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껏 놀자
 [고흥살이 12] 여기는 우리 집이야

 


  첫째 아이는 곧잘 “여기 우리 집이야.” 하고 말합니다. 참말 여기 우리 집 맞아, 그러니 우리 집이지. 여태 다른 사람 집에서 살다가 이제 바야흐로 우리 집에서 살지. 마음껏 꾸미고, 즐겁게 누리며, 예쁘게 살아가지. 마당과 꽃밭에 풀이 제멋대로 자라도록 두기도 하다가, 이 풀섶에서 둘째 아이가 이리저리 기어다니기도 하고. “여기 우리 집이야.” 하는 네 말처럼 네 즐거움 누리며 살아가는 집이야.


  혼자 신을 꿸 줄 아는 첫째 아이는 짝신을 즐겨 신습니다. 아직 쌀쌀하던 때에는 짝양말 곧잘 신었고, 차츰 따스해지는 날이기에 맨발로 짝신을 신고, 때로는 맨발로 돌아다닙니다. 둘째 아이는 가고 싶은 데를 제 두 팔과 두 발을 써서 기어갑니다. 이제 슬슬 걸을 때도 되건만 좀처럼 안 걷고 기기만 하는데, 아직 둘째한테는 기기가 한결 빠르며 좋기 때문일 테지요. 시멘트로 덮인 마당도 기고, 아버지가 베지 않아 우거진 풀밭 사이도 깁니다.


  어디이든 우리 집입니다. 어느 곳이든 우리 마을입니다. 예쁘게 누리는 집입니다. 예쁘게 살아가는 마을입니다. 따순 햇살을 받으며 걷고, 하얀 햇볕을 받으며 깁니다. 고운 햇살을 쬐며 들새 노래를 듣고, 맑은 햇볕을 받으며 들바람 노래를 듣습니다. (4345.6.5.불.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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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12-06-07 11:29   좋아요 0 | URL
흙에서 마구 기어다니며 노는 아이들
마음에서 흙냄새 풀냄새 풀풀 나겠지요
참 곱고 이쁩니다

숲노래 2012-06-07 12:12   좋아요 0 | URL
아주 땀냄새에
까망둥이가 된답니다~ ㅋㅋ
 


 옛집으로 찾아오는 제비
 [고흥살이 11] 어떤 집에서 예쁘게 살아갈까

 


  나는 인천에서 태어나고 자랐지만, 어린 날 인천에서도 제비와 박쥐를 자주 보았습니다. 동네에서도 학교에서도 어디에서도 제비와 박쥐는 참 흔했습니다. 땅강아지와 사마귀도 흔했고, 개구리와 매미도 흔했습니다. 낮에는 제비처럼 날아다니며 놀고 싶었고, 밤에는 박쥐처럼 날갯짓하며 놀고 싶었습니다.


  아파트가 그리 많지 않고 자가용 또한 얼마 있지 않던 예전 인천에는 제비와 박쥐가 사람과 함께 살았습니다. 길마다 자가용이 넘치지 않던 지난날 인천에는 땅강아지와 사마귀가 사람과 같이 살았습니다. 이제 높다란 아파트 우뚝 솟고, 골목마다 자가용이 줄줄이 늘어서는 곳에는 제비가 깃들기 힘듭니다. 박쥐가 매달리기 어렵습니다. 땅강아지도 사마귀도 개구리도 모두 도시에서 쫓겨나거나 도시를 떠납니다. 도시에는 파리와 모기와 바퀴벌레만 남습니다.


  2005년에 중국 연길시로 나들이를 다녀올 때에, 연길시 한복판에서 제비들이 춤추는 모습을 보고는 깜짝 놀라며 어릴 적 일이 떠올랐습니다. 제비들이 춤추고 저마다 보금자리를 틀 수 있다면, 이곳은 사람이 살아갈 만하겠구나 생각합니다. 제비가 찾아오지 않는다면 사람이 살아가기 힘들고, 제비가 보금자리를 틀지 못한다면 사람 또한 좋은 보금자리를 오래오래 건사하기 어렵구나 생각합니다.


