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밖에도 사람이 산다 - 서울 밖에 남겨나 남겨진 여성, 청년, 노동자이자 활동가가 말하는 ‘그럼에도 지방에 남아있는 이유’
히니 지음 / 이르비치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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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 인문책시렁 2024.3.22.

인문책시렁 333


《서울 밖에도 사람이 산다》

 히니

 이르비치

 2023.10.27.



  《서울 밖에도 사람이 산다》(히니, 이르비치, 2023)를 읽고서 한참 자리맡에 두었습니다. 우리나라는 어느새 ‘서울·서울곁·서울밖’ 셋으로 가르는 담벼락이 높은데, ‘서울밖’ 다음으로 ‘시골·두메·섬’으로 더 가르곤 합니다.


  곰곰이 보면 ‘서울곁’도 다 다릅니다. ‘고양’보다 ‘일산’이라는 이름이 드높은 고장은 ‘서울곁·서울밖’이어도 굳이 서울바라기를 안 한다고 느껴요. ‘성남’보다 ‘분당’이라는 이름이 높은 고장도 구태여 서울바라기를 안 할 수 있습니다.


  이와 달리, 부천과 인천은 ‘서울곁’이어도 ‘서울밖’에 가깝습니다. 남양주나 의정부나 구리는 어떨까요? 적잖은 ‘서울곁’조차 ‘서울밖’이기 일쑤요, 여러모로 보면 우리나라는 온통 ‘서울나라’인 터라, ‘서울로(인 서울)’를 이루지 못 하면 찬밥처럼 여겨요.


  그렇다면 왜 ‘서울·서울곁·서울밖’ 같은 굴레가 생길는지 생각할 노릇입니다. 서울밖에서 살아가는 사람들부터 ‘시골·두메·섬’을 밑에 깔더군요. 서울곁으로 가지 못 하더라도 시골이나 두메나 섬으로는 안 가려고 합니다. 굳이 서울을 바라보려 하지 않으면서, 멧골이나 숲이나 바다로 가려고도 안 해요.


  서울에 있는 어느 벼슬터나 일터를 작은고장으로 옮긴들, 서울이 바뀔 일이 없고, 작은고장이 나아질 일도 없습니다. 그저 시늉입니다. 서울이 바뀌려면, 또 작은고장이 거듭나려면, 서울에서도 작은고장에서도 잿집(아파트)과 부릉길(찻길)을 확 줄일 노릇입니다. 걸어서 다니거나 두바퀴(자전거)를 몰면서 느긋이 일하고 살림하고 어울리고 쉬고 노는 얼거리를 열 적에 비로소 서울도 작은고장도 눈부시게 피어날 만합니다.


  요즈음 온나라를 보면, 서울뿐 아니라 인천·부산·대구·광주·대전 어느 고장에도 어린이랑 푸름이가 쉴 빈터가 없습니다. 어른이라는 이름인 꼰대가 노닥거릴 술집이나 노래칸이나 찜질칸은 수두룩하지요. 온갖 찻집과 맛집도 ‘어른이라는 이름인 꼰대’한테 맞춘 곳일 뿐, 어린이나 푸름이는 아예 거들떠보지 않습니다.


  사람답게 살아가는 길이 무엇인지 바라보는 하루로 바꿀 때라야, 우리 보금자리와 마을부터 바꿉니다. 우리 보금자리와 마을을 느긋하면서 즐겁게 바꿀 때에는 서울도 바뀝니다.


  몇 해마다 나라지기에 벼슬아치를 갈아치우는 뽑기(선거)를 하지만, 뽑기에 나오는 이들치고 어린이랑 푸름이가 앞으로 이 땅에서 즐겁게 살림을 짓고 사랑을 꽃피우는 길을 헤아리는 뜻을 펴는 이는 여태 한 놈도 없습니다. 누가 어린이를 사랑하는 뜻을 폈나요? 없어요. 누가 푸름이 눈높이로 어깨동무하는 뜻을 밝히나요? 없어요.


