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1097 : 정성 정리 -첩들 속 한 페이지 -혀 있었



정성(精誠) : 온갖 힘을 다하려는 참되고 성실한 마음

정리(整理) : 1. 흐트러지거나 혼란스러운 상태에 있는 것을 한데 모으거나 치워서 질서 있는 상태가 되게 함 ≒ 교칙(校飭) 2. 체계적으로 분류하고 종합함 3. 문제가 되거나 불필요한 것을 줄이거나 없애서 말끔하게 바로잡음 4.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지속하지 아니하고 끝냄 5. 은행과의 거래 내역을 통장에 기록으로 나타냄

사진첩(寫眞帖) : 사진을 붙여 정리·보존하기 위한 책 ≒ 앨범

페이지(page) : 1. = 쪽 2. = 쪽. ‘쪽’, ‘면’으로 순화 3. [컴퓨터] 표시 화면상에서 나타나는 한 화면 분량의 데이터



빛으로 담고 빛을 담기에 ‘빛그림’이요, ‘빛꽃’입니다. 빛그림을 모으니 ‘꾸러미’일 텐데, 영어라면 ‘in’을 넣고, 일본말씨라면 ‘中’을 넣는데, 우리말씨라면 ‘속·안’이 아닌 “꾸러미”라고만 적습니다. “꾸러미 속”이나 “꾸러미 안”이 아닙니다. ‘속·안’을 아예 안 씁니다. “꾸러미”라고만 씁니다. 알뜰히 추스른 꾸러미 한켠에 이렇게 적었다지요. 고이 간직한 꾸러미 한자락에 이렇게 적었답니다. 때로는 ‘적히다’를 쓰기도 하지만, 이 보기글이라면 “적혀 있었습니다”를 “적었습니다”로 손봅니다. ㅅㄴㄹ



아저씨가 정성 들여 정리한 사진첩들 속 한 페이지에 이렇게 적혀 있었습니다

→ 아저씨가 알뜰히 추스른 빛그림꾸러미 한켠에 이렇게 적었습니다

→ 아저씨가 고이 간직한 빛꽃꾸러미 한자락에 이렇게 적었습니다

《히로시마, 사라진 가족》(사시다 가즈·스즈키 로쿠로/김보나 옮김, 청어람아이, 2022) 3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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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궂은 말씨 1128 : 유해 어종 매해 해녀들에 의해 수확된다



유해(有害) : 해로움이 있음

어종(魚種) : 물고기의 종류

매(每) : 하나하나의 모든. 또는 각각의

해녀(海女) : 바닷속에 들어가 해삼, 전복, 미역 따위를 따는 것을 직업으로 하는 여자 ≒ 잠녀·잠수

의하다(依-) : 무엇에 의거하거나 기초하다. 또는 무엇으로 말미암다

수확(收穫) : 1. 익은 농작물을 거두어들임. 또는 거두어들인 농작물 2. 어떤 일을 하여 얻은 성과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바다살림 가운데 나쁘거나 좋은 숨결은 따로 없습니다. 불가사리는 불가사리대로 바다에서 맡는 일이 있는데 함부로 ‘궂다’거나 ‘사납다’고 갈라서 쉽게 죽이거나 없애려 합니다. “매해 가을”은 얄궂습니다. “가을마다”나 “가을이면”으로 손질합니다. “해녀들에 의해 수확된다”는 일본말씨에 옮김말씨가 섞입니다. “잠네가 거둔다”나 “바다순이가 거둔다”로 손질해 줍니다. ㅅㄴㄹ



유해 어종인 불가사리는 매해 가을, 해녀들에 의해 수확된다

→ 불가사리는 궂어서 가을마다 바다순이가 거둔다

→ 불가사리는 사나워서 가을이면 잠네가 치운다

《잠녀潛女 잠수潛嫂 해녀海女》(이동춘, 걷는사람, 2020) 15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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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궂은 말씨 1127 : -진 위 프래이팬 - 있는



프라이팬(frypan) : 프라이를 하는 데 쓰는, 자루가 달리고 운두가 얕으며 넓적한 냄비. ‘지짐 판’, ‘튀김 판’으로 순화



고기를 굽습니다. 잘 구우니 “잘 구운”이라 합니다. “잘 구워진”은 옮김말씨입니다. 고기를 접시‘에’ 올립니다. “접시 ‘위’”는 하늘이니 못 올려요. 고기를 하늘로 붕 던지면 “접시 위”입니다. 굽는 살림은 ‘판’이라 합니다. ‘불판’이나 ‘지짐판·부침판’입니다. “남아 있는”은 옮김말씨이니 “남은”으로 바로잡습니다. ㅅㄴㄹ



