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옷, 검은옷

 


흰옷은 시골서도
때가 잘 타
하루 지나고 이틀 되면
깃과 소매가 까무스름.
사흘 입고 나흘째에는
복복 비벼 빨아
까만 땟물 빼고
햇볕에 말린다.

 

까만옷은 도시서도
때 탄 티를 잊어
하루나 이틀로는 모르고
사흘과 나흘로도 모르지만
퀴퀴한 냄새 피어나
비로소 북북 비비고 헹구어
해바라기 시킨다.

 


4347.1.30.나무.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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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과꽃

 


모과꽃은 모과꽃 그대로 곱다.
모과꽃이 짙붉지 않다며
짙붉은 물감을 발라야
모과꽃이 곱지 않다.

 

동백꽃은 동백꽃 그대로 맑다.
동백꽃이 너무 붉다며
사포로 벅벅 문질러야
동백꽃이 맑지 않다.

 

깨꽃은 얼마나 예쁜가.
함박꽃은 얼마나 사랑스러운가.
후박꽃은 얼마나 반가운가.
모시꽃은 얼마나 빛나는가.

 

꽃은 늘 꽃이다.
햇볕이 포근히 드리운다.

 


4347.1.28.불.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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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우리 집 옆으로 말이시
고속도로 지나가문
을매나 살기 퍽퍽하것소
고저 조용조용
흙바람 쐬고
풀노래 듣고잡으니
두멧시골에서 살지라.

 


4347.1.16.나무.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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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린다 

 

 

박정희와 전두환과 김영삼에다가

김대중과 노무현을 지나

이명박과 박근혜까지 가로지르는

새마을

경제개발

도시화

세계화

물결치는 국민소득 몇 만 달러

있기에

 

몇 분 동안

새까맣고 고요한

깊디깊고 길디긴

멧자락 숨구멍

고속버스로 달린다.

또 달린다.

자꾸자꾸 달린다.

 

전라남도 멧골은 온통 구멍길

자꾸자꾸 거듭거듭

멧자락 구멍으로

고속버스 파고들어

백이십 백사십으로 싱싱

달린다.

 

 

4347.1.16.나무.ㅎㄲㅅㄱ

 

..

 

전라남도에 새 고속도로와 고속철도를 놓으면서

산마다 구멍(터널)을 엄청나게 뚫었습니다.

어느 정부가 들어서도

이런 개발은 끊이지 않습니다.

무엇이 발전일까요.

몇 분 동안 백사십으로 밟으며 지나가는 터널이란

우리한테 무엇일까요?

참말 묻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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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그릇

 


따뜻한 기운이 몸으로 들어온다.

 

풀내음이
빗내음이
햇살내음이
골고루 섞이고 어우러진.

 

밥 한 그릇
밥상에 올린다.

 

곁님과 두 아이하고
수저를 든다.

 

겨울이 지나간다.

 


4347.1.4.흙.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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