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랑 놀자 251] 말씨



  누구나 처음부터 솜씨가 좋지는 않아요. 차근차근 해 보면서 꾸준히 익히기에 솜씨가 생겨요. 누구나 처음부터 말씨가 곱지는 않아요. 말을 하나하나 듣고 배우는 동안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려 하면서 어느새 고운 말씨로 거듭나요.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다는 말이 있는데요, 우리 입에서 나와서 다른 곳으로 가는 말이 곱지 않고서야 우리한테 돌아올 말이 곱기 어렵다고 합니다. 남이 나한테 고운 말을 들려주기를 바라기 앞서 나부터 즐겁게 고이 말할 줄 알아야 한다지요. 우리 마음씨는 어떠할까요? 마음을 곱게 쓰나요, 밉게 쓰나요? 내 마음씨는 어떤 결일까요? 서로서로 아끼는 마음씨가 되기를 바라면서 서로서로 깊이 헤아리는 생각씨가 되면 좋겠지요. ‘-씨’를 붙여서 어떠한 몸짓이나 모습인가를 이야기해요. 이를테면 바람이 어떤 결인가 하고 살피면서 ‘바람씨’를 말해요. 몸을 어떻게 가꾸었나 하고 살펴보면서 ‘몸씨(몸맵시)’를 말해요. 글을 읽을 적에는 ‘글씨’를 살피고, 걷는 몸짓을 놓고 ‘걸음씨(발씨)’를 말한답니다. 그런데 ‘씨’는 씨앗을 가리키기도 해서 “말이 씨가 된다”고도 하지요. 우리가 말하는 대로 된다는 뜻이에요. 아무 말이나 함부로 하지 말라는 뜻으로, 우리가 기쁘게 이루고 싶은 꿈을 말로 곱게 하자는 뜻이기도 합니다. 2017.4.12.물.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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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랑 놀자 250] 씨줄, 날줄



  위에서 아래로 긋는 세로이고,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긋는 가로예요. 세로는 아래에서 위로 그을 수 있고, 가로는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그을 수 있어요. 가로랑 세로를 겹치면 그물꼴이 되어요. 바둑판 무늬라고도 할 만하지요. 우리는 지구를 크게 헤아리면서 금을 그어 보기도 해요. 땅바닥에 긋는 금은 아니고, 지구 생김새를 종이에 옮긴 그림에 금을 그어 본답니다. 이때 세로로 긋는 금은 ‘날줄(날금)’이라고 해요. 가로로 긋는 금은 ‘씨줄(씨금)’이라 하지요. “씨줄 날줄”은 “가로 세로”처럼 그물눈이나 바둑판 무늬를 이루어요. 오늘날에는 옷을 손수 지어서 입는 사람이 드문데, 지난날에는 누구나 손수 천을 짜고는 이 천을 다시 손수 기워서 옷을 얻었지요. 베틀에 실을 얹어서 천을 짠다든지 그물을 엮을 적에 씨실을 놓고 날실을 얹으면서 가로랑 세로가 촘촘히 맞물리도록 했어요. 그래서 베짜기를 솜씨 있게 하는 모습을 두고 ‘짜임새’를 이야기하지요. 말을 하거나 글을 쓸 적에 짜임새가 있도록 잘 살피라고 하잖아요? 실을 가로랑 세로로 찬찬히 엮듯이, 씨실하고 날실을 곰곰이 짜듯이, 베짜기를 오롯이 하듯이, 우리 생각도 짜임새가 있을 적에 튼튼하고 아름다워요. 2017.4.12.물.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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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랑 놀자 249] 보릿자루



