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말빛 2021.8.28.

오늘말. 대견하다


열 살이던 1984년에 어린배움터 너른터(운동장)에 천막을 펴고 하루를 묵었어요. 어린이 스스로 하룻밤을 나도록 한또래(한 학년)씩 갈라 천막도 치고 손수 밥도 해먹도록 했는데, 한밤에 올려다본 하늘에 별이 무척 밝았습니다. 시골만큼은 아니어도 웬만한 별자리는 짚었습니다. 밤에 바라보는 별은 수수할는지 모르나, 눈을 반짝이면서 어깨펴는 길을 스스로 품도록 이끈다고 생각했어요. 낮에는 해가 반갑고 밤에는 별이 고마워요. 낮에는 풀꽃이 눈부시고 밤에는 새까만 별내음이 빛납니다. 해가 저물면 으레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며 걸었어요. “얘야, 하늘만 보며 걸으면 넘어지겠어.” 하는 핀잔도 흘려넘깁니다. 이러던 어느 날 별똥이 눈앞에서 훅 길고 하얗게 금을 그으며 날아요. 둘레에 있던 사람들은 하늘을 안 보더군요. 혼자 만난 별똥별입니다. 문득 기뻐 눈물이 흘러요. “이렇게 아름답구나.” 보람이나 자랑이라 여길 만하지 않겠지만 스스로 대견했어요. 이름띠를 하거나 뻐길 일이 아니지만 마음은 봄날이 되어 좋았습니다. 뭇어른은 왜 낮꽃이나 밤별을 잊을까요? 삶자리에서 저마다 가만히 꽃도 별도 되기에 슬기로이 헤아린다고 느껴요.


ㅅㄴㄹ


뭇뜻·뭇마음·뭇생각·뭇슬기·뜻·마음·생각·보다·여기다·바라보다·헤아리다 ← 중론(衆論), 중지(衆志)


이름·이름값·보람·자랑·열매·뻐기다·뽐내다·어깨펴다·대견하다·고맙다·반갑다·기쁘다·즐겁다·좋다·눈부시다·아름답다·빛나다·봄·봄날·봄철·어깨띠·팔띠·이름띠 ← 영광, 영예


떠돌이별·맴돌이별·별 ← 행성, 혹성(惑星), 유성(流星)


별똥·별똥별 ← 유성(流星), 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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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말빛 2021.8.28.

오늘말. 제씻이


똑같은 사람이 없다면 똑같이 생각하는 사람도 없다는 뜻입니다. 손그림하고 눈조리개도 다 다를 테지만, 말씨하고 목소리하고 매무새도 다 달라요. 누구나 혼잣힘으로 일어섭니다. 곁에서 거들기도 하고, 밖에서 배우기도 하고, 바람을 타고서 떠오르기도 하지만, 스스로 생각하는 힘이 있어야 비로소 피어나요. 쉬운 실타래도 어려운 실마리도 스스로 풀어냅니다. 스스로길이거나 혼길일 텐데 이 길은 외롭거나 쓸쓸하지 않아요. 이제부터 날아오를 꿈을 온마음에 품고서 통통 뜁니다. 꿈을 바라보며 걷기에 즐겁고, 꿈을 잊기에 두렵거나 걱정스럽습니다. 들풀은 들에서 자라며 들에서 배웁니다. 숲꽃은 숲에서 피며 숲에서 배워요. 들빛으로 가다듬고 숲빛으로 씻습니다. 들바람으로 솟으며 숲바람으로 일렁일렁 춤춰요. 저 오름바람을 함께 탈까요. 이 냇바람에 같이 올라앉아 널뛰기를 해볼까요. 하루는 언제나 살림길이면서 사랑길이요 배움길이지 싶습니다. 제 손으로 짓고 가꾸다가, 제 손으로 돌보고 씻습니다. 우리 손으로 여미고 품다가, 우리 손으로 보듬고 나눕니다. 햇볕이 좋아 해바라기를 하고, 구름이 좋아 껑충 뛰어올라 한 송이를 잡아채며 놉니다.