  《서울 밖에도 사람이 산다》는 여러모로 뜻있으나, 이래저래 아쉽습니다. 불길을 푸근하게 풀어내는 길을 아직 안 찾거나 못 찾은 듯싶어요. 무엇보다도 이 책에는 짝짓기 발자취에 너무 많이 자리를 내주었습니다. 서울밖에서 짝을 찾던 허방다리 같은 나날은 따로 빼내어 다른 책으로 꾸리는 쪽이 나으리라 봅니다. 서울밖에서 안간힘을 쓰고 용을 쓰면서 새길을 찾은 삶에 오롯이 파고들어서 줄거리를 여미었다면 돋보였으리라 봅니다.


  새는 시골에도 숲에도 들에도 서울에도 작은고장에도 삽니다. 예부터 모든 곳이 숲이었어요. 서울이 잿더미처럼 바뀐 지는 기껏 온해(100년)도 안 되었습니다. 온해 앞서는 온나라 어느 곳이나 새가 둥지를 틀고 개구리가 노래하던 푸른터였습니다. 푸른터일 적에는 어린이가 꿈을 키우고 푸름이가 사랑을 그리는 아름터라고 할 수 있습니다.


ㅅㄴㄹ


그 시기, 성범죄 피해자를 의심하는 사람은 엄마뿐만이 아니었다. 같은 정치인이나 정당을 지지하는, 그러니까 나와 같은 곳을 바라본다고 생각했던 이들도 어떤 이슈에서만큼은 다른 얼굴을 하고 있었다. (21쪽)


선생님들은 어떻게 보면 성평등한 사람들이었다. 무차별적인 매질은 남학생 여학생을 가리지 않았다. (51쪽)


한편으로는 성폭력 피해자에게 ‘피해 호소인’이라는 괴상한 명칭까지 갖다 붙인 정당의 결정답다고 생각했다. (79쪽)


누가 나를 좋아하면 마냥 좋을 줄 알았던 건 순전히 내 착각이었다. (140쪽)


