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즈, 끝나지 않는 물음 - 인문학으로 재즈를 사유하다
남예지 저자 / 갈마바람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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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듬읽기 / 숲노래 글손질 2024.3.26.

다듬읽기 63


재즈, 끝나지 않은 물음

 남예지

 갈마바람

 2022.4.25.



  《재즈, 끝나지 않은 물음》(남예지, 갈마바람, 2022)을 읽으면서 ‘재즈’를 우리말로 담아낼 수 있을까 하고 한참 생각했습니다. ‘재즈’나 ‘스윙’을 그냥 쓸 수 있지만, 우리한테도 이러한 가락과 빛이 있는 터라, 예부터 흘러왔고 앞으로 이어갈 노래와 짓을 헤아릴 만합니다. 이를테면 “one string guita”로 노래를 여민 “Chicken in The Corn”이 있는데 ‘재즈’는 아니라고 여길 만하지만, 담벼락이 아닌 새길을 보았기에, “쪼아먹은 닭”을 놓고서 “외줄 기타”를 폈어요. 모든 노래도 글도 살림도, 수렁이나 바닥이나 끝에서 문득 솟아납니다. 죽음보다 나을 바 없다는 곳에서 노래가 흘러요. 우리한테 ‘일노래’가 있으니, 죽을 듯한 일에 치이면서도 부드러이 노래하고, 아이를 재우고, 살림을 이었습니다. 그래서 ‘가락꽃’이나 ‘신가락’이나 ‘널가락’을 떠올리고, 꽃으로 피어나는 가락을 신바람으로 품는 길을 살핍니다. 이 책도 멋부리는 옮김말씨나 일본말씨가 아닌, 들노래를 부르는 수수한 사람들 말씨로 가다듬었다면 한결 나았을 텐데 싶습니다.


