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노래꽃/숲노래 동시

숲빛노래 . 새바라기 2022.10.26.



풀벌레가 없으면

꽃이 피더라도

씨앗이며 열매를 못 맺어

우리는 다 굶어죽지


새가 사라지면

씨앗에 열매를 맺어도

풀벌레 애벌레가 죄 갉으니

우리는 서로 괴롭지


잎 한 입 누리며

푸근히 노래하는 풀벌레

벌레 한 마리 잡고

새롭게 노래하는 들새·멧새


하늘하고 땅 사이를

사람하고 숲 사이를

살그마니 잇는 날개

너를 바라본다


+ + + 


예전에는 어느 마을에서나 열매나무를 남김없이 훑지 않았습니다. ‘까치밥’이나 ‘새밥’이라 여기며 남겼고, 밭에서도 ‘풀벌레밥’을 두곤 했어요. 조금자리를 서울(도시)에 자꾸 빼앗기며 줄어드는 새를 아끼려는 사람이 새삼스레 늘며 ‘새바라기(탐조·버드워칭)’를 하려는 눈길도 늘어요. 사람은 풀벌레랑 새하고 동무하기에 살림을 사랑으로 짓습니다.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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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노래꽃/숲노래 동시

책한테 드림 1. 나츠코의 술 2022.10.24.



손에 땀방울 맺혀 톡톡

쟁기 가래 괭이 낫

흙을 살살 다독이고

개구리 다슬기 뜸부기 함께


벼포기에 빗방울 닿아 툭툭

구름이 날아들어 덮고

해님이 찾아들어 쬐고

바람이 스며들어 쉬고


새벽에 이슬방울 달아 통통

거미가 집을 짓고

제비가 하늘 가르고

꾀꼬리 노랫소리 나란히


나락 한 알은 눈물방울

모두 바라보는 웃음방울

밥도 술도 다 들숲에서

푸르게 자라난 이야기로


ㅅㄴㄹ


+ +


《나츠코의 술 1∼12》오제 아키라 글·그림/박시우 옮김, 학산문화사 펴냄


사랑을 담아 빚으며

마음을 햇살처럼

어루만지는 술 한 모금은

들빛에 하늘빛에 별빛을 비롯해 

손길을 고루 담아

자라난 숨결로

태어납니다.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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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노래꽃/숲노래 동시

토씨노래 . 만 2022.9.19.



땅만 보며 걷다가는

넘어지기 쉬워

하늘만 보며 걸으면

걸리거나 빠지기 쉬워


나만 바라보지 않아

너도 우리도 함께 봐

꽃만 쳐다보지 않아

풀도 나무도 새도 봐


놀기만 한 적 없어

일도 살림도 심부름도 해

먹기만 하지 않았어

짓고 차리고 치우기도 해


말로만 한다면 거짓이야

글로만 쓴다면 허울이지

서울만 크면 숲이 죽고

사람만 아끼면 별이 울어


+ + +


“○○만 하지 말고 ○○ 좀 해라” 하고 나무라는 어른이 많아요. 그런데 어린이는 ‘○○’만 할까요? ‘○○’도 하고 ‘○○’도 하며 골고루 살피는데, 정작 어른들이 어린이 온삶을 못 보고서 조그마한 곳‘만’ 보거나 나무란다고도 느껴요. 잠만 잔대소 ‘잠보’요, 먹기만 한대서 ‘먹보’일 텐데, 곰곰이 보면 하나‘만’ 빠져드느라 둘레나 이웃을 놓치거나 못 보기도 합니다. 이곳‘만’ 볼 노릇이 아닌, 이곳‘을’ 보고, 나‘만’ 보기보다는 나‘를’ 볼 줄 알아야지 싶어요.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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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노래꽃/숲노래 동시

토씨노래 . 커녕 2022.9.19.



좋기는커녕 나쁘다고

툴툴툴 칫칫칫

짜증짜증 우락부락

볼꼴사납구나


맛나기는커녕 쓰다고

퉤퉤퉤 흥흥흥

불룩불룩 싫어싫어

보기사납구나


고맙다는 말은커녕

투덜거리기만 하면

새롭다는 마음은커녕

길들기만 하면


너는 네 눈길을 잃어

나는 내 눈빛을 잊지

자라기는커녕 잠들겠니?

자분자분 차분차분 하자


+ + +


“밥커녕 물도 없다”나 “글월은커녕 쪽글조차 없다”처럼 쓰는 ‘커녕’은, 어떤 일이 그와 같지 않은데다가 더 안 좋다는 느낌을 나타냅니다. “좋게 여기는 말은커녕 꾸지람을 듣다”처럼 쓰기도 하지요. 도리어 궂은 일만 있다는 마음을 나타내요. 싫거나 서운하거나 못마땅하거나 한숨이 나오는 마음을 ‘커녕’을 붙여서 나타내는데요, 싫기에 투덜거릴 만해요. 실컷 투덜투덜 털어내고서 차분하게 새길로 나아가 봐요.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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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노래꽃

책집노래 . 작은새책방 (정읍 책집)



뻐꾸기 노래 잦아들고

감나무에 가치밥 붉은

누런들에 까마중알 익는

가을날 참새 떼짓는다


조롱이가 높이 날고

흰눈밭에 두루미 춤추는

얼어붙고 추운 복판인데

겨울날 동백나무에 동박새


뜸부기는 어디로 갔을까

제비는 아직 찾아오고

민들레꽃 딸기꽃 찔레꽃 하얀

봄날 까마귀 뿔뿔이 흩어져


꾀꼬리 노래 아침을 열고

소쩍새 노래 한밤 그윽히

잎빛으로 푸르게 번지는

여름날 문득 반가이 할미새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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