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숨은책 2023.4.24.

숨은책 667


《국민정신무장독본 2 민주주의의 참된 모습》

 오천석 글

 현대교육총서출판사

 1968.6.15.



  《노란 손수건》이나 《스승》이란 책으로도 알려진 오천석(1901∼1987) 님인데, ‘문교부장관’이나 ‘멕시코·과타말라 외 7개국 겸임대사’를 맡기도 했고, ‘대한교육연합회’ 회장과 ‘중앙교육위원회’ 의장을 맡기도 했습니다. 이른바 ‘민주주의·민족중흥’을 앞장서서 외친 발자국이라 할 테고, 이분이 남겼되 알려지지 않은 ‘국민정신무장독본’ 석 자락이 있습니다. 《1 이것이 공산주의다》하고 《2 민주주의의 참된 모습》하고 《3 아름다운 조국》으로 아우르는 꾸러미로, 총칼을 앞세워 온나라를 집어삼키고 짓누른 박정희 둘레에서 사람들을 길들이는 데에 누구보다 크게 목소리를 냈고, ‘도덕 교육’ 틀을 톡톡히 세웠다고 할 만합니다. 이분은 ‘북녘 김일성’만 독재자라고 꾸짖으면서 ‘남녘 박정희’는 ‘민주주의를 펴는 훌륭한 어른’으로 그립니다. 남녘에는 ‘언론·선거 자유’에 ‘협동·공동체’가 있다고 얘기하는데요, 남·북녘 어느 곳에 ‘참답게 열린 아름길’이 있었는지 알쏭달쏭합니다. 북녘뿐 아니라 남녘도 붓(언론·창작)이 부러지기 일쑤요, ‘민주·자유·평화·평등·통일·인권’을 말글로 밝힌 사람들은 숱하게 붙잡혀 목이 잘리거나 손발이 묶이고 일자리를 빼앗겼습니다. 그때 스승이 있었다구요?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이런 놈을

어떻게 페스탈로치 이름에 견줄 수 있는가?

참으로 나라도 학문도 썩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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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숨은책 2023.4.24.

숨은책 633


《若さに贈る》

 松下幸之助 글

 講談社

 1966.4.15.첫/1977.5.16.28벌



  1980년뿐 아니라 1985년에도 종이 한 자락을 함부로 쓰는 이웃을 못 봤습니다. 1990년을 넘고 1995년을 지나자 종이 한 뭉치조차 쉽게 버리는 이웃을 보았고, 2000년을 지나고 2020년을 지나니, 종이란 아주 안 대수롭습니다. 우리가 종이 한 자락이나 한 뭉치를 느긋이 누린 지 얼마 안 된 줄 얼마나 느낄 수 있을까요? 《若さに贈る》는 일본에서 1966년에 처음 나왔고, 1977년 가을에 부산 어느 책집에서 팔린 뒤, 2023년 봄에 부산 보수동 책골목 〈대영서점〉 한켠에 놓입니다. 1977년 10월 19일에 다 읽은 분은 ‘하재구 도서’라 이름을 남기고 느낌글을 또박또박 적습니다. 이제는 이슬로 돌아가셨을 수 있구나 하고 느끼다가, 1985년 7월 21일에 부산 덕천동 ‘화명종합시장’ 기스락에 새롭게 연 ‘유경미용실’ 알림종이를 봅니다. 곁에 둔 책에 느낌글을 살뜰히 남긴 분은 지난날 알림종이 한 자락을 고이 여겨 앞뒤로 온갖 생각과 일과 이야기를 적어 놓습니다. 이제 와 돌아보면, 1985년에 알림종이 5000자락을 집집마다 걸어다니며 글집(편지함)에 넣으면 틈새일삯(알바비) 5000원을 받았습니다. 다리가 꽤 뻑적지근하던 틈새일이 아스라합니다.


청춘이란 마음의 젊음으로 언제나 육체와는 관계없이 자기몸속에 간직할수있다는 마쯔시아 교오노스께 씨의 “젊음에 보낸다”라는 책을 아주 감명깊게 읽어내렸다. 모든일에 목숨을 걸고 정력적으로, 적극적으로하고 그리고 책임을 목숨을 걸고 완수하라는 교훈은 뜻깊었다. 그리고 인생을 살아가는데에 지력과 체력과 정력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마지막으로 지금까지 독서를 하루에 50페이지씩 하고 있었으나 이제부터는 하루에 20페이지씩 하기로 마음먹었다. 1977.10.19.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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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어제책 2023.4.19.

숨은책 811


《담배 한 개비 1∼3》

 노진수 글

 허영만 그림

 향지서

 1987.10.30.



