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 말넋 2024.3.4.

오늘말. 횃불


크고작은 일을 하면서 하루를 보냅니다. 아침을 알리는 빛줄기가 마당으로 드리우고 마루로 퍼져서 칸칸이 스밉니다. 아침빛을 길잡이로 삼아서 하루를 엽니다. 부엌일을 하고, 여러 살림을 건사합니다. 오늘은 다들 밥을 얼마나 먹으려나 얼추 헤아리면서 쌀을 일어서 불립니다. 넉넉히 먹을 듯싶으면 부피를 늘립니다. 모두 일어나서 오늘을 누리면 찬찬히 밥을 지어서 그릇에 담아요. 모든 나라는 고개를 넘습니다. 마을도 집도 고갯길을 넘습니다. 갈림길에 선다면 횃불을 찾을 만하고, 잿길을 넘기에 버거우면 가까이 풀밭에 앉아서 다리를 쉽니다. 어느 무렵까지 닿아도 될 테지만, 좀 쉴 수 있습니다. 길눈을 밝혀 느긋이 걸어요. 둘레를 보며 천천히 누립니다. 따로 믿거나 거룩하게 모시지 않습니다. 주제를 알면 되고, 알맞게 지으면 넉넉해요. 하늬녘에서 부는 바람을 맞이하고, 새녘으로 오르는 별을 바라봅니다. 우리는 저마다 저대로 살림을 추스르면서 느낌을 담고 생각을 가다듬어 글을 써요. 이 글을 모으면 보금책을 이루는데, 사랑을 펴는 길꽃이기에 으뜸책으로 삼아요. 자, 기운을 차렸으면 다시 걸어요. 이제 거의 다 온 듯싶습니다.


ㅅㄴㄹ


만큼·만한·-짜리·가까이·거의·즈음·쯤·-뻘·새·둘레·-대로·언저리·맞다·알맞다·주제·바·녘·딴·느낌·제길·남짓·나문·무렵·안팎·앞뒤·어찌·얼마·얼마나·얼추·그릇·주머니·폭·부피·크기·크고작다·한 ← 정도(程度)


거룩글·거룩책·거룩하다·믿음글·믿음책·길잡이·길님·길잡이불·꼭두책·으뜸책·불빛·불빛줄기·횃불·빛·빛살·빛발·빛줄기 ← 바이블, 성서, 성경, 경전


나라·나라흐름·고개·고비·재·고갯길·고빗길·잿길·둘레·마당·판·누리·길·길눈·길꽃 ← 시국(時局)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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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우리 말을 죽이는 외다미 한자말

 천 千


 천까지 헤아렸다 → 즈믄까지 헤아렸다

 종이학 천 마리를 선물했다 → 종이두루미 즈믄을 주었다

 천 갈래 → 즈믄 갈래 / 즈믄길

 천에 하나 있다 → 즈믄에 하나 있다


  ‘천(千)’은 “백의 열 배가 되는 수 ≒ 일천”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우리말로 하자면 ‘즈믄’입니다. ‘즈믄길·즈믄꽃·즈믄빛’으로 나타내어도 어울립니다. 우리말 ‘즈믄’은 말밑이 ‘즐겁다’하고 맞닿습니다. ㅅㄴㄹ