+


나를 수식하는 키워드다

→ 나를 가리키는 말이다

→ 나를 나타내는 말이다

5


우연히 응하게 된 첫 인터뷰에서

→ 문득 처음 말을 나눈 자리에서

→ 어쩌다 한 첫 만나보기에서

5


이걸 시작으로 몇 번의 인터뷰를 더 하게 됐다

→ 이때부터 만나보기를 몇 자리 더 하였다

→ 이때부터 몇 자리 더 만나보았다

5


이 말이 속담이라는 걸 모르는 사람이 없지만

→ 이 말이 삶말인 줄 모르는 사람이 없지만

→ 이런 옛말을 모르는 사람이 없지만

→ 이 오래말을 모르는 사람이 없지만

7


서울과 가까운 수도권으로 옮겨간다

→ 서울과 가까이 옮겨간다

→ 서울곁으로 옮겨간다

8


높고 험난한 산맥을 넘지 못할 때가 많았다

→ 높고 벅찬 멧줄기를 넘지 못할 때가 잦았다

→ 높고 거친 줄기를 넘지 못하기 일쑤였다

8


시간이나 지면의 문제로 그동안 충분히 답을 하지 못했다

→ 틈이나 자리가 모자라 그동안 제대로 말을 하지 못했다

→ 짬이나 자리가 없어 그동안 찬찬히 말을 하지 못했다

9


온몸으로 지성미를 뽐내었다

→ 온몸으로 똑소리를 뽐내었다

→ 온몸으로 똑똑하게 뽐내었다

20


자취방으로 배송됐다

→ 혼살이집으로 왔다

→ 혼집으로 날아왔다

24


국과 반찬을 만들 줄 몰랐다

→ 국과 곁밥을 할 줄 몰랐다

26


10만 원의 외식비로 치환되는 엄마의 노동력의 가치가 한없이 초라해 보였다

→ 사먹는 10만 원으로 눙치는 엄마 땀방울이 그지없이 초라해 보였다

→ 마실밥 10만 원으로 갈음하는 엄마 품값이 더없이 초라해 보였다

28


임대료를 감당하려면

→ 삯을 맞추려면

→ 빌림삯을 대려면

32


잔고를 먼저 떠올리며 계산하게 됐다

→ 돈을 먼저 떠올리며 셈하였다

→ 남은돈을 먼저 떠올리며 따졌다

33


그 말들이 매번 나를 공허하게 만들었다

→ 이 말에 늘 허전했다

→ 이 말에 으레 쓸쓸했다

34


더 이상 내 외박에 관여하지 않았다

→ 내가 밖에서 자도 더는 뭐라 않는다

→ 나들잠이어도 더 뭐라 않는다

→ 마실잠이어도 더 뭐라 않는다

37


나의 먹고사니즘만으로도 충분히 고달픈 상황에

→ 나 먹고살기만으로도 이미 고달픈 판에

→ 혼자 먹고살기로도 벌써 고달픈데

37


게으름 피우는 아이를 무차별로 응징했다

→ 게으름 피우는 아이를 마구 밟았다

→ 게으름 피우는 아이를 모질게 뭉갰다

44


오랜 시간 소화되지 않아 숙변처럼 마음 어딘가에 딱딱하게 굳어버리기도

→ 오랫동안 삭지 않아 묵똥처럼 마음 어딘가에 굳어버리기도

→ 오래 꺼지지 않아 된똥처럼 마음 어딘가에 딱딱하게 있기도

47


조롱하는 추태까지 보였냐고

→ 놀리는 꼴까지 보였냐고

→ 비웃는 짓까지 보였냐고

→ 깔보는 꼬라지까지 보였냐고

50


위치는 2위로 강등되었다

→ 자리는 둘째로 내려갔다

→ 둘쨋칸으로 옮겼다

→ 버금으로 떨어졌다

53


독서보다는 사교의 목적이 강해서

→ 읽기보다는 만나는 뜻이 짙어서

→ 읽기보다는 어울리려는 뜻이라

65


문화적 궁핍이라는 연료는

→ 멋이 없다는 밑동으로

→ 놀잇감이 없다는 마음은

→ 누릴거리가 적다고 여겨

66


사회가 주요하게 다루지 않는 담론을

→ 나라가 깊이 다루지 않는 얘기를

→ 둘레에서 크게 안 다루는 목청을

67쪽


독서 모임을 할 수 있는 거점을

→ 책모임을 할 수 있는 밑동을

→ 읽기모임을 할 수 있는 밭을

77쪽


동창이자 나의 동문이었다

→ 나랑 배운 나란내기였다

→ 나랑 또래요 배움벗이다

81쪽


+


거의 모든 업장에서는

→ 거의 모든 곳에서는

→ 거의 모든 일터에서는

→ 거의 모든 데에서는

95


공실을 채우려 가격을 내린

→ 빈칸을 채우려 값을 내린

→ 빈집을 채우려 삯을 내린

→ 빈터을 채우려 싸게 낸

98


망각의 바다에서 휩쓸리지 않을 것이다

→ 깜빡질 바다에서 휩쓸리지 않겠다

→ 빠뜨리는 바다에서 안 휩쓸리겠다

107


완독까지 몇 장 남지 않았을 때

→ 다읽기까지 몇 남지 않았을 때

→ 끝까지 몇 쪽 남지 않았을 때

