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읽는 책 382] 나무 눈물



  시달리는 나무가 맺는 열매

  시달리는 풀이 피운 꽃

  시달리는 아이가 치는 시험



  비닐집에서 나무를 키워 열매를 맺는 곳이 차츰 늘어납니다. 바람을 쐬지 못하고 햇빛을 보지 못하며 눈비를 맞지 못하는 나무가 차츰 늘어납니다. 비닐집에서 석유난로 불기운을 쬐면서 수돗물을 마시는 나무는 늘 가지치기를 겪습니다. 비닐집 키를 넘으면 안 되니까요. 오늘날 우리 곁에서 자라는 아이들은 어떤 삶을 누리는가요? 아이들은 바람이나 해나 눈비를 만날 수 있는 삶일는지요, 시험공부 하나에만 얽매여 대학바라기로 시달리며 눈물을 지어야 하는 삶일는지요, 아니면 눈물조차 잊고 말아야 하는 삶일는지요. 2017.5.20.흙.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삶노래/삶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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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읽는 책 381] 잃은 꿈



  바람을 느끼니 바람을 보고

  바람을 안 느끼니 바람을 못 보고

  잃었다고 느끼니 참말 잃고



  꿈을 이룰 적에는 늘 꿈을 생각하며 마음에 담았기 때문이라고 느껴요. 꿈을 못 이룰 적에는 꿈을 늘 생각하지 않거나 마음에 안 담았기 때문이라고 느껴요. 바람을 늘 생각하면서 느끼려 하기에 바람을 보면서 알아요. 바람을 생각하지 않을 뿐 아니라 느끼려 하지 않으니 바람을 못 보면서 몰라요. 잃는 까닭이나 읽는 까닭은 늘 하나이지 싶어요. 우리가 쓰는 마음에 따라서 달라져요. 2017.5.8.달.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삶넋/삶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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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읽는 책 380] 하늘사람



  우산을 펴도 비는 내려

  비를 느끼고

  비내음 섞인 바람을 마셔



  모든 사람은 아기로 태어나서 자랍니다. 모든 아기는 나이를 먹으면서 늙습니다. 모든 사람은 아기로 태어나서 처음부터 하나하나 새로 배웁니다. 모든 아기는 처음부터 새롭게 배우기에 어른이 됩니다. 모든 사람은 아기로 태어나면서 두 손을 펴고, 모든 사람은 늙어서 죽으며 두 손을 폅니다. 무엇을 쥐려고 하든 스스로 짓는 삶입니다. 기쁨도 슬픔도 스스로 짓고, 미움도 시샘도 스스로 짓습니다. 노래도 춤도 스스로 짓고, 이야기도 생각도 스스로 지어요. 천사나 악마로 따로 태어나는 사람은 아닙니다. 모두 똑같이 하늘사람으로 태어납니다. 태어나서 살다가 죽는 길은 저마다 스스로 하늘사람인 줄 깨닫는 하루이지 싶어요. 2017.5.4.나무.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삶노래/삶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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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읽는 책 379] 곁에 둘



  씨앗 한 톨

  호미 한 자루

  연필 쥔 손



  무엇을 곁에 두어야 할까 하고 헤아려 보면, 언제나 첫째로는 씨앗이 떠오릅니다. 다음으로 호미 한 자루하고 연필을 쥔 손이 떠올라요. 씨앗을 심으며 열매를 맺는 살림을 짓기에 하루가 흘러요. 호미로 땅을 북돋우고 연필로 생각을 가꾸면서 사랑이 피어나고요. 2017.4.27.나무.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삶넋/삶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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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읽는 책 378] 익숙해서



  익숙해서 익숙한 대로 말하니

  익숙해서 익숙한 일만 하고

  익숙해서 익숙한 길만 걷네



  어느 일에 익숙해지는 몸짓은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어느 일에 익숙한 나머지 이 일만 한다면? 어느 먹을거리에 익숙해지는 일도 나쁘지 않아요. 그러나 어느 먹을거리에 익숙해진 나머지 이 먹을거리만 먹으려 한다면? 어느 길이 익숙한 나머지 어느 길로만 걷는다면? 외길을 가는 일은 나쁘지 않으나, 오직 하나만 하느라 둘레를 살피지 못할 적에는 스스로 막히는구나 싶어요. 이 길을 걷더라도 이 길에서 늘 새로울 수 있어야지 싶습니다. 스스로 새롭게 거듭나면서 ‘익숙한 틀에 길든 몸짓’을 깰 수 있어야지 싶습니다. 우리는 누구나 ‘그냥 익숙해지’느라 어느새 ‘새롭게 태어나는 길을 잊지’ 싶어요. 2017.4.17.달.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삶넋/삶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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