천 명의 아이가 쓴 천 편의 시는 천의 얼굴처럼 다 다를 것이 당연하다

→ 즈믄 아이가 쓴 노래 즈믄 자락은 즈믄 얼굴처럼 마땅히 다 다르다

→ 즈믄 아이가 쓴 즈믄 가지 노래는 즈믄 얼굴처럼 마땅히 다 다르다

《아동시론》(이오덕, 굴렁쇠, 2006) 27쪽


천 개의 거짓말을 모아놓고

→ 즈믄 거짓말을 모아놓고

→ 즈믄 가지 거짓말을 모아

《쓸모없는 노력의 박물관》(리산, 문학동네, 2013) 16쪽


벚나무는 천 개의 눈을 뜨네

→ 벚나무는 즈믄 눈을 뜨네

→ 벚나무는 눈을 수북히 뜨네

→ 벚나무는 눈을 잔뜩 뜨네

《수학자의 아침》(김소연, 문학과지성사, 2013) 9쪽


1000년에 달하는 격차가 있지요

→ 즈믄해에 이르는 틈이 있지요

→ 즈믄해나 벌어지요

《삼국지 스피리츠 1》(아라카와 히로무·토코 준/김동욱 옮김, 애니북스, 2014) 5쪽


야생콩이나 풀뿌리 캐먹고 백년 천년 살 거냐고 비웃기도 하지만

→ 들콩이나 풀뿌리 캐먹고 온해 즈믄해 살겠냐고 비웃기도 하지만

→ 돌콩이나 풀뿌리 캐먹고 온해 즈믄해 살겠냐고 비웃기도 하지만

《야생초 밥상》(이상권, 다산책방, 2015) 129쪽


천 년의 전통을 자랑하는 식목의 땅이다

→ 즈믄 해 흐름을 자랑하는 푸나무 땅이다

→ 즈믄 해 살림을 자랑하는 나무밭이다

→ 즈믄 해 자취을 자랑하는 나무터이다

《도쿄 셔터 걸 2》(켄이치 키리키/주원일 옮김, 미우, 2015) 106쪽


천년을 수행하고도 낙방하다니

→ 즈믄해 갈고닦고도 떨어지다니

→ 즈믄해 닦고도 미끄러지다니

→ 즈믄해 애쓰고도 쓴맛이라니

→ 즈믄해 하고도 안되다니

《소녀 신선 1》(효미, 애니북스, 2018) 42쪽


사찰음식은 삼천 년의 지혜를 먹는다는 말이 있듯이 쌀로만 만든 음식은

→ 절밥은 석즈믄 해 슬기를 먹는다는 말이 있듯이 쌀로만 지은 밥은

→ 절집밥은 석즈믄 해 앎빛을 먹는다는 말이 있듯이 쌀로만 차린 밥은

《마음 풍경》(김정묘, 상상+모색, 2021) 102쪽


비로소 번호를 써넣게 되었다고 말하는데 … 제대로 기입되기까지 무려 천 년이 넘는 시간이 걸렸다는 것입니다

→ 비로소 값을 써넣었다는데 … 제대로 써넣기까지 자그마치 즈믄 해가 넘었답니다

→ 비로소 눈금을 써넣었다는데 … 제대로 넣기까지 자그마치 즈믄 해가 걸렸답니다

《책은 시작이다》(오사다 히로시/박성민 옮김, 시와서, 2022) 4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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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알량한 말 바로잡기

 철학 哲學


 철학을 탐구하다 → 생각을 깊이 파다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철학을 가지고 → 온힘을 다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생활인의 귀중한 철학 → 살림꾼다운 살뜰한 넋

 저다운 행복의 철학을 갖는다 → 저답게 즐겁게 생각한다


  ‘철학(哲學)’은 “1. 인간과 세계에 대한 근본 원리와 삶의 본질 따위를 연구하는 학문 2. 자신의 경험에서 얻은 인생관, 세계관, 신조 따위를 이르는 말”을 가리킨다고 해요. ‘밝길·밝다·밝음’이나 ‘생각·생각길·생각머리·생각꽃’이나 ‘고르다·고른길·고른넋·고른얼·고른빛’으로 풀어낼 만합니다. ‘두루·두루눈·두루보다·두루길·두루빛·두루넋·두루얼’이나 ‘곬·길·길눈·길꽃·앎꽃·앎빛’으로 풀어내고, ‘꿈·꿈꾸다·넋·넋빛·숨·숨길·얼’이나 ‘눈·눈꽃·눈결·눈길·눈망울·눈빛·눈썰미·눈여겨보다’로 풀어낼 수 있어요. ‘느끼다·느낌·늧·마음·마음꽃·마음밭·마음빛’이나 ‘뜻·목소리·목청·믿다·믿음·믿음길·소리·외치다’로 풀어내고, ‘별·별빛·봄눈·봄빛·빛·빛결·빛값’이나 ‘보는눈·읽는눈·쳐다보다·바라보다·살펴보다’로 풀어내어도 어울려요. ‘살림길·살림꽃·살림넋’이나 ‘삶길·삶꽃·삶맛·삶멋·삶넋’이나 ‘얘기·이야기·파헤치다’로 풀어낼 수도 있습니다. ㅅㄴㄹ



