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의 책 쏜살 문고
토베 얀손 지음, 안미란 옮김 / 민음사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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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 책넋 2024.1.21.

읽었습니다 302



  배우려는 사람이 아름답습니다. 배우려는 마음이라서 언제나 어린이 숨빛으로 둘레를 품고 어른스런 눈빛으로 하루를 풀어내어요. 배우지 않으려는 사람이 스스로 갇힙니다. 안 배우려는 마음이라서 고이고 마니, 나이가 적건 많건 낡은틀에 사로잡혀요. 놀이하고 노닥질은 달라요. 놀이를 하는 어린이는 어른으로 자라고, 노닥거리는 짓이라면 늘 쳇바퀴입니다. 《소피아의 섬》은 나중에 《여름의 책》으로 이름을 바꾸어서 다시 나옵니다. 어릴 적에 섬에서 보낸 여름날을 되새기는 줄거리는 온통 놀이라 할 만합니다. 놀기에 느긋하고, 놀면서 생각하고, 놀다가 배웁니다. 놀던 마음이 자라 일솜씨로 뻗고, 놀던 손빛을 가꾸어 살림꾼으로 섭니다. 오늘 우리는 “어릴 적부터 서른 살에 이르도록 얼마나 신나게 놀던 마음과 몸”인 사람인지 돌아볼 노릇입니다. 놀던 어린날이 없다면 마흔 살에라도 놀 노릇입니다. 노닥질 아닌 놀이를 하면서, 사람다운 첫마음을 되찾는다면, 누구나 아름다워요.


ㅅㄴㄹ


#ToveJansson #Sommarboken 1972년

《소피아의 섬》(토베 얀손/이옥용 옮김, 소년한길, 2005.9.15.)

《여름의 책》(토베 얀손/안미란 옮김, 민음사, 2019.11.1.)


피곤함이 몰려왔다

→ 고단했다

→ 지쳤다

16쪽


남서풍이 불어오면, 어제와 오늘이 너는 너, 나는 나 이런 식으로 서로 몰라라 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 마하늬바람이 불어오면, 어제와 오늘이 너는 너, 나는 나 이렇게 서로 몰라라 하는구나 싶다

59쪽


할머니에게로 가서 말했다

→ 할머니한테 가서 말했다

90쪽


바다는 특이하고 진기한 사건들이 일어나기 딱 좋은 곳이었다

→ 바다는 남다르고 드문 일이 일어나기 딱 좋은 곳이다

→ 바다는 새롭고 놀라운 일이 일어나기 딱 좋다

155쪽


두꺼운 마분지 상자 안에 들어가 앉아 아버지 가운을 살펴보며

→ 두꺼운 짚종이 꾸러미에 들어가 앉아 아버지 긴옷을 살펴보며

214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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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마귀 - 애니멀 시리즈
보리아 색스 지음, 이한중 옮김 / 가람기획 / 200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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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 책넋 2024.1.13.

읽었습니다 298



  겨레마다 새를 바라보는 눈이 다릅니다. 미국사람이 쓴 《까마귀》를 읽으며 “한겨레가 예부터 바라본” 까마귀하고 참 다르구나 싶더군요. 글쓴이는 “영어로 나온 글”을 살펴서 이 꾸러미를 엮었을 테지요. 우리나라에서 까마귀 이야기를 누가 쓴다면, 한글로 나온 이야기에, 일본책이나 중국책을 비롯해서, 영어로 나온 이야기를 다 살필 수 있을 테고요. 어느 모로는, 미국·하늬녘에서는 푸른별을 모두 헤아리지는 못 하는 채 이야기를 씁니다. 우리가 더 잘 쓸 수 있지는 않겠으나, “더 많은 나라에서 나온 글”을 살피지 않더라도, 까마귀 곁에서 까마귀 마음을 느끼고 읽는다면 줄거리나 얼거리가 확 달랐겠지요. 우리나라나 일본·중국 같은 나라 시골자락에서 무리를 짓거나 혼자 살거나 둘이 짝지은 까마귀를 오래도록 지켜볼 적에도 참으로 다르고요. “예전에 하늬녘에서 남긴 글”을 너무 많이 따와서 심심합니다. 까마귀하고 마음을 나누고서 쓰면 될 텐데요.


