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1087 : 쇼트커트 일자 핏 면티 백팩



쇼트커트(short cut) : 1. 여성의 짧게 자른 머리 모양 2. [체육] 골프에서, 홀 순위를 무시하고 가까이 있는 다른 홀로 치는 방법. 복잡한 코스에서는 허용되지 않는다 3. [체육] 탁구에서, 짧게 깎아 치는 타법

일자(一字) : ‘一’ 자의 모양 ≒ 일자형

フィット(fit) : 1. 피트 2. (옷 따위가) 몸에 꼭 맞음. 착 붙음 3. 어울림

청바지(靑-) : 능직으로 짠 질긴 무명으로 만든, 푸른색 바지 ≒ 블루진

면티(綿T) : x

backpack : [이름씨] 1. 배낭 (캠핑용·우주 비행사용 등) 2. 져 나르는 짐



짧게 치는 머리는 ‘짧은머리’인데 ‘깡동머리·몽당머리’처럼 나타낼 만합니다. 곧게 뻗어 몸에 붙는 바지라면 “일자 핏”이라는 알쏭달쏭한 바깥말이 아닌, ‘곧은바지·곧바지’처럼 나타낼 만해요. 일본에서 건너온 ‘면티·면티셔츠’일 텐데, “소매 있는 옷”을 가리키니 ‘소매옷’처럼 수수하게 나타낼 수 있어요. 등에 지니 ‘등짐’입니다. 오랜 낱말 ‘구럭’을 살려서 ‘등구럭’이라 해도 되어요. ㅅㄴㄹ



쇼트커트에 일자 핏 청바지와 새하얀 면 티를 입고 백팩을 둘러멨다

→ 깡동머리에 곧은바지와 새하얀 소매옷을 입고 등짐을 들러멨다

→ 몽당머리에 곧바지와 새하얀 소매옷을 입고 등구럭을 들러멨다

《우리는 순수한 것을 생각했다》(은유, 읻다, 2023) 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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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알량한 말 바로잡기

 지배 支配


 지배 계층 → 우두머리 / 꼭두머리 / 벼슬무리

 지배를 당하다 → 억눌리다 / 밟히다 / 눌리다

 아무에게도 지배된 적이 없었다 → 아무한테도 휘둘린 적이 없다

 원나라가 고려를 지배하였을 때에 → 원나라가 고려를 집어삼켰을 때에

 지배 세력에 대항하다 → 짓밟는 무리에 맞서다

 사람은 환경의 지배를 받는다 → 사람은 삶터에 휩쓸린다

 감정에 지배되다 → 느낌에 끌려간다

 그의 마음을 지배하지를 못하였다 → 그이 마음을 사로잡지 못하였다

 지배층에 속하다 → 높은자리에 있다

 지배층을 형성하다 → 이끄는 무리이다


  ‘지배(支配)’는 “1. 어떤 사람이나 집단, 조직, 사물 등을 자기의 의사대로 복종하게 하여 다스림 2. 외부의 요인이 사람의 생각이나 행동에 적극적으로 영향을 미침 3. [언어] 구나 문장 안에서, 어떤 단어가 관계하는 다른 단어에 대하여 특정한 형태를 갖추도록 요구하는 일. 또는 그런 문법 관계”를 가리킨다고 합니다. ‘감돌다·나돌다·도사리다·돌다·짙다·풍기다’나 ‘휘감다·휘두르다·휩싸다·휩쓸다’나 ‘너르다·널리·깊다·깊숙하다·서리다·어리다·지나치다’로 손질합니다. ‘너울거리다·넘치다·높다·물결치다·흐르다’나 ‘뭉개다·깔아뭉개다·짓뭉개다·집어삼키다’나 ‘꿰차다·쓸리다·오뚝서다·우뚝서다’로 손질할 만하고, ‘끌다·끌고 가다·끌어가다·끌힘·앞서다·앞서가다·이끌다’나 ‘날개꺾다·나래꺾다·이기다·짓이기다’나 ‘낫다·살판나다·좋아지다·판치다’로 손질할 만합니다. ‘누르다·내리누르다·억누르다·짓누르다’나 ‘다스리다·차지하다·또아리·모둠길·모둠틀’이나 ‘거머쥐다·잡다·사로잡다·쥐다·움켜쥐다’로 손질하고, ‘담·담벼락·돌담·돌울·울·울타리’나 ‘가시울·가시울타리·가시담·가시담벼락·가시덤불’이나 ‘쇠가시그물·쇠가시울·쇠가시울타리·쇠가시덤불·쇠가시담’으로 손질해도 어울려요. ‘두루·여기다·보다·뛰어나다·빼어나다’나 ‘크다·세다·드세다·억세다·세차다·거세다’로 손질하고, ‘마다·빻다·밟다·쥐어박다·짓밟다·짓찧다·쪼다·찧다’나 ‘번지다·불다·뻗다·뿌리뻗다·퍼뜨리다·퍼지다’로 손질할 만합니다. 따로 ‘지배자·지배층’이라면 ‘꼭두머리·우두머리’나 ‘벼슬·벼슬아치·높은곳’으로 손질할 수 있어요. 이밖에 낱말책에 한자말 ‘지배’를 세 가지 더 싣지만 다 털어냅니다. ㅅㄴㄹ



