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삶말/사자성어] 사사오입



 사사오입의 논리로 정당화를 시킨다 → 도막올림이라며 우긴다

 우리 역사의 부끄러운 사사오입이 있다 → 우리 발자취에 부끄러운 닷올림이 있다

 부정한 사사오입을 언급하였다 → 못된 토막올림을 들었다


사사오입(四捨五入) : [수학] ‘반올림’의 전 용어



  우리 발자취에서 창피한 ‘사사오입’이란 낡은 말씨가 있습니다. 요사이는 ‘반올림(半-)’으로 고쳐서 씁니다. 다섯으로 접어들면 올린다는 뜻입니다. 이 뜻 그대로 ‘닷올림’이라 할 수 있습니다. 가운데를 넘으면 올린다는 뜻으로 ‘가운올림’이라 할 만하고, ‘도막올림·토막올림’이라 할 수 있어요. ㅅㄴㄹ



사사오입개헌으로 장기집권을 모색하면서 점차 동요했다

→ 가운올림 뒤집기로 오래임금을 꾀하면서 차츰 흔들렸다

→ 도막올림 판갈이로 오래끌기를 노리면서 이내 기울었다

《전두환과 80년대 민주화운동》(정해구, 역사비평사, 2011) 15쪽


사사오입으로 40대의 존. 체력적으로 20대의 흔적은 없어져

→ 가운올림으로 마흔줄. 몸에 스무줄 자국은 없어

《솔로 이야기 10》(타니카와 후미코/한나리 옮김, 대원씨아이, 2023) 6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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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삶말/사자성어] 천연기념물



 천연기념물로 지정하여 보호한다 → 푸른빛으로 삼아 돌본다

 천연기념물인 재두루미가 포착되었다 → 고운빛인 재두루미가 보인다

 이 지역에 서식하는 천연기념물이다 → 이곳에 사는 아름빛이다


천연기념물(天然紀念物) : 자연 가운데 학술적·자연사적·지리학적으로 중요하거나 그것이 가진 희귀성·고유성·심미성 때문에 특별한 보호가 필요하여 법률로 규정한 개체 창조물이나 특이 현상 또는 그것을 보호하기 위하여 필요한 일정한 구역 ≒ 자연기념물



  이 땅에서 살아가는 곱고 푸른 숨결을 이제 더는 죽음길로 내몰지 말자는 뜻에서 ‘천연기념물’ 같은 일본스런 한자말을 씁니다. 일본굴레에서 벗어난 지 얼마 안 된 무렵에는 아직 일본말씨를 그냥그냥 썼을는지 모르나, 앞으로는 우리말씨로 추스를 노릇이라고 봅니다. 이를테면 ‘고운꽃·고운빛·고운별’이나 ‘아름꽃·아름별·아름빛’이라 할 수 있습니다. ‘아름꽃빛·아름빛꽃·아름나무’나 ‘푸른꽃·푸른별·푸른나무·푸른빛’이라 할 만하고, ‘풀빛꽃·풀빛별·풀빛나무’라 해도 어울립니다. ‘꽃별·별님·별씨·별꽃·별잡이’처럼 가리킬 수도 있습니다. ㅅㄴㄹ



곳곳에 천연기념물 지역을 두었다

→ 곳곳에 푸른꽃터를 두었다

→ 곳곳에 아름꽃터를 두었다

《울릉도》(심병우·박기성, 대원사, 1995) 24쪽


이곳에는 천연기념물인 하늘다람쥐, 수달, 사향노루, 산양 같은 귀한 동물들이 사람들을 피해 숨죽이고 살고 있단다

→ 이곳에는 고운빛인 하늘다람쥐, 수달, 사향노루, 염소처럼 드문 짐승이 사람한테서 벗어나 숨죽이고 산단다

《하나뿐인 지구》(신영식, 파랑새어린이, 2005) 234쪽


국립공원이고 천연기념물이며 생태적으로 보존할 가치가 높다고 세계가 인정한

→ 나라숲이고 아름나무이며 푸르게 돌봐야 한다고 온누리가 여긴

《야생 동물은 왜 사라졌을까?》(이주희, 철수와영희, 2017) 63쪽


이때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었고

→ 이때 고운빛으로 삼았고

→ 이때 푸른빛으로 삼았고

《멸종 동물 소원 카드 배달 왔어요》(윤은미·김진혁, 철수와영희, 2024) 2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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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알량한 말 바로잡기