ㅅㄴㄹ


20대의 대부분을 재즈가 뭔지도 모르는 채 재즈 보컬리스트로서 살았고

→ 스무줄을 신가락이 뭔지도 모르는 채 신가락을 부르며 살았고

→ 스무순이를 가락꽃이 뭔지도 모르는 채 신나게 부르며 살았고

5쪽


재즈가 무엇인지에 대한 답을 내리지 못할 것이다

→ 신가락이 무엇인지 길을 찾지 못한다

→ 널가락이 무엇이라고 말하지 못한다

7쪽


각주에 표기되어 있는 원전을 찾아볼 것을 추천한다

→ 꼬리글에 있는 밑글을 찾아보기를 바란다

→ 덧붙인 바탕글을 찾아보라고 꼽는다

7쪽


재즈에서의 즉흥연주가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하는 과정이라고는 할 수 없다

→ 널노래에서 바로가락이 빈터에서 새롭게 짓는 길이라고는 할 수 없다

→ 가락꽃에서 바람노래가 없다가 생기는 발판이라고는 할 수 없다

20쪽


즉흥적으로 이루어지는 작곡이라는 점에서 연주자들의 독창적인 선율이 만들어지는 과정이기도 하지만

→ 문득 가락을 쓰기에 저마다 다르게 들려주는 길이기도 하지만

→ 바로바로 노래를 지으니 다 다르게 펴기도 하지만

25쪽


이렇게 무의식적 층위에서 이루어지는 즉흥연주는

→ 이렇게 얼결에 하는 바로꽃은

→ 이렇게 문득 태어나는 바람꽃은

30쪽


악보가 모든 것을 말해 주는 것은 아니다

→ 노래종이가 모두 말해 주지는 않는다

→ 가락종이가 모두 말하지는 않는다

38쪽


즉흥 솔로 연주를 듣다 보면

→ 혼바람꽃을 듣다 보면

→ 혼바로꽃을 듣다 보면

47쪽


지금, 이 순간에 만들어지는 음악이다

→ 바로 여기에서 태어나는 노래이다

→ 오늘 이곳에서 생기는 노래이다

→ 바로 이때에 피어나는 노래이다

→ 이곳 이때에 깨어나는 노래이다

48쪽


+


습관적 기억은 신체와 굉장히 가깝게 연결되어 있는 데 반해

→ 길든 이야기는 몸하고 아주 가깝게 잇닿지만

→ 물든 마음인 몸하고 무척 가깝게 닿지만

→ 스며든 옛생각은 몸에 착 붙었지만

82쪽


이 난해한 정의들을 종합해 보면 결국 스윙은 리듬을 타는 방식이자, 복층적 리듬 속에서 발생하는 긴장과 이완

→ 이 골아픈 풀이를 갈무리하면 너울은 가락을 타는 길이자 겹가락을 밀고 당기고

→ 이 어려운 말을 추스르면 물결은 가락을 타는 길이자 겹가락을 풀고 여미고

93쪽


건반의 틈새들 사이로부터 나오는 음들이라고 표현한다

→ 누름쇠 틈새로 나오는 소리라고 나타낸다

→ 누름판 사이로 나오는 가락이라고 그린다

→ 눌쇠 틈으로 나오는 소리라고 말한다

103쪽


스타일의 변화를 통시적으로 살펴보면

→ 춤추는 결을 길게 살펴보면

→ 바뀌는 모습을 두루 보면

125쪽


우리의 사고는 생각보다 창의적이지 않다

→ 우리는 뜻밖에 새롭게 바라보지 않는다

→ 우리는 썩 새롭게 헤아리지 않는다

144쪽


인간을 분류하기 위해 별자리, 혈액형 등을 기준으로 삼기도 하고

→ 사람을 나누려고 별자리, 피갈래롤 잣대로 삼기도 하고

146쪽


포스트모더니즘은 이성 중심의 근대적 사고에 반발하며

→ 새물결은 마음을 바탕으로 두는 길에 맞서며

→ 새너울은 넋으로 바라보는 길에 대들며

→ 새길은 마음꽃으로 생각하는 길을 부수며 

→ 새빛은 밝게 헤아리는 길을 받아치며

180쪽


음악의 절대적 시간은 선형적으로 흘러가지만

→ 노래는 가지런히 흘러가지만

→ 노랫가락은 길게 흘러가지만

229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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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의 유전자 2 - 노엔 코믹스
야마다 큐리 지음, 구자용 옮김 / 영상출판미디어(주)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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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4.3.26.

만화책시렁 629


《AI의 유전자 2》

 야마다 큐리

 구자용 옮김

 영상출판미디어

 2018.11.30.



  영어로 ‘AI’를 그냥 ‘에이아이’로 읽기 일쑤이지만, 영어를 쓰는 나라에서 지은 이 말을 그쪽에서는 ‘AI’로 적더라도 그 나라 삶말이기에 그 나라에서는 어떤 결을 담아내는지 바로 압니다. 이와 달리 우리는 영어가 아닌 우리말을 쓰는 삶터라서 ‘AI’라고 그냥 적으면 무엇을 나타내는지 그만 갇히거나 잊힙니다. 《AI의 유전자 2》을 곰곰이 읽으면서 생각합니다. 이 그림꽃은 1∼2은 제법 읽을 만하다가 3∼4은 확 처지면서 갈피를 잃습니다. 다섯걸음과 뒤쪽을 읽을는지 말는지 좀 망설이기는 하면서 책은 장만해 놓고 아직 안 폈습니다. 《AI의 유전자》는 ‘AI’를 다루되, 테즈카 오사무 님 《블랙잭》하고 《아톰》을 섞어서 고스란히 따왔다고 느껴요. “고치는 사람”과 “사람보다 착한 쇠붙이”를 맞물리거든요. 이러구러 ‘AI’를 우리말로 풀자면, ‘꾸밈꽃’이나 ‘지음꽃’입니다. 그리고 ‘사람꽃’이나 ‘새사람’입니다. 우리가 어떻게 어디로 마음을 기울이느냐에 따라 꾸며대는 틀에 갇힐 수 있고, 새롭게 지으며 함께 꽃빛일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우리 스스로 어질거나 사랑스러운 빛을 자꾸 잊는 터라, ‘새사람’을 바란다고 여길 만해요. 배움수렁에 총칼을 때려짓는 이들은 하나도 사람답지 않거든요.