109


건물주는 깐깐하고 인색한 사람이었다

→ 집지기는 깐깐한 사람이었다

→ 집임자는 깍쟁이였다

110


이사하더라도 고정비용을 줄이기 수월하도록

→ 옮기더라도 늘삯을 줄이기 수월하도록

→ 떠나더라도 붙박이돈은 줄이기 수월하도록

113


주휴수당을 받아 본 적이 없었다

→ 쉼삯을 받아 본 적이 없다

→ 쉬는몫을 받아 본 적이 없다

118


일상이 무너지는 듯한 후폭풍은 없었다

→ 하루가 무너지는 듯한 뒤끝은 없었다

→ 삶이 무너지는 듯한 멍울은 없었다

129


주량이 세다는 것에 쓸데없는 자부심이 있던 때였다

→ 술배가 세다고 쓸데없이 자랑하던 때였다

→ 술이 세다고 쓸데없이 뻐기던 때였다

137


+


외시경을 들여다보니 정말로 그가 서 있었다

→ 밖눈을 들여다보니 참말로 그가 있다

→ 볼록눈을 들여다보니 참말로 그가 섰다

138쪽


나름의 충격요법을 활용했는데

→ 내 나름대로 세게 했는데

→ 나로서는 놀래켰는데

→ 나는 뒤통수를 쳤는데

169쪽


담배를 피우면서 흡연하는 여자를 비난하는 그들을 보면서도

→ 담배를 피우면서 담배순이를 헐뜯는 그들을 보면서

→ 담배를 피우면서 담배순이를 할퀴는 그들을 보면서

179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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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에 흔들리다
김미자 지음 / 낮은산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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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 책숲마실 2024.3.21.


책집지기를 읽다
17 《그림책에 흔들리다》와 당진 〈그림책꽃밭〉



  지난 2019년 8월에 이르러 충남 당진 한켠에 〈그림책꽃밭〉이라는 이름으로 마을책집이 태어납니다. 책집이름 그대로 ‘그림책 + 꽃밭’입니다. 그림책으로 이루는 꽃밭이요, 그림책을 읽는 삶이 꽃밭으로 싱그럽다는 뜻일 테고, 그림책을 읽고 짓고 나누는 모든 손길을 꽃빛으로 물들인다는 마음이라고 느낍니다.

  저를 낳고 돌본 어버이는 당진군 합덕면에 오래집이 있습니다. 어릴 적에는 어버이 시골집에 자주 찾아갔지만, 어느 해부터인가 더는 가지 못 했습니다. 우리 어버이하고 시골집 어른들하고 무슨 실랑이가 있은 듯하다고 어림했으나, 어른들 일 탓에 합덕 피붙이를 만날 수 없기에 몹시 서운했습니다. 예전에는 인천에서 당진으로 가자면, 먼저 서울 영등포로 가야 했고, 그곳에서 시외버스를 타고 한참 돌고돌았습니다. 다른 시골도 매한가지일 텐데, 시골로 가는 길은 으레 자갈길에 흙길이요, 한참 시외버스를 달리고 보면 다들 멀미를 하고 게우느라 파리했어요. 시외버스를 탈 적에는 다들 비닐자루를 여럿 챙겼고, 시외버스 앞자락에는 ‘게울 적에 쓸 비닐자루’를 대롱대롱 잔뜩 달았습니다.

  어버이 시골집 어르신은 합덕이랑 삽교에 있었지 싶은데, 언젠가 수덕사까지 온집안이 마실을 갔다가 제가 까무룩 곯아떨어져서 시골집 어르신이 집까지 머나먼 길을 업어서 걸어왔다고 얼핏 들었습니다. 네 시간이 넘었다더군요. 걸어서 갔다가 걸어서 돌아오는 길이었을 텐데, 어르신 등에 안겨서 죽은 듯이 잠든 일은 떠오를 듯 말 듯 꿈같습니다.

  시골집 언니랑 누나는 으레 저를 데리고 멧자락을 넘고 바다로 갔어요. 멧숲에서 개암나무를 찾아내어 “자, 먹어 봐. 과자보다 훨씬 맛있어.” 하고 건네는데, 아작 깨물 적에 퍼지는 시원한 알맛은 마흔 해쯤 지난 오늘에도 새삼스럽습니다.

  그림책이란, 어린이부터 누구나 읽고 누리고 나눌 수 있도록 깊고 넓게 이야기를 다스린 꾸러미입니다. 글을 배운 적 없는 할매도 그림만으로도 줄거리를 읽을 수 있으며, 한글을 모르는 이웃사람도 스스럼없이 마주할 수 있습니다.