  4월 15일 언저리에 고흥 읍내에서 제비 여러 마리를 보았습니다. 4월 22일 한낮, 아이들 데리고 멧마실 들마실을 하다가 제비떼를 만납니다. 처음에는 몇 마리가 춤추는구나 하고 생각했는데, 아이들과 함께 하늘을 올려다보니 얼추 백∼이백 마리쯤 되는 제비들이 떼를 지어 저마다 춤을 추듯 어울려 날아다닙니다. 봄을 맞이한 들판을 마음대로 가로지르면서 저희 좋은 짝을 찾는 춤사위일까요.


  우리 집 처마에는 제비집이 셋 있습니다. 하나는 튼튼하고 둘은 허물어졌습니다. 저 제비떼 가운데 두 마리는 우리 집 처마로도 깃들까 궁금합니다. 지난해 우리 집에서 지낸 제비가 지난일을 떠올린다면 이곳으로 다시 찾아들리라 생각합니다. 이러고서 이튿날 4월 23일, 암수 제비 두 마리가 우리 집 처마 밑으로 뻔질나게 드나듭니다. 둘째 아이 죽을 섬돌에 앉아 먹이며 바라보자니, 제비 두 마리는 입에 흙이랑 지푸라기를 물고 쉴새없이 드나듭니다. 지난해 살던 집을 새로 손질하느라 바쁘군요. 그래, 이렇게 찾아와 주는구나.


  봄맞이 제비들은 새벽 다섯 시를 넘을 무렵부터 지저귑니다. 천천히 동이 트는 빛살을 느끼며 하루를 열고, 바쁘고 즐거이 하루를 누리며, 고요하며 한갓지게 하루를 마무리합니다. 제비는 꼭 저희 식구들 깃을 들일 만큼 조그마한 흙집에서 하루를 보냅니다. 가만히 생각하면, 먼먼 옛날부터 사람들은 누구나 흙집을 지었습니다. 나무로 기둥을 세우고 돌로 바닥을 깔며 흙으로 벽을 바르고, 풀로 지붕을 이었습니다. 제비는 흙집 처마에 흙집을 지으며 사람들과 함께 살았습니다.


  더 돌이키면, 먼먼 옛날부터 사람들 흙집 풀지붕에는 구렁이가 함께 살았습니다. 생쥐도 풀지붕에서 함께 살았습니다. 박꽃 또한 흙집 풀지붕에 뿌리를 내려 훤한 열매를 맺었습니다.


  삶이란 그리 대수롭지 않습니다. 우람하다 싶은 건물을 높디높게 쇠붙이와 시멘트로 올려세워야 비로소 삶이 되지 않습니다. 풀이 자라고 나무가 자라는 밑거름인 흙으로 집을 지어 꾸릴 만한 삶입니다. 풀을 먹고 나무와 어깨동무하며 하루하루 누릴 만한 삶입니다.


  삶이란 참 대수롭습니다. 해마다 새로운 풀이 돋습니다. 해마다 새 잎과 새 꽃이 나뭇가지마다 가득합니다. 해마다 싱그러이 피어나는 새봄이요, 해마다 짙푸르게 우거지는 들판입니다. 아이들은 새로 태어나고, 늙은 어버이는 조용히 숨을 거두어 흙으로 돌아갑니다. 사랑스러운 사람들이 새 목숨을 잇습니다. 사랑 누린 사람들이 따사로운 흙 품에 안깁니다. 가만히 돌고 도는 좋은 삶이기에 대수롭습니다. 찬찬히 이어가는 삶이기에 대단합니다. 쓰레기나 빚이나 돈이나 아파트나 자가용 아닌 사랑과 믿음과 꿈과 마음과 생각을 잇는 삶이기에 아름답습니다.


  1912년 옛사람과 1512년 옛사람과 1012년 옛사람과 512년 옛사람과 12년 옛사람은 흙집 처마 제비를 어떤 눈길로 바라보며 어떤 삶을 누렸을까 천천히 곱씹습니다. (4345.5.1.불.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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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12-05-01 13:10   좋아요 0 | URL
와우, 제비... 귀한 사진 올려주셨네요.
따뜻한 정감이 느껴지는 집도 잘 봤어요. 대문 위에 산과 하늘이 있군요.

