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길 17. 담는다


  아무 생각이 없이 눌렀는데 사진이 되는 일이 있을까. 아마 “아무 생각”이 아닌 “다른 생각”을 하지 않았기에, “우리를 둘러싼 이 생각 저 생각”을 내려놓았기에, “뭔가 이루거나 해내야 한다는 생각”을 접었기에, “자잘한 생각을 잊은” 몸짓이기에, “잘해야 하거나 멋있게 해야 한다는 생각”을 떨쳤기에, 홀가분하게 이야기꽃 한 송이를 사진 하나로 담을 수 있으리라 본다.


2018.1.5.쇠.ㅅㄴㄹ / 숲노래,최종규 / 사진넋,사진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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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길 16. 손가락


  우리 손가락으로 사진기 단추를 누르는데, 이 손가락을 먼저 하늘에 대고 네모를 그려 보렴. 동그라미나 별이나 사랑이나 세모도 그려 보렴. 손가락으로 가만히 빚는 틀에 이야기가 흘러들어 마음에 깃들면, 이때에 손가락을 새삼스레 사진기에 얹고서 단추를 가만히 누르지.


2017.12.30.흙.ㅅㄴㄹ / 숲노래,최종규 / 사진말,사진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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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길 15. 빛그림


  사진을 두고 ‘빛그림’이라는 이름을 새로 붙여 본다면, 이는 ‘빛 + 그림’이기만 하지는 않아. 우리 눈빛에 흐르는 마음빛이 있기에 그림을 그릴 수 있어. 우리 삶자리에서 살림빛을 가꾸기에 사랑빛으로 그림을 그릴 수 있어. 이웃님 손빛에서 우리 낯빛에서 환하게 깨어나는 즐거운 노래를 저 햇빛에 별빛에 달빛에 꽃빛에 흙빛에 물빛에 바람빛에 담아서 나누기에 그림을 그릴 수 있어.


2017.12.30.흙.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사진넋,사진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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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길 14. 이야기


  도란도란 이야기를 하다 보니 생각이 새로 춤춘다. 한쪽에서만 쏟아붓는 말을 들을 적에는 너무 많은 말이 넘쳐서 내 생각이 춤추지 못하더니, 네 말을 듣고서 내 말을 하고, 내 말을 들은 네가 네 말을 하니, 즐거운 이야기꽃이 피면서 우리가 함께 걸어갈 길을 새롭게 열 수 있더라.


2017.12.28.나무.ㅅㄴㄹ / 숲노래,최종규 / 사진넋,사진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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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길 13. 말하기


  보고 느낀 대로 가만히 말한다. 흐르는 숨결을 즐겁게 말한다. 따질 일이란 없네. 더 좋거나 덜 좋은 사진은 없으니까. 말하면 되네. 반가우니 반갑다 말하고, 아쉬우니 아쉽다 말하며, 설레니 설렌다 말하고, 아무 느낌이 없으니 아무 느낌이 없다 말한다.


2017.12.28.나무.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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