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아이 212. 눈맛 (2016.1.26.)



  마당 한쪽에 한동안 쌓은 눈더미는 아이들 놀이터였는데, 놀이순이랑 놀이돌이는 이 눈더미를 호미로 콕콕 찍은 뒤 ‘하얀 것’은 냠냠하고 먹었다. 맛있니? 그런데 이 눈은 먹으라는 눈이 아니라 놀라는 눈이니까, 이 눈 말고 다른 걸 먹자.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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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아이 211. 흙만두 (2016.1.4.)



  흙만두를 빚는다. 주물럭주물럭 흙을 반죽해서 곱게 흙만두를 빚지. 그렇구나. 그런데 주물럭주물럭 해서 빚는다면 만두라기보다 떡이지 싶어. 만두는 두 손으로 얇은 싸개를 곱게 여미면서 빚거든. 손바닥에 놓고 주물럭주물럭 빚을 적에는 흙만두라기보다 흙떡이 아닐까?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6 - 시골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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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아이 210. 나 잘 걸어 (2016.2.3.)



  면소재지까지 5킬로미터 남짓을 걷는다. 집으로 다시 이 길을 고스란히 걸어서 돌아온다. 작은아이는 이동안 ‘힘들다’는 말을 한마디도 안 한다. 그렇지만 그냥 걸릴 수 없어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자주 안고 업어 준다. 이때마다 작은아이가 느긋하게 쉬는 몸짓을 잘 느낀다. 얘야, 힘들면 안아 달라 하면 되지.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6 - 시골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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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아이 209. 수세미질 척척 (2015.12.16.)



  한겨울에는 아이들이 빨래터에서 옷이나 몸을 안 적시기를 바란다. 그렇지만 시골순이랑 시골돌이는 ‘처음에만 물을 멀리’ 하는 몸짓일 뿐, 이내 온몸에 물을 튀기면서 논다. 아버지가 물이끼를 모두 걷어내어 말끔하게 치운 빨래터에 들어와서 일손을 거드는 시늉도 한다. 작은아이는 마치 ‘내가 여기 다 치웠지!’ 하는 몸짓으로 이리저리 달리면서 수세미질을 척척 한다. 물끄러미 이 모습을 바라보다 보면 저절로 웃음이 난다.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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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아이 208. 겨울 들길에서 (2016.1.12.)



  시골순이는 겨울 들길을 씩씩하게 날듯이 걷지. 시골돌이는 누나 꽁무니를 좇으면서 겨울 들길에 이는 찬바람도 씩씩하게 헤치지. 겨울바람이 들려주는 노래를 온몸으로 들으면서 기운차게 걷지. 서로 부르고, 서로 아끼면서 이 겨울을 즐겁게 나지.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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