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아이 27. 풀씨 날리기 (2012.4.20.)

 


  풀씨를 날린다. 풀씨 맺힌 풀줄기를 보면 톡톡 끊어 입안에 바람을 가득 모아 후후 불어서 풀씨를 날린다. 풀씨 날리는 모습을 바라보며 웃는다. 이내 다른 풀씨 맺힌 풀줄기를 찾아나서고, 새롭게 바람 가득 입안에 모아 후후 분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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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아이 26. 빈논에 서서 (2013.10.24.)

 


  빈논에 서는 아이는 빈논을 살살 건드리며 부는 바람을 쐰다. 가을들바람을 마신다. 가을들빛을 받는다. 가을들노래를 듣는다. 가을아이 되고 가을꿈 키운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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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아이 25. 고샅길 흙장난 (2013.10.29.)

 


  흙바닥을 시멘트로 덮은 고샅길이지만, 경운기 지나다니며 바퀴에서 흙이 떨어진다. 비가 한동안 안 오면 시멘트 고샅길이라 하더라도 흙이 제법 깔린다. 큰아이는 흙을 그러모아 바닥에 흙그림을 그린다. 이러더니 두꺼비집 짓듯이 흙을 톡톡 그러모은다. 작은아이는 흙바닥 되는 고샅에 장난감 자동차를 굴린다. 온몸이 흙투성이 되도록 논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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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1-02 10: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숲노래 2013-11-02 12:26   좋아요 0 | URL
이 만화책은 꽤 많은 분들한테 선물로 드렸어요.
아마 열 질쯤? ^^;;

만화책 안 보는 분들 많고
만화책은 얕거나 가볍거나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분들 많은데,
이렇게 착하며 맑은 이야기 그리는 만화작가도
틀림없이 있으나
제대로 알려지지도 않고
제대로 사랑받지도 못하지 싶어요.

저는 이분 만화책 한국말로 번역된 책은
모두 즐겁게 읽었어요~
 

시골아이 24. 평상 밟고 흙놀이

 


  대문 앞에서 퍼 온 흙을 평상 밟고 올라서서 플라스틱통에 뿌린다. 이러는 동안 평상은 흙투성이 되고 마당도 흙투성이 된다. 아이들은 이러거나 말거나 아랑곳하지 않는다. 흙투성이 평상에 털푸덕 앉는다. 한참 흙 만지고 놀던 손으로 아무렇지 않게 떡을 집어먹고 그림책을 펼쳐 읽는다. 날마다 방과 마루를 비질해도 흙이 굴러다닌다. 옷은 늘 흙투성이 옷이요, 힘껏 비벼 빨아야 흙내가 빠진다. 시골아이로 뛰노니까 흙아이 될 테지. 시골노래는 흙노래 되겠지. 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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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아이 23. 가을 들콩넝쿨 사잇길 (2013.10.9.)

 


  여름에는 푸르게 빛나기만 하던 들콩넝쿨인데, 가을이 무르익어 논마다 나락 누렇게 익으니, 들콩도 꼬투리 여물고 들콩잎도 노랗게 물든다. 하루가 다르게 노랗게 물든 잎사귀 늘어난다. 앞으로 하루이틀 더 지나면 더 노랗게 바뀔 테고, 한 주 두 주 지나면 노랗게 물들던 잎사귀는 톡톡 떨어져 바닥을 구르다가 겨우내 흙으로 돌아갈 테지. 얘들아, 봄과 여름하고는 사뭇 다른 가을내음을 맡을 수 있겠니? 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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