  당진 〈그림책꽃밭〉을 언제 찾아갈 수 있으려나 손꼽는데, 2024년에 이르도록 좀처럼 당진마실을 하지는 못 합니다. 당진마실을 하는 날에 《그림책에 흔들리다》 느낌글을 쓰자고 생각했는데, 이러다가는 느낌글을 내내 못 쓸 수 있겠지요.

  우리 아버지는 아직도 부엌일을 하나도 안 하는지 모르겠으나, 어버이한테서 제금을 난 1995년에 이르도록 우리 아버지는 설거지를 아예 한 적이 없습니다. 마지막으로 서로 만난 2016년까지도 아버지라는 분은 설거지를 통 안 했을 뿐 아니라, 라면조차 못 끓이는 줄 압니다. 어릴 적에 어머니를 거들어 부엌일을 할라치면 “사내녀석이 고추 떨어진다!”는 꾸지람을 들었는데, 이때마다 언니는 “고추 떨어져도 되니까, 부엌일 거들지 않으려면 아버지는 암말을 마셔요!” 하고 큰소리를 치며 둘이 싸웠습니다.

  아마 우리는 밑마음을 못 바꿀 수 있습니다. 그런데 밑마음을 못 바꾸어도 됩니다. 밑마음을 가꾸면 되거든요. 숲바람을 맞아들이면서 가꿀 노릇입니다. 들바람을 쐬면서 가꿀 수 있습니다. 바닷바람을 마시면서 가꿀 만하지요.

  두 아이를 낳아 돌보는 길에, 모든 집안일을 도맡았습니다. 똥오줌기저귀를 빨래하고 삶고, 밥을 끓이고, 집안을 치우고, 이러면서 바깥일을 하고, 낱말책(국어사전) 쓰는 일을 했습니다. “그 집은 가시내가 뭘 하나?” 하고 따지는 분이 제법 많았는데, 집일이건 밖일이건, 맡아서 할 사람이 하면 될 뿐입니다. 보금자리를 사랑으로 돌볼 적에 아이들이 사랑을 물려받을 수 있어요. 이러는 하루 한켠에 그림책도 만화책도 나란히 놓으면서 오순도순 이야기밭을 누리기에 즐겁습니다.

  그림책에 흔들리는 길에 문득 하늘을 새롭게 바라봅니다. 그림책을 품는 길에 가만히 들꽃을 쓰다듬습니다. 쉰 살에도 일흔 살에도 아흔 살에도, 그림책을 읽고 쓰고 노래할 수 있다면, 우리가 살아가는 마을과 나라와 별은 푸르게 거듭나리라 생각합니다. 앙금도 멍울도 생채기도, 남이 아닌 내가 스스로 어린이 곁에서 살림씨앗을 한 톨 심을 적에 천천히 녹이고 풀 만하다고 느낍니다.

ㅅㄴㄹ

《그림책에 흔들리다》(김미자 글, 낮은산, 2016.5.10.)



그림책 한 권이 인생 전체를 바꾸어 놓지는 않지만 마음을 흔들어 놓는 일은 참 많습니다. (15쪽)

유정이가 초등학교에 들어간 것을 계기로 나는 또 한 번 좋은 엄마가 되고 싶어 노력했다. 유정이에게 예쁜 분홍색 원피스를 사 입히고 새로 산 학용품 하나하나에 이름을 써서 붙였다. 신입생이 되는 딸아이에게 기울이는 나의 정성은 곧 아이를 향한 엄마의 기도라고 믿었다. 기억하건대 입학식 날 아침에도 유정이는 내가 사 준 옷이 싫다고 입을 빼물었다. (44쪽)

평소 집안일을 도맡아 할 때는 일이 많아 투덜거렸는데, 그 일을 하지 말라고 하니 마치 내 귀한 것을 빼앗긴 것처럼 아쉬웠다. 여태 내가 하던 일을 안 하고 지켜보는 것도 어렵지만, 그 일을 하느라 서툰 식구들이 서로 싸우는 것을 보는 게 더 힘들었다. (124쪽)