ㅅㄴㄹ


“하지만 아픔을 모른다면, 다른 사람의 아픔을 상상하기 힘들어질 거야. 몸이 아픈 것도, 마음이 아픈 것도, 인간 사회에는 중요한 치료인 거지.” (82쪽)


“할아버지, AI가 자유롭다니, 무슨 이야기야?” “간단히 말하면, 자신의 의지로 미래를 선택할 힘이 있다는 거지! 인간에게 반발할 수도 있어.” (94쪽)


“무서운 사람들한테는 비밀이야.” “하지만 아저씨, 어째서 G를 고양이로 만들었어요?” “자유로운 로봇보다, 자유로운 고양이 쪽이 눈에 띄지 않잖아?” (106쪽)


“새로운 인생은 어떻습니까?” “솔직히 질렸어. 인생이 편하긴 하지만.” “편하시다. 그래서 이대로 나이를 먹고, 댁은 언제까지 편히 살 수 있을까? 아무것도 배우지 않고,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135쪽)


#AIの遺電子 #山田胡瓜


+


《AI의 유전자 2》(야마다 큐리/구자용 옮김, 영상출판미디어, 2018)


보험에 들지 않았다니 이게 무슨 소리야

→ 밑길에 들지 않았다니, 무슨 소리야

→ 밑동에 들지 않았다니, 무슨 소리야

9쪽


보디 쪽의 조절 정도는 해두겠습니다만

→ 몸 쪽은 맞추어 두겠습니다만

→ 밑동 쪽은 다듬어 두겠습니다만

→ 뼈대 쪽은 건사해 두겠습니다만

12쪽


자기주장이 너무 강하면 캐치볼이 아니라 피구가 돼 버리지

→ 목소리가 너무 세면 공받기가 아니라 공치기가 돼 버리지

→ 혼자 너무 외치면 공놀이가 아니라 공맞히기가 돼 버리지

19쪽


페널티로 급료가 줄면 힘들어

→ 물림값으로 삯이 줄면 힘들어

→ 가싯값으로 돈이 줄면 힘들어

25쪽


성실하게 일하기 시작했네

→ 힘껏 알하네

→ 땀흘려 일하네

→ 알뜰살뜰 일하네

26쪽


로봇을 산 할부 같은 게 있겠지

→ 곁사람 산 나눔삯이 있겠지

→ 도움이 산 노늠삯이 있겠지

26쪽


조종을 당한 거잖아요! 자신의 의사와 관계없이!

→ 휘둘렸잖아요! 우리 뜻과 동떨어져서!

→ 주물렀잖아요! 우리 마음과 멀리!

51쪽


몸의 거부반응이라니

→ 몸이 안 받다니

→ 몸이 안 반긴다니

→ 몸이 마다하다니

78쪽


애초에 통각은 지금 끊어진 상태니까요

→ 워낙 이제는 아프지 않으니까요

→ 뭐 이제는 지끈대지 않으니까요

78쪽


환상통이라는 걸 아십니까

→ 없는앓이를 아십니까

→ 꿈앓이라고 아십니까

80쪽


솔직히 발렌타인데이라고 하자고요

→ 그냥 사랑노래날이라고 하자고요

→ 까놓고 달콤날이라고 하자고요

→ 곧이곧대로 꽃날이라고 하자고요

113쪽


그래도 내용물이 그래선

→ 그래도 속이 그래선

→ 그래도 알맹이가 그래선

→ 그래도 마음이 그래선

144쪽


연명 치료를 받으려면 지금이 마지막 기회입니다

→ 목숨을 이으려면 이제 마지막입니다

→ 목숨을 버티려면 여기가 마지막입니다

159쪽


열심히 신진대사 중이니까 그렇지

→ 바지런히 몸돌이를 하니까 그렇지

→ 숨길이 잘 흐르니까 그렇지

163쪽


그건 네 성격을 바꾸게 되는 거야

→ 그러면 네 마음씨를 바꿔

→ 그러면 네 밑바탕을 바꾼단다

→ 그러면 네 속빛을 바꾸지

185쪽


연재한 분량을 서적화한 것입니다

→ 이은 만큼 책으로 했습니다

→ 이어실은 만큼 묶었습니다

189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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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기와 다리 6
사노 나미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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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4.3.26.

