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책빛 / 숲노래 책읽기 2023.12.7.

책하루, 책과 사귀다 192 출마모금회



  고흥읍 나래터(우체국)에 가는 날에는 〈광주일보〉하고 〈무등일보〉를 슬슬 넘기면서 이레나 보름 사이에 어떤 이야기가 실렸나 돌아봅니다. 2023년 12월 첫머리에는 ‘출판기념회 아닌 출마모금회’를 다루는 머릿글이 있군요. 어느 길잡이(대학교수)는 ‘정치신인’은 ‘출마모금회’를 해야 한다고 감싸는 말을 늘어놓습니다. 길잡이도 벼슬꾼도 책을 얼마나 안 읽느냐를 스스로 밝히는 셈입니다. 뒷글(대필작가)이 넘치는 ‘국회의원·지자체장·교육감 후보 자서전’을 내어 책수다(북콘서트)를 열어서, 책 한 자락에 백만 원도 오백만 원도 천만 원도 받는다지요. 책값은 ‘이바지(정치후원금)’에 안 들어간다는군요. 일꾼이나 심부름꾼으로 나서야 할 분들이 ‘스스로 새길을 펴려는 뜻을 다루는 책’은 안 쓰면서 ‘돈(선거비용) 긁어모으기’에 나선다면 따끔히 나무랄 일이 아닐까요? 웃돈을 책값(선거비용 정치후원)으로 내는 이들은 그이가 벼슬을 거머쥐면 고스란히 돌려받겠지요. 대놓고 벌이는 짬짜미입니다. 어느 모로 보면, 책 한 자락을 징검다리로 삼아서 돈을 버니까 ‘책 쓰임새’를 넓힌 꼴일까요? 출마모금회를 꾀하는 무리나, 이런 자리에 가서 돈을 바치는 분이나, 책을 안 읽습니다. 책조차 안 읽는데 벼슬과 돈을 쥡니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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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숲

책숲하루 2023.12.7. 눈뜰 수 있는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서재도서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눈뜰 수 있는 하루이기에 느긋하면서 넉넉하게 살펴서 일을 꾸립니다. 눈을 뜨는 오늘이기에 어떤 일을 마주하든 스스럼없이 받아들이면서 새롭게 배웁니다. 낱말책을 꾸리는 하루란, 끝없이 돌아보고 되새기고 다독이고 손질하면서 스스로 피어나는 살림길입니다. 이미 다루었기에 더 안 다루어도 될 낱말이란 없습니다. 처음 다루고 나서 두벌째 다루고 석벌째 다루는 사이에 낱말을 헤아리는 눈을 새삼스레 뜨게 마련입니다.


  우리가 우리말을 슬기롭게 쓸 줄 안다면, 아주 흔히 쓰는 낱말을 끝없이 되새기고 가다듬고 추슬렀다는 뜻입니다. 우리가 우리말을 어른답게 펼 줄 안다면, 가장 쉬운 낱말을 어린이 곁에서 상냥하게 풀이하면서 즐겁게 나눈다는 뜻입니다. 우리가 우리말을 우리말답게 사랑으로 이야기할 줄 안다면, 이웃말(외국어)은 이웃말로 마주하면서 스스로 넋을 바라보고 품어 가꾼다는 뜻입니다.


  우리말을 우리말 아닌 옮김말씨나 일본말씨나 중국말씨로 망가뜨리는 까닭이라면 아주 쉽게 알아챌 테지요? 안 슬기롭고 안 어른스럽고 안 사랑하는 마음인 탓입니다. 이뿐이에요. 스스로 슬기롭게 눈뜨려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우리말을 아름다이 씁니다. 스스로 어른으로 서려는 사람이라면 언제나 우리말을 살려쓸 줄 압니다. 스스로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말 한 마디가 숲이며 바람이며 바다이며 꽃이며 사랑입니다.


ㅅㄴㄹ


*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 짓는 일에 길동무 하기

http://blog.naver.com/hbooklove/28525158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지기(최종규)가 쓴 책을 즐거이 장만해 주셔도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짓는 길을 아름답게 도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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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숲

책숲하루 2023.11.30. 여수 어린이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서재도서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이튿날 12월 1일까지 여수 어린이를 만나러 스물넉 걸음을 합니다. 전남 고흥에서 전남 여수로 여느길(대중교통)으로 다니는 살림을 곰곰이 짚자니, 고흥에서 천안까지 다녀오는 길하고 맞먹지 싶습니다. 꽤나 멀어요. 그래도 이레마다 사흘씩 용케 이 길을 다니면서 글읽눈(문해력)을 들려주는 이야기를 조곤조곤 폈습니다.


  고흥에서도 서울이며 부산에서도, 광주나 인천이나 대전이나 대구에서도, 이 같은 ‘글읽눈 이야기꽃(문해력 증진 수업)’을 펼 수 있으면 즐거우리라 생각합니다. 몸은 좀 고될는지 모르나, 온나라 어린이하고 푸름이한테 살림말씨에 사랑말씨에 숲말씨를 베푸는 이야기는 즐겁습니다.