 건강 健康


 건강 상태 → 몸결 / 몸

 정신 건강 → 튼튼 마음 / 푸른 마음

 건강을 돌보다 → 몸을 돌보다 / 튼튼히 돌보다

 건강을 되찾다 → 몸을 되찾다 / 몸이 낫다

 건강을 해치다 → 몸을 망가뜨리다

 건강이 좋다 → 몸이 좋다 / 튼튼하다 / 성하다

 건강한 꿈 → 튼튼한 꿈 / 맑은 꿈

 젊고 건강했다 → 젊고 푸르다

 건강히 잘 지내세요 → 고이 잘 지내세요 / 잘 지내세요


  ‘건강하다(健康-)’는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아무 탈이 없고 튼튼하다”를 가리킨다고 합니다. ‘튼튼하다·탄탄하다·굳다·단단하다·든든하다’나 ‘깨끗하다·맑다’로 고쳐씁니다. ‘낫다·그대로·이대로·말짱하다·여느’나 ‘버티다·굳세다·성하다·세다’나 “안 아프다·아프지 않다·잘 있다”로 고쳐쓰고, ‘온빛·꿈쩍않다·옴짝않다’나 ‘좋다·짙푸르다·푸르다’로 고쳐씁니다. “건강 상태” 같은 말마디는 ‘몸’으로만 손보고, “정신 건강”은 ‘마음’으로 손볼 만합니다. “정신 건강에 좋다”란 “마음에 좋다”이거든요. “건강 상태를 확인하다”는 “몸을 살피다”나 “몸이 어떠한가를 살피다”로 손볼 수 있습니다. 이밖에 낱말책에 한자말 ‘건강’을 네 가지 싣는데, 모두 털어냅니다. ㅅㄴㄹ



건강(建康) : [지명] ‘난징’의 옛 이름

건강(健剛) : 건전하고 의지가 굳셈

건강(乾綱) : 1. 제왕이 다스리는 방침 2. 군주의 대권(大權)

