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하늘에도 슬픔이 - 청년사 만화 작품선 03
이희재 지음 / 청년사 / 200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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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4.3.12.

만화책시렁 621


《저 하늘에도 슬픔이》

 이윤복 글

 이희재 그림

 청년사

 2004.4.8.



  모르는 아이는 없다고 느낍니다. 알면서 짐짓 감추고, 더 알려는 마음을 접더군요. 아는 아이는 빙그레 웃거나 찡그리며 웁니다. 매캐한 먼지를 털려고 웃고, 캄캄한 멍울을 씻으려고 울어요. 아이를 지켜보노라면, 저마다 다르게 어버이를 북돋우고 어른을 일깨우는 줄 알아차릴 만합니다. 어버이나 어른이라면, 먼저 아이한테 물을 일입니다. 아이는 스스럼없이 들려줍니다. 아이가 말하는 곳에는 언제나 빛과 실마리가 있습니다. 《저 하늘에도 슬픔이》는 어린이 이윤복 님이 남긴 하루글을 바탕으로 나온 그림꽃입니다. 곯고 고단하고 가난하고 쓸쓸한 나날이지만, 꼬박꼬박 하루글을 남겼어요. 집을 떠난 어머니를 언젠가 다시 만나면 풀어놓을 이야기를 아로새기는 마음이었을 수 있습니다. 1950년에도 1960년에도 1970년에도 1980년에도, 또 1990년과 2000년에도 가난한 사람은 내내 가난합니다. 일을 안 해서 가난하지 않습니다. 턱이 높고, 이웃을 안 쳐다보는 굴레가 깊고, 아이들 스스로 꿈을 바라보도록 북돋울 어른마저 드문 탓입니다. ‘경제개발·새마을운동’은 모두 뒷구멍이 큰 허울입니다. 오늘날 숱한 ‘개발사업’도 매한가지입니다. 눈을 떠서 함께 하늘을 바라볼 때라야, 비로소 빗물로 멍울을 달랠 수 있습니다.


ㅅㄴㄹ


“니 껌 파는 아이가? 그 껌 한 통 얼마고?” “요고 전부 다섯 개 들었는데 십 원입니다.” “한 통 팔면 얼마 남노?” “사 원 남아예. 사실랍니까?” “니 아부지 계시나?” “예.” “엄마는?” “없어예.” “엄마 와 없노?” “묻지 마이소.” (20쪽)


‘저 사람들은 어떻게 돈을 벌었길래 저렇게 잘 입고 다닐까?’ (26쪽)


“여러분! 윤복이가 결석한 이유를 알려주겠어요 … 줄곧 껌 장사를 했어요. 희망원에 잡혀 간 적도 많았어요. 요 며칠 동안에도 윤복이는 염소를 먹이러 다녔던 거예요. 식구들 끼니와 아버지 약값을 벌기 위해, 윤복이는 하루에 십 원씩 받고 염소를 먹였어요.” (61쪽)


‘오늘은 저녁때 껌을 팔고 돌아오는 길에, 어떤 할아버지께서 중앙통 가게 앞에서 눈물을 흘리고 계셨다. 나는 주머니에 손을 넣어 보니 이십 원밖에 없었다. 할아버지의 손에 이 원을 쥐어 드리고 집으로 돌아왔다.’ (90쪽)


“울지 않기로 하는 기다. 엄마 보고 싶어도 울지 않는 기다. 아부지, 순나 보고 싶어도 울지 않는 기다.” (115쪽)


“윤복이는 왜 신발을 벗고 하지?” “신발이 닳을까 봐 그런데요.” “…….” (171쪽)


‘날씨가 추워지고, 자꾸만 쌀값이 올라간다. 순나도 어디에선가 우리들 걱정을 하고 있겠지. 저 하늘에도, 저 하늘에도 슬픔이 있을까?’ (219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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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사는 이야기 - 다큐멘터리 만화 시즌 1 다큐멘터리 만화 1
최규석.최호철.이경석.박인하 외 지음 / 휴머니스트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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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4.3.12.