아이들과 어울려 재미나게 놀지 못하다가 엉뚱하게 밥 타령이나 하는 남편, 모처럼 가족 나들이가 뜻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우울한 나, 이 둘 사이에 놓인 아이들 역시 즐거울 리가 없다. 이 나들이에서 얻은 게 있다면 동물원에서 서로 다른 방에 갇힌 동물들처럼, 남편과 나 역시 서로 연결되지 못하고 자기만의 생각에 갇혀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는 점이다. (173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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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종 동물 소원 카드 배달 왔어요 - 우리나라 멸종 위기 동물들의 생활사 철수와영희 그림책 11
윤은미 지음, 김진혁 그림 / 철수와영희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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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4.3.20.

그림책시렁 1378


《멸종 동물 소원 카드 배달 왔어요》

 윤은미 글

 김진혁 그림

 철수와영희

 2024.3.8.



  ‘문화부·문화예술부’에서 일하지만 책을 안 읽는 분이 수두룩합니다. 아니, 책을 읽는 이가 드물다고 해야 어울립니다. 우리나라 벼슬꾼뿐 아니라 수수한 일꾼 스스로 ‘문화·예술’이라는 이름을 앞세우는 자리에 있으려면, 늘 새롭게 배우고 살피고 익힐 노릇일 텐데, 책조차 안 읽으니 나라가 어수선하거나 엉망이라고 느껴요. 왜 그러느냐면, “책조차 안 읽으”니, “책이 비롯한 들숲바다와 풀꽃나무도 처음부터 안 읽”게 마련입니다. 《멸종 동물 소원 카드 배달 왔어요》를 읽었습니다. 좀 놀랐습니다. 아슬빛과 흔들빛을 차근차근 보여주면서, 우리 스스로 등지거나 잊으면서 무엇을 망가뜨리는지 부드러이 밝히는 얼거리입니다. 그림꽃으로 엮으니 이처럼 단출하면서도 또렷하고 상냥하게 이야기를 펼 만하군요. 담비나 수리부엉이가 왜 아슬빛인지 곱씹어 봅니다. ‘베스트셀러가 아닌 책’을 읽는다면, 멧새노래에 귀를 기울이고, 철이 바뀌는 하루를 눈여겨봅니다. ‘스테디셀러가 아닌 책’을 쥔다면, 별빛을 그리고 구름춤을 반깁니다. 이웃(야생동물·생태계)을 으뜸으로 괴롭히는 쇳덩이(자동차)·잿집(아파트)이니, 둘 다 손사래치면서 걸어다니고 시골집에 깃드는 하루여야 나라가 바뀝니다. 전남 고흥에 있는 우리 시골집에는 구렁이도 두꺼비도 함께 삽니다. 독수리도 매도 제비도 동박새도 같이 살아요. 이제부터 눈을 뜨고 마음을 틔우고 삶을 바꾸고 살림자리를 옮기고 푸른책을 곁에 놓고서 말 한 마디가 사랑씨앗인 줄 깨우치는 분이 늘어나기를 바랍니다.


ㅅㄴㄹ


《멸종 동물 소원 카드 배달 왔어요》(윤은미·김진혁, 철수와영희, 2024)