건강(乾薑) : [한의학] 말린 생강을 한방에서 이르는 말. 위랭(胃冷), 구토, 설사의 치료에 쓴다



건강한 아이와 비교해 보면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억압된 것이 많기 때문에

→ 튼튼한 아이와 견주면 몸으로나 마음으로나 눌려 왔기 때문에

→ 여느 아이와 대면 몸이나 마음이나 억눌려 왔기 때문에

→ 멀쩡한 아이와 견주면 몸과 마음 모두 짓눌려 왔기 때문에

→ 둘레 아이와 대면 몸과 마음이 갇혀 왔기 때문에

→ 다른 아이와 견주면 몸이며 마음이며 막혀 왔기 때문에

《새와 이야기할 수 있는 아이》(쇼지 사부로/정필화 옮김, 특수교육, 1990) 121쪽


외롭지만 마음 편한 독신생활을 더 한층 즐겁게, 심신의 건강에 유의하며 살자

→ 외롭지만 가벼이 호젓이 더욱 즐겁게 몸도 마음도 튼튼히 살자

→ 외롭지만 느긋이 홀가분히 더 즐겁게 마음도 몸도 챙기며 살자

《할아버지의 부엌》(사하시 게이조/엄은옥 옮김, 여성신문사, 1990) 186쪽


지렁이는 땅의 건강을 위해 매우 중요하다

→ 지렁이는 땅이 튼튼하자면 꼭 있어야 한다

→ 지렁이가 꼭 있어야 땅이 기름지다

→ 지렁이가 살아야 땅이 기름지다

《자연과 친구가 되려면》(몰리 라이츠/안성복 옮김, 오월, 1993) 45쪽


피부가 새까맣게 그을린 것 외에는 건강하고 튼튼해서 부족한 것이 없었다

→ 살갗이 새까맣게 그을린 것 말고는 튼튼해서 모자란 것이 없었다

→ 새까맣게 그을린 살갗 말고는 매우 튼튼해서 모자란 것이 없었다

《하이디》(요한나 슈피리/한미희 옮김, 비룡소, 2003) 74쪽


건강을 위해서 소식(小食)을 하고

→ 몸을 생각해 수수밥을 먹고

→ 몸을 헤아려 조금만 먹고

《한국의 교양을 읽는다 3》(이상준, 휴머니스트, 2006) 204쪽


지금까지 건강하게 지내 왔잖아

→ 이제까지 튼튼하게 지내 왔잖아

→ 여태까지 잘 지내 왔잖아

→ 이제까지 걱정없이 지내 왔잖아

《커피 한 잔 더 4》(야마카와 나오토/채다인 옮김, 세미콜론, 2012) 47쪽


젤리와 크림과자가 우리 아이들을 행복하고 건강하게 만들어 준다는 광고를 믿어 버리고 말자고 생각하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 말랑이와 크림과자가 우리 아이들을 즐겁고 튼튼하게 해 준다는 알림말을 믿어 버리고 말자고 생각하는 흐름이 짙다