숲노래 2012-05-02 04:02   좋아요 0 | URL
네, '귀한 사진' 맞답니다.
근데 '추천'이 너무 적네요 ㅜ.ㅠ

제비집과 제비를 잊거나 모르는
알라딘서재 이웃들한테 보여주려고
사진 잔뜩 올렸는데.... ㅠ.ㅜ

서당터 2012-05-01 18:35   좋아요 0 | URL
바쁘다는 핑계로 추억이 되었던 모든 것이 새롭게 보이내요.. 어릴적 구석구석 다니던 곳들이 어른이 되면서 가던곳만 일정하게다니는 습관을 만들어버렸내요.. 아이들에 눈에 보이는 내고향은 내가 어릴적 보았던 것들과 같은 모습일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시간이 흐른만큼 정말 많은 발전과 변화가 있어야 할 곳이 ... 내키보다던 높던 담장은
세월의 흔적처럼 무너적 버리고.. 나보다 작았던 동백꽃 나무는 나보다 커버린 시간들..
놀이터여던 변해버린 마을회관....그 많던 학생들을 잃어버린 초등학교.. 학교 고목 나무 밑에서의 추억들.. 좁아지는 마을길들.... .
따뜻한 사진들 감사합니다.. 개인적으로..

숲노래 2012-05-02 04:01   좋아요 0 | URL
서당터 님 마음속으로 늘 따뜻한 이야기를 품으시기에
이런저런 사진을 바라보면서 따뜻하다는 무언가를
느끼시는구나 싶어요.

언제나 좋은 마음 잘 이어 가시리라 믿어요~

카스피 2012-05-02 22:43   좋아요 0 | URL
제비라 어렸을 적에는 무릎근처라 날아다니던 제비를 본 기억이 나는데 요즘 서울에는 당최 제비를 볼수 없네요ㅜ.ㅜ

숲노래 2012-05-05 07:26   좋아요 0 | URL
제비가 서울에서 살아갈 수 없으니까요
 


우리 집 매화꽃
[고흥살이 10] 나무 심어 남기기

 


  뒤꼍 땅뙈기를 밭으로 한창 일구다가 뒤늦게 알아챕니다. 뒤꼍 땅뙈기를 빙 둘러 여러 나무가 있는데, 이 가운데 하나는 매화나무였습니다. 빈집이던 이곳을 지난가을 찾아들어 이리저리 손질하고 나무는 가지치기를 했는데, 가지를 너무 치는 바람에 올해에 새잎이 돋을 수 있을까 걱정했습니다. 매화나무는 가지치기를 아랑곳하지 않는다는 듯 발그스름한 봉우리를 잔뜩 맺고 하나둘 터뜨립니다. 앙상한 가지인 채 하도 오래 있던 터라 눈여겨보지 않았어요. 발그스름한 봉우리가 가지마다 촘촘하게 맺힌 줄 참 늦게 알아봅니다.


  이렇게 어여삐 꽃을 피우는 매화나무는 언제 이 땅뙈기에 뿌리를 내렸을까 궁금합니다. 어떤 손길이 어린나무를 심거나 작은 씨앗을 심었을까 궁금합니다. 오늘 내가 씨앗 하나 심으면 이 씨앗은 여러 해에 걸쳐 아주 천천히 땅에 뿌리를 내릴 테지요. 퍽 더디다 할 만하지만 나무 목숨으로 헤아리자면 하나도 더디지 않는 빠르기라 할 테지요. 내가 심는 씨앗은 내가 누리거나 즐길 나무로 자라기보다는 내 아이들이 누리거나 즐길 나무로 자랄 테고, 내 아이들이 낳을 아이들이 신나게 껴안으며 사랑할 우람한 나무로 우뚝 설 테지요.


  나무를 심는 사람은, 작은 목숨을 사랑하는 넋을 가슴에 품으며 즐거우리라 생각합니다. 잘 자란 나무를 바라보는 사람은, 나무가 듬뿍 내어주는 선물을 기쁘게 받으며 즐거우리라 생각합니다. 우뚝 선 나무가 맺는 열매를 받는 사람은, 먼먼 옛날부터 차근차근 이어오는 아름다운 사랑을 깨달아 즐거우리라 생각합니다.