  제가 어릴 적에 저한테 ‘말을 가르친 사람’은 거의 할머니랑 할아버지입니다.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는 거의 아무것도 안 가르쳐 주었으나, 마을 할머니랑 할아버지는 문득문득 스치는 자리마다 빙그레 웃으면서 알쏭달쏭한 수수께끼를 들려주었어요. 일고여덟 살이나 열 살이나 열두어 살 어린이는 알쏭달쏭 수수께끼를 거의 못 알아들었습니다만, 마음에 천천히 남았어요. 어릴 적에 얼핏 스치듯 남거나 새긴 말씨는 차츰차츰 자라서 열대여섯 살이나 열예닐곱 살에 피어났고, 때로는 서른 살이나 마흔 살에 깨어났습니다.


  아무래도 배움터(학교)에서는 바로바로 눈에 뜨이는 셈값(성적·점수)을 바랄 테지만, ‘말글’을 배우고 가르치는 자리에서는 셈값을 싹 잊어야 합니다. 우리말·우리글(국어)은 수학도 과학도 아니지만, 수학하고 과학을 ‘소리·그림’으로 풀어내어 살림빛에 사랑빛에 숲빛을 포근하게 품는 길을 수수께끼로 들려주는 갈래라고 하겠습니다.


  ‘문해력’을 ‘문자 해석 능력’으로 좁게 보려고 하면 어린이하고 푸름이가 괴롭고, 둘레 어른도 고단합니다. ‘글씨에 깃든 이야기’를 헤아리도록 이끌 노릇입니다. ‘글씨를 그대로 훑기’만 해서는 글읽눈이 자라지 않습니다. 낱말 하나에 어떤 삶을 담았는지 읽어내는 눈빛을 북돋아야 글읽눈을 저마다 스스로 키웁니다.


  모든 말은 ‘내가 나를 나답게 사랑하는 길을 찾으려고 들려주고 듣는다’고 여길 만합니다. 후다닥 달리면 들꽃도 늦가을꽃도 첫겨울꽃도 못 알아봅니다. 천천히 거닐다가, 때로는 아예 눌러앉아서 들여다보아야, 눈송이꽃을 알아보면서 환하게 웃습니다.


ㅅㄴㄹ


*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 짓는 일에 길동무 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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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숲

책숲하루 2023.11.23. 칼칼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서재도서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몸살이 목으로 번집니다. 말을 하면 목이 아픕니다. 목이 칼칼하기는 오랜만입니다. 목이 칼칼하면 이렇게 고달팠지 하고 새삼스레 떠올립니다. 몸살이 다 낫는가 싶었으나 목으로 옮으면서 새삼스레 끙끙댑니다. 하룻밤 새로 앓으면 새삼스레 씻을 테지요. 천천히 일하고 쉽니다. 집안일을 두 아이한테 맡깁니다. 낱말책을 여미는 일도 천천히 하고, 이웃님 글도 천천히 살피고, 꾸러미로 엮을 글뭉치도 천천히 돌아봅니다. 미처 못 다스리는 일감이 많은 듯싶으나, 다 하나하나 추스르자고 생각합니다. 어제는 땀을 실컷 빼고서 씻고 빨래하고 쉬었는데, 오늘도 땀을 쪽 빼고서 씻고 빨래하고 쉬자고 생각합니다. 이제는 드러누울 때입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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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숲

책숲하루 2023.11.17. 사의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서재도서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한글로는 ‘사의’로 적는 한자말이 스물넷 있답니다. 이 가운데 ‘謝意’하고 ‘辭意’를 곧잘 쓰는 듯하고, 스물두 가지는 군더더기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우리 낱말책이 군더더기를 잔뜩 실은 엉터리인 줄 얼마나 알까요? 실어야 할 낱말은 안 싣고, 뜬금없는 한자말을 욱여넣어 부피만 키운 줄 얼마나 알까요? 부피만 키우는 짓이란 겉치레입니다. 겉치레란 겉모습만 달콤하게 바르는 꼴입니다. 겉발림이란, 알맹이 없이 번드르르하게 꾸미는 짓입니다. 온나라가 겉치레에 겉모습에 겉발림이니, 말글이 아름답게 설 턱이 없습니다. 그러나 어린이가 꿈하고 사랑을 헤아리기를 바라요. 어른 아닌 꼰대가 판치면서 망가뜨리는 삶터라지만, 참빛에 눈을 뜨는 어른이 한 사람씩 늘기를 바라요. 어린이 곁에서 어깨동무하는 어른이 한 사람 두 사람 깨어나기를 바라요. ‘사의’ 같은 엉터리는 집어치우고서, 고마우면 고맙다 말하고, 물러나겠으면 물러나겠다 밝히는, 참하고 착한 어른으로 서는 이웃이 늘기를 바랍니다.



*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 짓는 일에 길동무 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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