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우리 말을 죽이는 외마디 한자말

 탐스럽다 貪


 탐스럽게 핀 장미 → 소담스레 핀 꽃찔레

 감들이 탐스럽게 열렸다 → 감이 주렁주렁 열렸다

 뭉게구름이 탐스럽게 피어오르고 있었다 → 뭉게구름이 가득 피어오른다

 머리카락이 탐스럽다 → 머리카락이 칠칠하다 / 머리카락이 봉긋하

 탐스럽게 잘 익다 → 잘익다


  ‘탐스럽다(貪-)’를 “마음이 몹시 끌리도록 보기에 소담스러운 데가 있다”로 풀이합니다. ‘탐스럽다 = 소담스럽다’라고 밝히는 셈입니다. 우리말 ‘소담스럽다’를 찾아보면 “1. 생김새가 탐스러운 데가 있다 2. 음식이 풍족하여 먹음직한 데가 있다”로 풀이합니다. ‘소담스럽다 = 탐스럽다’라고 밝히는 셈입니다. 어설픈 돌림풀이입니다. 다만, ‘소담스럽다’로 고쳐쓰면 된다는 뜻일 테지요. 이밖에 ‘먹음직하다·맛있다’나 ‘흐드러지다·흐무러지다·흐벅지다’로 고쳐씁니다. ‘푼더분하다·함함하다·칠칠하다·다복하다·다북지다’나 ‘넉넉하다·넘치다·푸지다·푸짐하다’로 고쳐쓸 만하고, ‘봉긋하다·터질 듯하다·익다·잘익다’나 ‘무럭무럭·주렁주렁·통통’으로 고쳐써요. ‘가득·그득·한가득·잔뜩·듬뿍’이나 ‘알차다·알뜰하다·알알이’로 고쳐써도 어울립니다. ㅅㄴㄹ



아카시아꽃이 뭉텅뭉텅 탐스럽게 피는 오월

→ 아카시아꽃이 뭉텅뭉텅 소담스레 피는 오월

→ 아카시아꽃이 뭉텅뭉텅 알알이 피는 오월

→ 아카시아꽃이 뭉텅뭉텅 봉긋봉긋 피는 오월

→ 아카시아꽃이 뭉텅뭉텅 그득그득 피는 오월

《산책》(김천영·임덕연, 삶이보이는창, 2007) 46쪽


보리가 무럭무럭 자라 이삭이 탐스럽게 나왔어

→ 보리가 무럭무럭 자라 이삭이 소담스러워

→ 보리가 무럭무럭 자라 이삭이 알차게 나왔어

→ 보리가 무럭무럭 자라 이삭이 알뜰히 나왔어

→ 보리가 무럭무럭 자라 이삭이 주렁주렁 나왔어

→ 보리가 무럭무럭 자라 이삭이 한가득 나왔어

《빵을 훔친 꼬마 악마》(우치다 리사코/고향옥 옮김, 비룡소, 2014) 17쪽


탐스러운 복숭아를 먹는다

→ 소담스런 복숭아를 먹는다

→ 맛있는 복숭아를 먹는다

→ 잘익은 복숭아를 먹는다

→ 통통한 복숭아를 먹는다

《가족의 시골》(김선영, 마루비, 2015) 151쪽


탐스러운 열매만큼이나 그 마음도 참 소담스럽다

→ 소담스런 열매만큼이나 마음도 참 소담스럽다

→ 알찬 열매만큼이나 마음도 참 소담스럽다

→ 넉넉한 열매만큼이나 마음도 참 소담스럽다

→ 푸짐한 열매만큼이나 마음도 참 소담스럽다

《섬마을 산책》(노인향, 자연과생태, 2017) 22쪽


탐스럽게 매달고 있었습니다

→ 먹음직스럽게 매달았습니다

→ 소담스럽게 매달았습니다

→ 알차게 매달았습니다

→ 알알이 매달았습니다

《적당히 쓸쓸하게 바람 부는》(심재휘, 최측의농간, 2017) 13쪽


내가 죽으면 청상과부 될 아내의 탐스런 자태를 떠올리니

→ 내가 죽으면 홀로일 곁님 흐벅진 모습을 떠올리니

→ 내가 죽으면 홀어미일 짝꿍 봉긋한 몸을 떠올리니

《원시별》(손석춘, 철수와영희, 2023) 29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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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삶말/사자성어] 취중진담



