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노래 15. 우리 몸짓은 춤이 되어


  신나게 잘 노는 아이들을 바라보면서 생각합니다. 이 아이들 몸짓은 언제나 춤입니다. 소꿉놀이를 하든, 마당을 달리든, 숟가락을 쥐든, 장난감을 잡든, 이를 닦든, 참말 언제나 춤이 되는 몸짓입니다. 춤은 스스로 즐겁다고 느끼는 삶일 때에 샘솟습니다. 빼어난 춤꾼한테서 배우는 춤이 아닙니다. 스스로 즐겁게 웃고 노래하는 사람이 스스로 손짓이랑 발짓을 하면서 저절로 누리는 춤입니다. 아이들은 책이나 영화나 학교에서 ‘놀이를 배우지’ 않아요. 스스로 즐겁게 온갖 새 놀이를 짓습니다. 사진을 찍는 사람은 삶을 즐겁게 사랑하면서 기쁘게 한 장씩 찍습니다. 4348.7.7.불.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사진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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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15-07-07 04:13   좋아요 0 | URL
그림책 한장면 같은

숲노래 2015-07-07 08:40   좋아요 0 | URL
아이들은 언제나 그림이 되어 줍니다

책읽는나무 2015-07-07 07:08   좋아요 0 | URL
계속 노는 아이들의 사진을 보면서 절로 기분좋았어요~~어릴적 나도 저러고 놀았겠지?들판을 뛰고 마당을 뛰고~~^^

아이들의 뒤태나 볼이 발갛게 뛰노는 몸짓들이 이쁩니다^^
(아이들 뛰면서 노는 모습 사진찍기 쉽지 않은데 말이죠~찍는 아빠의 모습도 상상이 되어 웃음 납니다)

숲노래 2015-07-07 08:41   좋아요 0 | URL
하루 내내 뛰어노니
수많은 놀이 가운데
한 대목씩...
힘 닿는 대로 사진으로 남겨요.
어쩌면, 저는 사진 찍으면서 아이들하고 노는 셈입니다~

하늘바람 2015-07-07 08:46   좋아요 0 | URL

참 이쁘고 곱고 그래서 아깝습니다

숲노래 2015-07-07 09:52   좋아요 0 | URL
오늘이 지나면 또 새로운 모습으로 곱게 노니, 언제나 새롭게 마주하면서 노래가 흘러요
 

사진노래 14. 마을이라는 삶터



  바닷마을은 바닷바람이 세기에 집을 다닥다닥 붙여서 짓는다고 합니다. 이러면서 돌울타리를 높게 쌓는다고 해요. 그런데, 집이랑 돌울타리만 있으면 바닷바람이나 큰 물살이나 드센 빗줄기를 견디기 어려워요. 바닷가를 따라 ‘바람막이 나무’를 여러 겹으로 가꾼다고 하듯이, 마을도 숲정이로 감싸고, 집마다 나무가 우람하게 자라도록 돌볼 때에, 비로소 비바람을 그으면서 집이랑 마을을 알뜰히 건사할 만하리라 느낍니다. 나무가 있기에 열매를 얻고, 집을 지을 수 있으며, 삶터를 돌봅니다. 나무가 없이는, 그러니까 숲이 없이는 문화도 역사도 사진도 없습니다. 4348.7.4.흙.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사진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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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노래 13. 땀흘리면서 논다



  땀흘리면서 노는 아이가 참으로 싱그럽다고 생각합니다. 땀흘리면서 일하는 어른은 더없이 사랑스럽다고 생각합니다. 씩씩하게 뛰노는 아이가 참말로 대견하다고 생각합니다. 기운차게 일하는 어른이 그지없이 아름답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땀흘리면서 살고, 노래하면서 살아요. 서로서로 웃으면서 살고, 이야기하면서 살지요. 즐겁게 이루는 하루이고, 기쁘게 누리는 하루입니다. 즐거운 하루이니 사진을 찍고, 기쁜 하루이기에 사진을 새삼스레 찍어요. 내 즐거움을 사진 한 장으로 싣고, 함께 짓는 기쁜 삶을 사진 두 장으로 엮습니다. 4348.7.4.흙.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사진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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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노래 12. 살짝 바지런하면



  겨울에서 봄으로 들어설 적에는 갓풀이랑 유채풀을 썰어서 씁니다. 봄에는 쑥을 썰어서 쓰고, 여름으로 접어들 무렵부터 고들빼기풀하고 모시풀을 썰어서 씁니다. 여름이 무르익을 무렵부터 까마중풀을 썰어서 쓸 만한데, 이런 들풀은 풀벌레가 몹시 좋아하는 풀이기도 합니다. 보드라우면서 맛날 때에 뜯지 않으면 어느새 벌레밥으로 모조리 사라지기 일쑤입니다. 그러니, 풀벌레도 사람도 저마다 바지런히 살펴야 풀밥을 먹습니다. 갓 돋아 아직 풀벌레가 건드리지 못한 잎사귀를 한 줌 뜯어서 멸치볶음에 섞습니다. 살짝 바지런하면 밥맛도 삶맛도 새롭습니다. 4348.7.3.쇠.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사진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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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노래 11. 살그마니 손짓



  만화책을 넘기는 손이 고요합니다. 칸마다 흐르는 이야기에 푹 사로잡힙니다. 아주 작은 몸짓조차 없이 바람조차 잠드는데, 문득 한손이 움직이면서 새로운 이야기가 흐르도록 천천히 한 쪽을 넘깁니다. 한손은 책을 쥐고, 다른 한손은 살그마니 움직입니다. 새로운 쪽을 넘길 적에만 바람이 다시 불고, 새로운 쪽으로 넘어가고 나면 손짓도 사그라들고 바람도 숨을 죽입니다. 두 눈으로 바라보는 이야기는 마음으로 스며들고, 이동안 둘레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하나도 못 알아채거나 안 느낍니다. 책순이를 지켜보다가 내 어릴 적 모습을 돌아봅니다. 4348.7.2.나무.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사진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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