요즈음의 철학은 패기를 잃었습니다

→ 요즈음 앎꽃은 힘을 잃었습니다

→ 요즈음 생각꽃은 주눅이 들었습니다

《중고생을 위한 도올 선생의 철학 강의》(김용옥, 통나무, 1986) 150쪽


개인적으로 철학에 매진했다

→ 따로 생각꽃에 힘썼다

→ 나는 믿음을 파고들었다

→ 혼자서 넋빛을 힘껏 배웠다

《분별없는 열정》(마크 릴라/서유경 옮김, 미토, 2002) 22쪽


국가철학이 데카르트와 칸트의 주관적 관념론과 객관적 관념론의 상호보완으로 완성되었듯이

→ 나라넋이 데카르트와 칸트가 편 나와 우리를 잇는 생각이 어깨동무하며 피어났듯이

《노자와 들뢰즈의 노마돌로지》(장시기, 당대, 2005) 371쪽


철학이란 계급의식, 당파의식의 엑기스라는 것이다

→ 생각이란 높낮이, 갈래에서 우러난단다

→ 믿음길이란 자리, 무리에서 비롯한단다

《생각의 에너지》(와시다 고야타/유진상 옮김, 스타북스, 2007) 202쪽


철학책을 권했지만

→ 삶넋책을 건네지만

→ 앎꽃책을 내밀지만

→ 삶빛책을 부추기지만

→ 앎빛책을 알려주지만

→ 삶넋책을 말했지만

《그늘 속을 걷다》(김담, 텍스트, 2009) 82쪽


우리들 인간이 참된 철학자가 되기 위해서는 철학적으로 살거나 그렇게 살려고 애쓰는 것을 의식하지 말아야 한다

→ 우리 사람이 참된 생각지기가 되자면 생각하며 살거나 생각하며 살려고 애쓴다고 느끼지 말아야 한다

《모비딕》(허먼 멜빌/김석희 옮김, 작가정신, 2010) 96쪽


어느 누구가 철학자를 자처한다는 말을 들으면

→ 어느 누가 생각지기로 뽐낸다는 말을 들으면

→ 어느 누가 생각꾼이라 으스댄다는 말을 들으면

《모비딕》(허먼 멜빌/김석희 옮김, 작가정신, 2010) 96쪽


먹보의 철학이잖아

→ 먹보 생각이잖아

→ 먹보 얘기이잖아

《여름눈 랑데부 2》(카와치 하루카/김유리 옮김, 삼양출판사, 2012) 138쪽


자신의 국정 운영 철학, 즉 무엇을 어떻게 하겠다는 생각이 분명하게 서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 나라를 다스리는 마음, 곧 무엇을 어떻게 하겠다는 생각이 또렷이 서야 하지 않을까요

→ 나라를 이끄는 뜻, 곧 무엇을 어떻게 하겠다는 생각이 똑똑히 서야 하지 않을까요

→ 나라를 돌보려는 생각, 곧 무엇을 어떻게 하겠다고 뚜렷이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요