 취중진담을 주고받았다 → 곤드레속말을 주고받았다

 술자리에서 가진 취중진담이었다 → 술자리에서 나온 속말이다

 눈물의 취중진담을 토로했다 → 눈물로 술김속빛을 털어놓았다


취중진담 : x

취중(醉中) : 술에 취한 동안 ≒ 취리

진담(眞談) : 진심에서 우러나온, 거짓이 없는 참된 말



  술 한 모금에 속내를 털어놓는 일이 있다고 합니다. 또는 곤드레만드레하면서 비로소 속말을 들려주기도 한답니다. 이런 얼거리를 살펴서 ‘곤드레속말·곤드레속빛’이나 ‘고주속말·고주속빛’이라 할 만합니다. ‘술김속말·술김속빛·술결속말·술결속빛’이나 ‘술기운속말·술기운속빛’이라 할 수 있어요. ‘술자리속말·술자리속빛’이라 해도 어울립니다. ㅅㄴㄹ



보통 취중진담이라는 말이 있잖습니까

→ 으레 술김속말이라고 있잖습니까

→ 흔히 술자리속빛이라고 있잖습니까

→ 다들 곤드레속말이라고 있잖습니까

《원시별》(손석춘, 철수와영희, 2023) 27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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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 말넋 2024.4.5.

오늘말. 국물


먼저 피는 꽃이 있더라도 덩달아 피는 꽃은 아닙니다. 모든 꽃은 때를 기다리면서 스스로 바람을 타고서 눈을 뜹니다. 차곡차곡 이루든 차근차근 일어나는 들꽃입니다. 어느새 토끼풀밭이나 괭이밥밭을 드리우는 듯해도, 천천히 오르는 풀싹이 햇볕을 나누어 받으면서 땅바닥을 부드러이 덮어요. 세잎토끼풀이 겹겹이 있는데, 틀림없이 네잎토끼풀이 있으리라 여겨 살짝살짝 뒤적입니다. 댓바람에 찾아내려고 하면 헛물이기 일쑤입니다. 냉큼 뽑아 본들 잘못 집어요. 한달음에 찾으려 하지 말고, 풀내음에 봄내음을 느긋이 맡으면서 슬쩍슬쩍 돌아볼 적에 머잖아 눈앞에서 네잎을 만나게 마련입니다. 실컷 풀꽃놀이를 하고서 밥을 차립니다. 솥에 쌀을 올립니다. 국도 합니다. 국물이 부글부글 끓으면 간을 맞춥니다. 풀밭에서 놀다가 훑은 쑥을 슥 넣습니다. 새봄에만 누리는 봄내음이 국에 고루 번집니다. 집에서는 살림살이요, 밖에서는 소꿉놀이입니다. 두 가지로 누리는 하루입니다. 나란하면서 두모습으로 하루를 맞이합니다. 자, 밥도 국도 다 했으면, 이제는 함께 즐겨요. 밥 한 술을 가볍게 뜹니다. 국 한 그릇을 같이 받습니다. 이내 구수히 입맛을 돋웁니다.


ㅅㄴㄹ


겹·겹겹·겹치다·겹길·덮다·뒤덮다·드리우다·두겹·두칸·두켜·두모습·두얼굴·두이름·두 가지·켜·켜켜이·포개다·차곡차곡 ← 복층, 복층적


짧다·반짝·갑자기·한때·한동안·문득·불쑥·살짝·슬쩍·슥·쓱·가볍다·넌지시·곧·곧장·곧바로·바로·오래지 않아·머잖아·대뜸·댓바람·이내·같이·나란히·더불어·거품·물거품·부질없다·덧없다·덩달아·냉큼·-면서·-이자·-자마자·얼마 못 가다·오래 못 가다·하루·한꺼번에·한몫에·한숨에·한눈·한달음·한두·함께 ← 일시(一時), 일시적(一時的)


고깃물·국물 ← 육수(肉水), 부용(bouillon)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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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 말넋 2024.4.5.