  오늘날에는 ‘글쓴이·그린이·찍은이’를 또렷하게 밝힙니다. ‘꾸민이·엮은이·옮긴이’도 뚜렷하게 밝혀요. 그러나 지난날에는 책을 함께 짓거나 엮거나 꾸민 일꾼 이름을 제대로 안 드러냈습니다. 이웃나라 책을 숱하게 몰래 훔쳐서 펴내기도 했고, 지음삯(저작권료)을 제대로 치르지 않기도 했으며, 어느 지은이 이름만 내세우느라 정작 함께 땀바친 사람들을 가려 놓았습니다. 1987년에 나온 《담배 한 개비》를 보면 ‘허영만 글·그림’으로 적는데, ‘노진수 글·허영만 그림’로 적어야 올바릅니다. 그렇지만 지난날에는 누가 밑글을 썼는지 숨기곤 했습니다. 마치 혼자 다 이루거나 해내었다고 자랑하거나 내세운 셈입니다. 일본에서 내놓는 그림꽃(만화)을 보면 도움이(어시스턴트) 이름까지 낱낱이 밝히곤 하지만, 우리나라는 아직 그 대목까지 나아가지 못 합니다. 우리는 무엇을 보고 느끼고 읽고 새기는 삶일까요? 열매를 일구기까지 함께 땀값을 바친 사람들 손길을 얼마나 헤아리는 눈길일까요? 일하는 사람 누구나 제몫을 누릴 적에 아름다운 터전입니다. 함께 일한 이웃하고 동무한테 참으로 고맙다는 마음이라면, 짓고 엮고 펴낸 일꾼 이름을 찬찬히 적고 밝히면서, 이 여러 숨빛으로 책 한 자락을 노래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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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어제책

숨은책 629


《三中堂文庫 356 뻐꾸기 둥지위를 날아간 사나이 (下)》

 켄키지 글

 김진욱 옮김

 삼중당

 1977.9.10.첫/1977.12.20.중판



  요사이 나오는 책은 으레 ‘비닐로 겉을 씌우기’를 합니다만, 1990년 즈음까지는 투박한 종잇결 그대로였어요. 읽은 사람 손길·손때·손빛이 책마다 고스란히 흘렀습니다. 지난날 배움터는 배움책(교과서)을 물려주고 물려받는데, 겉종이가 지저분하거나 다치면 길잡이(교사)가 매를 들거나 잔뜩 꾸짖었어요. 새 배움책을 받든 헌 배움책을 받든 다들 이런저런 종이를 얻거나 주워서 겨우겨우 겉을 싸곤 했습니다. 그러고 보면, 책집에서 곧잘 한 꺼풀 싸주었어요. 작은책을 싸면 종이가 적게 들지만, 적잖은 책손은 “종이를 넉넉하게 잘라 주셔요. 저희가 집에 가져가서 쌀게요.” 하고 얘기했어요. 종이 한 자락 값이 제법 비싸던 무렵이니 ‘책싸개’를 다른 데에 쓰려고 얻는달까요. 1977년 12월에 찍은 《三中堂文庫 356 뻐꾸기 둥지위를 날아간 사나이 (下)》는 ‘광화문서적’에 ‘한국해외출판물주식회사’에 ‘월간 내외출판계’ 글씨를 새긴 책싸개를 두릅니다. 어느 자리에서 쓰던 종이일까요? 세 책터 가운데 〈광화문서적〉은 경기 수원에서 다시 태어났습니다. 서울에서 책집을 하던 어버이 뜻을 이었다지요. 조그맣고 낡은 책 귀퉁이에 “2022.10.18. 서울 신고서점. ㅅㄴㄹ”을 적었습니다. 돌고도는 책이 다음에 어느 손길을 받아 새삼스레 읽히려나 어림하는 징검돌 자취를 보태는 셈입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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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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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어제책 2023.4.19.

숨은책 628


《女苑 '79年 6月號 別冊附錄 2 全身 요가》

 김재원 엮음

 전병희·장명희 모델

 고명진 사진

 여원문화사

 1979.6.1.



  어릴 적에 제 팔뚝이나 종아리에는 힘살이 얼마 없었습니다. 열다섯 살부터 먼길을 달리기로 오가면서, 새뜸나름이(신문배달부)를 두 다리로 달리면서 하다가, 스무 살부터 제금을 나며 자전거로 새뜸나름이 일을 잇고, 손빨래로 살림을 하는 사이에 여러모로 힘살이 붙고 꾸덕살이 뱄습니다. 늘 책집마실을 하면서 등짐에 손짐으로 책더미를 집까지 날랐습니다. ‘걷기·자전거·빨래·집안일·책집마실·등짐’만으로 저절로 몸놀림(운동)을 넉넉히 했습니다. 누가 “몸이 좋으시네요? 어떤 운동 하나요?” 하고 물으면 “집안일을 하고, 걷고, 자전거를 타고, 책집으로 걸어가서 잔뜩 장만한 책을 등짐으로 집까지 나릅니다.” 하고 대꾸합니다. 《女苑 '79年 6月號 別冊附錄 2 全身 요가》를 펴니, ‘1987년 그날 그 거리’를 찍었다는 ‘보도사진가 고명진’으로 알려진 분이 ‘헤엄옷 닮은 요가옷’을 입은 날씬한 아가씨를 담은 모습이 그득합니다. 꽤 창피합니다. ‘요가’란 무엇일까요? 더욱이 숱한 사람들이 가난과 쇠사슬(독재정치)에 절며 시름시름 앓던 1979년에 ‘여성잡지 별책부록’을 이렇게 선보였다니, 배부른 사람은 늘 배불렀구나 싶습니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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