만화책시렁 637


《미기와 다리 6》

 사노 나미

 장지연 옮김

 대원씨아이

 2022.2.28.



  받은 대로 돌려주고, 돌려받은 대로 베풉니다. 편 대로 돌려받고, 돌려주는 대로 누립니다. 스스로 심은 씨앗에 따라서 하루가 갑니다. 오늘 심어서 이튿날 바로 돌아오는 일이 있을 수 있고, 몇 해 앞서 심었는데 오늘 문득 찾아오는 일이 있습니다. 모든 일은 스스로 배워야 할 때에 맞추어서 생깁니다. 배우지 않고서 지나가는 일이란 없어요. 부러 안 배우려고 등돌릴 적에는 자꾸자꾸 일어납니다. 《미기와 다리 6》을 읽으며 두 아이가 어머니를 그리면서 꾀하는 하루를 헤아려 봅니다. 얼핏 본다면, 두 아이는 어머니가 애꿎게 죽었다고 여겨서 앙갚음을 할 마음입니다. 어머니는 아이들한테 사랑이라는 씨앗을 심었을 텐데, 두 아이는 아직 사랑씨앗을 어떻게 품고 펴서 스스로 누리고 둘레에 베풀 만한지 잘 모릅니다. 그러나 여러 이웃을 만나는 사이에, 여러 동무를 사귀는 동안에, 마음을 어떻게 기울일 적에 스스로 빛나고 웃을 만한지 천천히 알아채요. 두 아이 어머니가 어떤 마음으로 어떤 사랑씨앗을 심으려 했는지 조금씩 느낍니다. 이와 달리 사랑을 등진 몇몇 사람은 스스로 판 덫이며 수렁에 스스로 갇히지요. 남이 놓은 덫에 걸리지 않아요. 내가 놓은 덫에 내가 걸립니다. 내가 뿌린 씨앗은 나한테 돌아옵니다.


ㅅㄴㄹ


“이런 벽창호 같은 미기여도, 그런 미기를 잃으면 난 살아갈 수 없어.” (54쪽)


“엄마의 복수도 아니고, 그깟 달다구리한 파이 때문에 목숨 걸고 돌아가겠다고?” (95쪽)


+


《미기와 다리 6》(사노 나미/장지연 옮김, 대원씨아이, 2022)


네가 부탁한 빵 드 캄파뉴는 품절돼서

→ 네가 말한 빵 드 캄파뉴는 없어서

→ 네가 바란 빵 드 캄파뉴는 떨어져서

24쪽


우린 지명수배 당했고, 이치조 가의 경비는 철통이잖아

→ 우린 쫓기고, 이치조 집안 담벼락은 단단하잖아

→ 우린 이름이 붙었고, 이치조 집 담은 빈틈없잖아

105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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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싫어서 오늘의 젊은 작가 7
장강명 지음 / 민음사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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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듬읽기 / 숲노래 글손질 2024.3.25.

다듬읽기 191


《한국이 싫어서》

 장강명

 민음사

 2015.5.8.



  《한국이 싫어서》(장강명, 민음사, 2015)는 책이름처럼 이 나라가 싫어서 떠난 사람이 무엇이 왜 싫었는지를 들려주면서, 먼나라에서는 무엇을 좋아하려고 하는지 적는다고 여길 만합니다. 그런데 이 나라에서 싫었던 일을 저 나라에 가서도 똑같이 합니다. 저 나라에서 좋았던 일은 이 나라에서도 똑같이 좋았을 테고요. 가만히 보면 ‘좋은나라·나쁜나라’란 없습니다. 사람이 더 좋거나 나쁘지도 않습니다. 바라보는 마음에 따라서 좋기도 하고 나쁘기도 한데, ‘바라보는 마음’은 어릴 적부터 배움터하고 둘레에 길들거나 물든 몸짓입니다. ‘버릇대로 좋거나 싫다’고 가를 뿐입니다. 무엇보다도 굳이 글(문학)로 길게 짜려고 억지로 줄거리를 붙이는구나 싶고, 이러다 보니 ‘요즘 젊은이 말씨’를 흉내내려는 티가 자꾸 나면서 늘어집니다. “한국이 싫어서”라기보다는 “미친서울이 싫어서”이지 않을까요? ‘미친서울’ 못잖게 ‘미친시골’도 수두룩하겠으나, 서울 언저리에서 맴돌 적에는 ‘고요시골’도 ‘조용시골’도 못 봅니다. 글쓴이가 서울을 훅 떠나 고즈넉한 시골에서 여러 해쯤 살아 보았다면 글도 줄거리도 확 달랐을 테지요.