  흙 땅 한 뼘을 곱게 건사하는 사람이 아름답습니다. 흙땅 한 뼘에 씨앗 한 알 갈무리하는 사람이 아름답습니다. 흙땅 한 뼘에서 자라나는 나무를 아끼는 사람이 아름답습니다. 흙땅 한 뼘에서 우람하게 자라난 나무를 즐거이 바라보는 사람이 아름답습니다. (4345.3.28.나무.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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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찾아온 멧새
[고흥살이 9] 흙을 밟고 누리는 삶 (12.03-18)

 


  엊저녁 빨래한 옷가지를 아침에 마당에 내다 넙니다. 어제는 맑았으나 오늘은 비가 뿌릴는지 모른다고 생각해, 비가 듣는다면 그때까지라도 밖에서 말라 주기를 바랍니다. 처마 밑에 둔 빨래대에 하나하나 널고 집으로 들어옵니다. 이때 마당에서 무슨 소리가 들려 뒤를 돌아봅니다. 멧새 한 마리, 마당가 동백나무 앞에서 무언가 콕콕 쫍니다. 어떤 새일까. 무얼 쫄까. 궁금하니까 살며시 다가서고 싶지만, 궁금하다며 한두 걸음 멧새 쪽으로 다가선다면 금세 알아채고는 포르르 날아갈 테지요.


  마루문을 연 채로 둡니다. 발소리를 죽여 방으로 들어갑니다. 고개만 빼꼼 내놓은 채 바라봅니다. 몸을 낮춰 대청마루에 엎드린 채 멧새가 무얼 하는지 찬찬히 살펴봅니다.


  아직 피어나지 않은 동백꽃 송이 하나 떨구어 쪼나. 어떤 열매 하나를 쪼나.


  열매 하나를 놓고 한참 쪼더니 마당가 꽃밭으로 올라서고, 돌담으로 올라선 다음, 다시 마당으로 내려와 열매를 다시 쫍니다. 멧새는 산초나무 가느다란 가지에 가뿐하게 올라앉고, 이리저리 가볍게 통통 튀듯 마당을 걷습니다. 봄이라 하더라도 새벽이나 이른아침에는 좀 쌀쌀합니다. 멧자락이나 들판에서 살아가는 새들은 깃털을 잔뜩 부풀려 몸을 따스하게 지키겠지요. 겉보기로는 좀 토실해 보이는 새라 하더라도 막상 이 새를 잡아 손에 쥐고 보면 몸피가 아주 작아요.


  멧새가 이리 뛰고 저리 걷는 마당은 시멘트로 발라졌습니다. 이 시멘트 마당은 아이들이 뛰노는 터가 되기도 하고, 돗자리 깔아 해바라기하는 곳이 되기도 합니다. 시멘트로 발리기 앞서는 그저 흙땅이었습니다. 시멘트가 없던 옛날에는 아주 마땅히 흙마당으로 두었을 테고, 그무렵에는 집을 흙집으로 지었을 테며, 어느 길이든 흙길이었어요. 흙길은 시멘트길이나 아스팔트길보다 덜 단단하다 할 텐데, 흙길을 걷고 흙집에서 살던 무렵에는 크고작은 자동차가 오갈 일이 없으니 흙길로 넉넉합니다. 사람도 짐승도 수레도 모두 흙길로 즐거이 다녔어요.


  흙마당에서는 아이들이 넘어져도 무릎이 깨지지 않습니다. 흙마당에서는 아이들이 기거나 뒹굴어도 흙먼지를 툭툭 털면 그만입니다. 흙마당에서는 이런저런 풀도 돋고 이런저런 벌레도 깁니다.


  우리 집 마당으로 찾아온 멧새는 이곳으로 내려앉아 열매를 쪼지 않았더라면 시멘트바닥에 제 발바닥을 댈 일이 없겠지요. 시골에도 전봇대는 많아, 전깃줄이나 시멘트 전봇대에 내려앉기도 할 테지만, 멧새나 들새는 으레 나뭇가지에 앉고 풀섶에 앉습니다. 나뭇가지로 엮은 둥지에서 자고, 나뭇잎 깔린 흙땅에서 몸을 쉽니다.


  모든 목숨은 햇살을 머금고 바람이랑 물을 마시는 흙에서 비롯한다지요. 흙에서 비롯한 목숨은 흙으로 돌아간다지요. 멧새도 들짐승도 사람도 모두 흙에서 비롯하고 흙에서 먹이를 얻으며 흙에서 쉴 터를 누려요. 씨앗은 흙이 품어야 뿌리를 내리고 싹을 틔워요. 시멘트나 아스팔트 덩이는 씨앗을 품지 않고 뿌리내릴 틈을 내주지 않아요.