《실패로부터 배운다는 것》(심상정, 웅진지식하우스, 2013) 43쪽


과학자도 자기 자신의 인품과 문화적 교양과 철학 견해와 심리적 상태에서 벗어날 수는 없어

→ 밝꽃님도 그이 사람됨과 살림새와 생각과 느낌에서 벗어날 수는 없어

→ 밝꽃지기도 제 됨됨이와 살림길과 마음과 느낌에서 벗어날 수는 없어

→ 밝님도 스스로 어떤 숨결이고 살림이고 넋이며 느낌인가를 벗어날 수는 없어

《프랑스 아이의 과학 공부》(장마르크 레비르블롱/문박엘리 옮김, 휴머니스트, 2015) 65쪽


하늘의 이치를 제대로 이해하고 거기에 따라 행동한다는 근신의 철학이다

→ 하늘뜻을 제대로 헤아리고 이에 따라 움직이며 삼간다는 넋이다

→ 하늘길을 제대로 살피고 이에 맞추며 꺼린다는 뜻이다

《고구마꽃이 피었습니다》(한도숙, 민중의소리, 2015) 62쪽


내가 아는 그 철학의 소소한 것들 하나하나까지도

→ 내가 아는 그 생각에서 작은 하나하나까지도

→ 내가 아는 그 틀에서 수수한 하나하나까지도

→ 내가 아는 그 길에서 자잘한 하나하나까지도

《당신이 플라시보다》(조 디스펜자/추미란 옮김, 샨티, 2016) 23쪽


외양과 실제의 구분은 수세기 동안 철학자들의 화두였다

→ 겉모습과 속살 가르기는 오랫동안 밝님들 말밥이었다

→ 생각쟁이는 겉과 속 나누기로 오래도록 이야기했다

→ 생각바치는 겉속 나눔으로 내내 떠들어댔다

《진정성이라는 거짓말》(앤드류 포터/노시내 옮김, 마티, 2016) 17쪽


…는 얘기는 다소 진부한 철학 명제가 된다

→ …는 얘기는 퍽 낡은 길이다

→ …는 얘기는 꽤 케케묵은 생각이다

→ …는 얘기는 적이 고리타분하다

《진정성이라는 거짓말》(앤드류 포터/노시내 옮김, 마티, 2016) 66쪽


철학자들이 제시했던 답변들이 오늘날 모두 틀린 것으로 판명되었다

→ 생각지기가 하는 말은 오늘날 모두 틀렸다고 한다

→ 생각꾼이 들려준 말은 오늘날 모두 틀렸다고 드러났다

《과학을 읽다》(정인경, 여문책, 2016) 223쪽


위대한 문필가나 철학자가 아니라

→ 빼어난 글님이나 밝님이 아니라

→ 훌륭한 붓님이나 생각님이 아니라

《무신론자의 시대》(피터 왓슨/정지인 옮김, 책과함께, 2016) 477쪽


아이에게 숲은 마음껏 뛰노는 놀이터이자, 자연법칙을 배우는 과학의 장場이며, 대자연의 섭리를 깨우치는 거대한 철학 교실입니다

→ 아이한테 숲은 마음껏 뛰노는 놀이터이자, 푸른길을 배우는 빛나는 터이며, 너른숲 얼거리를 깨우치는 커다란 생각마당입니다

《엄마는 숲해설가》(장세이·장수영, 목수책방, 2016) 21쪽


이 서점의 철학이 소중하게 간직되어 있다

→ 이 책집 생각을 고스란히 담았다

→ 이 책집이 걷는 길을 고이 담았다

→ 이 책집이 밝히는 뜻을 잘 품었다

《북숍 스토리》(젠 캠벨/조동섭 옮김, 아날로그, 2017) 261쪽


육아는 기술의 문제가 아닌 철학과 태도의 문제라는 것입니다

→ 아이는 잘 키우기보다 생각과 삶으로 돌봐야 합니다

→ 솜씨로 키우기보다 함께 생각하고 살아갈 숨결인 아이입니다

→ 아이를 잘 다루기보다 생각하고 함께 살아갈 노릇입니다

《아이 셋 키우는 남자》(권귀헌, 리오북스, 2017) 317쪽


‘이러이러한 가게를 만들겠다’라는 자기 철학을 가지고 서점을 시작했는데

→ ‘이러이러한 가게를 가꾸겠다’는 생각으로 책집을 열었는데

→ ‘이러이러한 가게를 가꾸겠다’는 뜻으로 책집을 차렸는데

→ ‘이러이러한 가게를 가꾸겠다’는 꿈으로 책집을 했는데

→ ‘이러이러한 가게를 가꾸겠다’면서 책집을 열었는데

《거리를 바꾸는 작은 가게》(호리에 아쓰시/정문주 옮김, 민음사, 2018) 70쪽


분명한 철학을 세우고 직접 이루어 나가는 사람들

→ 생각을 뚜렷이 세우고 몸소 이루어 나가는 사람들

→ 뜻을 똑똑히 세우고 몸소 이루어 나가는 사람들

《어서 오세요 베짱이도서관입니다》(박소영, 그물코, 2018) 76쪽


철학서에서 찾으려고 했던 것입니다

→ 생각숲에서 찾으려고 했습니다

《황야의 헌책방》(모리오카 요시유키/송태욱 옮김, 한뼘책방, 2018) 11쪽


다양한 생각과 철학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어요

→ 여러 생각과 길을 놓고 이야기를 했어요

