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비

 


흙으로 집을 짓고
사이사이
짚을 섞으며
침으로 이겨
아늑하고
튼튼한 보금자리.

 

서로 아끼는 암수는

알을 낳고
새끼를 돌보며
어엿한
어른 제비로 키운다.

 

따스한 꽃과 봄날
시원한 바람과 여름날
어여쁜 열매와 가을날
마음껏 누리고서
어버이 제비
아이 제비
나란히 너른 바다 건너
새 삶터로 떠난다.

 

겨울이 지나
꽃내음
바람 따라
바다 건너 실려오면
어버이 제비
아이 제비
나란히 먼길 날아
흙집 처마 밑
오랜 보금자리로
새로 깃든다.

 


4345.5.1.불.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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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는 뒹굴다가
내 등판에 팔꿈치 밀고,

 

하나는 몸부림치다가
내 가슴팍에 머리 디밀고.

 

그러면
너희 아비는
어찌 자야 좋을까.

 

이리 살짝 굴리니
다시 뒹굴뒹굴
이제 무릎으로 등판 찍고,

 

저리 살짝 옮기니
새로 몸부림치다
두 팔 쫙 펼친다.

 

그저
모로 비스듬히 누워
한 아이 배 토닥이고
한 아이 머리 쓰다듬는다.

 


4345.4.25.물.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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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마친 빨래
마당에 널자
생각하는데

 

눈 발갛게 졸린
둘째 아이
엉금엉금

 

너부터 재워야겠네
기저귀 살펴 갈고
가슴에 눕히며
나도 눕는다

 

자장 자장 코코 자장
예쁜 아기 잘도 잔다
코코 자고 배꼽 자고
또또 먹고 또또 놀자

 


4345.4.20.쇠.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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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나무 대나무 빙 두른
밑으로
봄볕 먹으며
하얗게 피어난
딸기꽃
잔뜩 흐드러진다.

 

질경이 쑥
이 풀
저 꽃
우거진 사이
멧개구리 빼꼼
고개 내민다.

 

노랑할미새 제비 멧비둘기
살근살근 지저귀고
아이들은 기고 달리며
풀잎 뜯고
나뭇잎 줍는다.

 


4345.4.22.해.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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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와 어른 2

 


어른 손바닥은
얼굴을 죄 덮고

 

아이 손바닥은
볼을 살짝 덮네

 

어른은 밭 갈고
빨래 주무르고

 

아이는 노래하고
흙마당 뒹굴고

 


4345.4.15.해.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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