사람들이 사는 마을은 많아졌는데, 우리가 살 곳은 없어졌어

→ 사람이 사는 마을은 늘었는데, 우리가 살 곳은 없어

22쪽


백두대간을 따라 산악 지역에 몇 마리씩 살고 있어

→ 한멧줄기를 따라 멧자락에 몇 마리씩 살아

27쪽


이때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었고

→ 이때 고운빛으로 삼았고

→ 이때 푸른빛으로 삼았고

28쪽


오염된 물이 하천으로 흘러들었어

→ 더러운 물이 내로 흘러들었어

→ 구정물이 시내로 흘러들었어

30쪽


담비가 살면 산이 건강하다는 증거야

→ 담비가 사는 메는 푸르다는 뜻이야

→ 담비가 사는 멧골은 짙푸르지

→ 담비가 사는 숲은 깨끗해

32쪽


농약이 몸에 쌓이면 알껍데기가 얇아져

→ 죽임물이 몸에 쌓이면 알껍데기가 얇아

40쪽


전 세계 맹금류는 멸종 위기야

→ 온누리 발톰새는 아슬고개야

→ 푸른별 우람새는 흔들꽃이야

42쪽


우리 동물들 이야기도 널리널리 퍼지게 될 거야

→ 우리 짐승 이야기도 널리널리 퍼질 수 있어

→ 우리 이야기도 널리널리 퍼져

49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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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가 울고 싶을 땐
존티 홀리 지음, 김보람 옮김 / 불의여우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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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4.3.20.

그림책시렁 1379


《남자가 울고 싶을 땐》

 존티 홀리

 김보람 옮김

 불의여우

 2019.9.16.



  마음이 움직인다면 웃음을 터뜨리거나 눈물을 흘립니다. 마음이 안 움직이니 웃음도 눈물도 없습니다. 마음은 안 움직이는데 짐짓 웃거나 눈물을 짜기도 합니다. 마음이 있기에 스스럼없이 웃음눈물로 하루를 새롭게 풀어낼 수 있고, 마음이 없기에 웃음눈물을 등진 채 메마르게 죽어갈 수 있습니다. 《남자가 울고 싶을 땐》은 “Big Boys Cry”를 옮긴 판입니다. “큰아이가 운다”로 옮길 만합니다. 아니, 이렇게 옮겨야 줄거리에 맞고 이야기를 살립니다. 순이돌이를 갈라서, 돌이는 울면 안 된다는 얼거리가 아니니까요. 덩치가 크고 힘도 세어 보일 뿐 아니라, 돈도 많고 이름도 드날리는 어른들이 눈물을 ‘질질 짜는’ 모습을 문득문득 지켜보는 조그마한 아이가, 스스로 천천히 앙금을 씻고서 새롭게 기운을 내는 하루를 들려줍니다. 울고 싶은 아이가 울음을 참다가 마을 여러 어른들이 이런저런 일에 아무렇지 않게 어디에서나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보고는, 또 아버지까지 눈물에 젖는구나 하고 알아채고는, 눈물을 언제 왜 어떻게 흘리면서 빛나는지를 깨달아요. 이 그림책은 참말로 책이름을 바로잡아서 내기를 바랍니다. 책이름을 잘못 붙여서 사람들이 못 알아볼 만합니다.


#BigBoysCry #JontyHowley

2019년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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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류시화 엮음 / 오래된미래 / 200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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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듬읽기 / 숲노래 글손질 2024.3.18.

다듬읽기 189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류시화 엮음

 오래된미래

 2005.3.15.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류시화 엮음, 오래된미래, 2005)은 여러 나라 여러 글을 모았다고 합니다. 우리말로 옮긴 노래라고 하는데, 일본말씨나 옮김말씨가 너무 물결칩니다. 책이름에 붙인 “-은 것처럼”부터 옮김말씨입니다. 우리말씨로는 ‘-ㄴ 것’이 아니라 ‘-ㄴ 듯’입니다. 책날가에는 “좋은 시에의 초대”처럼 일본말씨를 넣는데, 적어도 “좋은 시로 초대합니다”로는 적어야 우리말씨일 테고, ‘좋은’도 ‘아름답다’나 ‘사랑스럽다’로 옮겨야 알맞아요. ‘좋다’는 ‘좁다’하고 말밑이 같아요. ‘좋다 = 마음에 들다’인데, 마음에 들 만큼 줄여서 좁혔다는 얼개이고, 어느 하나만 붙드느라 둘레를 다 못 보거나 등지는 결입니다. 우리말을 살펴본다면 “좋은 시 = 좁은 시”일 테니, 섣불리 이런 치킴말을 안 붙이겠지요. 부디 밑바닥으로 걸어가서 말빛과 말씨와 말결을 처음부터 새로 익힌 다음에 노래를 옮길 수 있기를 바랍니다.