→ 온갖 생각과 삶길을 놓고 이야기를 폈어요

《선생님, 헌법이 뭐예요?》(배성호·주수원·김규정, 철수와영희, 2019) 22쪽


영화를 만들 때 철학이 있다면

→ 보임꽃을 찍는 마음이라면

→ 빛꽃을 찍는 생각이라면

→ 그림을 어떤 넋으로 찍느냐면

→ 봄꽃을 어떻게 찍느냐면

《크리스 조던》(크리스 조던, 인디고서원, 2019) 80쪽


사실 교사들 사이의 생각과 철학의 차이였다

→ 막상 샘님 사이에 생각이 다를 뿐이었다

→ 정작 샘님 사이에 벌어진 생각뿐이었다

→ 따지고 보면 샘님들 생각이나 길이 달랐다

《어린이와 함께 여는 국어교육》 63호(전국초등국어교과모임, 삶말, 2019) 163쪽


철학은 삶의 본질을 이야기한다

→ 생각꽃은 삶틀을 이야기한다

→ 마음빛은 삶길을 이야기한다

《오늘도 삶을 읽어나갑니다》(이성갑, 스토어하우스, 2020) 127쪽


어떤 업종이든 자기 철학을 담아 가게 이름을 만들겠죠

→ 어떤 곳이든 제 생각을 담아 가게 이름을 짓겠죠

→ 어떤 가게나 스스로 넋을 담아 이름을 붙이겠죠

《무지개 그림책방》(이시이 아야·고바야시 유키/강수연 옮김, 이매진, 2020) 21쪽


눈앞의 이해타산보다 꿈, 낭만, 신념, 삶의 철학을 좇는 사람은

→ 눈앞 길미보다 꿈, 노래, 믿음, 삶길을 좇는 사람은

→ 눈앞 벌이보다 꿈, 기쁨, 뜻, 삶빛을 좇는 사람은

《혁명노트》(김규항, 알마, 2020) 14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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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의 기로


 생사의 기로에 서다 → 죽살이 들목에 서다

 선택의 기로는 무리일까 → 갈랫길은 어려울까

 하느냐 마느냐의 기로에서 → 하느냐 마느냐인데


  예전에는 “기로(岐路) = 갈림길”처럼 풀이하다가, 2020년 무렵부터 “기로(岐路) : 1. 여러 갈래로 갈린 길 = 갈림길 2. 어느 한쪽을 선택해야 할 상황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처럼 풀이하는 국립국어원 낱말책입니다. ‘-의 + 기로’ 얼개라면, ‘-의’를 털고서 ‘갈랫길·갈림길·갈림목’이나 ‘갈림터·갈림자리·갈림골’이나 ‘건널목·굽이’로 고쳐씁니다. ‘길목·길머리·길나루’나 ‘난달·너울목·너울길·너울머리’나 ‘돌림길·돌림살림·돌림살이·돌잇길’로 고쳐쓸 만합니다. ‘들머리·들목·들어가는곳’이나 ‘디딤널·디딤판·디딤돌·디딤길·디딤칸’으로 고쳐쓰고, ‘목·목구멍·여울목’이나 ‘발판·오름판·올림판’으로 고쳐써요. “사느냐 죽느냐·살고 죽고·살리느냐 죽이느냐”나 ‘사다리·사닥다리’나 ‘사잇목·샛목·새길·새목’으로 고쳐써도 됩니다. ‘이음길·이은길·잇길·잇는길’이나 ‘이음목·이은목·잇목·잇는목·이음받이·잇받이’나 ‘징검다리·징검돌·징검길’로 고쳐써도 어울립니다. ㅅㄴㄹ



따를 것이냐 말 것이냐는 선택의 기로에 섰어

→ 따를는지 말는지 갈림길에 섰어

→ 따르느냐 마느냐 하는 길목에 섰어

《독립을 향한 열정의 기록, 백범일지》(강창훈, 책과함께어린이, 2018) 52쪽


이 시점 사람들은 대부분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되었습니다

→ 이때 사람들은 으레 갈림길에 섭니다

→ 이즈음 사람들은 으레 난달에 섭니다

《철학자의 음악서재》(최대환, 책밥상, 2020) 28쪽


바로 지금 우리는 낡고 썩은 기득권 독식체제의 신장개업을 막느냐 못 막느냐의 기로에 서 있다

→ 바로 오늘 우리는 낡고 썩은 감투꾼이 새로 못 거머쥐도록 막느냐 못 막느냐는 갈림길이다

《지옥에 이르지 않기 위하여》(염무웅, 창비, 2021) 35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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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삶말/사자성어] 반공주의·반공산주의·반공정신



