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말빛 / 숲노래 우리말

나는 말꽃이다 129 모르는 이웃



  모를 적에는 ‘모르다’라는 낱말을 쓰면 됩니다. 알 적에는 ‘알다’라는 낱말을 쓰면 되지요. ‘모르다 = 알지 못하다’요, ‘알다 = 모르지 않다’입니다. 우리는 우리말로 이야기하기에 서로 넉넉히 만나며 생각을 나눕니다. ‘무식(無識)·유식(有識)’이란 한자말을 어린이책에 쓰는 어른이 꽤 있습니다. “안 어려운 한자말”이라고 여겨 쓸는지 모르나 ‘무식 = 알지 못하다’요, ‘유식 = 알다’입니다. 누구나 쉽게 알도록 서로서로 이웃으로 여기는 ‘알다·모르다’라는 낱말을 쓸 적에 비로소 어깨동무(평화·평등)로 나아간다고 느낍니다. “많이 아는 어른 눈높이로 하는 말”이 아닌 “아직 모르는 어린이 마음으로 하는 말”일 적에 말빛을 가꾸고 말살림을 북돋운다고 느껴요. “낱말을 더 많이 써야” 말빛을 가꾸거나 말살림을 북돋우지 않습니다. “낱말을 더 적게 쓰기” 때문에 말빛을 못 가꾸거나 말살림을 못 북돋우지 않아요. “누구하고 이웃이 되어 어떤 마음을 어떻게 사랑으로 나누려 하느냐”를 바탕으로 헤아리기에, 낱말을 적게 쓰든 많이 쓰든 늘 말빛을 가꾸고 말살림을 북돋웁니다. ‘무늬만 한글’이 아닌 ‘속빛으로 우리말’을 쓰기에 어른스럽습니다. 새말을 가르치지 말고 새길을 보여주기에 어른입니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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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말넋 / 숲노래 우리말 2023.2.3.

나는 말꽃이다 128 생각



  우리말 ‘생각’을 억지로 한자 ‘生覺’에 꿰맞추려는 분이 있습니다. 꿰어맞춘다고 해서 잘못일 까닭은 없어요. 꿰어맞출 적에는 우리가 스스로 생각하는 마음이 옅거나 스러지는데, 이러다 그만 생각하는 빛줄기를 잊다가 잃더군요. 우리말 ‘생각’은 ‘생생하다·싱싱하다’하고 ‘새롭게·새로·새·새삼·새록새록’에다가 ‘생기다’ 같은 낱말하고 밑줄기가 나란하고, ‘가다·갈다’나 ‘가꾸다·가리다·감다’ 같은 낱말하고도 밑뿌리를 잇습니다. 마음에서 피어나는 빛살이라 할 생각은 언제나 새롭습니다. 새롭게 깨어나는 빛이기에 생각입니다. 모든 생각은 새롭게 일어나는 빛줄기이자 말빛이에요. 말결·말뜻·말밑을 알고 보면, ‘생각 = 새롭게 나아가려고 짓는 길을 말로 마음에 심어서 깨어나는 빛’일 테니 “새로운 생각”이라고 하면 겹말이에요. “생각하는 사람”하고 “생각 않는 사람”으로 가를 뿐입니다. “생각하는 사람 = 스스로 삶을 새롭게 가꾸려 하면서 스스로 살림을 짓는 길로 나아가는 사람”입니다. “생각 않는 사람”은 거꾸로일 테고요. 이 삶터에서 모든 배움길은 “생각을 빛내는 마음”에서 태어납니다. 스스로 생각하기에 말 한 마디를 짓고 엮어서 나눕니다. 스스로 생각하기에 말을 익히고 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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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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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말넋 / 숲노래 우리말꽃 2023.1.30.

