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노래 158. 나무 그늘


  나무 그늘이란 얼마나 좋은가요. ‘좋다’는 말로는 모자라서, 나무 그늘이란 얼마나 사랑스러운가요, 하면서 ‘사랑’이라고 해야 어울리지 싶어요. 여름에는 시원하게 춤추고, 겨울에는 포근하게 감싸며, 온갖 먼지를 막아 주는데다가, 빗물을 알뜰히 건사하기도 하지요. 새를 불러서 노래잔치를 베풀고, 벌나비도 불러서 눈부신 춤사위를 베풀어요. 꽃도 잎도 열매도 모두 아름다울 뿐 아니라, 때때로 땔감하고 나뭇감까지 베푸는 나무입니다. 이런 나무를 곁에 두고 그늘을 누릴 수 있기에 우리 삶자리는 즐거운 보금자리로 거듭나지 싶어요. 2016.12.6.불.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사진넋/사진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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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노래 157. 꽃 피는 마당


  꽃 피는 마당은 바로 우리 집 마당. 꽃 피는 마을은 언제나 우리 마을. 꽃 피는 나라는 한결같이 사랑스러운 우리 님 나라. 꽃 피는 별은 온누리 어디에서도 환하게 알아보면서 따사로이 품어 주는 보금자리. 꽃내음을 먹으면서 자라고, 꽃씨를 아끼면서 살림합니다. 꽃노래를 부르면서 놀고, 꽃나무를 보살피면서 날마다 새롭게 배웁니다. 해마다 철을 따라 피고 지는 수많은 꽃을 곁에 두면서, 이 꽃이 들려주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우리 나름대로 새로운 꿈을 지펴서 꽃마당에서 한껏 신나게 뛰놉니다. 사진은 언제 찍느냐 하면, 꽃내음을 실컷 맡고서 찍어요. 2016.11.29.불.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사진넋/사진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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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노래 156. 씨앗



  모든 씨앗은 우리 손으로 심어요. 우리가 먹을 밥을 헤아리면서 우리 손으로 심지요. 우리가 지을 살림을 생각하면서 우리 손으로 심고요. 우리가 나눌 사랑을 그리면서 우리 손으로 심는데, 우리가 꿈꾸는 노래를 부르면서 우리 손으로 심기도 해요. 우리 보금자리에 피어날 이야기를 떠올리면서 우리 손으로 심는 씨앗이에요. 우리 집에서 우리 마을로, 우리 마을에서 우리 별로, 우리 별에서 우리 누리로 차츰 퍼지는 씨앗 한 톨은 언제나 아주 조그마한 숨결입니다. 작은 숨결이 숲이 되고, 작은 숲이 별이 되며, 작은 별이 온누리가 되어요. 사진 한 장은 작은 씨앗 한 톨입니다. 2016.11.27.해.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사진넋/사진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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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노래 155. 큰돌


  커다란 돌이 박히니 밭을 일구기 어렵습니다. 커다란 돌이 있으니 밭일을 하다가 앉아서 쉴 만합니다. 커다란 돌을 캐내자니 등허리가 힘듭니다. 커다란 돌을 걸상으로 삼으니 여기 앉아서 느긋하게 바람을 쐴 수 있습니다. 커다란 돌은 웬만해서는 꿈쩍을 안 하지만, 커다란 돌은 비바람에 아랑곳하지 않아요. 커다란 돌을 나르기란 힘겹지만, 커다란 돌은 밑바닥을 든든하게 받쳐 줍니다. 내가 호미 한 자루로 커다란 돌을 캐내면, 이 돌은 아이들한테 놀잇감이 됩니다. 이 돌에 서거나 앉아서 해바라기를 하고, 이 돌에 선 뒤 폴짝 뛰어내립니다. 2016.11.27.해.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사진넋/사진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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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노래 154. 꽃빛



  눈여겨보기에 꽃빛을 알아차립니다. 어느 꽃은 눈길을 확 사로잡는 눈부신 빨강이나 파랑이나 노랑입니다. 어느 꽃은 잎빛하고 꼭 닮은 풀빛입니다. 어느 꽃은 숱한 잎물결 사이에서 눈에 좀처럼 드러나지 않는 아주 여리고 옅은 노랑이기도 합니다. 사월이 저물 즈음 초피나무에 아주 조그마하게 맺는 초피꽃을 꽃빛으로 느끼자면 눈을 크게 뜨고 코를 벌름거리며 나무 곁에 다가서야 합니다. 먼발치에서는 빛깔도 냄새도 느끼기 어렵기에 코앞에 서서 눈도 코도 볼도 초피꽃한테 갖다 대어야 해요. 저마다 다른 꽃빛이면서 다 다르게 사랑스러운 꽃빛이에요. 2016.10.23.해.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사진노래/사진말/사진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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