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꽃

나는 말꽃이다 109 흔히



  흔히 쓰는 말이어도 낱말책에 안 오르기도 합니다. 사람들이 흔히 쓰기는 하되, 그리 우리말스럽지 않다면 말이지요. 자주 쓰는 말이라도 낱말책에 안 담기도 하지요. 사람들이 자주 쓰지만, 아무래도 손질하거나 손보면서 우리말빛을 살펴야 하다면 말이에요. 흔히 쓰는 말이기에 말밑이나 말결을 더 안 살피고 그냥그냥 쓰기도 합니다. 자주 쓰는 말이라서 말빛이나 말느낌을 더 안 헤아리고 가볍게 쓰기도 해요. 문득 돌아보면 어떨까요? 곁에 아름다이 흐르는 숨빛을 읽기에 크기를 떠나 언제나 즐거이 하루를 짓습니다. 흔히 쓰고 자주 쓸 만큼 손이며 입이며 눈이며 귀에 익은 말씨가 참으로 ‘우리말다운’가를 찾아보면 어떨까요? 아이를 돌보는 어버이라면 아이한테 물려주고 싶은 ‘빛나는 우리말’인가 아닌가 곰곰이 짚어 보기를 바라요. 어린이·푸름이라면 어버이한테서 이어받아 ‘새롭게 가꿀 만한 우리말’인가 아닌가 찬찬히 어림하기를 바라요. 아이를 낳지 않은 어른이라면 ‘이웃 아이’가 ‘어른인 나한테서 들을 즐거우며 아름답고 사랑스러운 우리말’인가 아닌가 낱낱이 다시 보면서 말매무새를 가다듬을 만합니다. 말장난은 재미없으나 말놀이는 재미있습니다. 반짝반짝 즐거울 놀이로 나아갈 말빛하고 글빛을 되새깁니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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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말빛/숲노래 우리말꽃 2022.10.25.

나는 말꽃이다 108 연속극



  낱말책을 엮는 일꾼은 ‘연속극’을 안 봅니다. ‘연속극이 나빠서 안 보지’는 않습니다. 우리나라이든 이웃나라이든 ‘연속극은 으레 막장에 빠지기 때문에 안 봅’니다. ‘막장 연속극’은 으레 ‘우리나라 창피한 민낯’을 보여준다고 여길 만하되, ‘창피한 민낯 바라보기’를 하다 보면 ‘창피한 민낯 생각하기’로 잇다가 ‘창피한 민낯 나무라기’로 뻗고, 이 ‘세 가지(바라보기·생각하기·나무라기) 되풀이’에 갇히더군요. 낱말책은 낱말풀이를 가두는 꾸러미가 아닙니다. 쓰임새하고 결을 넓히고 새로 태어나기도 하는 낱말을 언제나 새삼스레 바라보고 느끼고 헤아리면서 ‘사람들 누구나 스스로 말뜻·말결을 저마다 다르면서 새롭게 살리도록 북돋우는’ 꾸러미입니다. 그래서 낱말책을 엮는 일꾼은 ‘창피한 민낯’을 살펴서 알아차리되, ‘새롭게 지으며 사랑으로 꽃피울 살림길’을 마음에 품고 돌보고 펴는 길로 나아가려고 해요. 낱말책 일꾼은 ‘아름답고 사랑스러우며 즐거운 어린이책·그림책·만화책’을 곁에 둡니다. 어린이하고 어른이 어깨동무하면서 손수 새롭게 지을 살림꽃을 이야기로 여미는 책을 즐겨읽지요. ‘창피한 민낯’은 알아두기만 하고서 ‘새로운 사랑꽃’을 바라보고 생각하며 지으려고 합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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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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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꽃/숲노래 말빛 2022.10.19.

나는 말꽃이다 107 손빛 (+ 장정일 손글씨)