→ 말랑이와 크림과자가 우리 아이들을 즐겁고 튼튼하게 해 준다는 알림글을 믿어 버리고 말자고 생각하는 기운이 널리 퍼진다

《꿈의 학교, 헬레네 랑에》(에냐 리겔/송순재 옮김, 착한책가게, 2012) 265쪽


늑대 씨가 건강을 유지하는 비결은

→ 늑대 씨가 튼튼몸을 지키는 길은

→ 늑대 씨가 몸을 돌보는 길은

《다 먹어 버릴 테다!》(에릭 바튀/이주희 옮김, 담푸스, 2013) 31쪽


샤워꼭지의 물줄기는 여전히 건강하다

→ 물뿜꼭지 물줄기는 아직 튼튼하다

→ 물뿜꼭지 물줄기는 그대로 세다

→ 물뿜꼭지 물줄기는 오늘도 잘 나온다

《행복한 목욕탕》(김요아킴, 신생, 2013) 59쪽


빛나는 땀방울 건강한 향기

→ 빛나는 땀방울 튼튼한 내음

→ 빛나는 땀방울 기운찬 냄새

→ 빛나는 땀방울 힘찬 냄새

《그녀와 카메라와 그녀의 계절 1》(츠키코/서현아 옮김, 학산문화사, 2015) 56쪽


서로 속도를 맞춰 가며 천천히 함께 걸어갈 때 관계는 탄탄하고 건강해지죠

→ 서로 발을 맞춰 가며 천천히 함께 걸어갈 때 둘 사이는 탄탄하지요

→ 서로 발을 맞춰 가며 천천히 함께 걸어갈 때 사이는 한결 탄탄하지요

《10대와 통하는 심리학 이야기》(노을이, 철수와영희, 2017) 147쪽


직파 농사의 최대 장점은 뿌리가 튼튼하여 건강하다는 것이다

→ 바로 뿌리면 뿌리가 튼튼하여 무척 좋다

《옛 농사 이야기》(전희식, 들녘, 2017) 77쪽


엄마의 건강을 지켜 준다고

→ 엄마를 지켜 준다고

→ 엄마 몸을 지켜 준다고

→ 엄마를 튼튼하게 해준다고

《내 안의 새는 원하는 곳으로 날아간다》(사라 룬드베리/이유진 옮김, 산하, 2018) 17쪽


몸의 건강만을 말하는 건 아니다

→ 몸 튼튼만을 말하지 않는다

→ 튼튼한 몸만을 말하지 않는다

《동네 헌책방에서 이반 일리치를 읽다》(윤성근, 산지니, 2018) 7쪽


건강에도 좋고 즐거움을 준다

→ 몸에도 낫고 즐겁다

《자연의 아이》(줄리엣 디 베어라클리 레비/박준식 옮김, 목수책방, 2019) 268쪽


일상적으로 ‘건강하세요’라는 인사말을 나누고요

→ 흔히 ‘잘 지내세요’라는 말을 나누고요

→ 으레 ‘아프지 마요’라는 말을 나누고요

→ 언제나 ‘튼튼히’라는 말을 나누고요

《10대와 통하는 건강 이야기》(시민건강연구소, 철수와영희, 2020) 4쪽


어머님께서 빨리 건강해졌으면 좋겠네요

→ 어머님이 빨리 낫기를 바라요

→ 어머님이 빨리 기운을 찾기를 빌어요

《소소한 꽃 이야기》(오사다 카나/오경화 옮김, 미우, 2020) 7쪽


비채식인도 건강 때문에 대체육에 관심이 높습니다

→ 풀을 꺼리더라도 몸을 생각해 고기맛을 바랍니다

《10대와 통하는 채식 이야기》(이유미, 철수와영희, 2021) 28쪽


내 기억 속의 조태일은 우람한 체격에 두주불사의 건강한 몸이었다

→ 내가 떠올리는 조태일은 우람한 덩치에 말술인 튼튼한 몸이었다

→ 내가 아는 조태일은 우람하고 술꾼인 튼튼한 몸이었다

→ 내가 아는 조태일은 우람하고 술꾼에 튼튼했다

《지옥에 이르지 않기 위하여》(염무웅, 창비, 2021) 21쪽


나의 몸에 대한 선택권을 존중받지 못한다는 건 기본권과 건강권 등을 침해받는 일이다

→ 내 몸을 스스로 다루지 못한다면 밑삶과 튼튼길을 깔아뭉개는 셈이다

→ 내 몸을 내가 다스리지 못한다면 밑살림과 튼튼길을 짓뭉개는 꼴이다

《당신의 성별은 무엇입니까?》(민나리·김주연·최훈진, 오월의봄, 2023) 113쪽


지구는 생명을 잉태하고, 지구에서 태어난 생명은 다시 지구가 건강하도록 기여한 것입니다

→ 푸른별은 숨결을 낳고, 푸른별에서 태어난 숨결은 다시 푸른별을 살렸습니다

→ 푸른별은 숨빛을 낳고, 푸른별에서 태어난 숨빛은 다시 푸른별을 북돋았습니다

《미래 세대를 위한 채식과 동물권 이야기》(이유미, 철수와영희, 2023) 22쪽


담비가 살면 산이 건강하다는 증거야

→ 담비가 사는 메는 푸르다는 뜻이야

→ 담비가 사는 멧골은 짙푸르지

→ 담비가 사는 숲은 깨끗해

《멸종 동물 소원 카드 배달 왔어요》(윤은미·김진혁, 철수와영희, 2024) 3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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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 말넋 2024.3.21.

오늘말. 오솔바다

길손채에 깃들 적에는 글을 쓸 자리부터 챙깁니다. 너른자리에 쪽자리가 있으면 느긋합니다. 쪽칸이 없이 마루만 넓으면 오히려 안 반가워요. 두 다리로 걷는 사람은 들길을 디뎌요. 부릉부릉 매캐하지 않은 조그마한 두 바퀴로 달릴 적에는 뭍길 어디나 느긋이 누빕니다. 가을에 너른바다를 가로지르면서 떠난 제비는 새봄에 다시 허허바다를 가르면서 찾아올 테지요. 아이하고 오솔길을 걷다가 생각합니다. 들숲에는 오솔길이니, 바다라면 오솔바다일 테고, 작고 나즈막하게 퍼지는 글이라면 오솔글일 테지요. 우리 둘레에는 아직 담벼락이 높아요. 뭇사람 뭇얘기가 좀처럼 못 퍼지는 듯싶습니다. 탱자탱자하는 먹물이 뜻밖에 많고, 적잖은 나라일꾼은 허수아비 같아요. 그렇지만 우두머리 둘레에서 구르던 지스러기를 차근차근 털어내 온 나날이라고 봅니다. 아직 찌꺼기도 검불도 많다지만, 살림밥을 나누는 두레마당으로 천천히 거듭나리라 생각해요. 여럿이 나누면 살찌우는 보살핌밥이지만, 혼자 게걸스러우면 그만 뚱뚱하지요. 피둥피둥 살이 쪄요. 남아서 길미이지 않아요. 깃털처럼 가볍게 하늘을 날도록 나눌 줄 아는 몫이라 깃입니다. 곧 앵두꽃이 핍니다.


