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책빛 2022.4.17.

책하루, 책과 사귀다 105 문재인 세월호



  2022년에 나라지기를 바꿉니다. 나라지기 자리에서 물러나는 분은 《위대한 국민의 나라》하고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란 책을 둘 내놓습니다. 그런데 두 책 어디에도 ‘세월호 속내(진실)’를 그동안 얼마나 밝혔는지는 안 적은 듯합니다. 아무래도 ‘문재인 민주당 다섯 해’에 걸쳐 해마다 4월 16일이면 “세월호 진실 밝히는 게 아이들 온전히 떠나보내는 일”이라고만 말했을 뿐, 정작 아무것도 안 했으니까요. ‘세월호 속내’를 밝히도록 힘쓰라고 사람들이 촛불너울을 일으켰습니다만, 지난 다섯 해 동안 시골 들숲바다에는 햇볕판(태양광패널)·바람개비(해상풍력)가 무시무시하게 박혔습니다. 두멧시골에 때려박은 햇볕판·바람개비로 얻는 전기를 서울·큰고장으로 보내려고 ‘밀양 송전탑’은 저리 가라 할 만큼 또 들숲바다를 파헤치는데 이 대목을 눈여겨보는 환경단체·녹색당·진보정치는 아예 없습니다. 더구나 윤미향은 아직도 국회의원 이름을 가슴에 달고서 “세월호 진상규명”을 해야 한다고 말하는데요, 그동안 ‘진상규명’을 안 하고 뭘 했을까요? 누구나 글을 쓰고 말을 하고 책을 낼 수 있습니다만, 글·말·책을 제대로 하도록 큰힘을 몰아주었다면, ‘자랑·핑계’가 아닌 ‘일’을 했어야 옳겠지요.


ㅅㄴㄹ

#문재인세월호 #윤미향세월호 #문재인윤미향

#한심한나라 #세월호진실

#위대한국민의나라 #아무도흔들수없는나라












































































나라돈으로 화보집을 이렇게 자주 낸 나라지기는

처음 봤다......


문득 살펴보니

지난 다섯 해 동안 ‘대통령 화보집’이

해마다 나왔다.


깜짝 놀랐다.

그런데 ‘대통령 화보집’이 잘 팔리나 보다

‘대통령 달력’까지 냈으니까.


촛불너울이 박근혜를 끌어내리고서

나라지기를 맡긴 뜻은

‘화보집 + 연설문집’을 나라돈으로 내지 말고,

‘세월호 진실’부터 제대로 파서 밝히고,

윤미향 같은 사람한테서 국회의원 뱃지를 돌려받아

감옥에 보내라는 목소리 아니었을까.


자랑(자화자찬)으로 가득한 다섯 해였기에

이 나라 들숲바다가 얼마나 망가졌는지는

그들 눈에는 하나도 안 보이는구나 싶다.


이런 말을 하거나 글을 쓰면

“윤석열 지지자냐?” 하고 묻는 분이 있는데,

“권력자 어느 누구도 지지할 마음이 없이,

 오직 들숲바다와 어린이를 지지할 뿐입니다.

 그리고 저는 전라남도에 삽니다.”

하고 대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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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빛 2022.4.9.

책하루, 책과 사귀다 104 우리나라 그림책



  1987년에 우리말로 나온 《꼬마 곡예사》를 처음 만나던 1998년 무렵에는 글쓴이나 그린이 이름에 눈이 안 갔어요. 그저 아름다운 그림책이로구나 하고 여겼어요. 2008년에 큰아이를 낳고서 《엠마》를 만나 아이를 무릎에 앉혀 읽힐 무렵 뒤늦게 그린이 이름에 눈이 갔고, 이윽고 ‘바바라 쿠니’ 님 그림책을 샅샅이 챙겨서 읽고 읽혔습니다. 모든 아름다운 그림책은 ‘교훈’을 안 내세우고 ‘교육’하고도 동떨어집니다. 모든 사랑스러운 그림책은 굳이 ‘평등·성평등·평화·전쟁반대’를 안 외칩니다. 그림책으로 담아내는 이야기에 언제나 사랑을 담아내기에, 이 사랑이 모든 아름다운 삶길을 이루는 밑바탕이 되는 줄 보여줘요. 이제 우리나라에서도 그림책이 많이 나오지만, 아이들한테 읽히고 싶은 그림책은 그다지 못 찾겠어요. 너무 ‘교훈·교육·주제의식·학교생활·사회생활·주의주장·재미’에 갇히고, 서울에서 맴돌아요. 이따금 숲(자연)을 다룰 적에도 ‘서울에서 부릉부릉 타고서 놀러가는 숲’에서 그칩니다. 그저 아이답게 그리고, 늘 아이랑 소꿉놀이하는 마음으로 그리면 시나브로 아름답게 피어날 그림책인데, 아직 멀긴 하지만 사람이 사람으로서 걷는 길을 사랑으로 들려줄 우리나라 그림책이 깨어날 그날을 꿈꿉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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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빛 2022.4.8.

