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읽는 책 431] 책집



  쉬어 가는 쉼책집

  푸르게 우거져 숲책집

  포근히 안기는 사랑책집



  ‘독립 책방’이란 이름이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이제는 새롭게 이름을 붙이면 어떠할까 싶어요. 마을에서 마을책집, 조그맣게 작은책집, 즐겁게 어우러지는 즐거운책집, 그냥그냥 이쁘게 꾸미고 싶어 이쁜책집, 나무를 좋아하는 나무책집, 이야기를 펴는 이야기책집, 놀고 싶어 모이는 놀이책집 …… 스스로 꿈꾸면서 날갯짓하고픈 마음을 담는 이름으로 새로운 책집이 태어나면 좋겠어요. ‘마음책집’도 ‘사랑책집’도 ‘노래책집’도 ‘가을책집’도 ‘별빛책집’도 하나하나 태어나겠지요.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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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읽는 책 430] 품었기에



  마음을 품으니 돌본다

  생각을 품으니 가꾼다

  사랑을 품으니 맺는다



  누가 알려주지 않아도 됩니다. 누가 들려주지 않아도 좋습니다. 스스로 이루거나 나아가거나 하려는 모든 길이며 일이며 놀이를 마음으로 품으면 돼요. 어떤 마음을 품었으니 스스로 돌봐요. 어떤 생각을 품으니 스스로 가꾸네요. 어떤 사랑을 품으니 비로소 환하게 깨어나는 꽃이 되고, 열매를 맺어요.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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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석줄글 - 시로 읽는 책 429] 그만둘 길



  둘 다 그만두지 마

  둘 다 지나가는 길

  둘 다 사랑해 보렴



  두 갈림길이 있을 적에 하나를 골라서 가야 한다지요. 이때에 우리 몸은 한쪽 길로 갈 테지만, 우리 마음은 둘 가운데 하나를 놓지 않는다고 느껴요. 이 길을 가며 이 삶을 겪으면서도, 저 길을 가며 어떤 저 삶이 있으려나 하고 생각하거든요. 우리로서는 쓴맛도 단맛도 모두 아름다운 삶길이에요. 빛이 나기도 하고, 빛을 잃기도 합니다. 일어서기도 하고, 주저앉기도 합니다. 눈을 떠서 돌아다니기도 하고, 눈을 감고 잠들기도 합니다. 가만 보면 우리는 늘 두 갈림길을 다 나아가거나 지나가거나 거쳐 가면서 새롭게 피어나지 싶어요.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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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석줄글 - 시로 읽는 책 428] 팬



  하나도 안 끌려

  아예 마음이 없어

  내 오늘을 사랑할 뿐



  아무것도 몰랐구나 싶던 무렵, 아니 아무것도 모를 일이 없지만 둘레에서 흐르는 말을 아무 생각 없이 받아들이느라고, 어린이인 저는 아무것도 모른다 여기고, 졸업장 아직 안 딴 저는 아무것도 못한다 여기고, 아직 제 이름이 찍힌 책을 내지 못한 저는 아무 재주가 없다 여기고, 이럴 적에는 으레 대단한 누구를 ‘팬’으로 삼았습니다. 이제 저는 어느 누구도 ‘팬’으로 안 삼습니다. 나이를 먹었거나, 고등학교를 마쳤거나, 책이며 사전을 여러 가지 냈기에 이런 마음이 되지 않아요. 어느 날 문득 알아차렸어요. 아침에 새로 맞이하는 오늘 하루가 가장 기쁜 사랑이로구나 하고 느끼며 눈을 떠요.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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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읽는 책 427] 아무쪼록



  힘을 들여 일했지

  힘이 나라며 쉬지

  아무쪼록 푸진 하루

  


  힘을 들여서 봄풀을 뜯고는, 힘을 들여 부침판을 달구어, 힘을 들여 반죽을 하고서, 힘을 들여 봄풀부침개를 합니다. 힘을 들여 밥상을 차리면, 어느새 밥상맡에 앉아서 젓가락질 잽싼 아이들. 크게 힘을 들이든 살짝 힘을 들이든, 힘을 들인 몸짓 하나로 새롭게 하루가 흐릅니다. 이 하루는 얼마나 푸진 살림이었을까요. 아무쪼록 즐겁게 누린 이야기로 아로새기면 좋겠다고 꿈꿉니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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