ㅅㄴㄹ


쪽칸·쪽받이·쪽자리 ← 협탁(狹卓)


들길·뭍길·거님길·걷는길 ← 육로


쪽바다·오솔바다·쪽길·길목·목 ← 해협


담·담벼락 ← 담장(-牆)


나머지·남다·길미·깃·보풀·부스러기·검불·찌꺼기·버림치·마병·노닥거리다·놀고먹다·탱자탱자·지저깨비·지스러기·밥벌레·허수아비·쓸데없다·덧없다·부질없다 ← 잉여, 잉여인간


꽃밥·살림밥·이바지밥·대단밥·엄청밥·돌봄밥·보듬밥·보살핌밥·기르다·키우다·살찌우다 ← 약선(藥膳)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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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 말넋 2024.3.21.

오늘말. 웃음꽃

아주 어릴 적을 돌아봅니다. 예전에는 깔깔깔 웃는 아이한테 꿀밤을 먹이는 언니나 어른이 수두룩했습니다. 까르르 웃는 아이를 괴롭히는 또래도 흔했습니다. 그저 웃음보따리를 터뜨릴 뿐인데, 두손들며 으르렁거리는 무리가 있더군요. 서슬퍼런 칼날처럼 무시무시한 굴레에 허덕이던 나라였기 때문일 수 있습니다. 높다란 임금님이 사람들을 내려다보던 즈음에도 임금님이나 벼슬아치 목소리에 수수한 사람들 목아지가 날아가곤 했으니, 지난날에도 꽃비 같은 함박웃음을 섣불리 누리기 어려웠을 만합니다. 언제 웃음바다일 만큼 기쁜가 하고 곰곰이 생각해 봅니다. 돈을 벌거나 이름을 날리거나 힘을 뽐낼 적에 자지러지게 즐거운가요? 어느 분은 이렇겠지요. 일이 술술 풀려서 기뻐날뛸 수 있고, 거침없이 뜻을 이루기에 어깻바람이기도 합니다. 제가 살아온 날을 더듬자면, 곁님을 만나서 아이를 낳아 돌보는 길에 접어들 적에 봄꽃비처럼 큰웃음이었다고 느껴요. 신바람을 내며 아기 기저귀를 빨래했습니다. 자장노래를 기쁜낯으로 불렀어요. 안고 업으며 마실할 적에도 야호 소리를 내뱉으면서 어화둥둥이었어요. 아기는 겨울단비 같은 웃음꽃입니다.


ㅅㄴㄹ


기쁘다·기뻐하다·기뻐날뛰다·자지러지다·즐겁다·기쁜낯·기쁜빛·기쁜얼굴·기쁨낯·흐뭇하다·까르르·깔깔깔·하하·하하호호·함박웃음·웃고 자빠지다·웃다·웃음꽃·웃음판·큰웃음·웃음물결·웃음바다·웃음보·웃음집·웃음보따리·웃음주머니·꽃보라·꽃비·단비·봄꽃비·여름꽃비·가을꽃비·겨울꽃비·봄단비·여름단비·가을단비·겨울단비·두손들다·손들다·손뼉웃음·활짝·내뱉다·뱉다·부르짖다·야호·입을 벌리다·목소리·목청·소리·소리치다·외치다·큰소리·무척 웃다·매우 웃다·몹시 웃다·반갑다·반기다·뿌듯하다·좋아하다·신나다·신바람·어깻바람·어화둥둥 ← 환호, 환호성, 환호작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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