지배(地排) : [불교] 절의 도량을 청소하는 사람

지배(紙背) : 1. 종이의 뒷면 2. 문장의 내면에 포함된 뜻

지배(遲配) : 배급, 배달, 지급 따위가 늦어짐



봉건국가는 이들을 지배하려고 3년마다 촌 단위로

→ 꼭두틀은 이들을 다스리려고 세 해마다 마을에

→ 임금틀은 이들을 다스리려고 세 해마다 마을에

《바로 보는 우리 역사》(역사학연구소, 서해문집, 2004) 107쪽


지배-피지배라는 식민지주의의 섭리가 일본 본토에서 전쟁의 형태로 나타난 것이었다

→ 누르고 눌리는 재갈이란 틀이 일본 한복판에서 불바다로 나타났다

→ 밟고 밟히는 차꼬라는 얼개가 일본 한복판에서 불수렁으로 나타났다

→ 뭉개고 뭉개지는 굴레라는 길이 일본 한복판에서 불굿으로 불거졌다

《학살의 기억 관동대지진》(강덕상/김동수·박수철 옮김, 역사비평사, 2005) 8쪽


그것은 지배계급이 고안해 낸 체제 순응적인 인물로서

→ 이는 벼슬무리가 지어낸 틀을 잘 따르는 사람으로서

→ 이는 꼭두머리가 빚어낸 굴레에 길든 사람으로서

→ 이는 높은놈이 꾸며서 시키는 대로 하는 사람으로서

→ 이는 다스리는 쪽에서 만든 종 같은 사람으로서

→ 이는 꼭두벼슬이 짜낸 바보같은 사람으로서

→ 이는 우두머리가 세운 얼뜬 사람으로서

《빅토르 하라》(조안 하라/차미례 옮김, 삼천리, 2008) 37쪽


수험 세계는 경쟁 원리가 지배하고 있다

→ 셈겨룸판은 다툼길이 감돈다

→ 겨룸마당은 싸움판이다

《일본인은 어떻게 공부했을까?》(츠지모토 마사시/이기원 옮김, 知와사랑, 2009) 222쪽


식민지 조선 지배의 삼두마차

→ 사슬터 조선을 누르는 세수레

→ 조선을 짓밟는 세말수레

《한 권의 책》(최성일, 연암서가, 2011) 34쪽


몽골인의 지배 아래 살면서

→ 몽골사람한테 억눌려 살면서

→ 몽골사람한테 짓눌려 살면서

→ 몽골사람이 다스리는 곳에서

《모든 것을 사랑하며 간다》(박노자·에를링 키텔센, 책과함께, 2013) 123쪽


학교라는 작은 사회는 아이들에게 힘의 논리가 지배하는 정글과 같았다

→ 배움터라는 작은 곳은 아이들한테 힘결이 판치는 싸움터 같았다

→ 배움터는 아이들한테 힘자랑이 춤추는 작은 다툼판 같았다

《날아라 로켓파크》(이시다 이라/김윤수 옮김, 양철북, 2013) 32쪽


모든 도시국가에는 동등한 지배자가 한 명 또는 여러 명 있었다

→ 모든 마을나라에는 똑같은 꼭두님이 하나 또는 여럿이 있었다

→ 모든 서울나라에는 비슷한 우두머리가 하나나 여럿이 있었다

《카카오》(안드레아 더리·토마스 쉬퍼/조규희 옮김, 자연과생태, 2014) 167쪽


이들은 국가란 지배층이 민중을 수탈하기 위해 만든 기구라고 규정한다

→ 이들은 나라란 꼭두머리가 우리를 울궈먹으려고 세운 곳이라고 밝힌다