《까마귀》(보리아 색스/이한중 옮김, 가람기획, 2005.10.10.)


+


그런 이유로 까마귀가 한 마리만 있는 것을 보면 불길한 징조였다

→ 그래서 까마귀가 한 마리만 보이면 궂다고 여겼다

→ 그러니 까마귀가 한 마리만 있으면 나쁘다고 보았다

48


아이들은 분명 이 일에서 이익보다는 즐거움을 훨씬 많이 찾았을 것이다

→ 아이들은 아마 이 일이 좋기보다는 즐거웠으리라

156


우리 시대까지 전해온 까마귀의 이미지는 긍정적인 것이든 사악한 것이든 희한하게도 품위 없는 모습이다

→ 오늘날까지 이어온 까마귀 그림은 좋든 나쁘든 얄궂게도 멋없는 모습이다

→ 오늘날까지 달갑든 사납든 재밌게도 까마귀를 바보스럽게 여긴다

177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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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으로 보는 어린이 종교 사전
제니퍼 글로솝 지음, 존 만사 그림, 강창훈 옮김 / 책과함께어린이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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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 책넋 2024.1.13.

읽었습니다 297



  한자말 ‘종교(宗敎)’는 우리말로 ‘믿음’입니다. “따라가도록 미는 길”이 ‘믿음·종교’예요. 온누리 여러 믿음길은 어린이가 아닌 어른이 세웁니다. 또한 믿음길은 수수한 사람들이 아니라, 나라를 이끄는 쪽에서 올렸어요. 믿음길을 세우고 올리는 무리는 “우리 쪽”이 아닐 적에는 매몰차게 내치거나 짓밟았습니다. 어제도 오늘도 비슷합니다. 그렇다면 이제는 곰곰이 짚을 일이에요. 사랑도 어깨동무도 아닌 “우리 쪽이냐 아니냐”로 갈라서 끝없이 싸움을 부추기는 ‘믿음·종교’라면 푸른별에서 솎아낼 노릇 아닐까요? 《그림으로 보는 어린이 종교 사전》은 여러 나라 여러 믿음길을 밝힙니다. 무엇을 가르치고 어떻게 펼치는지 들려줍니다. 줄거리는 알찬데, “왜 믿음길을 굳이 세우나?”라는 대목은 슬쩍 지나칩니다. 생각해 봐요. 어떤 어린이도 믿음길을 ‘밀’지 않습니다. 어린이는 ‘나라(정부)’를 안 세웁니다. 어린이는 어깨동무하는 노래로 이 별을 사랑합니다.


《그림으로 보는 어린이 종교 사전》(제니퍼 글로솝 글·존 만사 그림/강창훈 옮김, 책과함께어린이, 2021.6.14.)


ㅅㄴㄹ


인간은 호기심 많은 존재야

→ 사람은 생각이 많아

→ 사람은 늘 찾아나서

→ 사람은 여러모로 궁금해

6쪽


자연 현상을 설명하려고 이야기를 지어냈어. 이를 신화라고 하지

→ 숲노래를 풀이하려고 이야기를 지어냈어. 이를 믿음이라고 하지

→ 숲빛을 풀어내려고 이야기를 지어냈어. 이를 거룩얘기라고 하지

6쪽


우리 자신이 대우받고 싶어 하는 것과 같이 다른 사람을 대우해야 한다고

→ 우리를 돌보기를 바라듯 다른 사람을 돌봐야 한다고

→ 우리가 사랑받기를 바라듯 다른 사랑을 사랑해야 한다고

12쪽


네 개의 팔과 네 개의 얼굴로 백조나 연꽃 위에 앉아 있어

→ 네 팔과 네 얼굴로 고니나 못꽃에 앉아

→ 네 팔과 네 얼굴로 고니나 방긋꽃에 앉아

26쪽


이러한 성지에는 특정 도시, 사원, 산이 있어

→ 이러한 거룩터에는 마을, 절, 메가 있어

39쪽


나무 아래 앉아 명상을 했어

→ 나무 밑에 앉아 마음을 봤어

→ 나무 곁에 앉아 마음을 닦아

50쪽


태어난 지 8일째 되는 날 할례를 받아

→ 샅가름

104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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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 책넋 2024.1.11.

