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읽는 책 347] 비 바람 해



  비에 서린 따스함

  바람에 실린 고움

  햇볕에 담긴 너름



  비랑 바람이랑 해를 가슴으로 품으면서 하루를 열고 닫습니다. 비를 머금은 풀을 먹고, 바람을 노래하는 나무 곁에서 숨을 쉬며, 햇볕을 쬐며 날갯짓하는 새를 보며 살림을 합니다. 어디에나 따사로운 숨결이 서리고, 언제나 고운 이야기가 실리며, 오늘 이곳에 더없이 너른 마음이 흐릅니다. 2016.11.17.나무.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삶넋/삶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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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읽는 책 346] 겉과 속



  단단한 만큼 여리고

  여린 만큼 단단하지만

  겉과 속은 안 달라



  둘레에서 흔히 “겉과 속이 다른 사람”을 이야기합니다. 나는 이런 말을 가만히 듣다가 조용히 생각해요. 언뜻 보기에 그 사람은 겉속이 다른 듯하지만, 찬찬히 따지면 겉속이 모두 같다고. 단단해 보이는 사람도 여려 보이는 사람도, 바보스러워 보이는 사람도 끔찍해 보이는 사람도, 또 사랑스러워 보이는 사람도 착해 보이는 사람도, 모두 겉속이 한겱같이 흐른다고 느껴요. 2016.11.15.불.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삶넋/삶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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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읽는 책 345] 조금씩



  조금씩 깎고

  하나씩 붙이며

  찬찬히 이루는



  한입에 밥 한 그릇을 다 먹어치울 수 있을 테지요. 그렇지만 나는 밥 한 그릇을 한입에 다 먹어치우고 싶지 않아요. 천천히 먹고 싶어요. 한 시간쯤 들여 차린 밥 한 그릇을 가만히 헤아리면서 맛을 느끼고 싶어요. 먹을거리를 내가 부엌에서 손질하기 앞서 어느 들과 바다와 숲에서 춤추던 목숨이었는가 하고 생각하면서 고마운 기쁨을 누리고 싶어요. 한꺼번에 이루어도 재미있을 텐데, 하나씩 이루어도 재미있어요. 조금씩 배우면서 한 걸음씩 나아가요. 하나하나 익히면서 하루를 새롭게 지어요. 2016.10.31.달.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삶넋/삶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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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읽는 책 344] 숨결



  이 꽃 어여쁘구나

  저 나무 아리따워

  그 사람 아름답네



  꽃도 나무도 사람도 참으로 고운 숨결이라고 느낍니다. 덜 곱거나 더 고운 숨결은 아니요, 저마다 다르면서 똑같이 고운 숨결이라고 느낍니다. 내가 눈으로 바라보며 느끼는 고운 숨결이 있을 테고, 내가 미처 못 보거나 못 느끼는 고운 숨결이 있을 테지요. 우리는 모두 즐겁게 깨어나는 고운 숨결이고, 아침마다 새롭게 일어서는 고운 숨결이에요. 2016.10.5.물.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삶노래/삶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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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읽는 책 343] 옳은 말을



  어쩐지 가슴이 따가워

  확확 달아올라

  이러면서도 홀가분해



  하나같이 옳구나 싶은 말을 들을 적에는 어쩐지 가슴이 따갑습니다. 이러면서도 확확 달아오르고 홀가분해요. 옳지 않구나 싶은 말을 들을 적에는 어쩐지 재미없고 졸음이 쏟아져요. 가만히 생각해 보지요. 옳은 말은 따갑지만 기쁨으로 가는 뜨거운 기운이 되어요. 옳지 않은 말은 안 따갑지만 기쁨하고는 동떨어진 채 차갑게 죽은 찌끄레기가 되어요. 2016.9.29.나무.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삶넋/삶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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