책하루, 책과 사귀다 103 깔개



  종이쓰레기터(폐지처리장)로 가는 책은 이미 책이 아닌 ‘종이쓰레기’인 터라 삽차가 퍽퍽 찍고 물을 잔뜩 뿌려 부풀려 놓습니다. 헌책집지기는 이 종이쓰레기터에서 ‘되살릴 책’을 하나하나 쥐고 헤아리면서 먼지를 뒤집어썼습니다. 걸레로 닦고 해바람에 말려 묵은 냄새를 빼내고서야 비로소 책시렁에 꽂아요. 새책을 새책집으로 보내는 ‘물류창고’에서는 책을 책으로 안 여기는 분이 많았습니다. 밟거나 던져요. 이런 모습을 보며 “밟지도 깔고앉지도 던지지도 마십시오. 다쳐서 폐기해야 하면 책임 집니까?” 하고 따졌더니 제가 일하던 펴냄터(출판사) 사장·부장한테 전화해서 “뭐 저런 새끼가 다 있냐? 잘라라!” 하더군요. ‘표절작가·역사인식이 천박한 작가’가 내놓은 책을 두어 판쯤 냄비 깔개로 쓴 적 있으나 영 찝찝해서 어떤 책도 깔개로 안 삼습니다. 철없는 펴냄터나 글바치가 내놓은 책이어도 “모든 책은 책”이니, “깔개로 삼아서 잘못했습니다” 하고 책한테 빌었어요. 2002년 무렵이었는지, 어느 헌책집 아재가 바닥에 털썩 앉으며 얘기했습니다. “난 아무리 다리가 아파도 책에 못 앉아요. 헌책이어도 책이잖아요. 살짝이라도 책에 앉으면 책이 다치고 아파요. 나중에 안 팔려서 다시 버려야 해도 아끼고 싶어요.”


ㅅㄴㄹ


다리가 아프면 흙바닥에 앉으면 된다.

흙바닥에 앉으면서

이 별을 이룬 흙을 헤아리면

우리 스스로 아름답게 피어날 만하다.


문화재이든 아니든

아무 데나 함부로 앉으면

안 될 일이라고 생각하기가 어렵다면

이런 마음이라면

우리나라가 이렇게까지

책을 뒷전으로 밀치고

도서정가제도 개악으로 뒤틀려고 하는

모든 못난 짓이

어디부터 비롯했는지

더없이 손쉽게 읽어낼 만하다.


잘못했으면

고개숙이고 빌면 된다.

잘못을 받아들이지 않고

고개숙이거나 빌 줄 모르면

바보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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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빛

책하루, 책과 사귀다 101 그림책



  그림으로 엮어 이야기를 들려주는 그림책입니다. 이 그림책은 어린이부터 쉽게 알아보거나 느끼도록 엮어요. ‘어른만 누리려고 엮는다’면 어쩐지 그림책하고 동떨어지는구나 싶습니다. 처음부터 어린이를 오롯이 헤아리고 바라보고 사랑하면서 짓는 그림책인 터라, “아이어른을 가리지 않고서 삶빛(살아가는 빛)을 그려서 마음에 생각을 심는 길을 이야기로 들려주는 책”이라고 여길 만합니다. 저는 어릴 적에 그림책을 아예 못 읽었습니다. 싸움판(군대)에 끌려가기 앞서인 스무 살에 열린배움터 책집(대학교 구내서점)에서 곁일(알바)을 하던 어느 날 처음으로 그림책을 만났어요. 곁일삯으로 첫 그림책을 장만했고, 다른 곁일로 새뜸나름이(신문배달부)를 했는데, 새뜸나름터(신문사지국) 조그마한 잠자리에서 눈물로 볼을 적시면서 읽었습니다. 큰아이를 서른 몇 살에 낳았는데, 아이 없이 사는 동안에도 그림책을 가까이했고, 큰아이가 열다섯 살을 넘어섰어도(2022년) 함께 그림책을 누려요. 아이들하고 그림책을 즐기며 살아오면서, “모든 아이는 모든 어른(어버이)한테 사랑을 가르치려고 별빛을 타고서 찾아왔네” 하고도 배웁니다. 넌지시 속삭이는 그림책입니다. 사랑으로 노래하는 그림책입니다. 오늘을 기쁘게 놀자는 그림책이에요.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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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빛

책하루, 책과 사귀다 100 손글



 우리한테 가장 마음을 달래 주면서 빛이 되는 책이란, “우리가 우리 이야기를 우리 손으로 쓴 글로 묶은 책”이라고 느껴요. 스스로 살아낸 발걸음을 차근차근 꾹꾹 눌러담아서 적어 보면 어느덧 모든 수수께끼하고 실마리를 가만히 풀 만하구나 싶어요. 훌륭한 분이 쓴 책을 읽으면서도 마음을 달래고 수수께끼랑 실마리를 풀기도 하지만, 모든 책은 책쓴이 스스로 마음을 달래면서 그분 수수께끼랑 실마리를 풀어낸 자취입니다. 책쓴이는 바로 스스로 사랑하는 눈빛으로 삶을 새롭게 읽었기에 그분 발자취를 책으로 여미어 스스로 다독일 뿐 아니라, 그분한테 이웃일 우리한테도 사랑스레 빛살을 나누어 준 셈입니다. 우리는 우리 삶자취를 우리 손길로 풀어내고 담아내고 여미면서 이 하루를 손수 가다듬어 누리는 길을 열어요. 이때에 바로 우리가 스스로 마음을 돌아보고 토닥일 뿐 아니라, 우리한테서 샘솟는 사랑이라는 빛줄기가 우리 이웃한테도 가만히 퍼지지요. 손글 한 줄을 적으면서 스스로 피어납니다. 손글 두 줄을 쓰면서 새삼스레 눈을 뜹니다. 손글 석 줄 넉 줄을 차근차근 갈무리하면서 스스로 활짝 웃고 촉촉히 눈물을 적시다가, 눈부시게 날개를 펴고서 하늘빛으로 물든 바람을 마시고 바다를 누비는 길을 열어젖혀요.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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