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읽는 책 371] 사교육



  없애려고 할 수 있어

  새로 지을 수도 있어

  그런데 없앤 뒤에는?



  사교육을 없애려고 애쓰는 일이 나쁘다고 느끼지 않습니다. 온누리 어버이가 사교육 아닌 참배움을 헤아리면서 아이랑 함께 배우고 가르친다면 더없이 아름다우리라 느껴요. 어떤 나빠 보이는 것을 없애려 하는 일이 나쁘지 않은 까닭은, 나빠 보이는 것이 있지 않아야 좋은 것을 볼 수 있기 때문이에요. 그런데 나빠 보이는 것을 없애려는 생각만 있다면, 막상 나빠 보이는 것을 없앤 뒤에 허전하지요. 새롭게 지을 꿈이 아닌 없앨 생각만 마음에 가득했으니까요. 우리가 함께 새로 지을 꿈을 마음에 품는다면 없애고 싶은 어느 나쁜 것은 저절로 힘을 잃어요. 우리가 굳이 없애지 않아도 스스로 사라질 만합니다. 슬기롭게 씩씩하게 아름답게 꿈을 지으면 모든 기운은 시나브로 우리 꿈으로 가리라 느껴요. 우리한테는 ‘차선책’이 있을 수 없어요. 늘 ‘최선책’으로 갈 뿐이에요. 2017.2.24.쇠.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삶넋/삶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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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읽는 책 370] 기웃거림



  기웃기웃하는 동안 느껴

  저쪽이 아무리 멋져 보여도

  내가 있을 자리는 바로 여기



  오늘 내가 있는 이곳에서 아쉽거나 모자라거나 힘든 일이 있어서 다른 곳을 기웃거리지 싶습니다. 여기에서는 뭔가 잘 안 된다고 여기기에 자꾸 다른 자리를 기웃기웃하지 싶습니다. 어느 모로 보면 다른 데가 한결 나을 수 있어요. 다른 터로 옮겨야 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오늘 내가 선 이 땅을 찬찬히 가꾸면서 살림을 새롭게 짓는다면 스스로 즐겁고 스스로 아름다울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2017.2.22.물.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삶넋/삶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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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읽는 책 369] 군대라는 곳



  총칼 쥔 손이 따스할까

  호미 든 손이 따뜻할까

  사내가 가야 할 길이란



  나라를 지키려면 군대에 가지 않아야 한다고 느낍니다. 나라를 사랑한다면 군대가 아닌 시골에 가야지 싶습니다. 나라를 생각한다면 총칼이 아닌 호미를 쥐고서 보금자리와 마을에서 밭을 일구는 살림이 되어야지 싶습니다. 총칼을 쥐는 까닭은 아주 또렷합니다. 남을 미워하면서 죽이려는 뜻입니다. 호미를 드는 까닭은 아주 환하지요. 나를 아끼면서 이웃을 헤아리려는 마음입니다. 새로 태어나서 자라는 아이들한테 군대를 물려주렵니까? 아니면 온누리 사내들한테 텃밭이랑 마당 있는 넉넉한 보금자리를 물려주렵니까? 2017.2.21.불.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삶넋/삶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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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읽는 책 368] 알아야 할 사람



  네가 알아야 한다 하지만

  네가 뭘 모른다 말하지만

  정작 나부터 몰랐더군



  뭘 참 모르는군 하고 말하기는 쉽습니다. 그러나 그 뭘 참 모르는 대목을 찬찬히 알려주거나 가르치지 못했다는 대목을 깨닫기가 쉽지 않습니다. 아차 하고 깨달으면서 생각하지요. 또 되풀이를 하나? 이 되풀이는 언제 그치나? 너더러 알아야 한다고 말할 일이 없다고 느껴요. 내가 알면 되고, 내가 스스로 제대로 알아서 즐거이 알려줄 수 있으면 되어요. 2017.2.14.불.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삶넋/삶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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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읽는 책 367] 극찬하는 비평가



  비평가는 비평만 하더라

  살림꾼을 살림을 짓더라

  이야기꾼은 이야기를 하고



  비평가가 하는 비평이 재미있다고 느낀 적이 없어요. 왜 그러한가 하고 생각하니 비평만 해대니 비평이 재미있을 수 없구나 싶어요. 삶을 담은 글이 아닌, 그저 글을 이리 뜯고 저리 잘라서 해대는 칼질 같은 비평으로는 삶을 살리거나 북돋울 수 없더군요. 살림꾼이 살림을 짓듯이, 이야기꾼이 이야기를 하듯이, 그리고 사랑둥이가 사랑스럽듯이, 우리는 비평이라는 허울에서 벗어나 삶을 사랑하는 살림으로 ‘이야기를 글로 짓는’ 길을 걸으면 아름다우리라 생각합니다. 무슨 소리인가 하면, 비평가가 극찬하는 영화나 책일수록 따분하다는 뜻입니다. 비평가가 안 쳐다보는 영화나 책일수록 참 재미있고 아름답기까지 하다는 뜻이에요. 2017.2.12.해.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삶넋/삶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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