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탐조일기
김은미.강창완 지음 / 자연과생태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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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책 읽기 156


《제주 탐조일기》

 김은미·강창완

 자연과생태

 2012.7.5.



우리 신혼집에는 또 다른 손님이 있었다. 남편이 한국조류보호협회 제주지회에서 다치거나 아픈 새를 구조하는 일을 하면서 방 하나는 새들이 차지했다. (22쪽)


2008년 3월 21일부터 22일 사이 대규모로 제주도에 나타난 흑두루미들. 이틀 동안 총 3천 330마리가 제주도를 지나갔다. (81쪽)


이미 제주도의 팔색조 서식지가 농경지 개간이나 골프장 개발 등으로 눈에 띄게 줄고 있다. (142쪽)


갑자기 고함소리가 들렸다. 무슨 일인가 싶어 두리번거리니 흑고니를 찍고 있던 그 기자가 흑고니를 날아오르게 하려고 고함을 지르고 있었다. 헤엄치는 모습만 카메라에 담았던 터라 비행하는 모습까지 찍고 싶어서 그런 행동을 한 것이다 … 따끔하게 충고하려고 그 기자 쪽으로 걸어가는데, 고함을 쳐도 날지 않자 이제는 돌멩이를 던졌다. (155쪽)


나와 남편은 (백록담에서) 딱새를 보자마자 놀란 듯 서로를 쳐다보았다. 육지에서는 여름에 흔하게 번식하지만 제주도에서는 겨울에나 보이는 새인데 여름에 여기서 뭐하나 싶어서였다. (225쪽)



  우리 집 아이들은 이제 아버지한테 굳이 저 새가 어떤 이름이냐 하고 안 묻습니다. 새마다 어떤 이름인지 알기에 안 묻는다 할 수도 있고, 아이들 스스로 이름을 알아내는 길을 익혔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새를 알려주는 도감은 많지 않지만 드문드문 나왔습니다. 저 스스로 새를 반기기도 하고, 이웃은 새를 어떻게 바라보는가 궁금해서 새 도감을 하나하나 장만했고, 이제 아이들은 새 도감을 늘 끼고 살면서 그림이나 사진하고 눈앞에서 마주하는 새하고 맞대곤 해요.


  큰아이는 한 걸음 더 나아갑니다. 두 눈으로 보는 새를 스스로 공책에 그리고, 도감에 나온 모습도 공책에 옮깁니다. 스스로 볼 적하고 ‘다른 사람이 그린 모습이나 찍은 모습’을 낱낱이 살필 적에는 다르면서도 새롭게 배우는 대목이 있어요. 스스로 더 알아보는 대목을 느끼고, 스스로 미처 못 본 대목을 느낍니다.


  숲책 《제주 탐조일기》(김은미·강창완, 자연과생태, 2012)는 어린이한테는 만만하지 않다고 할 테지만, 아이들은 이 책도 즐겁게 읽었습니다. ‘저 어른들은 새를 어떻게 어디에서 만나려고 했을까?’ 하는 실마리를 들여다본다고 할 만합니다. 어른으로서는 새 한 마리가 마을이며 나라에 얼마나 살뜰한 동무요 이웃인가를 새삼스레 헤아리는 길잡이책이 될 만합니다.


  새를 지켜본 이야기 가운데 제주로 좁힌 《제주 탐조일기》입니다. 2012년에 나온 책이니, 꽤 묵은 셈이지만, 2012년에 벌써 이만 한 삶길을 걸은 분이 있다는 뜻이요, 그때에 진작 이만 한 책을 여민 일꾼이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전남 순천 갈대밭이나 늪에 ‘새를 보려는 마음’으로 멀리서 비행기를 타고 찾아오는 여러 나라 이웃이 꽤 많습니다. 제주에도 오직 새를 보려고 찾아오는 여러 나라 이웃이 퍽 많다지요.


  나라나 지자체에서 곰곰이 생각할 노릇입니다. 관광시설이나 놀이시설이나 골프장을 엄청난 돈을 들여서 때려짓기에 여러 나라 사람들이 찾아가지는 않습니다. 그저 숲을 숲대로 건사하고 늪을 늪대로 돌보며 골짜기랑 냇물을 골짜기랑 냇물대로 아낄 수 있다면, 이곳은 새한테 아름다운 보금자리가 되어요. 새한테 아름다운 보금자리가 되면 숲결(생태계)이 살아나고, 숲결이 살아난 터에는 갖가지 새를 비롯해 우리 마음을 틔우고 열어 주는 뭇숨결을 만나기에 좋습니다.