→ 이들은 나라란 우두머리가 사람들을 우려내려고 세운 곳이라고 말한다

→ 이들은 나라란 힘꾼이 사람들한테서 빼앗으려고 세운 곳이라고 한다

《마을 전문가가 만난 24인의 마을주의자》(정기석, 펄북스, 2016) 12쪽


지배층의 의도를 거스르지 않으면서

→ 벼슬아치 뜻을 거스르지 않으면서

→ 벼슬무리를 거스르지 않으면서

→ 꼭두무리를 거스르지 않으면서

→ 윗무리를 거스르지 않으면서

《백투더 1919》(오승훈·엄지원·최하얀, 철수와영희, 2020) 68쪽


지배구조를 개선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이 또한 공수표였다

→ 다스림틀을 고치겠다고 다짐했지만 이 또한 눈속임이었다

→ 얼개를 뜯어고치겠다고 했지만 이 또한 빈말이었다

《미안함에 대하여》(홍세화, 한겨레출판, 2020) 15쪽


곰팡이가 세상을 지배하는 이야기를 써 봐야지 마음먹던 차에

→ 곰팡이가 온누리를 쥐는 이야기를 써 봐야지 마음먹었는데

《책과 우연들》(김초엽, 열림원, 2022) 19쪽


몽골의 지배하에서는 교역의 양상도 변화했다

→ 몽골이 다스릴 적에는 장삿길도 바뀌었다

→ 몽골이 누르던 때에는 다르게 사고팔았다

《유럽 최후의 대국, 우크라이나의 역사》(구로카와 유지/안선주 옮김, 글항아리, 2022) 70쪽


독재와 부패 세력의 지배를 받게 되었지요

→ 가시울과 각다귀가 억눌렀지요

→ 쇠사슬과 곰팡이가 짓눌렀지요

《선생님, 친일파가 뭐예요?》(김삼웅, 철수와영희, 2023) 7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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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알량한 말 바로잡기

 행태 行態


 음주 행태 → 술짓 / 술지랄

 사재기 행태 → 사재기 / 사재기질

 파렴치한 행태를 보였다 → 고얀짓을 보였다 / 망나니꼴을 보였다

 비도덕적인 행태에 국민들은 분노를 느꼈다 → 사람들은 난봉질에 불타올랐다

 아들의 행태와도 결코 무관하지 않다 → 이들 착한척과도 동떨어지지 않다


  ‘행태(行態)’는 “행동하는 양상. 주로 부정적인 의미로 쓴다”처럼 풀이합니다. ‘꼴·꼬라지·꼬락서니’나 ‘-질·짓·짓거리·지랄’이나 ‘나쁜척·나쁜체·착한척·착한체’로 고쳐씁니다. ‘모습·몸짓·몸지음·몸새·시늉’이나 ‘움직이다·온몸놀림·온몸그림’으로 고쳐쓰고, ‘펴다·펼치다’나 ‘하다·하는 짓·해놓다·해대다·해대다·해주다’나 ‘-살이·삶·짝’으로 고쳐써요. ‘척·척하다·체·체하다’나 ‘아웅·얼룩·티·티내다’로 고쳐쓸 수 있습니다. ㅅㄴㄹ



