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노래꽃 / 숲노래 동시

노래꽃 . 코앞 2023.3.9.



나무 밑에서 비를 긋는

잠자리 나비 새 곁에

동그마니 앉아서

풀잎에 맺힌 빗방울 본다


나무 곁에서 일손 쉬는

할머니 할아버지 둘레

살그머니 다가가

이마에 맺힌 땅방울 식힌다


눈앞에 있어도

멀리 떨어져도

구름을 움직여도

바람을 못 알아볼까


코앞에 있는

바람 한 줄기가 훅

머리카락 나부끼더니

춤추며 놀자고 한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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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노래꽃 / 숲노래 동시

책집노래 . 달꽃 (충북 청주) 2023.3.28.


멧딸기는 한겨울에도

눈 퐁퐁 맞이하고

덩굴줄기 뻗다가

삼월에 흰꽃 피워


달개비는 한봄에도

이슬비 동동 맞으며

새근새근 꿈꾸다가

칠월에 파란꽃 내


달에도 꽃이 피지

꽃에도 별빛 있지

별에도 바람 불지

바람에도 길 있어


달래는 하얗게

진달래는 바알갛게

달달할 수도 매울 수도 있는

봄꽃으로 찾아온다


ㅅㄴㄹ


엊그제 읍내 다녀오는 시골버스에서 쓴

노래꽃 한 자락.

마을책집한테 띄우는 글꽃.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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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노래꽃 / 숲노래 동시

책집노래 . 햇살속으로 2023.3.12.



안개 덮는 삼월은

바야흐로 봄빛을 알리며

물알갱이 하얗게

따뜻이 깨워주고


안개 덮은 십일월은

어느새 겨울빛 알려주며

서리서리 하얗게

폭신히 내려놓고


삼월 햇볕은

봄들을 푸릇푸릇 쓰다듬고

십일월 햇살은

가을들을 누릇누릇 토닥이고


해바라기 노래하는

제비 꾀꼬리 찾아오네

별바라기 춤추는

오리 두루미 찾아오고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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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노래꽃 / 숲노래 동시

숲빛노래 . 탈바꿈 2023.2.25.



풀벌레는 옛몸 내려놓고

티없이 고요한 넋으로

허물벗기를 하면서

새롭게 커


나비는 애벌레몸 재우고

해맑게 가만히 꿈꾸며

날개돋이를 하면서

가볍게 눈떠


모든 아기는

어버이한테서 사랑받으며

느긋느긋 놀고 노래하니

철들며 자라


탈을 쓰면 헌몸 그대로

껍데기를 가리지만

탈을 바꾸면 새몸 그려서

빛나는 속살 가꿔


ㅅㄴㄹ


얼굴에 씌워서 다른 모습인 듯 꾸미는 것을 ‘탈’이라고 해요. 얼굴에 씌우는 “꾸민 새모습”인 ‘탈’입니다. 겉을 씌운 몸을 모두 내려놓듯 벗고서 새몸으로 가는 일을 ‘탈바꿈’이라고 합니다. 그러니까 겉으로 다른 모습인 척 꾸미는 일을 안 하고, 이 겉모습(겉몸)을 그대로 내려놓으면서 한결 튼튼하게 곱게 자라려는 길이 ‘탈바꿈’이라고 여길 만해요. 풀벌레는 탈바꿈을 하면서 날개나 다리가 새로 돋아요. 우리는 어떤 탈바꿈을 하면서 철이 들거나 ‘참다운 어른’스럽게 자랄 만할까요?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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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노래 . 강경애 2023.2.2.



땀을 바친 땅에

힘들여 씨앗을 심고서

날마다 돌아보고 일궈

논밭이 푸르게 태어나


비지땀 흐른 등판은

하얗게 소금꽃 피는데

짜디짠 바닷물이라면

바닷방울도 땀방울일까


밭가꾸고 살림하며 투박한

두 손으로 아기 안고

집짓고 밥지으며 수수한

두 손에 꽃잎 내리고


어둡고 고요한 밤에

별이 한결 밝구나

동틀녘마다 새삼스레

구름너울 보며 일어선다


ㅅㄴㄹ 


사람은 흙에 뿌리내리면서 자라는 풀꽃나무한테서 밥·옷·집을 얻고 누리고 나누는 살림입니다. 그런데 ‘나라를 세워서 이끄는 임금·벼슬아치·나리·글바치는 흙하고 등지거나 동떨어진 채 힘·이름·돈을 움켜쥐고서 ‘수수한 사람(백성)’을 억눌러 왔어요. 오늘날 우리는 누구나 마음껏 배우거나 책을 읽거나 글을 쓸 수 있으나, 1443년에 ‘훈민정음’이 태어났어도 ‘수수한 사람’들은 배움터(학교)도 글도 책도 없이 흙만 일구는 삶이었어요. 그나마도 ‘흙으로 지은 낟알·열매·옷·나무’를 비롯한 숱한 살림살이를 죄 나라(정부)한테 빼앗기고 나리(양반)가 앗아갔어요. 강경애(1907∼1943) 님은 이런 차갑고 갑갑한 나라가 일본한테 휘둘리던 무렵에 태어나 글을 익혔고, 스스로 익힌 글로 ‘흙으로 살아가는 수수한 사람들’ 이야기를 차곡차곡 썼어요. 스스로 흙빛살림을 지으면서 흙빛소리를 흙빛글로 여미는 첫길을 열었다고 여길 만합니다.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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