잘 구워진 돼지고기를 접시 위에 올리고 프라이팬에 남아 있는

→ 잘 구운 돼지고기를 접시에 올리고 판에 남은

→ 돼지구그를 잘 구워 접시에 올리고 판에 남은

《아버지의 레시피》(나카가와 히데코/박정임 옮김, 이봄, 2020) 6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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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궂은 말씨 1134 : 기실 역사 속 민중들의 꿈 정말 소박



기실(其實) : 1. 실제의 사정. ‘사실은’, ‘실제 사정’으로 순화 2. 실제에 있어서

역사(歷史) : 1. 인류 사회의 변천과 흥망의 과정. 또는 그 기록 ≒ 사·춘추 2. 어떠한 사물이나 사실이 존재해 온 연혁 3. 자연 현상이 변하여 온 자취 4. 역사를 연구 대상으로 하는 학문 = 역사학 5. [책명] 기원전 425년 무렵에 그리스의 헤로도토스가 쓴 역사책 6. [책명] 기원전 400년 무렵에 그리스의 투키디데스가 쓴 역사책

민중(民衆) : 국가나 사회를 구성하는 일반 국민. 피지배 계급으로서의 일반 대중을 이른다 ≒ 민서

정말(正-) : 1. 거짓이 없이 말 그대로임 2. 겉으로 드러나지 아니한 사실을 말할 때 쓰는 말 3. 자신의 말을 강하게 긍정할 때 쓰는 말 4. = 정말로 5. 어떤 일을 심각하게 여기거나 동의할 때 쓰는 말 6. 어떤 일에 대하여 다짐할 때 쓰는 말 7. 어떤 사람이나 물건 따위에 대하여 화가 나거나 기가 막힘을 나타내는 말

소박(素朴) : 꾸밈이나 거짓이 없고 수수하다



영어라면 “in history”처럼 쓸는지 모르나, 우리말씨로는 “역사에서”라고만 합니다. 이 보기글이라면 “역사 속에서”를 ‘그동안’이나 ‘여태’로 고쳐쓸 만합니다. ‘들사람’이며 ‘들꽃사람’은 ‘하루’를 ‘살아가’거든요. 꿈은 크거나 작지는 않습니다. 꿈은 수수하거나 조촐합니다. 꿈은 단출하거나 씨앗 같습니다. 모름지기 모든 말은 수수한 들사람이 살림을 꾸리는 길에 사랑으로 지은 꿈씨앗이라고 여길 만합니다. ㅅㄴㄹ



기실 역사 속에서 우리 민중들의 꿈은 정말 소박하지 않았던가

→ 모름지기 그동안 우리 들사람 꿈은 수수하지 않은가

→ 여태 우리 들꽃사람 꿈은 참으로 조촐하지 않은가

《원시별》(손석춘, 철수와영희, 2023) 30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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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궂은 말씨 1137 : 흑고니 한 쌍 우아하게 호수 위



흑고니(黑-) : [동물] 오릿과의 새. ≒ 검은고니·흑백조·흑조

쌍(雙) : 1. 둘씩 짝을 이룬 것 2. 둘을 하나로 묶어 세는 단위 3. ‘두 짝으로 이루어짐’의 뜻을 나타내는 말

우아하다(優雅-) : 고상하고 기품이 있으며 아름답다

호수(湖水) : [지리] 땅이 우묵하게 들어가 물이 괴어 있는 곳. 대체로 못이나 늪보다 훨씬 넓고 깊다



일본에서는 ‘swan’이라는 새를 ‘백조(白鳥)’라는 한자말로 옮깁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예부터 ‘고니’라는 낱말로 가리켰습니다. “곱다 + 이”인 얼개로, ‘고운새’란 뜻입니다. 고니 가운데 까만깃이 있으니, 이때에는 ‘흑백조’라고 쓸 수 없다고 여겨 ‘흑고니’처럼 쓰기도 하는데, ‘검은고니·깜고니’라고 해야 알맞습니다. 검은고니 둘은 못물에 아름답게 미끄러집니다. “못물 위”는 하늘이니, “못물 위를 난다”고 해야 하고, 미끄러질 적에는 ‘못물에’로 적어야 올바릅니다. ㅅㄴㄹ



흑고니 한 쌍이 우아하게 호수 위를 미끄러져요

→ 깜고니 한 짝이 곱게 못물에 미끄러져요

→ 검은고니 둘이 멋스러이 못물에 미끄러져요

《새가 된다는 건》(팀 버케드·캐서린 레이너/노승영 옮김, 원더박스, 2023)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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