자유주의의 정반대 편에 서는 퇴행적 행태를 보였고

→ 날갯짓과 맞은쪽에 서는 뒷걸음을 쳤고

→ 나려펴기와 맞은쪽에 서는 뒷걸음질을 했고

→ 마음날개와 맞은쪽에 서는 낡은 길을 걸었고

→ 활갯짓과 맞은쪽에 서는 얄궂은 모습을 보였고

→ 혼넋을 거스르는 케케묵은 모습을 보였고

→ 스스로하기와는 거꾸로 치닫는 몸짓을 보였고

《싸구려 모텔에서 미국을 만나다》(마이클 예이츠/추선영 옮김, 이후, 2008) 208쪽


그야말로 천인공노할 악마의 행태

→ 그야말로 무시무시하고 나쁜 짓

→ 그야말로 끔찍하고 사나운 짓

→ 그야말로 하늘이 울 더럼짓

《절대미각 식탐정 15》(테라사와 다이스케/서현아 옮김, 학산문화사, 2009) 16쪽


아예 체계적인 훼손에 앞장서는 후안무치의 행태?

→ 아예 앞장서서 차근차근 망가뜨리는 어리석은 짓?

→ 아예 앞장서서 하나하나 망가뜨리는 뻔뻔한 모습?

→ 아예 앞장서서 자근자근 망가뜨리는 부라퀴?

→ 아예 앞장서서 착착 망가뜨리는 볼썽사나운 모습?

→ 아예 앞장서서 골고루 망가뜨리는 괘씸한 모습?

《나쁜 감독, 김기덕 바이오그래피 1996-2009》(마르타 쿠를랏/조영학 옮김, 가쎄, 2009) 79쪽


그러나 더욱 황폐하고 반교육 행태가 판을 치는 도시 학교 풍토를 견딜 수 없기 때문에

→ 그러나 더욱 거칠고 엉터리가 판을 치는 서울 배움터를 견딜 수 없기 때문에

→ 그러나 더욱 메마르고 엉망인 큰고장 배움판를 견딜 수 없기 때문에

《이오덕, 아이들을 살려야 한다》(이주영, 보리, 2011) 30쪽


오키나와에 대한 무지의 단순화는 의식적인 회피와 냉혹한 일본인의 행태를 보여준다

→ 철없을 만큼 오키나와를 모르는 일본사람은 짐짓 등돌리면서 차갑다

→ 멍청할 만큼 오키나와를 모르는 일본사람은 아주 등지면서 매몰차다

《오키나와 노트》(오에 겐자부로/이애숙 옮김, 삼천리, 2012) 171쪽


무차별적으로 자연에 독을 뿌리는 행태

→ 함부로 숲에 죽음물을 뿌리는 짓

→ 들숲에 마구 좀물을 뿌리는 짓

→ 숲에 아무렇게나 사납물을 뿌리는 짓

《늑대의 숨겨진 삶》(짐 더처·제이미 더처/전혜영 옮김, 글항아리, 2015) 184쪽


남성 루저로 상정하고, 이들을 대상으로 집요하게 폭력적인 언행을 쏟아내고 저주하고 조리돌림하는 행태는 분명히 잘못됐다

→ 진놈으로 놓고, 진놈한테 끈질기게 막말을 쏟아내고 미워하고 조리돌림하는 짓은 틀림없이 잘못이다

《불편부당 1 왜 이대남은 반페미가 되었나》(박가분 엮음, ㅁㅅㄴ, 2022) 13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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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 숲노래 곁말

