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
마당 가장자리시멘트 틈새갓과 쑥
봄볕 받고푸르며 싱그러운 빛가득 담아고소한 냄새집안으로 스밀 때
한 잎두 잎석 잎넉 잎
뜯어서 먹습니다.
4345.3.26.달.ㅎㄲㅅㄱ
말
참새가 지저귀고박새가 노래하며직박구리가 떠들고노랑할미새가 속삭이는
다 다른 말다 다른 삶다 다른 넋.
4345.3.25.해.ㅎㄲㅅㄱ
까마귀
하늘을 날고벌레를 잡고동무를 사귀고바람을 맞고햇살을 쬐다가는풀섶에 깃들어 자고사랑을 꽃피워새끼 낳아 돌보며어린 목숨들한테 날갯짓 가르치는
까마귀.
4345.3.24.흙.ㅎㄲㅅㄱ
글
밥을 하고빨래를 하며아이를 씻기고방이며 집 안팎 쓸고닦는다.
아이 태운 수레자전거에 붙여면내 우체국 다녀온다.
씨감자 추리고밭흙 갈아엎어고랑 이랑새로 만든 뒤차곡차곡 하나하나 심는다.
연장을 닦고손발을 닦고기지개를 켜면어느새밤하늘은 달빛 별빛.
아이들과 마을 한 바퀴아이를 품에 안고 노래이부자리 여미고눈을 붙이려다가빈 종이 한쪽에몇 줄 끄적이는글.
4345.3.19.달.ㅎㄲㅅㄱ
밥
장작으로 삼을 나무를멧골로 들어가서도끼로 패어지게에 짊어지고,
솥에 쌀이랑 안칠 물을냇가로 가서동이에 담아머리에 이고,
조물딱조물딱 무칠 나물을들판과 논둑에서한 손 두 손 캐고 뜯어소쿠리에 담고,
아삭아삭 씹을 무랑 배추를밭뙈기에서어여쁜 씨앗으로 심어즐겁게 거두고,
어르신들아이들모두 불러한 자리에 마주앉아,
한솥밥한식구한사랑한삶.
4345.3.22.나무.ㅎㄲㅅ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