오늘말. 키잡이


어린이는 앞장서서 걷기를 즐깁니다. 어디로 가야 하는지 모르더라도 둘레 여러 사람을 끌면서 조잘조잘 노래하면서 웃습니다. 아이 뒤에서 차근차근 따라가면서 곰곰이 생각합니다. 오늘은 어른인 몸이라서 뒤서며 가는데, 지난날 아이인 몸으로서 앞서갈 적에 얼마나 신나게 콩콩 뛰었는가 하고 되새깁니다. 첫단추란 첫길이면서 첫물이기도 하지만, 이제부터 곧게 뻗으려는 첫마음이기도 합니다. 첫밗이란 처음이자 새길이기도 하며, 오늘부터 고루 품으려는 첫꿈이기도 합니다. 맨앞에 있어야만 키잡이 노릇이지 않습니다. 꼭두가 아닌 꼬리여도, 옆이나 가운데여도, 키를 쥐면서 길잡이로 북돋웁니다. 앞뒤를 보며 걸어갑니다. 여러모로 둘러보면서 거닙니다. 움트는 잎을 바라보고, 싹트는 앉은꽃을 살핍니다. 어른한테서 배우는 아이일 때가 있고, 아이가 가르치는 어른일 때가 있어요. 먼저 알기에 가르치지 않습니다. 미리 익혔기에 횃불잡이로 서지는 않아요. 찬찬히 피어나는 꽃처럼 사랑으로 해돋이를 그리는 꿈이기에 우등불처럼 따뜻하게 안습니다. 아이가 손을 잡고서 우리를 데려가는 곳을 내다봐요. 어떤 첫씨앗이 깨어나는 새바람인지 지켜봐요.


ㅅㄴㄹ


세로·죽·두루·고루·곧게·곰곰이·길게·차곡차곡·차근차근·찬찬히·앞뒤·흐름·여러모로·이래저래·이럭저럭 ← 통시적(通時的)


끌다·이끌다·앞·앞장서다·앞서다·앞서가다·앞잡이·앞꽃·앞길·앞님·앞사람·앞지기·앞내기·앞어른·길잡이·가르치다·이슬떨이·해돋이·해뜸·먼저가다·먼저하다·미리가다·일찍·일찌감치·새물·새물결·새바람·새빛·새길·처음·첫물·첫사람·첫지기·첫길·첫단추·첫밗·맨앞·꼭두·키잡이·키·다스리다·데려가다·횃불·화톳불·우등불·장작불·큰불·싹트다·움트다·첫싹·첫씨앗 ← 선구(先驅), 선구자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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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 말넋 2024.4.5.

오늘말. 나날살이


겨울잠을 깬 개구리는 하나둘 풀밭으로 나오면서 하루를 노래합니다. 먼저 깨어나는 개구리가 있고, 느즈막이 일어나는 개구리가 있습니다. 모두 다른 발자국으로 오늘을 맞이합니다. 첫봄이 지나고 한봄으로 이으면, 어느새 못물이나 냇물이나 논에 올챙이가 헤엄쳐요. 사람이 지나가는 발소리를 느끼면 헤엄질을 멈추고, 사람이 떠나는 발결이라면 다시 헤엄칩니다. 잎이 돋고 꽃이 피는 나날입니다. 꽃봄을 맞이하면서 풀꽃글을 적어 봅니다. 꽃내음으로 피어날 삶꽃을 그리면서 나날살이를 가꾸자고 생각합니다. 나비는 어느 길을 따라서 날까요. 새는 길눈을 어떻게 밝혀서 바람을 탈까요. 둘레에서 흐르는 살림자국이란 늘 새록새록 살림노래요 살림얘기입니다. 이 삶을 적바림합니다. 살아온 길을 더듬으면서 살아갈 길을 헤아립니다. 어느 날에는 눈부시고, 어느 때에는 가라앉고, 어느 철에는 피어나는 고리를 들여다봅니다. 지난날은 아쉬울 수 있고 기쁠 수 있습니다. 새길은 설렐 수 있고 걱정스러울 수 있습니다. 한 걸음씩 내딛습니다. 길꽃을 쓰다듬으면서 한 발짝씩 나아갑니다. 살아가는 이야기를 품고, 살아낸 해적이를 다독입니다.


ㅅㄴㄹ


삶·-살이·삶길·사는길·삶꽃·삶맛·삶멋·삶소리·살아갈 길·살아온 길·살다·살아가다·살아오다·살아내다·사람살이·사람살림·사람삶·사람사이·걸어온 길·새길·고리·걸음·길·길눈·길꽃·곬·돌·나날살이·나날살림·지난날·오늘·이승·하루·나날·날·날짜·발걸음·발길·발씨·자국·자취·발자국·발자취·발짝·발짓·발결·발소리·들빛글·들꽃글·풀빛글·풀꽃글·살림글·삶글·삶빛글·살림자국·살림얘기·살림노래·살림하루·삶자국·삶얘기·삶적이·얘기·이야기·해적이 ← 인생(人生), 인생길(人生-), 인생사, 인생여로, 인생행로, 인생행보, 인생기록, 인생회고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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