  꾸어다 놓은 보릿자루처럼 아무 말이 없는 사람이 있어요. 마당이나 길이나 방바닥을 깔끔하게 하려고 빗자루를 손에 쥐고 쓸어요. 쓰레질을 하는 노릇을 톡톡히 하는 빗자루처럼 겉보기는 수수해도 똘똘하거나 당찬 사람이 있습니다. 생김새는 같은 ‘자루’이지만 쓰임새는 다른 자루예요. 하나는 천으로 짜서 물건을 담는 일을 하고, 다른 하나는 손잡이 노릇을 해요. 여기에 또 한 가지 자루가 있으니 ‘연필 자루’예요. 연필처럼 길쭉한 것을 ‘자루’라는 이름으로 나타내지요. 칼 한 자루, 호미 두 자루, 삽 석 자루, 도시 넉 자루처럼 써요. 보릿자루는 보리를 담은 자루이니, 쌀을 담으면 쌀자루예요. 밀을 담으면 밀자루요, 콩을 담으면 콩자루일 테지요. 돈을 담아 돈자루이고, 책을 담아 책자루랍니다. 무엇이든 담는 자루인 터라, 이야기가 솔솔 흘러나오는 ‘이야기자루’도 있고, 웃음이 터져나오는 ‘웃음자루’나, 노래가 술술 흐르는 ‘노래자루’도 있어요. 따사로운 마음을 ‘마음자루’에 담을 수 있을까요. 앞으로 즐겁게 이루고 싶은 꿈을 ‘꿈자루’에 차곡차곡 담아 봐요. 2017.4.12.물.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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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랑 놀자 248] 아귀



  ‘아귀’라고 하면 물고기를 좋아하는 동무는 바닷물고기를 떠올릴 수 있어요. ‘아귀’라는 말을 듣고서 곧장 손을 바라보는 동무가 있고요. 물건을 손아귀에 쥐어요. 손아귀로 쥐는 힘이 세면 ‘아귀힘’이 세다고 해요. 손으로 쥐거나 잡는 힘이 센 사람은 ‘아귀세다’고도 하는데, 이런 사람은 스스로 씩씩하게 설 줄 알기에 다른 사람한테 안 휘둘린다지요. 그야말로 다부지거나 야무진 사람이라면 매우 아귀세다는 뜻으로 ‘아귀차다’고 해요. 아귀세거나 아귀찬 사람은 손힘만 세지 않아요. 무엇보다 마음힘이 세지요. 마음을 슬기롭게 다스릴 줄 알고, 이웃을 아낄 줄 알 적에 비로소 아귀세거나 아귀찬 몸짓을 선보입니다. 이 아귀는 서로 잘 맞을 적에 아름답습니다. 물건을 쥐거나 잡는 손뿐 아니라 우리가 펼치려거나 들려주려는 말에서도 “아귀가 맞을” 적에 기쁘게 들을 만해요. 글을 쓸 적에 “아귀가 맞도록” 쓴다면, ‘글아귀’를 살뜰히 맞춘다면, 매우 훌륭해서 이 글을 읽는 모두한테 기쁨을 베풀 만하리라 생각해요. 2017.4.11.불.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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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랑 놀자 247] 배다리마을



  ‘마을’하고 ‘동네’라는 낱말이 있어요. 한국말사전을 살피면 마치 두 낱말이 다르구나 하고 여길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마을·동네’는 뜻이 같고 꼴만 달라요. ‘동네’라는 낱말에서 ‘동’은 ‘洞’이라는 한자를 쓰는데, 이는 ‘마을’을 뜻하지요. 먼먼 옛날에 사람들은 ‘마을’이라는 낱말만 썼어요. 이 낱말 하나로 마을살이를 가꾸었고, 마을살림을 이루었어요. 이러다가 한자가 이 땅에 스미면서 ‘동네’라는 낱말이 태어납니다. 한때 시골하고 도시를 갈라서, 시골에서는 ‘마을’이라 하고, 도시에서는 ‘동네’라 했지만, 요즈막에는 이 흐름이 사뭇 바뀌어요. 도시에서도 금곡동·신림동·서학동·중림동을 ‘금곡마을·신림마을·서학마을·중림마을’이라 할 수 있어요. 요새는 이처럼 ‘-마을’을 붙이는 이름이 널리 사랑받아요. 마을에서 마을이웃을 두고, 마을동무를 사귀며, 마을꽃을 아껴요. 마을놀이를 하고, 마을일을 나누며, 마을길을 손수 치우지요. 마을을 가꾸는 우리는 저마다 마을지기가 됩니다. 꽃으로 예쁜 꽃마을이 있고, 인천 배다리 같은 곳은 배다리마을이나 배다리책마을이 되어요. 부산 보수동 같은 데는 보수마을이나 보수책마을이 되지요. 2017.4.11.불.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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