ㅅㄴㄹ


눈조리개 ← 홍채(虹彩)


오름바람·오르다·올라가다·떠오르다·뛰다·뛰어오르다·껑충·날다·날아오르다·널뛰다·솟다·솟구치다·치솟다·부쩍·일다·좋다·채다·피다·피어나다·피는길 ← 상승, 상승세, 상승곡선, 상승기류


바깥배움·밖배움·바깥에서 배우다·밖에서 배우다·들배움·들에서 배우다·들을 배우다·들배움길 ← 야외수업, 야외학습


스스로씻기·스스로풀기·스스로하기·스스로길·스스로힘·제힘·혼힘·혼잣힘·제길·혼길·혼잣길·제씻이·혼씻이·혼잣씻이·숲씻이·숲풀이 ← 자정작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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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말빛 2021.8.27.

오늘말. 틀리다


풀지 못하면 끝나지 않습니다. 풀어도 그치지 않아요. 덜된 채 지나가기에 다시 찾아오고, 엉성한 짐이 하나둘 쌓이다 보니 자빠지거나 주저앉습니다. 풀려고 애쓰지 않고, 풀어가는 길을 즐기기에 머나먼길을 노래하면서 갑니다. 풀든 풀지 않든 바라보지 않으면서 오늘 이곳을 가볍게 통통 뛰면서 나아가면 쓰러질 일도 미끄러질 까닭도 없어요. 맞추려고 애쓰기에 빗나가지 싶어요. 꼭 맞춰야 한다고 안달을 하기에 빗맞거나 스치지 싶습니다. 어디 쏴 볼까 하고 생각하면서 마음에 즐거이 흐르는 빛살을 뿌리기에 화살이 곧게 뻗으면서 먼 곳까지 곱게 닿습니다. 잘 안 되기에 씁쓸한가요? 잘 되기에 신나는가요? 안 되고 잘 되고는 어떤 틀로 가르나요? 첫내기여도 잘 하는 사람이 있고, 오랜내기여도 틀리는 사람이 있어요. 햇내기라지만 가볍게 해내고 익숙하다지만 그만 무너지기도 해요. 엉키거나 엎어질 적뿐 아니라, 피어나거나 자라는 길도 하나라고 느낍니다. 좀더 즐거이, 아니 늘 즐거이, 스스로 사랑스레 웃는다면 꼬이거나 조각나지 않아요. 아직 즐거움이 없고 사랑마저 잊기에 망치거나 끝장나다 못해 자꾸 그르치고 헛발이지 싶습니다.


ㅅㄴㄹ


빗나가다·빗맞다·스치다·미끄러지다·지다·쓰러지다·뻗다·자빠지다·주저앉다·털썩·넘어지다·고꾸라지다·내빼다·달아나다·엎어지다·쓰다·쓴맛·씁쓸하다·끝장·끝·못하다·못나다·안되다·어긋나다·엇나가다·엉키다·엎어지다·잘못되다·잡치다·못하다·안 맞다·틀리다·그르치다·헛발·놓치다·떨어지다·꼬이다·무너지다·허물어지다·나뒹굴다·조각나다·깨지다·토막나다·망치다·동강나다 ← 실패


끝나지 않다·그치지 않다·풀지 못하다·처음·낯설다·좀더·덜·덜되다·채·먼길·머나먼길·멀디먼길·멀다·멀디멀다·머나멀다·모르다·미처·아직·안되다·어리숙하다·엉성하다·섣부르다·설다·설익다·새내기·첫내기·어리보기·햇병아리·풋내기·햇내기 ← 미완, 미완성, 미완숙, 미완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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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말빛 2021.8.25.

오늘말. 거룩얘기


흙이 있어 풀이 자라고 꽃이 피며 나무가 우거집니다. 풀꽃나무는 흙을 단단히 붙잡으면서 비바람을 너끈히 받아들이고, 사람은 이곳에 집을 짓고 삶이라는 뿌리를 내립니다. 흙은 밑동입니다. 흙으로 이룬 땅을 다져서 삶을 가꾸는 터전을 폅니다. 울타리를 쌓기보다 밭을 돌보고, 담벼락을 높이기보다 싹을 틔울 마당을 건사합니다. 하나씩 가꾸기에 차근차근 피어납니다. 찬찬히 돌보기에 차곡차곡 이룹니다. 우리는 흙지기로 살 적에 어깨동무를 해요. 삶터를 부드러이 어루만지는 사이라면 싸움연모(전쟁무기)나 싸울아비(군인)가 있을 까닭이 없어요. 우리 첫걸음은 싸움짓을 녹여내는 살림짓기로 가야지 싶습니다. 조금씩 가기로 해요. 가만가만 첫발을 디디기로 해요. 이 자리가 아름누리로 가는 첫터가 되도록 살피기로 해요. 우리한테 총칼이 있어야 저쪽에서 못 넘본다는 믿음이 거짓인 줄 깨닫기를 바라요. 높다란 거룩얘기가 아닌, 비구름이 흐르는 하늘얘기를 나눠 봐요. 스스로 짓고픈 꿈얘기를 펴고, 아이들이 날마다 놀랍게 펴는 말꽃을 흐드러지게 나눠요. 아이처럼 가볍게 걷고 뛰고 말하는 자리에서 비로소 사랑싹이며 살림싹이 돋습니다.