  나날이 사람들은 길바닥을 시멘트와 아스팔트로 덮습니다. 시멘트와 아스팔트로 덮고는 시멘트와 쇠붙이와 플라스틱을 써서 집을 짓습니다. 흙을 멀리하거나 잊으며 집안에 흙을 들이지 않을 뿐더러 흙을 손으로 만지거나 살갗으로 느끼지 않습니다. 밥도 옷도 집도, 물도 바람도 햇살도, 도시에서는 흙하고 동떨어집니다. 자그마한 연장이나 책걸상 둘레 어디에도 흙먼지가 묻는 일이 없습니다.


  한참 마당을 내다 보다가 문을 닫습니다. 마루문을 닫아도 멧새는 그 자리에서 놉니다. 이제 아침빨래를 하며 새 하루를 열 즈음입니다. 오늘은 바람이 얼마나 불는지 생각하고, 오늘은 식구들과 어떤 이야기를 누리면 좋을는지 헤아립니다. 다섯 살을 맞이한 첫째 아이는 유치원에 가지 않습니다. 집에서 어머니 아버지 동생하고 함께 놀며 지냅니다. 해가 높이 걸리고 햇살이 맑게 드리우는 한낮, 마을길을 거닐며 이웃집 돌담에 흐드러지는 매화나무 흰 꽃송이를 올려다봅니다. 막 터진 봉우리가 있고 곧 터지려는 봉우리가 있습니다. 살짝 쓰다듬습니다. 코를 대며 냄새를 맡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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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12-03-19 05:17   좋아요 0 | URL
파란대문, 그 앞에는 사름벼리가 들고 놀던 파란공, 옆에는 동백나무...집 마당에 동백나무라니, 저 어릴 때엔 도시에 살더라도 집 마당에 꽃나무 있는 것이 예사였는데 이제는 이렇게 드문 일이 되었네요.
이 작은 땅덩이 나라에서도 조금 위쪽 지방과 아래 쪽 지방이 이렇게 다르군요 꽃 핀걸 보니...

숲노래 2012-03-19 08:56   좋아요 0 | URL
이웃집을 보면
꽃이 훨씬 많이
아주 예쁘게 피었어요 ㅠ.ㅜ

우리 집은 볕이 적게 드는
좀 추운 데인가 보더라구요. 이궁~

2012-03-19 05: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숲노래 2012-03-19 08:56   좋아요 0 | URL
다 사람 그림이에요~
아주 멋진 그림이랍니다~
잘 읽어 주셔서 고맙습니다~~~ ^^

하늘바람 2012-03-19 20:19   좋아요 0 | URL
서울에는 꽃집에나 가야 꽃을 보는데
참 이쁘네요 멧새도 이쁘구요

숲노래 2012-03-20 06:12   좋아요 0 | URL
서울에서도 골목골목 가만히 살펴보면
예쁜 들꽃이 곳곳에 있으리라 믿어요~

카스피 2012-03-20 22:50   좋아요 0 | URL
사진이 선명하지 않아서 그런데 멧새라고 한다면 참새와 비슷한 종류의 새인가요? 요즘 서울은 참새보기도 참 힘들어요ㅜ.ㅜ
 


 시골 민방위 소집, 마늘밭, 한미자유무역협정

 


  시골마을 민방위 소집을 이태째 치른다. 지난해에는 충청북도에서 치렀고 올해에는 전라남도에서 치른다. 지난해에 민방위 소집을 치를 때에는 ‘리’를 아울러 사람들이 모였고, 올해에 민방위 소집을 치를 때에는 ‘면’을 아울러 사람들이 모인다. 내가 사는 마을에서도 내가 모르는 젊은 분이 한 사람 왔다. 누구일까. 어느 집 젊은 분일까. 주소는 이쪽으로 되었으나 광주라든지 순천이라든지 광양에서 살아가는 분일까. 고흥군 도화면을 통째로 아울러 민방위 소집을 한다고 느낀다. 민방위 소집을 하는 이웃마을 회관에서, 이웃마을 이장님이 이름 적으라고 내민 종이에 찍힌 소집자 주소를 보니, 도화면 맨 아래쪽 지죽리까지 있다. 지죽에서 면 소재지까지는 면 소재지부터 읍내까지 될 만큼 먼 길인데.


