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책숲

책숲하루 2024.2.19. 잎샘비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서재도서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아침까지 잎샘비가 시원하게 내렸습니다. 쉬잖고 땅을 녹이고, 바람을 신나게 일으키더군요. 잎이 샘솟도록 북돋우는 끝겨울비를 뿌린 구름이 걷히면 하늘은 눈부시도록 파랗게 열립니다. 얼핏설핏 방긋거리는 해를 지켜봅니다. 비 그친 낮에 빨래를 하고, 멧새가 들려주는 노래를 듣습니다.


  그리고 철수와영희에서 보낸 애벌판을 받았으니, 기쁘게 추스를 일입니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을 2024년에 선보일 수 있습니다. 애벌판을 다독여 두벌판을 거치고 석벌판쯤 이르면 겉그림이 나올 테고, 아마 한봄 언저리에 태어나겠지요.


  일손을 여미기 앞서 밀린 글자락을 추스릅니다. 예전에 손본 ‘관하다·근본적’이라는 일본말씨를 다시 하나씩 짚으면서 손보고, ‘사회주의’라는 일본스런 한자말도 우리 나름대로 풀어내는 길을 헤아립니다. 둘레에서 그냥그냥 쓰는 말을 그저 따라서 써도 나쁘지는 않으나, 앞으로 이 땅을 가꾸며 살아갈 아이들한테 물려줄 말이라면 처음부터 새롭게 풀고 엮고 지을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나라가 시키는 대로 고분고분하는 쳇바퀴에 아이들이 갇히지 않기를 바란다면, 아니 누구나 ‘나’ 스스로 마음을 일으켜서 하루를 짓는 길을 아이어른 누구나 펴기를 바란다면, 말부터 새롭게 가꿀 노릇입니다. 말이 갇히니 마음이 갇히고, 말을 틔우니 마음을 틔웁니다.


  익숙하다고 여기는 말씨를 내려놓고서, 새롭게 익힐 말씨를 헤아리기에 비로소 어른입니다. 이슬떨이로 살림을 하니 어른이요, 길잡이로 먼저 스스럼없이 새말을 새마음으로 품으니 어른이에요.


ㅅㄴㄹ


*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 짓는 일에 길동무 하기

http://blog.naver.com/hbooklove/28525158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지기(최종규)가 쓴 책을 즐거이 장만해 주셔도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짓는 길을 아름답게 도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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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숲

책숲하루 2024.2.14. 꽃은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서재도서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눈여겨볼 일이란 무엇일까 하고 돌아보면, 바로 ‘나’입니다. 저는 저를 볼 일이고, 이웃님은 이웃님 스스로를 볼 일입니다. 나뭇가지에 앉은 새는 나무나 사람들이 아니라, ‘새인 나’를 볼 일입니다. 땅을 파는 지렁이는 땅도 풀뿌리도 아닌 ‘지렁이인 나’를 볼 일입니다.


  우리가 저마다 나를 바라보는 일은 ‘나보기’입니다. ‘나보기 = 나사랑’으로 잇는데, 한자로 적는 ‘개인주의·이기주의’하고 다릅니다. 한자말 ‘개인주의·이기주의 = 내 밥그릇’을 가리킵니다.


  밥그릇이 아닌 넋을 바라보는 길을 익힐 적에 비로소 사람답게 서서 사랑을 짓는 살림길을 일굽니다. 넋이 아닌 밥그릇을 바라보느라 길들기에 어느새 사람빛을 잃고 사랑도 등진 채 울타리를 쌓고서 끼리끼리 놉니다. 무엇이 ‘나보기·나사랑’이고, 어느 때에 ‘밥그릇 챙기기’인지 스스로 가려낼 줄 안다면, 누구나 어른입니다. 나를 볼 줄 모르고 밥그릇을 붙잡는다면 철없습니다.


