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노래 119. 내가 단추 누를게


  버스를 타면 언제나 놀이가 됩니다. 아니, 버스를 타지 않고 택시를 타도 놀이가 되고, 기차를 타도 놀이가 돼요. 걸어서 다녀도 놀이가 되고, 자전거를 타도 놀이가 되지요. 우리는 언제 어디에서나 모든 몸짓을 놀이처럼 즐길 수 있어요. 마을에서 읍내로 갈 적하고 읍내에서 마을로 올 적에 단추를 한 번씩 누를 수 있습니다. 두 아이는 서로 한 번씩 단추를 누르기로 합니다. 큰아이가 읍내로 나가는 길에 누르면, 돌아오는 길에는 작은아이가 눌러요. 작은아이가 읍내로 나가는 길에 누르면, 돌아오는 길에는 큰아이가 누르지요. 단추를 언제 누를까 하고 재면서 빙글빙글 웃어요. 2016.3.13.해.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사진말/사진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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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노래 118. 공놀이는 웃음잔치



  모든 놀이는 언제나 웃음잔치. 모든 이야기는 늘 노래잔치. 모든 손길은 노상 사랑잔치. 모든 꿈은 한결같이 살림잔치. 놀이는 그냥 놀이라고만 여길 수 있고, 이야기도 그저 이야기라고만 여길 수 있습니다. 여느 손길이든 고운 손길이든 마냥 손길일 뿐이라고 여길 수 있어요. 그러나 마음에 담는 자그마한 꿈 하나도 스스로 일구는 기쁜 살림잔치라고 여기도록 생각을 바꾸어 본다면, 살짝 즐기는 공놀이에서 피어나는 웃음으로 놀이잔치를 누리면서 사진 한 장 재미나면서 알뜰히 길어올릴 수 있으리라 느낍니다. 2016.3.6.해.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사진넋/사진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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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노래 117. 흔한 사진


  남달라 보이는 모습을 찾아서 사진을 찍으려고 하는 분이 있기도 합니다만, 남다른 모습을 담은 사진은 정작 아름답거나 기쁘거나 사랑스러운 이야기를 들려주지 못하는구나 하고 느낍니다. 왜 그러한가 하면, 남다른 모습을 찾다 보니 ‘남다른 모습’은 찍지만 ‘사진에 실을 이야기’는 놓치기 때문입니다. 늘 마주하는 흔한 모습을 찍기 때문에 ‘흔한 사진’이지 않습니다. 사진찍기는 눈으로 보이는 겉모습만 아로새기는 기계질이 아니라, ‘어떤 모습을 아로새기’든 이 사진 한 장에 이야기를 담으려는 눈길이요 손길이에요. 그래서 ‘남다른 모습을 찍은 사진’이 외려 ‘흔한 사진’이 되고, 이 ‘흔한 사진’에는 ‘이야기를 읽거나 나누는 재미나 즐거움’이 좀처럼 깃들지 못하는구나 싶습니다. 2016.2.28.해.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사진말/사진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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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노래 116. 감빛글


  고흥에서 늦가을부터 한겨울까지 신나게 먹는 감알을 둘레에 선물하자고 생각하면서 몇 꾸러미를 여러 곳에 보냅니다(2015.12.7.). 음성 할머니 할아버지 집으로 한 상자, 일산 할머니 할아버지 집으로 한 상자, 일산 이모 이모부 집으로 한 상자씩 부칩니다. 아버지가 감 상자를 싸는 동안 큰아이는 바지런히 글월을 써요. 감알이 다치지 않도록 여미면서 상자를 꾸린 뒤에 글월을 감알 맨 위에 올립니다. 감빛으로 맑은 글을 감알하고 함께 띄웁니다. 감내음으로 달콤한 글을 감 상자에 실어서 보냅니다. 머잖아 작은아이도 누나하고 함께 글월을 쓰고 그림을 그려서 나란히 띄울 수 있겠지요. 2016.2.22.달.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사진말/사진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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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노래 115. 함께 노는 두 사람


  함께 노는 두 사람 그림을 그림순이가 그립니다. 그림순이는 제 키가 옆에 서서 함께 걷고 함께 노는 사람보다 작은 모습으로 그립니다. 그런데 하늘을 뿅뿅 날면서 같은 키가 됩니다. 그림순이는 놀이순이가 되면서 앞장서서 나아가고, 함께 노는 사람은 그림순이하고 나란히 가면서 삶을 노래하는 웃음을 짓습니다. 나는 어릴 적에 우리 어머니나 아버지나 형을 ‘내 그림’에 넣은 일이 거의 없거나 아예 없다시피 합니다. 한집에서 함께 사는 살붙이를 사랑으로 마주하지 못한 셈입니다. 모두 사랑으로, 늘 사랑으로, 한결같이 사랑으로 짓는 살림을 고마이 배웁니다. 2016.2.20.흙.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사진말/사진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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