만화책시렁 632


《사람 사는 이야기 1》

 박인하와 열두 사람

 휴머니스트

 2011.12.19.



  밥을 하고, 빨래를 하고, 비질을 하고, 집 안팎을 돌아봅니다. 나뭇가지에 내려앉는 새를 보고, 구름이 흐르는 곁에서 바람이 휭휭대는 소리를 듣고, 비가 내리다가 개는 하늘을 헤아립니다. 어머니 품으로 찾아든 아기는 온누리를 빛으로 떠돌다가 문득 들어섰을 테지요. 천천히 자라고, 마음껏 뛰면서, 스스로 밝힐 꿈을 씨앗으로 새롭게 품습니다. 이 모든 나날이 “사람 사는 이야기”입니다. 《사람 사는 이야기 1》는 첫머리를 ‘인천 삼화고속’으로 다룹니다. 제가 인천에서 나고자라며 다닌 어린배움터에는 ‘삼화고속 아들’이 어느 해에 우리 모둠이었고, “에, 너네 집이 거기라고? 못 믿겠는걸?” 했더니 우리를 저희 집으로 데려가서 고속버스에도 앉혀 주고 여기저기를 구경하라고 이끌어 주었습니다. ‘잘사는’ 집 아이 같지 않은 차림새에 수수하고 착했는데, 어쩌다 그 삼화고속이 이렇게 망가졌는지 아리송합니다. 그나저나 열두 사람이 빚은 그림꽃은 어쩐지 결이 안 맞습니다. 다들 튀거나 부딪힐 뿐, 어우러지지 않습니다. ‘비틀리고 비뚤어진 나라꼴’을 나무라려는 뜻은 나쁘지 않되, “사람 사는 이야기”라는 대목을 자꾸 놓치거나 잃습니다. 글그림 모두 찾아보기(취재)부터 할 노릇입니다만, “버스일꾼 하루”라든지 “집살림꾼 오늘”이라든지 “시골아이가 걷는 길”처럼, 참말로 ‘삶’을, 작은 곳을 들여다보았다면 줄거리도 얼거리도 모두 달랐으리라 봅니다.


ㅅㄴㄹ


“우리가 인천 시내버스보다 일 훨 많이 하고 연봉은 천만 원이 적다고. 이거 남부끄러워서 어디서 말도 못 하고 살았어.” (9쪽)


“내가 좋아했던 여자아이는 책에서 나는 종이 냄새를 좋아했다.” (94쪽)


“너네 알바하는 편의점에서 얻었다고?” “유통기한 얼마 안 남았으니 후딱 먹어야 돼∼” “느그 점장, 억수로 착하네∼” (128쪽)


“이승만 대통령이 살아 있을 때 동상이 여럿 세워졌어요.” (269쪽)


+


《사람 사는 이야기 1》(박인하와 열두 사람, 휴머니스트, 2011)


할아버지가 베고 주무시던 목침의 느낌은 아직도 생생하게 남아 있다

→ 할아버지가 베고 주무시던 나무베개 느낌은 아직도 생생하다

88쪽


이건 죽부인(竹夫人)이라고 우리 선조들이 여름을 나기 위해 만들어낸 피서용품이라고

→ 댓사람이라고 우리 옛사람이 여름을 나려고 엮은 살림이라고

→ 안는대라고 우리 옛어른이 여름을 나려고 엮은 살림살이라고

96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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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이야기 들려주기 - 개정판 살아있는 교육 10
서정오 지음 / 보리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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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듬읽기 / 숲노래 글손질 2024.3.12.

