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겹말 손질 2666 : 상현달



상현달 같은

→ 달 같은

→ 오른달 같은


상현(上弦) : [천문] 음력 매달 7∼8일경에 나타나는 달의 형태. 둥근 쪽이 아래로 향한다 ≒ 초현

상현달(上弦-) : [천문] 음력 매달 7∼8일경 초저녁에 남쪽 하늘에서 떠서 자정에 서쪽 하늘로 지는 달



  ‘상현달’이나 ‘하현달’은 겹말입니다. ‘상현·하현’만으로도 이미 달을 가리키는 낱말입니다. 더 들여다본다면, 처음부터 달을 ‘달’이라 이름을 붙이지 않은 탓에 겹말이 나타납니다. 이 글월이라면 수수하게 ‘달’이라고만 할 수 있습니다. 따로 오른쪽으로 보이는 달은 ‘오른달’이라 하면 됩니다. ‘조각달’이나 ‘동강달·토막달’이라 할 수 있습니다. ㅅㄴㄹ



지금 추억만으로서도 충분히 사랑할 수 있는 상현달 같은 여자

→ 이제 옛생각만으로도 얼마든지 사랑할 수 있는 달 같은 님

→ 오늘 곱씹기만 해도 너끈히 사랑할 수 있는 오른달 같은 빛

《기형도 산문집》(기형도, 살림, 1990) 7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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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겹말 손질 2664 : 반드시 의무



반드시 …야 할 의무가 있었다

→ 반드시 …야 한다


반드시 : 틀림없이 꼭 ≒ 기필코·필위

의무(義務) : 1. 사람으로서 마땅히 하여야 할 일. 곧 맡은 직무 2. [법률] 규범에 의하여 부과되는 부담이나 구속 3. [철학] 도덕적으로 강제력이 있는 규범에 근거하여 인간의 의지나 행위에 부과되는 구속



  반드시 하거나 마땅히 하거나 꼭 해야 하기에 한자말로 ‘의무’를 쓰기도 합니다. 이 글월처럼 “반드시 …야 할 의무”처럼 쓰면 겹말입니다. ‘반드시’를 그대로 두고서 ‘의무’를 덜 노릇입니다. ㅅㄴㄹ



반드시 개봉일에 봐야 할 의무가 있었다

→ 반드시 첫날 봐야 한다

→ 반드시 첫단추에 봐야 한다

→ 반드시 첫맞이에 봐야 한다

《책과 우연들》(김초엽, 열림원, 2022)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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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겹말 손질 2663 : 효용가치



효용가치가 있다

→ 쓸모가 있다

→ 쓰임새가 있다


효용가치 : x

효용(效用) : 1. 보람 있게 쓰거나 쓰임. 또는 그런 보람이나 쓸모

가치(價値) : 1. 사물이 지니고 있는 쓸모



  한자말 ‘효용’이나 ‘가치’는 우리말로 ‘쓸모’나 ‘보람’을 가리킵니다. 따로 쓰더라도 ‘쓸모’나 ‘보람’으로 고쳐쓸 노릇인데, 막상 ‘효용가치’처럼 두 한자말을 붙여서 쓰는 분이 꽤 있습니다. 우리말로 ‘쓸모·쓰임새’나 ‘값·값어치’나 ‘빛·빛나다’로 고쳐씁니다. ㅅㄴㄹ



즉 둘리를 그대로 놔두는 것은 효용가치가 있다는 것인데

→ 곧 둘리를 그대로 두면 쓸모가 있다는 말인데

→ 그러니까 둘리를 놔두면 빛이 난다는 셈인데

→ 둘리를 놔둘 만한 쓰임새가 있다는 소리인데

《만화웹툰작가평론선 : 김수정》(장은진, 커뮤니케이션북스, 2019) 8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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겹말 손질 2716 : 크기와 규모



건물의 크기와 규모를 제한하였다

→ 집을 작게 지었다

→ 집을 조그맣게 올렸다


크기 : 사물의 넓이, 부피, 양 따위의 큰 정도

규모(規模) : 1. 본보기가 될 만한 틀이나 제도 2. 사물이나 현상의 크기나 범위 3. 씀씀이의 계획성이나 일정한 한도



  얼마나 큰가를 헤아린다면서 ‘규모’라는 한자말을 씁니다. ‘규모 = 크기’입니다. 보기글처럼 “크기와 규모를”이라 하거나 “규모가 크거나”라 하면 겹말이에요. “건물의 크기와 규모를 제한하였다”는 크게 못 짓도록 했다는 뜻일 텐데, 가만히 보면 “집을 작게 지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규모가 크다”는 “크다”로 고쳐쓰고, “규모가 작다”는 “작다”나 “크지 않다”로 고쳐씁니다. ㅅㄴㄹ



항구의 미관을 해치지 않도록 도시 내 건물의 크기와 규모를 제한하였다

→ 나루마을을 건드리지 않도록 집을 작게 지었다

→ 뱃마을을 망가뜨리지 않도록 집을 조그맣게 올렸다

《문화도시, 지역발전의 새로운 패러다임》(유승호, 일신사, 2008) 18쪽


규모가 크거나 재정 자립도가 높은 도시는 종사자 처우를 일괄적으로 정하지만

→ 크기가 되거나 살림돈이 넉넉한 고장은 일삯을 고루 아울러서 주지만

→ 그릇이 크거나 살림돈이 넉넉한 곳은 일삯을 한꺼번에 제대로 쳐서 주지만

《언니, 같이 가자!》(안미선, 삼인, 2016) 20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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겹말 손질 2717 : 불같이 화를 내다



불같이 화를 내며

→ 불같이 뛰며

→ 부아를 내며


불같다 : 1. 정열이나 신념, 감정 따위가 뜨겁고 강렬하다 2. 성격이 매우 급하고 격렬하다 3. 다그치는 기세가 드세거나 무섭다

불이 나다 : 1. 뜻밖에 몹시 화가 나는 일을 당하여 감정이 격렬해지다 ≒ 불이 일다 2. 몹시 긴장하거나 머리를 얻어 맞거나 하여 눈에 불이 이는 듯하다

화(火) : 몹시 못마땅하거나 언짢아서 나는 성



  ‘불같다’나 “불이 나다”는, 활활 타오르는 결을 나타냅니다. 싫거나 짜증이 나면서 부아를 내거나 뿔이 나는 모습입니다. 이를 한자말로 ‘화나다(火-)’로 옮기기도 합니다. 보기글처럼 “불같이 화를 내며”는 겹말이에요. “불같이 뛰며”나 “불타오르며”나 “부아를 내며”로 고쳐씁니다. ㅅㄴㄹ



왕은 이번에도 불같이 화를 내며

→ 임금은 이때에도 불같이 뛰며

→ 임금은 이때에도 부아를 내며

《아주아주 많은 달》(제임스 서버·루이스 슬로보드킨/황경주 옮김, 시공주니어, 1998) 18쪽


큰 악마들이 불같이 화를 냈지

→ 큰 사납이가 버럭버럭 했지

→ 큰 깜놈이 왈칵했지

→ 큰 각다귀가 불같이 소리쳤지

→ 큰 부라퀴가 불같이 뛰었지

《빵을 훔친 꼬마 악마》(우치다 리사코·호리우치 세이치/고향옥 옮김, 비룡소, 2014)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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