ㅅㄴㄹ


인천공항에서 공식적으로 헤어졌지

→ 인천나루에서 씩씩하게 헤어졌지

→ 인천나루에서 환하게 헤어졌지

9쪽


“너무 부실하게 먹지 말고” 하는 레퍼토리를 세 번이나

→ “너무 모자라게 먹지 말고” 하는 얘기를 세 판이나

→ “너무 두루뭉술 먹지 말고” 하는 말씀을 석 벌이나

9쪽


무슨 불매운동을 벌이자는 것도 아니고

→ 무슨 내치자는 짓도 아니고

→ 무슨 도리도리도 아니고

→ 무슨 끊기도 아니고

11쪽


반찬은 간소하게 두세 가지만 먹을 건데 내가 직접 만들 거야

→ 곁밥은 단출하게 두세 가지만 먹을 텐데 내가 손수 할래

→ 곁거리는 가볍게 두세 가지만 먹을 텐데 내가 지을래

14쪽


상추 같은 작물을 텃밭에

→ 상추 같은 남새를 텃밭에

15쪽


서울은 1년에 한 번만 올라와

→ 서울은 한 해에 하루만 와

15쪽


비실비실거리면서 아흔 살이고

→ 비실비실하면서 아흔 살이고

→ 비실거리면서 아흔 살이고

16쪽


내가 어떤 조직의 부속품이 되어서 그 톱니바퀴가 되었다 해도

→ 내가 어떤 일터에서 톱니바퀴가 되었다 해도

→ 내가 어떤 일터에서 곁거리가 되었다 해도

19쪽


그래도 나름 규모가 있는 회사다 보니까

→ 그래도 그 나름대로 큰 일터다 보니까

→ 그래도 꽤 큰 일터다 보니까

21쪽


근무조를 바꿔 주긴 하더라

→ 일때를 바꿔 주긴 하더라

→ 일모둠을 바꿔 주긴 하더라

22


어찌해야 할지 몰라 전전긍긍하다가 자뻑의 길을 택하는 거지

→ 어찌해야 할지 모르다가 거드름길을 고르지

→ 어찌해야 할지 발동동이다가 겉멋으로 가지

25


개인적으로 쇼킹했던 뉴스가 또 있었는데

→ 내가 놀란 일이 또 있는데

→ 난데없는 얘기가 또 있는데

27


이 나라에서는 자동차가 좌측통행이라는 사실을 잊고 왼쪽만 흘끗 살핀 뒤

→ 이 나라에서는 쇳덩이가 왼길인 줄 잊고 왼쪽만 흘끗 본 뒤

→ 이 나라에서는 부릉길이 왼쪽인 줄 잊고 왼쪽만 흘끗댄 뒤

31


보디랭귀지가 왜 이렇게 매력적이야?

→ 몸짓이 왜 이렇게 멋있어?

→ 몸놀림이 왜 이렇게 달콤해?

31


추워지면 손가락과 발가락 속에서

→ 추우면 손가락과 발가락에서

33


고개 까닥까닥거리면서 싫대

→ 고개 까닥거리면서 싫대

→ 고개 까닥까닥하현서 싫대

36


혼자 꽃단장하고 나왔다 싶더라니. 유부녀가 말야

→ 혼자 꽃차림하고 나왔다 싶더라니. 아줌마가 말야

→ 혼자 꽃꾸밈하고 나왔다 싶더라니. 핫어미가 말야

39


연식이 좀 되는 분인가 보네

→ 나이가 좀 되는 분인가 보네

→ 좀 늙은 분인가 보네

47


우리나라 행복 지수 순위가 몇 위고 하는 문제는 관심 없어

→ 우리나라 꽃나래가 몇 째고 하는 일은 몰라

→ 우리나라 늘기쁨이 몇 째칸이고는 마음 안 써

61


내가 거지인 줄 알아? 적선하냐?