다듬읽기 187


《옛이야기 들려주기》

 서정오

 보리

 1995.2.28.첫/2011.1.3.고침



  《옛이야기 들려주기》(서정오, 보리, 2011)가 처음 나오던 1995년 언저리뿐 아니라 2000년을 넘어설 즈음까지도 ‘옛이야기’라는 우리말보다는 ‘민담·전설·구비문학·구전설화·전승문학’ 같은 한자말을 뒤섞어 썼지 싶습니다. 곰곰이 본다면, ‘옛이야기’이기도 하되, 그저 ‘이야기’입니다. 사람들이 스스로 지은 삶과 살림과 사랑을 말에 담아서 엮으니 이야기입니다. “이어온 말이자 이어가는 말”입니다. 모든 이야기는 오늘 이곳에서 태어나고 자랍니다. 어제 싹튼 이야기는 오늘을 거쳐 모레로 나아갑니다. 하루를 일군 일을 담고, 서로 나눈 마음을 얹고, 함께 짓는 생각을 놓습니다. ‘이야기 = 이어왔고 이어가는 말 = 나누는 말’입니다. “이야기를 나누다” 같은 말씨를 “이야기를 하다”나 “이야기를 펴다”로 추스르면서, 말·마음과 삶·살림과 이야기·일을 어질게 바라볼 수 있기를 바라요. 잇는 말 한 마디가 있어서 서로서로 님(임)입니다.