  철이 드는 사람이 첫걸음을 내딛습니다. 철이 없는 사람은 처음도 끝도 모릅니다. 철이 들기에, 겨울 끝과 봄 첫머리를 읽습니다. 철이 안 들기에, 이 겨울 끝자락에 깨어난 개구리가 진작부터 밤마다 노래하는 줄 아직 못 알아챕니다.


  꽃은 철을 읽으면서 핍니다. 사람도 누구나 꽃이니, 철이 드는 때에 환하게 흐드러지면서 흐뭇하게 웃어요.


ㅅㄴㄹ


*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 짓는 일에 길동무 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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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숲하루 2024.2.11. 몸살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서재도서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어릴 적부터 해마다 몸살이 찾아왔습니다. 어지럽고 기운이 빠지고, 걷기는커녕 설 수조차 없이 앓아요. 툭하면 앓던 어릴 적이라 꼬박길은 엄두조차 못 냈습니다. 요새야 안 그러겠지만, 예전에는 ‘개근상’을 못 받으면 놀림도 받았습니다. 여리거나 앓는 몸이 잘못이 아닌데, “공부를 못 해도 학교만 나오면 누구나 받는 상도 못 받느냐?”는 핀잔이 어린이 가슴에 대못을 박는 줄 모르는 길잡이나 어른이 수두룩했습니다. 자주 앓아눕는 아이가 있으면 더 살피고 돌볼 일이었을 텐데요.


  푸른배움터나 싸움터에서도 어김없이 몸살은 찾아왔고, 몸살로 기운이 쪽 빠지고 후들후들한 날은 그야말로 죽을 듯합니다. 아프거나 앓는다는 핑계는 안 먹히는 불굿에서 어찌저찌 그날을 견디고 마침내 등허리를 바닥에 누이고 잠드는 날이면, 이튿날 어떻게든 기운을 차리자고 다짐합니다.


  벌써 대엿새째 몸살을 앓으며 돌아봅니다. 날마다 다르게 몸앓이를 하며 끙끙대다가, ‘몸살’이란 낱말이 어떻게 태어났을는지 가만히 헤아립니다. 아직 몸이 성하지 않으나, 몸살 기운이 그득한 바로 이때에 몸살 말밑풀이를 해두어야겠다고 생각합니다. 기쁜 마음이 가득할 적에 ‘기쁘다’ 뜻풀이를 제대로 할 만하고, 스스로 사랑으로 빛날 적에 ‘사랑’ 뜻풀이를 제대로 할 만합니다. 앓거나 아플 적에 ‘앓다·아프다’라는 낱말을 제대로 들여다보면서 다룰 만합니다.


  우리말 ‘몸살’은 “몸 + 살(삶다·화살)”로 읽어낼 만합니다. 기저귀를 삶아 보신 분은 알겠지요. 화살이 얼마나 뾰족한지 아는 분도 알겠지요. 무엇보다 여러 날 몸살을 앓으면서 물 한 모금조차 못 삼키면서 끙끙거린 분도 알 테고요. 모든 말은 삶에서 태어난 터라, 이 삶을 맞아들이려는 마음만큼 읽고 느끼고 알게 마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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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 짓는 일에 길동무 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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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숲

책숲하루 2024.2.8. 돌아온 책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서재도서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살아가는 곳에 따라서 삶에 살림이 다르니, 삶하고 살림을 담는 마음이 다르고, 이 마음을 나타내는 말이 다릅니다. 어떻게 어디에서 누구랑 살아가며 살림하느냐에 따라 하루하루 짓는 마음이 다르니, 우리는 저마다 다 다르게 말소리를 엮고 짓고 나눕니다.


  큰아이하고 하루치기로 일산을 다녀왔습니다. 아이들 할머니랑 이모를 만나서 마음빛을 나누는 말을 들려주고 들을 참이었습니다. 나는 나를 바꿀 뿐이고, 우리 집 두 아이는 두 아이 스스로 바꿀 뿐이고, 우리 곁님은 곁님 스스로 바꿀 뿐입니다. 누가 바꾸어 주지 않아요. 다만, 한지붕을 이루는 사이라면 문득 말을 섞으면서 길잡이로 설 수 있고, 키잡이 노릇을 할 수 있어요.