나는 말꽃이다 127 한자 ㄴ



  이웃글인 한자를 잘 알거나 익히고 싶다면 우리말부터 잘 알고 익힐 노릇입니다. 영어나 프랑스말이나 일본말이나 독일말 같은 여러 이웃말을 잘 알거나 익히고 싶다면 우리말을 찬찬히 짚고 생각하고 가다듬고 늘 새롭게 배울 노릇이에요. 우리말 ‘기쁨’은 혼자 누릴 수 없고, 우리말 ‘즐거움’은 같이 나눌 수 있되 모름지기 스스로 피어나는 기운을 가리켜요. 한자 “기쁠 열(悅)”하고 “즐거울 락(樂)”이 있는데, 기쁨은 둘레에서 느끼도록 환하게 피어나는 기운이고, 즐거움은 스스로 노래로 피어나는 기운을 가리킵니다. 먼저 우리말 ‘기쁨·즐거움’을 제대로 안다면, ‘悅’을 붙이는 ‘열애’를 제대로 헤아릴 테고, ‘樂’을 붙이는 ‘음악’을 올바로 읽을 테지요. 기쁘게 사랑하기에 둘레에도 환하게 기운을 퍼뜨리는 ‘기쁜사랑(열애)’입니다. 스스로 가락을 일으키고 즐거우니 저절로 터져나오는 노래(음악)입니다. 다만, 우리말 ‘사랑’은 스스로 즐거워 둘레에 기쁨씨를 퍼뜨리는 숨결을 담기에 그저 ‘사랑’ 한 마디이면 넉넉합니다. 우리말 ‘노래’는 저절로 ‘놀이’로 뻗으면서 ‘노느는(나누는)’ 마음빛이 환한 숨결을 담기에 ‘음악·뮤직’을 써야만 멋지다고 여기는 분이 있다면 그야말로 말넋삶을 모르는 셈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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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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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말넋 / 숲노래 우리말꽃 2023.1.30.

나는 말꽃이다 126 한자 ㄱ



  ‘한자(漢字)’는 ‘중국글’입니다. ‘한글’은 ‘한겨레글’입니다. 중국글로 지은 낱말이라면 중국말입니다. 한겨레글로 지은 말이라면 한말(한겨레말)입니다. 우리는 우리 나름대로 생각을 기울여서 새말을 짓습니다. 때로는 이웃나라 말씨를 받아들입니다. 바깥말을 우리말로 삼아요. 이모저모 쓰는 한자말은 바깥말이되 ‘받아들인 말’입니다. 이웃이며 둘레를 바라보는 눈을 넓히면서 가꾸려는 뜻으로 굳이 바깥말을 받아들인다고 할 만합니다. 이 바깥말을 한동안 쓰다가 “아, 이제는 우리 나름대로 생각을 펴서 새말을 지어 볼까?” 하고 마음을 기울이지요. 우리가 아직 손수 짓지 않는 살림을 가리키는 이름(말)이라면 아직 우리말이 없어요. 이때에는 기꺼이 바깥말을 받아들여요. 이러다가 우리 삶에 차곡차곡 녹아든 뒤부터는 “우리 삶을 바탕으로 우리말을 새롭게 짓”습니다. 모든 말은 삶을 비춥니다. 이웃나라에서 쓰는 말(바깥말)은 이웃사람이 짓는 살림을 비춥니다. 한자는 안 나쁩니다. 그저 한자는 중국사람 중국살림을 담은 글이요, 한자말은 중국살림을 비출 뿐이에요. 숱한 일본 한자말은 일본살림을 비추지요. 그래서 우리 살림을 손수 짓고 가꾸려는 뜻으로 우리말을 새로 엮거나 짓지요. 우리 눈을 환히 틔우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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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말꽃 / 숲노래 우리말

나는 말꽃이다 125 눈길



  오늘날은 ‘케케묵다’로 쓰지만 오래도록 ‘켸켸묵다’ 꼴이었어요. 낱말은 돌멩이처럼 꼴을 바꿉니다. 냇물이며 바닷물이 돌멩이를 몽글몽글 가다듬어 주듯, 숱한 사람들 손길하고 입을 거치면서 거듭나요. ‘켸켸묵다’에서 ‘켸’는 ‘켜’이고, 낟알을 감싼 ‘겨’랑 맞물리며, ‘겉’으로 이으며, ‘거죽·가죽’에 ‘살갗’으로도 잇습니다. ‘켜·겨’는 ‘겹’이나 ‘거듭’하고도 잇기에, 이 모든 낱말을 한묶음으로 놓고서 바라보아야 비로소 뜻풀이를 슬기로이 합니다. 모든 뜻풀이는 낱말 하나씩 하되, 모둠으로 살피면서 다 다르고 비슷한 결을 가르는 셈입니다. 하나를 보기에 하나를 알기도 하지만, 하나만 보다가 정작 이 하나조차 놓치거나 잃기 일쑤입니다. 낱말을 다루고 낱말책을 엮자면 모둠살림을 보아야 하니 이른바 ‘정치·사회·경제·문화·종교·교육·체육’에 ‘왼쪽·가운데·오른쪽’도 샅샅이 보아야 해요. 쓰는 자리에 따라 결이 바뀌는 말일 뿐, 누구나 모든 낱말을 마음껏 쓰거든요. 우리 삶에서 대수로운 곳은 우두머리(대통령)가 아닌 우리 아이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두머리는 살피되 그이 이름은 몰라도 되고, 언제나 우리 곁에 있는 아이들을 가만히 보며 사랑하는 길을 가듯 낱말을 차곡차곡 여밉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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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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