’로 손질할 수 있어요. ‘좀·좀앓이·좀벌레·좀버러지·좀것·좀물’이나 ‘티·티끌·티있다·티끌있다·흉·흉허물’로 손질하고요. ‘부스러기·쓰레기·찌꺼기·찌끄러기·찌끄레기·찌끼’나 ‘비뚤다·삐뚤다·삐걱대다·삐거덕대다·빗나가다·빗가다·빗나다’로 손질할 만합니다. ‘걸쭉하다·갈쭉하다·걸쩍지근하다·구정물·속보이다’나 ‘야릇하다·얄궂다·얄딱구리하다·얄망궂다·짓궂다’로 손질하지요. ‘엉큼하다·앙큼하다·응큼하다·엉터리’나 ‘옳지 않다·안 옳다·추레하다·추레짓·추레질’로 손질해도 되어요. ㅍㄹㄴ



불순세력이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 구정물이 있기 때문입니다

→ 티가 있기 때문입니다

→ 못된것이 있기 때문입니다

→ 몹쓸놈이 있기 때문입니다

→ 빨간물이 있기 때문입니다

《퇴색공간》(허영만, 당산, 1990) 158쪽


이를 일부 학생들과 불순분자들의 난동사태라 주장했다

→ 이를 몇몇 아이들과 빨강이가 어지럽힌다고 떠들었다

→ 이를 두어 아이들과 사납이가 들쑤신다고 떠벌였다

《전두환과 80년대 민주화운동》(정해구, 역사비평사, 2011) 25쪽


혁명군이라 칭하는 불온분자들을 멋지게 쓸어버리고 와라

→ 들불무리라 하는 티끌을 멋지게 쓸어버리고 와라

→ 들너울떼라는 부스러기를 멋지게 쓸어버리고 와라

《티어문 제국 이야기 6》(오치츠키 노조우·모리노 미즈/정혜원 옮김, AK comics, 2026) 1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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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삶읽기 / 숲노래 마음노래

하루꽃 . 허리라는 곳



  너는 몸 어느 곳이든 다 그대로 있기에 서고 걷고 살아가. 몸에서 어느 하나라도 멀쩡하지 않으면, 있거나 서거나 걷거나 살기 힘들어. 머리끝이나 발끝이 아파도, 거스러미가 나도, 속이 더부룩하거나 잠을 못 이뤄도, 넌 몸을 움직일 적마다 힘에 부쳐. 팔이 아파도 걷기가 힘들어. 다리가 아파도 손을 쓰기 힘들어. 마음이 흔들리거나 아파도 몸이 삐걱거리지. 목을 삐끗하든 코가 막히든 다 몸이 기우뚱하게 마련이야. 허리가 걸리거나 아프거나 쑤셔도 몸을 쓰기 힘들어. 숱한 사람들은 허리가 아프기 앞서까지는 몸을 잘 안 쉬더라. 손끝이 다치든 발끝이 저리든 쉴 노릇이야. 작은 곳이 쑤시거나 아픈 일쯤이야 대수로이 여기는 탓에, 억지를 쓰는 몸은 오롯이 허리에 더 힘이 쏠린단다. 아무것이 아닌 일이란 없으니까, 아무것이 아니라고 여기지 않아야 몸이 멀쩡해. 나무는 가지나 줄기가 잘리고도 새로 가지나 줄기를 내. 벌레는 끊기거나 잘린 몸을 되살리지. 그러나 나무나 풀이나 벌레는 아주 조그맣게 다치거나 아플 적에 꼼짝을 안 한단다. 다치거나 아픈 데를 살리는 일부터 온힘을 기울여. “아주 작은 데”란 없거든. 모든 곳은 ‘몸’이야. 모두가 하나를 이루어야 비로소 ‘참’이기에 ‘참한’ 몸이자 삶이란다. 너는 네가 하려는 일이 안 되거나 막힐 적에 어찌 하니? 다른 모든 몸짓을 멈추고서 “안 되거나 막힌 곳”부터 품어서 풀려고 하니? ‘허리’라는 곳에 짐이 쏠리면 그만 무너진단다. 넌 네 삶이 무너지기를 바란다면, 작은 곳을 흘려넘기렴. 나라가 왜 안 멀쩡한 줄 아니? 작은 한 사람, 작은나무 한 그루, 작은꽃 한 송이, 작은새 한 마리가 바로 “온나라를 이루는 모두”인 줄 잊거나 등돌리거나 팽개치거든. 2026.5.11.달.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열두 달 소꿉노래》,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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