곁말 114 반짝나래



  젖먹이로 그저 바닥에 누워 보꾹만 쳐다보던 무렵, 처음으로 눈앞뿐 아니라 둘레가 환하면서 나타난 ‘반짝나래’를 보았습니다. 그 뒤로도 얼핏설핏 보았지 싶으나 어린배움터에서 내는 짐(숙제)에 허덕이면서 하늘을 볼 짬이 없었습니다. 낮에 문득 바깥하늘을 바라볼라치면 길잡이(교사)는 으레 머리를 쾅 때리면서 “딴청 부리지 말고 앞을 봐!” 했습니다. 열 살 무렵, 사람들이 많이 오가는 길에 반짝나래가 새삼스레 훅 나타나서 “넌 뭘 바라니? 네가 바라는 대로 줄게. 돈이 있으면 돼? 아니면 멀리 떠나고 싶어? 힘이 세고 싶어? 잘생기고 싶어?” 하고 묻습니다. 바라는 대로 준다는 말에 솔깃하려다가 “아냐. 난 내가 스스로 할 수 있어. 돈은 어른이 되어 벌 수 있고, 어른이 되면 어디로든 돌아다닐 수 있을 테고, 비록 힘이 여리지만 힘이 세면 다른 아이들처럼 나도 주먹을 휘두를까 싶어서 싫어. 그리고 사람은 잘생기고 못생기고로 따질 수 없어. 고마워.” 하고 대꾸했습니다. 이날 뒤로 서른 해 넘게 반짝나래를 못 보았다가, 전라남도 고흥 시골자락에 깃들고서 밤하늘을 올려다보면 반짝나래를 자주 봅니다. 아이들도 곁님도 알아채고는 “저기 있다! 저기서 춤추네. 어, 멈췄네. 다시 춤추네!” 하면서 손가락으로 가리켜요.


ㅅㄴㄹ


반짝나래 (반짝 + 나래) : 반짝하는 빛으로 날면서 나타나는 무엇. 사람이 보기에는 눈부시거나 환하거나 반짝거리는 빛살·빛줄기·빛덩이인 모습으로 나타나는데, 위아래왼오른을 가리지 않고 마음대로 날 뿐 아니라, 아주 빠르게도 느리게도 날고 멈추기도 하며, 갑자기 나타났다가 사라지기도 한다. (= 반짝날개·반짝빛·반짝별·반짝이·반짝벗·반짝님. ← 유에프오UFO, 미확인비행물체)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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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 숲노래 곁말

곁말 113 앉은풀



  여름에는 풀이 우거집니다. 온누리를 푸르게 덮어요. 예부터 풀을 함부로 안 베었고 ‘잡초’ 같은 한자말도 안 썼습니다. 그냥 ‘풀’이고, 마소가 누리는 밥이자, 모두한테 푸르게 베푸는 숨결이요, 사람은 나물이나 살림풀(약초)로 삼았어요. 성가시거나 나쁘다고 여기는 마음이 없습니다. 임금이나 벼슬아치가 사는 곳에는 풀 한 포기 없고 나무도 없습니다. 경복궁·광화문이나 절이나 으리으리한 기와집을 보면 알 만해요. 들꽃 같은 사람들이 지내는 곳은 집을 나무로 둘러싸고 숲에 안겨서 들풀을 들나물로 삼았어요. 겨울이 저물 즈음 땅바닥에 납작하게 붙듯 돋는 첫 봄나물을 먼 옛날부터 ‘앉은뱅이꽃’이라 했어요. 납작 앉았다는 뜻입니다. 요새는 ‘앉은뱅이’를 달갑지 않게 받아들여 이 이름도 안 써야 한다고 여기는 분이 많은데, ‘-뱅이’를 덜어 ‘앉은풀·앉은꽃’이라고만 해도 확 달라요. 바깥말 ‘로제트’를 끌어들이지 않아도 됩니다. ‘납작풀·납작꽃’이나 ‘바닥풀·바닥꽃’ 같은 이름을 붙여도 어울려요. 아늑하게 깃들어 햇볕을 머금고 바람을 마시는 조그마한 풀꽃을 고이 쓰다듬습니다. 아름드리로 크지 않더라도 옅푸르거나 짙푸르게 이 땅을 폭 덮으며 봄을 노래하는 작고 상냥한 들빛을 가만히 안습니다.


앉은풀 (앉다 + 풀) : 땅바닥에 폭 앉은듯이 잎이 퍼지면서 자라는 풀. 잎이 땅바닥에 납작하게 붙듯이 퍼지면서 자라는 풀. (= 납작풀·납작꽃·앉은꽃·앉은뱅이꽃·앉은뱅이풀 ← 로제트rosette)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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