ㅅㄴㄹ


흙·땅·터·터전·판·마당·자리·곳·밭·발판·밑·밑동·밑돌·싹·바탕·뿌리·받침 ← 토양(土壤)


밑다짐·밑닦기·바탕다짐·바탕닦기·밑·밑길·바탕·바탕길·밑을 다지다·밑을 닦다·바탕을 다지다·바탕을 닦다·하나씩·하나하나·찬찬히·차근차근·차곡차곡·천천히·가볍다·부드럽다·보드랍다·조금씩·가만가만·첫걸음·첫발·첫배움·첫차림·첫터 ← 기초과정, 기초학습, 기초훈련, 기본과정, 기본학습, 기본훈련


믿음·생각·여기다·받아들이다·틀·얼개·담·담벼락·울·울타리·덮개·얼굴·허울·하늘얘기·거룩얘기·꿈얘기·얘기·이야기·놀랍다·대단하다·엄청나다·어마어마하다 ← 신화(神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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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말빛 2021.8.25.

오늘말. 뻣몸


우리말 ‘나리’는 두 가지로 씁니다. 첫째는 꽃이름이요, 둘째는 벼슬아치나 구실아치를 하는 사람인 ‘관리·공무원’이에요. 어쩌다가 사뭇 다른 두 가지를 똑같은 이름 ‘나리’로 가리킬까요? 벼슬이나 감투를 누리는 이들이 부디 막짓으로 기울지 않으면서 꽃손처럼 마을에 깃들기를 바라는 뜻이었을까요? 미운손 같은 나리가 아니라 아름손 같은 나리를 바라보면서 이처럼 이름을 지었을까요? 엉터리라 할 만한 짓을 일삼는 사람을 마주하면 몸이 굳습니다. 바보짓이란 꼴보기싫고, 밉짓은 볼썽사납거든요. 그런데 멍텅구리처럼 구는 구실바치야말로 뻣몸이지 싶어요. 아름다운 길이 아니니 뻣뻣하기 마련이요, 고운 꽃빛이 아니니 굳어버리기 쉽겠지요. 우리는 저마다 다른 들꽃입니다. 우리는 다 다른 들꽃으로서 이 별에서 숨을 나누고 품을 들이면서 고운손님이 된다고 느낍니다. 온꽃이 되기를 바라요. 온빛으로 어우러지기를 바라요. 저마다 온살림을 짓고, 온삶빛으로 하루를 일구기를 바라요. 감투를 잡으려는 손길이 아닌 꽃살림을 펴려는 손길이기를 바랍니다. 뻣뻣한 팔다리를 풀어 주면서 구름을 타고 노닐 만한 마음이기를 바라요.


ㅅㄴㄹ


나리·벼슬꾼·벼슬아치·구실아치·구실바치·감투꾼·감투잡이·분 ← 관리(官吏), 공무원


꽃손·꽃손님·아름손·아름손님·으뜸손·으뜸손님·큰손·큰손님·고운손·고운손님 ← 귀빈, 진객(珍客), 내빈, 브이아이피(VIP), 특별 게스트, 주빈


온꽃·온빛·온살림·온삶빛 ← 세계유산


몸이 굳다·몸이 뻣뻣하다·팔다리가 굳다·팔다리가 뻣뻣하다·굳다·뻣뻣하다·굳은몸·굳몸·뻣뻣몸·뻣몸·몸굳이·몸뻣뻣 ← 경직, 사후경직, 마비, 사지마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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