ㅅㄴㄹ


초판이 나온 뒤로 꽤 많은 세월이 흘렀지만

→ 첫판이 나온 뒤로 꽤 많이 흘렀지만

→ 꽃찌가 나온 뒤로 꽤 오래 흘렀지만

5쪽


글을 생각만큼 잘 쓰지 못한 것은 오로지 글쓴이의 재주가 모자란 탓이다

→ 재주가 모자란 탓에 글을 생각만큼 잘 쓰지 못한다

→ 글쓴이는 재주가 모자란 탓에 생각만큼 잘 쓰지 못한다

9쪽


한 폭의 먹그림 같은 이 모습을

→ 눈부신 먹그림 같은 이 모습을

→ 곱게 담은 먹그림 같은데

16쪽


자기 삶 속에서 얻은 이야깃거리를 보태어

→ 살면서 배운 이야깃거리를 보태어

→ 살아오며 익힌 이야깃거리를 보태어

→ 살며 들은 이야깃거리를 보태어

17쪽


이야기 한 자리 나누고 나면 친해지고, 멀어졌던 사람도 이야기를 주고받는 사이에 다시 가까워진다

→ 이야기 한 자리 하고 나면 살갑고, 멀던 사람도 이야기를 하는 사이에 다시 가깝다

→ 이야기 한 자리 뒤에는 반갑고, 멀던 사람도 말을 주고받는 사이에 다시 사귄다

22쪽


어느 깊은 산골에 내외가 화전을 파먹고 살았어

→ 어느 깊은 멧골에 둘이 부대밭을 파먹고 살아

55쪽


너무 허황하여 도저히 믿을 수 없는

→ 너무 말이 안 돼 참 믿을 수 없는

→ 너무 뜬금없어 아주 믿을 수 없는

→ 너무 꾸며 도무지 믿을 수 없는

60쪽


백성을 무척 사랑하시기 때문에 임금님의 귀가 그렇게 커진 것입니다

→ 사람들을 무척 사랑하시기 때문에 임금님 귀가 그렇게 큽니다

→ 누구나 무척 사랑하시기 때문에 임금님 귀가 그렇게 커다랗습니다

→ 들풀을 무척 사랑하시기 때문에 임금님 귀가 그렇게 자랐습니다

78쪽


너무나도 잘 알려진 민간 이야기이기 때문에

→ 잘 알려진 들사람 이야기이기 때문에

→ 널리 알려진 풀사람 이야기이기 때문에

78쪽


자만에 빠진 아이에게는 겸손을 가르치고

→ 뻐기는 아이는 다소곳하라고 가르치고

→ 자랑하는 아이는 고개숙임을 가르치고

→ 까부는 아이는 낮추라고 가르치고

→ 도도한 아이는 삼가라고 가르치고

→ 거드럭쟁이는 너그럽도록 가르치고

139쪽


그저 즐기기 위해 하는 이야기라면 그럴 필요가 없지만

→ 그저 즐기려는 이야기라면 그러지 않아도 되지만

→ 그저 즐기려는 이야기라면 그럴 까닭이 없지만

139쪽


자기 머리를 잘라 여비를 마련해 준 부인은 생각하지 않고 돈에 욕심을 내고

→ 제 머리를 잘라 길삯을 마련해 준 곁님은 생각하지 않고 돈에 눈이 멀고

→ 제 머리를 잘라 길돈을 마련해 준 짝지는 생각하지 않고 돈에 눈이 돌고

154쪽


할아버지하고 헐머니, 이렇게 두 노인이 사는 집이 있었대

→ 할아버지하고 헐머니, 이렇게 두 분이 사는 집이 있대

→ 할아버지하고 헐머니, 이렇게 두 어른이 사는 집이 있대

→ 할아버지하고 헐머니가 사는 집이 있대

179쪽


옛날에 한 가난한 나무꾼이 살았는데

→ 옛날에 가난한 나무꾼이 살았는데

188쪽


흉측한 괴물인데 어린아이로 둔갑했느니라

→ 고약한 놈인데 어린아이 척하느니라

→ 사나운 녀석인데 어린아이로 꾸몄느니라

→ 괘씸한 망나니인데 어린아이로 바꿨느니라

202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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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본드 35
이노우에 다케히코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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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4.3.10.

책으로 삶읽기 916


《배가본드 35》

 요시카와 에이지 글

 이노우에 타카히코 그림

 서현아 옮김

 2013.6.25.



《배가본드 35》(요시카와 에이지·이노우에 타카히코/서현아 옮김, 2013)을 되읽다가, 처음부터 논밭길을 먼저 그리는 쪽이었으면 사뭇 달랐을 테고, 일찌감치 매듭을 지었으리라고 느낀다. 혼자서 칼 한 자루로 숱한 사람을 고꾸라뜨렸기에 이름난 칼바치 하나라고는 느끼지 않는다. 칼부림은 늘 남보다 나를 먼저 베고 치고 죽이는 짓인 줄 알아채고는 함부로 칼질을 하지 않을 수 있어야 한다고, 아니 칼질은 부엌에서 도마질을 할 적에나 알맞게 다루어야 한다고, 이러면서 마구마구 힘을 부려 본들 목숨을 갉을 뿐이라고 느껴야, 비로소 ‘길’을 볼 수 있다. 동무란 모름지기 어깨동무에 놀이동무에 일동무이다. 어깨를 겯지 않는 사이라면 동무가 아닐 뿐 아니라, 이웃조차 아니다. 같이 놀고 일하는 길을 열지 않을 적에도 둘은 아무 사이가 아니다. 솜씨를 겨루어 자빠뜨리려는 짓은 얼마나 멍청한가. 일하는 사람은 안 싸운다. 일하는 사람은 이웃을 괴롭히거나 깎아내리지 않는다. 일하는 사람은 스스로 하루를 그려서 온사랑을 품는다.


ㅅㄴㄹ


“물이 여기로 흘러가고 싶어하지.” “그런 걸 어떻게 아나?” “저 강을 흐르는 것은, 당신 몸속에도 흐르니까.” (72쪽)


“여기 있는 풀이나 나무는 자기 혼자 자란 것 아냐? 아무도 가꿔 준 적 없는데.” (87쪽)


“다케조는 검으로 사람을 죽인 적 있잖아? 그래서 그런지 그 괭이로 흙을 죽이는 걸로밖에 안 보여.” (88족)


“힘깨나 쓰는 사람들은 고분고분 따르겠지만, 과연 땅에서 나는 곡식도 그러려나?” (121쪽)


“관두자. 내가 한심해서 원. 뭐든지 힘으로 꺾는 게 제일이라 여기는 무사한텐 말해 봤자 소용없으니.” (218쪽)


#バガボンド #vagabond #井上雄彦 #吉川英治


+


천하무적보다 더욱 큰 것

→ 으뜸꽃보다 더욱 큰

→ 하늘솜씨보다 더욱 큰

→ 센 힘보다 더욱 큰

70쪽


홍수 한 번 안 나고 넘겼구먼, 이 수로 덕분에

→ 큰물 한 판 안 나고 넘겼구먼, 이 물골로

81쪽


아직도 겉모양에 신경 쓰나? 검술답게 보이려고?

