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밥 먹자 22. 2013.9.10.

 


  가을에는 가을밥을 생각한다. 까마중 열매를 딸 수 있고, 돌나물과 고들빼기잎을 꾸준히 뜯어서 먹을 수 있어 고마운 밥상이 된다고 느낀다. 올가을 이런 밥상을 누린다면, 이듬해에는 우리 풀밭 어떻게 달라져서 어떤 가을밥 누릴 수 있을까. 맛나게 먹으면서 즐겁게 하루를 짓기를 바란다. 향긋한 밥내음 누리면서 기쁘게 사랑을 보듬기를 빈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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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밥 먹자 21. 2013.9.4.ㄱ

 


  밥상을 차린다. 배고픈 아이가 먼저 달라붙는다. 마요네즈를 그동안 안 쳐다보던 산들보라가 어인 일인지 무를 하나 집어 마요네즈에 폭 찍어서 입에 넣는다. 맛있니? 갑자기 그 맛을 알아차렸니? 그래, 무도 마요네즈도 까마중도 풀도 밥도 국도 즐겁게 먹으렴. 모두 네 몸이 되고 빛이 된단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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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treeje 2013-09-05 18:23   좋아요 0 | URL
오늘따라 꽃밥 밥상이,
더욱 풍성하고 정갈하고 맛있게 보입니다~
산들보라야, 마요네즈도 맛있지~?^^ ㅎㅎ

숲노래 2013-09-05 20:53   좋아요 0 | URL
찍어서도 잘 먹고
그냥도 잘 먹어요.
잘 먹는 둘째가
머잖아 첫째
키와 몸을 넘어설 듯해요 ^^;;
 

꽃밥 먹자 20. 2013.8.26.

 


  달걀을 삶을 적에 넉 알 삶는다. 옆지기가 미국으로 공부하러 떠난 지 석 달 가까이 되니, 굳이 넉 알 안 삶아도 되지만, 버릇처럼 늘 넉 알을 삶는다. 그러면 밥을 먹으며 한 알 남는다. 남는 한 알은 저녁에 먹거나 이듬날 아침에 먹는다. 이때에 반씩 갈라 큰아이와 작은아이한테 주곤 한다. 그런데 큰아이가 가끔 “나 달걀 안 먹을래.” 하고 말하며 아버지 먹으라고 준다. 큰아이가 달걀을 무척 좋아하면서 “안 먹을래.” 하고 아버지한테 넘기면 마음이 알쏭달쏭하다. 참말 배가 불렀을까. 아버지한테 넘겨주려는 뜻일까. 국수를 삶으며 메밀국수와 하얀 사리면을 섞는다. 다른 빛깔 두 가지 섞이도록 삶는다. 조금 더 예쁜 빛 되라고 섞는데, 아이들은 어떻게 느낄까 궁금하다. 부디 맛나게 먹고 튼튼하게 자라며 씩씩하게 놀기를 바랄 뿐이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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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밥 먹자 19. 2013.8.20.

 


  아침에 마당에서 풀을 뜯다가 까마중 잘 익은 까만 알을 본다. 까마중알 밑으로 부추꽃 하얗게 터지려 하는 모습을 본다. 며칠 뒤면 부추꽃 하얗게 늦여름을 밝히겠구나 싶다. 부추꽃이랑 까마중알이 어우러지는 사진을 찍고 싶다 생각하다가, 아직 푸른 알은 곧 익을 테니까, 잘 익은 알을 따서 아이들 아침으로 함께 올리자고 생각한다. 큰아이도 작은아이도 까마중알 맛나게 먹는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아빠 육아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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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treeje 2013-08-21 11:41   좋아요 0 | URL
아침 꽃밥이 싱그럽고 예쁘고 참 맛있어 보입니다~!!
참, 까마중 열매맛이 달콤하다 그러셨지요~? (아닌가? ^^;;)

숲노래 2013-08-21 15:16   좋아요 0 | URL
네, 톡 쏘면서 달콤하답니다.
톡 쏘는 느낌이란
알을 입에 넣을 때에
톡 하고 터진다는 말이에요~
 

꽃밥 먹자 18. 2013.8.9.

 


  인천에서 고흥으로 찾아온 형(아이들한테는 큰아버지)이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먹을 수 있도록 도시락을 싼다. 밥을 짓고, 달걀말이를 부친 뒤, 감자와 가지와 버섯과 양파를 볶는다. 날오이를 썰어서 넣고, 동그란 햄을 두 조각 얹는다. 한편, 아이들도 큰아버지 배웅을 하고 난 뒤 읍내 느티나무 그늘에서 먹이려고 도시락을 하나 더 싼다. 늘 투박한 스텐통을 썼는데, 아이들마다 하나씩 도시락통을 갖추어서 따로 싸서 마실을 다녀 볼까 하고 생각해 본다. 느티나무 그늘에서 아이들이 도시락을 거의 다 비웠다. 큰아버지는 도시락을 안 가져가고 달걀말이만 한 점 집어서 먹었다. 남은 도시락 한 통은 저녁에 다 같이 먹는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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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13-08-10 09:47   좋아요 0 | URL
밥이랑 반찬 한가지씩 채워가며 과정샷까지 찍으셨네요 ^^
정성이 듬뿍 들어간 도시락입니다.
저 달걀말이만해도 달걀프라이 할때랑 또 다르다는걸 해본 사람은 알잖아요.
함께살기님의 마음씀이 어떠한지 도시락 위에서도 보여요.

숲노래 2013-08-10 09:33   좋아요 0 | URL
달걀말이 할 때마다
손가락과 손바닥이
뜨끈뜨끈 한데,
이렇게 손가락이 뜨거운 기운에 살짝 데는 맛에
달걀말이를 하지 싶기도 해요 @.@

그나저나 어제는 '풀'에 너무 욕심을 내는 바람에
예쁜 모양이 좀 안 나왔어요 ㅠ.ㅜ

appletreeje 2013-08-10 19:20   좋아요 0 | URL
도시락 밥, 정말 정성스럽고 맛나 보입니다. ^^
아..저도 갑자기 도시락이 먹고 싶네요~

숲노래 2013-08-11 00:03   좋아요 0 | URL
집에 있는 다른 식구한테 도시락 싸 달라 해 보셔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