  지난날에는 쪽종이에 깨알같이 손글씨를 적으면서 낱말책을 여미었습니다. 오늘날에도 쪽종이를 곧잘 쓰지만 이제 거의 안 씁니다. 다들 셈틀로 낱말책을 여미지요. 셈틀을 쓰기 때문에 낱말을 살피거나 엮는 일이 한결 수월하고, 보기글을 훨씬 많이 모을 수 있습니다. 다만 아무리 셈틀이 이바지하더라도 ‘사람이 손으로 하나하나 가다듬고 추스르고 갈무리합’니다. 그리고 셈틀로 낱말책을 여미더라도 늘 글꾸러미를 챙겨요. 자리맡에서는 셈틀을 켜지만, 걸어다니거나 돌아다니다가 문득문득 떠오르는 생각이나 낱말은 곧장 손으로 붓을 쥐어 종이에 남기거든요. 낱말책을 여미려는 사람이라면 손글을 날마다 숱하게 씁니다. 늘 자리맡에 앉아서 일하지 않거든요. 왜냐하면, 말은 삶을 그리는 소리입니다. 삶을 모르거나 등진 채 말만 붙잡는다면 낱말책이 허술해요. 살림을 안 가꾸거나 안 지으면서 말만 다룬다면 낱말책이 후줄근합니다. 손수 바람결을 느끼고, 스스로 집안일을 하고, 맨손에 맨발로 풀꽃나무를 헤아리면서 흙이며 빗물이며 햇볕이며 별빛을 쓰다듬기에, 낱말 하나에 담는 모든 숲빛과 사랑과 꿈과 마음을 알아가면서 뜻풀이하고 보기글을 돌아봅니다. 손으로 빚으면서 손길이 빛날 적에 비로소 낱말책 하나가 태어납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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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말빛/숲노래 우리말

나는 말꽃이다 106 사랑



  마음이 끌리는 일은 ‘눈먼 좋아함’이 되기 일쑤입니다. 이와 달리, 사랑은 어디에도 끌리지 않고 눈이 멀지도 않습니다. 누구를 무척 좋아하는 사람들은 ‘바라기(팬클럽)’로 나아갑니다. ‘바라기(팬클럽)’는 ‘바라보고 바라는 마음’일 뿐, 이때에는 ‘사랑’이 아니에요. ‘좋아함·마음끌림’입니다. ‘바라기(팬클럽)’는 저희 마음이 끌린 누구만 좋아하느라 다른 쪽은 잘라내거나 끊으면서 다투거나 미운 마음이 불거지곤 하지요. 이 바라기랑 저 바라기가 다퉈요. 바라기인 터라 한쪽만 높거나 커야 한다고 여기거든요. ‘바라기·좋아함·마음끌림 = 울타리·끼리끼리 = 금긋기’예요. 딱 금을 그어서 이쪽이어야 좋다고 여겨, 저쪽이라면 싫거나 꺼립니다. ‘사랑 = 사랑’입니다. ‘사랑 = 아우름·어우름 = 온빛’이에요. 사랑은 금긋기를 안 합니다. 사랑은 서로 다르게 빛인 줄 알면서 새롭게 얼크러지는 숨결입니다. 이처럼 금긋기를 안 하는 길이 사랑인데 오늘날 사람들은 사랑을 잊고서 ‘좋아함’에만 파묻히느라 스스로 눈이 멀어 가는데, 스스로 ‘눈먼 좋아함’인 줄 모르면서 온누리를 쩍쩍 갈라치기를 하면서 싸웁니다. 사랑이 없으니까, 사랑을 스스로 배울 마음이 없으니까, 마음이 끌리는 대로 쉽게 휘둘리고 말아요.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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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말빛/숲노래 우리말 2022.9.25.

나는 말꽃이다 105 ‘참·거짓’하고 ‘진실·사실’



  낱말을 고르고 가려 올림말로 삼고서 뜻풀이를 붙이고 보기글을 살피고 달 적에는 늘 한 가지 마음입니다. ‘참말’은 올리고 ‘거짓말’은 안 올립니다. ‘참빛’을 품도록 북돋울 말을 곁에 두고 ‘거짓빛’으로 물들이려는 말은 손사래칩니다. 우리말 ‘참 = 차다 + 앎’이요, ‘거짓 = 겉 + 짓’인 얼개입니다. 비지도 모자라지도 않고, 기울지도 치우치지도 않고, 넉넉히 새롭게 솟고, 아름다이 나눌 줄 알며, 네 철을 고루 품는 숨결이기에 ‘참’입니다. 스스로 텅 비어서 아무것도 없거나 모자라다고 여기는 마음이기에, 마치 있는 척하려고 꾸미는 죽음길이기에 ‘거짓’입니다. ‘참 = 참다움·착함·고움·사랑’이라면 ‘거짓 = 겉·겉치레·허울·눈속임’입니다. 한자말로 보자면 ‘참 ← 진실’이요, ‘거짓 ← 사실’인 얼개예요. 속으로 아름다이 빛나며 어디로나 피어나는 사랑이기에 ‘참·진실’이라면, 속이 비었기에 꾸미는 눈가림이기에 ‘거짓·사실’이에요. 한자말 ‘사실 = 겉으로 보이는 그대로’입니다. 속이나 마음이나 씨앗(알맹이)이 아닌 겉모습이나 옷차림만 보려는 ‘거짓·사실’이에요. 낱말풀이하고 올림말하고 보기글은 늘 참빛으로 흐르는 아름말·사랑말일 노릇입니다. 뜬말·거짓말·속임말을 거르고요.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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