  새로 내놓은 《우리말꽃》을 일산 할머니랑 이모한테 한 자락씩 건네었습니다. 고흥으로 돌아갈 시외버스를 타러 가는 길에 30분 쪽틈이 있어서, 서울 신촌 〈숨어있는 책〉에 얼굴만 비추면서 책을 마저 드리려 했습니다. 그런데 〈숨어있는 책〉 책지기님하고 맺은 스물다섯 해 알음알이를 이야기하느라 그만 책을 못 건넨 채 고흥까지 들고 돌아왔어요.


  해날 새벽에 고흥을 나섰고, 달날 밤에 고흥에 돌아왔고, 불날하고 물날에 책숲 이웃님한테 새책을 띄우려고 바지런히 나래터를 다녀오니 몸살에 걸립니다. 오늘 나무날은 이튿날부터 이을 설날쉼을 앞두고 저잣마실을 다녀옵니다. 사흘 동안 조용히 시골집에 머무르려고 해요. 어질거리면서도 시골버스에서 노래꽃을 몇 자락 썼고, 오늘 저녁에는 한나절쯤 앓아눕고 난 뒤에 아이들한테 ‘아프다·앓다’가 어떻게 다른 말인지 들려주고서, ‘알다·알’하고 어떻게 잇닿는지 짚습니다. 목이 아프기에 천천히 들려주는데, 큰아이는 “사람들이 말이 어떻게 태어나고 흐르는지 알면 다 즐겁게 깨어날 텐데, 말을 제대로 배우지 못 하니 깨어나지 못 할 듯해요.” 하고 얘기합니다.


  ‘알다’를 알지 못 하면 ‘알’도 모르고, ‘씨앗·씨알’도 모르고, ‘열매(능금알·복숭아알·콩알)’도 모르게 마련입니다. ‘앓다’는 스스로 몸마음을 갈아엎으려고 끓어올라서 새길로 가는 결이기에 ‘알아가’지만, ‘아프다’는 남이 자꾸 들쑤신다고 여겨 싫거나 밉거나 꺼리는 마음이 짙으니 ‘시샘’으로 기울어요. ‘알아가’는 ‘알·앓다’이기에 ‘앞(어제·모레)’을 바라볼 수 있고, ‘아침’을 열어요. 새책 《우리말꽃》을 찬찬히 읽으면서 우리말이 어떤 꽃빛인지 알아가는 이웃님이 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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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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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숲

책숲하루 2024.2.2. 태어난 책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서재도서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책이 새로 나와서 누리책집에 들어갔습니다. 이제는 책을 사실 수 있습니다. 이웃님이 계신 집이나 마을에서 가까운 마을책집이나 작은책집에 시켜서 장만하실 수 있습니다. 숲노래처럼 두멧시골에서 사느라, 가장 가까운 책집이 27킬로미터나 70킬로미터쯤 떨어진 곳에서 지내신다면, 누리책집에 시킬 수 있겠지요.


  문득 생각해 보니, 숲노래가 여느 새책을 하나 마을책집에서 사려면, 길삯을 적어도 25000원이나 30000원을 들여아 하고, 하루를 꼬박 쏟아부어야 합니다.


  마을책집이나 작은책집이 이웃님 삶자리하고 가까운 데에 있다면 기쁨이자 사랑으로 여기면서 아껴 주시기를 바라요.


  도톰한 《우리말꽃》은 우리 누구나 우리말로 마음꽃을 지피고 생각꽃을 가꾸면서 사랑꽃을 심을 수 있는 길을 들려줍니다. 곁에 두면서 곱게 품어 주시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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