ㅅㄴㄹ


좋은 시에의 초대!

→ 아름노래로 모심!

→ 사랑노래로 간다!

책날개


살아 있는 것들을 보라

→ 산 숨결을 보라

→ 숨빛을 보라

9쪽


자신의 가슴이 원하는 것을 이루기 위해 어떤 꿈을 간직하고 있는가

→ 어떤 꿈을 가슴으로 그려서 이루려는가

→ 어떤 꿈을 바라며 이루려는가

11쪽


슬픔의 중심에 가닿은 적

→ 슬픔바다에 가닿은 적

→ 슬픔나라에 가닿은 적

→ 몹시 슬픈 적

11


모든 것이 떨어져 나가더라도 내면으로부터 무엇이 당신의 삶을 지탱하고 있는가

→ 모두 떨어져 나가더라도 우리 삶을 어떤 마음으로 버티는가

→ 모두 떨어져 나가더라도 우리 삶을 지키는 마음은 무엇인가

13


당신은 이따금 그것을 꺼내 보게 될 것이다

→ 우리는 이따금 꺼내어 본다

→ 이따금 꺼내 본다

19


스스로의 힘을 갖게 해달라고 기도하게 하소서

→ 스스로 힘을 내기를 바랍니다

→ 스스로 힘을 차리기를 빕니다

20


내가 자라면 모든 이들의 양식이 되어야지

→ 나는 자라서 모두한테 밥이 되어야지

→ 나는 모두한테 법이 되어야지

26


사람들이 너무 작은 심장을 가졌기 때문이지

→ 사람들 가슴이 너무 작기 때문이지

→ 사람들 마음이 너무 작기 때문이지

27


너의 가슴에서 잉태되고 너의 눈에서 태어나

→ 네 가슴에서 배고 네 눈에서 태어나

→ 네 가슴에 깃들고 네 눈에서 태어나

32


곤충이나 바람이 찾아와 암술과 수술을 중매한다

→ 벌레나 바람이 찾아와 암술과 수술을 맺는다

→ 벌레나 바람이 찾아와 암술과 수술을 잇는다

34


이 세상은 내 슬픔 때문에 운행을 중단하지 않는다는 것을

→ 온누리는 내가 슬프다고 멈추지 않는 줄을

38


있는 그대로의 우리를 허용해 준다

→ 우리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

→ 우리를 있는 그대로 받아준다

39


그들은 미소를 지으며 그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 그들은 웃으며 그사람 얼굴을 쳐다본다

→ 웃으며 쳐다본다

42


동해 바다 작은 섬 갯바위의 흰 백사장

→ 샛바다 작은섬 갯바위 흰모래밭

→ 새녘바다 작은섬 갯바위 모래밭

53


내 가방에는 지식이 가득했지만 두려움과 무거운 것들도 들어 있었다

→ 내 가방은 아는것이 가득했지만 두렵고 무거웠다

60


그것이 시작이었고, 그때가 바로 인생의 봄

→ 그때부터이고, 그때가 바로 봄날

→ 그날 열고, 그때가 바로 봄철

66


그대는 이 지상의 삶에 대한 욕망으로부터 자유롭게 되어

→ 그대는 이 땅에서 살아가는 마음이 홀가분하여

→ 그대는 이곳에서 살아가는 꿈에 날개를 달아

79


별들을 바라보라. 성운들이 네 안에서 돌고 있는 원자들처럼 끝없이 회전할 테니

→ 별을 바라보라. 별구름이 네 몸에서 도는 알갱이처럼 끝없이 돌 테니

→ 별을 바라보라. 별밭이 네 몸속에서 도는 알빛처럼 끝없이 돌 테니

84쪽


구차하게 사느니 죽음을 택하라

→ 구지레 사느니 죽는다

→ 볼품없이 사느니 죽는다

99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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