→ 아직도 겉모습에 마음쓰나? 칼빛답게 보이려고?

106쪽


힘깨나 쓰는 사람들은 고분고분 따르겠지만, 과연 땅에서 나는 곡식도 그러려나

→ 힘깨나 쓰는 사람들은 고분고분하겠지만, 땅에서 나는 낟알도 그러려나

→ 힘깨나 쓰는 사람들은 따르겠지만, 땅에서 나는 씨알도 그러려나

121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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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본드 34
이노우에 다케히코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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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4.3.10.

책으로 삶읽기 917


《배가본드 34》

 요시카와 에이지 글

 이노우에 타카히코 그림

 서현아 옮김

 2013.1.25.



《배가본드 34》(요시카와 에이지·이노우에 타카히코/서현아 옮김, 2013)을 돌아본다. 칼끝만 노려보면서 우격다짐이던 사내는 언제나 스스로 좀먹는 굴레를 뒤집어쓴 줄 조금씩 느낀다. 여태까지는 둘레에서 무슨 말을 해도 흘려들었고, 둘레 풀꽃나무나 들숲바다가 보여준 사랑도 지나쳤다면, 쟁기를 손에 쥐고 마을 한켠에 깃드는 하루를 보내려 하면서 모두 다르게 마주한다. 목아지를 베어 자빠뜨릴 적에는 더 빠르고 더 세고 더 앞서야 하는 몸놀림이었다면, 흙을 만질 적에는 개미랑 지렁이가 안 다치도록 쟁기질을 할 노릇이면서, 언제 어느 새가 노래하는지 귀여겨들을 줄 알아야 한다. 흙과 땅과 바람과 비와 해와 별이 들려주는 노래를 안 듣거나 못 듣는 몸이라면, 논밭살림을 건사할 수 없다. 오늘날 우리나라는 꾼이 많다. 이제는 다들 몇 가지씩 빼어난 꾼이다. 그렇지만, ‘꾼’으로만 머물기 일쑤요, ‘일꾼·살림꾼’이나 ‘흙꾼·숲꾼’으로 건너가는 이는 드물다.


ㅅㄴㄹ


“사람을 베면서, 나 자신에게 칼끝을 들이대는 기분이 들어서, 무사시는 무사시가 아니게 되었다.” (124쪽)


“너의 길을 열어라. 네 아버지가 남긴 이 땅이 있잖아. 씨를 뿌려. 내일을 위해. 밭을 갈아라, 이오리.” (164쪽)


“그렇게 뻣뻣하게 굳어서는 사람을 벨 수 없다고 했지? 다만, 검을 안 든 사람을 베는 건, 비겁하다는 생각, 안 드냐?” (216쪽)


#バガボンド #vagabond #井上雄彦 #吉川英治


+


소문이 자자한 노상강도라도 만나면 어쩌려고

→ 시끌벅적한 길털이라도 만나면 어쩌려고

→ 말많은 길앗이라고 만나면 어쩌려고

61쪽


어디 갔니? 향낭이, 떠, 떨어뜨렸구나

→ 어디 갔니? 꽃쌈지, 떠, 떨어뜨렸구나

61


뭐, 지금까지 하던 대로 불가근불가원 하는 거지

77


누구에게서 사사하셨습니까

→ 누구한테서 배우셨습니까

→ 누구한테서 받으셨습니까

→ 누가 물려주었습니까

108


소승이 아직 어렸을 적에 뒷산이 완전히 타버린 적이 있었지요

→ 제가 아직 어릴 적에 뒷메가 홀랑 타버린 적이 있지요

→ 저희가 아직 어릴 적에 뒷갓이 몽땅 타버린 적이 있지요

115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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