읽었습니다 295



  이웃나라에서 살아가는 ‘일본한겨레 유미리’라는 사람을 처음 만난 뒤로 ‘오에 겐자부로’ 책은 모조리 치웠다. 오에 씨가 한 짓은 “새롭게 글담을 세워서 이웃(재일조선인)·순이(여성작가)·젊은이(신진작가)를 뭉개는 굴레”였기 때문이다. 벌써 스무 해나 지나간 일이지만, 오에 씨가 어떻게 그때 그랬을까 하고 갸우뚱하는 사람이 있고, 이이 글결을 되읽으면 이이는 이럴 수밖에 없는 ‘문단권력자’ 가운데 하나일 뿐인 줄 알아볼 수도 있다. 오늘날 이 나라 푸름이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아주 쉽다. “스스로 숲이면 된다”고 하겠다. ‘세계시민’이 아닌 ‘숲사람’이면 된다. 서울사람도 부산사람도 도시사람도, 또 시민도 민중도 백성도 국민도 인민도 아닌, 오롯이 ‘푸른사람’이면서 ‘숲사람’이면 된다. 손수 밥옷집을 짓는 살림길을 익히고, 더 어린 사람하고 마음을 나눌 쉬운말을 살피고 가려서 쓰는 어진넋을 가꾸면 된다. 《INDIGO+ing vol.81》에 오에 씨 이름이 자꾸 나와서 덮어버렸다. 아니, 치워버렸다.


《INDIGO+ing vol.81》(편집부 엮음, 인디고서원, 2023.12.8.)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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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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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우는 식물 - 속이고 이용하고 동맹을 통해 생존하는 식물들의 놀라운 투쟁기 이나가키 히데히로 생존 전략 3부작 1
이나가키 히데히로 지음, 김선숙 옮김 / 더숲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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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 책넋 2024.1.11.

읽었습니다 293



  보는 눈이란, 보는 마음이고, 보는 대로 맞아들여서 나아가는 하루이다. 쳇바퀴처럼 맴도는 끝없는 쇳덩이를 볼 수 있고, 하늘을 가르며 노래하는 새를 볼 수 있다. 좋아하는 것을 보기에 나쁘지 않다. 좋아하는 것만 보느라 ‘좁은 눈’으로 기울고 만다. 그렇다고 나쁜 것을 구태여 봐야 하지는 않다. 우리는 좋은 것도 나쁜 것도 볼 까닭이 없다. 숨결을 보고, 빛을 보고, 넋을 보고, 밤을 보고, 별을 보고, 씨앗을 보고, 숲을 보고, 사람을 보면서, 스스로 지을 사랑을 꿈으로 보면 넉넉하다. 《싸우는 식물》은 책이름도 참 길다. 글쓴이가 선보인 다른 책을 읽을 적에도 “이이는 왜 풀을 이렇게 미워하고 싫어할까?” 싶더라. 내려다보는 눈으로 풀꽃나무 이야기를 쓰는데, ‘식물학자’가 풀을 잘 알까? 아니면, 풀이 스스로 풀을 잘 알까? 스스로 숲에 깃들어 푸르게 살아가는 사람이 아니고서야 “풀을 안다”고 말할 수 없다고 본다. “싸우는 풀꽃”이 아닌 “어울리는 풀꽃”을 못 본다면 덧없다.


《싸우는 식물, 속이고 이용하고 동맹을 통해 생존하는 식물들의 놀라운 투쟁기》(이나가키 히데히로/김선숙 옮김, 더숲, 2018.10.30.)


#たたかう植物 #仁義なき生存戰略

#稻垣榮洋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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