  ‘면’을 아우른 전라남도 고흥군 시골마을 민방위 소집에 나온 젊은 사람들, 이른바 서른 첫머리부터 막바지인 사람들은 대여섯. 소집자 이름에 올랐으나 안 나온 사람까지 치면 모두 열서넛 즈음. 면을 통틀어 민방위 소집을 받는 젊은 사람이 고작 이만큼이라 한다면, 젊은 사람이 참 없다는 뜻일 테지. 가만히 보면, 면내 우체국이건 면사무소이건 파출소이건 농협이건, 이런저런 데에서 일하는 마을 젊은이는 얼마 없다고 느낀다. 하나같이 순천에서 오고 광주에서 오며 여수나 광양 같은 데에서 온다. 그리고, 시골마을 젊은이는 순천으로 나가고 광주로 나가며 여수나 광양 같은 데로 나가지만, 이보다는 서울이나 부산으로 가고 싶어 한다.


  서울에서 고흥으로 일하러 오고프다 하는 젊은 교사나 공무원이 있을까. 부산을 떠나거나 대구를 떠나거나 인천을 떠나거나 대전을 떠나면서, 전라남도 맨 끄트머리에 자리한 고흥으로 일하러 가겠다 하는, 또는 살림집을 옮기겠다 하는, 끝없는 가게와 아스팔트와 아파트 물결하고는 동떨어진 숲으로 들어가고 논밭 사이로 들어가며 바다를 품에 안는 터로 옮기겠다 하는, 이런 젊은 사람은 백만 사람 가운데 몇쯤 될까.


  앞으로 몇 해 더 지나면 내 민방위 소집은 끝난다. 나는 군대를 좀 일찍 갔으니 올해로 끝일는지 이듬해에 끝일는지 잘 모르겠다. 내가 민방위 소집마저 끝날 무렵, 우리 면 테두리에서 민방위 소집을 받을 젊은 사람은 얼마나 남을까. 이 시골마을에서 예비군 훈련을 받을 더 젊은 사람은 얼마나 있을까. 시골마을 젊은이 숫자로는 예비군 훈련은 못하지 않을까.


  날이 폭하다며, 마을 할머니 할아버지 모두 마늘밭에 서서 허리 구부정하게 김을 맨다. 마을 할머니 할아버지가 마늘밭에서 김매기 하는 모습을 벌써 한 달째 바라본다. 농약을 안 치고 손으로 풀을 잡는다며 모두들 땀을 흘린다. 나이 일흔 여든에 옛날 옛적 흙일을 한다. 풀약 안 친 마늘을 거두려고 힘쓰는 2012년 3월 15일 하루를 마무리하며 생각한다. 바로 오늘 3월 15일부터 한미자유무역협정이 이루어진다고 한다. 시골 면사무소도 조용하고, 시골신문도 조용하며, 시골 논밭도 조용하다. 그런 협정 한두 가지 때문에 갑자기 온누리가 달라지겠는가. 그러나, 이제 참말 도시사람들은 ‘풀약 안 친 마늘을 제값 치르며 사는 일’하고는 아주 동떨어진 채 ‘더 값싸게 사먹는 마늘’에 손이 갈 테지. 풀약 안 치며 거두는 쌀이나 보리나 밀이 아닌, 더 값싸게 사먹는 쌀이나 보리나 밀에 손이 갈 테고, 되도록 사료는 안 주고 짚과 소죽으로 키우는 소를 잡은 고기보다는, 관세가 사라져 아주 값싸게 사먹을 만하다는 소고기에 손이 가리라. 시골에서 살아가지 않으니, 어느 곡식 어느 짐승한테 농약·비료·항생제·사료를 어떻게 얼마나 주는가를 어느 만큼 깨닫거나 느끼겠는가. 다 똑같다 여기며 값이 더 싸다는 쪽으로 손이 갈밖에 없다. 먹고살기 힘들다는 말을 앞세우고, 돈벌기 힘겹다는 말을 들이밀며, 아이들한테 고기를 먹여야 키가 큰다는 말을 외치잖는가.


  보름달이 훤하게 마을을 비추다가는, 찬찬히 초승달로 이운다. (4345.3.16.쇠.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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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 2012-03-17 19:10   좋아요 0 | URL
이글을 읽으니 참 시골에 젊은 사람이 없기 없네요.서울에서 귀농한다는 분들이 많다고 하지만 다 자식 공부 다시킨 분들이 대다수니 시골은 나이드신 분들만 계시는것 같네요.

숲노래 2012-03-18 07:07   좋아요 0 | URL
서울이나 도시는
사람이 너무 많이 모여
서로서로 사랑할 줄을 모르는구나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