 반공주의 국가 → 거꿀두레 나라 / 두레가 싫은 나라

 반공정신이 투철하다 → 밉두레가 단단하다

 반공산주의 사상 → 두레나라가 싫다


반공주의 : x

반공(反共) : 공산주의에 반대함

반공정신(反共精神) : 공산주의를 반대·배척하는 정신

반공산주의(反共産主義) : 공산주의를 반대하는 일. 또는 그런 태도



  입버릇으로 굳거나, 마냥 밉거나 싫거나 꺼릴 적에는, 서로 속빛이나 마음을 모르게 마련입니다. 거스르거나 거꾸로이거나 맞서거나 대들거나 맞받거나 싸우거나 겨룬다고 할 적에 앞에 한자 ‘반(反)’을 붙이곤 하는데, ‘반공·반공주의·반공정신’이란, “공산주의를 반대한다”는 뜻입니다. 그러면 ‘공산’이 무엇인지 먼저 살필 노릇입니다. “공共 + 산産 = 함께 낳다·짓다”를 가리킵니다. 함께 지어서 함께 나눈다는 길을 한자말로 ‘공산’에 담습니다. 오늘날 우리나라 곳곳에서 이러한 ‘함께’가 있어요. 가난하거나 힘든 이웃한테 살림돈을 이바지하는 일이 바로 ‘모둠(공산)’입니다. 서로 힘과 뜻과 돈을 모아서 펴는 길이 ‘두레(공산)’입니다. 이제는 한 갈래 나라틀에 한켠만 있지 않아요. 여러 갈래와 길을 고루 품습니다. 여러모로 본다면, ‘반공’붙이 일본 한자말은 ‘거꿀두레·거꿀모둠’이나 ‘밉두레·밉모둠·미운두레·미운모둠’처럼 풀어낼 만합니다. ‘싫은두레·싫은모둠·싫두레·싫모둠’으로 풀 수 있어요. 흐름을 살펴서 “두레가 밉다·두레나라가 밉다·두레가 싫다·두레나라가 싫다”로 풀어도 어울립니다. ㅅㄴㄹ



광신적 반공주의의 허구 논리의 본질을 간파할 지식과 사상적 능력이 없었다

→ 넋나가고 허튼 미운두레 속내를 꿰뚫는 눈매와 머리가 없었다

→ 얼빠지고 거짓스런 거꿀두레 민낯을 깨닫는 눈과 넋이 없었다

《스핑크스의 코》(리영희, 까치, 1998) 250쪽


굳이 단순화해서 말하면, 아데나워의 국가는 반공주의이므로 친나치스 국가였다고 이해하는 것이 옳지 않듯이, 반공주의이므로 반나치스 국가였다고 단정 짓는 것도 옳지 않다

→ 굳이 단출히 말하면, 아데나워는 거꿀두레이므로 나치스에 붙었다고 보면 옳지 않듯이, 거꿀두레이므로 나치스를 멀리했다고 여겨도 옳지 않다

→ 굳이 줄여서 말하면, 아데나워는 두레길이 싫었으므로 나치스 쪽이라고 보면 옳지 않듯이, 두레길이므로 나치스를 등졌다고 여겨도 옳지 않다

《역사교과서의 대화》(곤도 다카히로/박경희 옮김, 역사비평사, 2006) 62쪽


한국전쟁은 국가의 지배 이데올로기로서 반공주의를 더욱 강화했고

→ 한겨레싸움으로 나라틀은 두레길을 더욱 미워했고

→ 한겨레싸움 뒤로 나라는 거꿀두레로 더욱 치달았고

《전두환과 80년대 민주화운동》(정해구, 역사비평사, 2011) 15쪽


박정희는 미국에 자신의 반공정신을 보여주기 위해서 그를 처형해 버리지요

→ 박정희는 미국에 두레길을 싫어하는 줄 보여주려고 그를 죽여 버리지요

→ 박정희는 미국에 두레나라를 미워한다고 보여주려고 그를 없애 버리지요

《한국 현대사의 민낯》(김상웅·장동석, 철수와영희, 2015) 8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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