→ 내가 거지인 줄 알아? 동냥하냐?

→ 내가 거지인 줄 알아? 베푸냐?

83


네 결심에 대해서 말이야?

→ 네 뜻 말이야?

→ 네 다짐 말이야?

109


보증금도 받을 수 없다고요?

→ 밑돈도 받을 수 없다고요?

→ 밑천도 받을 수 없다고요?

126


오늘의 스페셜 메뉴는 갈릭 새우와

→ 오늘 꽃밥은 마늘새우와

→ 오늘 꽃차림은 마늘새우와

130


나는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생각해 봤어

→ 나는 뭘 좋아하는지 생각해 봤어

→ 내가 좋아하는 일을 생각해 봤어

152쪽


따뜻한 열대지방으로 떠나려 하지만 번번이 실패해

→ 따뜻한 곳으로 떠나려 하지만 늘 쓴맛이야

→ 더운땅으로 떠나려 하지만 언제나 그르쳐

157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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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와 숲이 생겨난 이야기
안느 에르보스 지음, 양진희 옮김 / 함께자람(교학사)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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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4.3.25.

그림책시렁 1381


《나무와 숲이 생겨난 이야기》

 안 에르보

 양진희 옮김

 함께자람(교학사)

 2007.11.26.



  앵두나무에 맺는 꽃망울을 바라봅니다. 어느 꽃나무는 밤에 꽃잎을 접는데, 앵두나무는 밤에도 꽃잎을 안 접어요. 별빛이 밝은 밤에도 앵두나무 둘레는 하얗게 환합니다. 낮에는 햇빛을 받고 밤에는 별빛을 맞이하는 셈입니다. 밤낮으로 흰빛(햇빛 + 별빛)을 머금는 나무는 눈부시게 깨어나서 온누리를 보듬습니다. 《나무와 숲이 생겨난 이야기》는 “Et Trois Corneilles(작은까마귀 셋)”를 옮겼습니다. 작은까마귀 셋하고 사람들이 어우러지는 길에 문득 나무가 깨어나더니, 어느새 숲을 이루면서 이야기가 물결치는 삶을 천천히 들려줍니다. 모든 나무가 다르니 다 다른 나무마다 밑이야기가 다를 만합니다. 모든 사람은 다르니 다 다른 터전에서 다 다르게 태어나서 살아온 밑살림이 다를 만해요. 아이들은 어버이한테서 어떤 나무 이야기를 들으면서 자라는지 돌아봅니다. 어른들은 아이 곁에서 어떤 나무를 심고서 이야기를 짓는지 헤아립니다. 뿌리를 내리며 살아가면서 이야기가 싹틉니다. 씨앗이 바람을 타고 멀리 날아가는 사이에 이야기가 퍼집니다. 잎을 틔우고 새가 내려앉으면서 이웃 이야기를 듣습니다. 싱그러이 맺은 열매를 사람들이 따가면서 이야기를 남깁니다. 숲을 품는 사람은 푸르게 이야기보따리입니다.


ㅅㄴㄹ


#EtTroisCorneilles #AnneHerbauts

작은까마귀 셋


+


《나무와 숲이 생겨난 이야기》(안 에르보/양진희 옮김, 교학사, 2007)


움푹 패인 산꼭대기가 U자 모양을 하고 있었어요

→ 멧꼭대기가 움푹해요

→ 멧꼭대기가 파인 모습이에요

2쪽


하늘 높이 떠 있는 별들은 반짝거리며 웃었어요

→ 하늘 높이 뜬 별은 반짝거리며 웃어요

4쪽


나무 세 그루가 자라나서 삼림을 이루었어요

→ 나무 세 그루가 자라나서 숲을 이루었어요

29쪽


나무들에는 수많은 말과 많은 이야기가 깃들어 있어요

→ 나무한테는 숱한 말과 이야기가 깃들었어요

→ 나무한테는 온갖 말과 이야기가 깃들었어요

29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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