  다만 시끄럽게 찾아가면 안 되겠지요. 사진기를 너무 들이대어도 안 되겠지요. 쓰레기를 함부로 버린다든지, 자동차로 함부로 밀고 들어가도 안 될 테고요.


  새를 만나려면 맨몸으로 조용조용 거닐 줄 알아야 합니다. 새하고 속삭이려면 입을 다물고 마음으로 눈빛을 밝혀서 속삭일 줄 알아야 합니다. 새하고 사귀면서 노래를 누리려면 스스로 푸른 넋이나 몸짓이 되어 이 땅을 사랑할 줄 알아야 합니다.


  새가 있기에 하루가 새롭습니다. 왜 새를 ‘새’라고 했을는지 새삼스레 생각해 본다면 좋겠어요. 오래도록 사람 곁에서 숲결을 지켜 온 상냥하면서 고운 이웃인 새를 바라볼 수 있는 넉넉하면서 느긋한 마음을 그립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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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어 전파담 - 외국어는 어디에서 어디로, 누구에게 어떻게 전해졌는가
로버트 파우저 지음 / 혜화1117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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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으로 사귀려는 ‘외국말 배우기’가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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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책시렁 100



《외국어 전파담》

 로버트 파우저

 혜화1117

 2018.5.5.



아르메니아 문자는 비단 성경의 번역어로서만 역할을 한 것이 아니다. 자국어로 된 문학 활동을 풍성하게 해줬을 뿐만 아니라 인접 언어권의 문자를 만드는 데에도 좋은 사례가 되었다. (42쪽)


쿠릴라이 칸은 새로운 제국의 통치를 위해 누구나 배우기 쉬운 보편적인 언어와 문자가 필요하다는 것을 인식했고, 파스파 문자는 그런 보편성을 염두에 두고 제국의 지배가에 의해 새롭게 만들어진 문자라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다. (65쪽)

 

이러한 기관들은 하나의 국가 안에서 사용하는 다양한 언어와 방언들 대신 왕실의 언어를 국어로 만들고, 보급하고 관리하는 데 매우 중요한 기여를 했다. (86쪽)


기본적으로 선교 활동은 침략이라는 패러다임에서 이루어졌고, 언어를 배우는 이들과 가르치는 이들은 본질적으로 불평등한 관계에서 시작할 수밖에 없었다 … 차츰 자신들의 언어를 버리고 선교사들의 언어를 받아들이는 이들이 많아졌고,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선주민들의 언어는 사라지기 시작했다. (110쪽)


미국 백인 주류 계층은 선주민들에게 영어를 가르침으로써 그들의 언어를 말살시키려 했다. 이를 통해 선주민들 고유의 민족성을 없앤 뒤 이들을 효과적으로 통제하려 했다. (159쪽)


1930년대 식민지 조선의 문인들은 한국어와 일본어, 한문은 물론 영어와 프랑스어, 독일어 등을 작품에 활용하는 것에 매우 익숙했다. (234쪽)



  열두 살을 지나가는 큰아이가 한창 영어를 배웁니다. 올봄까지는 영어 배우기를 시큰둥히 여겼지만, 이웃나라 사람을 잔뜩 만나는 자리에 다녀오고는 스스로 하고픈 말을 할 수 없어 갑갑했다며 영어를 배우기로 다짐합니다.


  말이건 다른 살림을 배우건 언제나 발판이 있어야 할 테지요. 큰아이는 어머니한테서 빵굽기를 배운 뒤에 ‘가게에서 사다 먹는 빵’은 ‘집에서 스스로 구워서 먹는 빵’ 같은 즐겁고 아늑한 맛이 나지 않는다면서, 이제는 빵을 먹고 싶으면 스스로 반죽해서 부풀린 뒤에 스스로 굽습니다.


  여러 나라 말을 배우는 재미에 사로잡혀서 온갖 말을 재미나게 배웠다고 하는 분이 한국말로 쓴 《외국어 전파담》(로버트 파우저, 혜화1117, 2018)을 읽었습니다. 재미있어요. 일본말도 할 줄 알고 한국말도 할 줄 아는 이웃나라 사람이 한국말로 책을 썼다고 하니까요.


  다만 이 책은 ‘한국말로 썼다’기보다 ‘한글로 썼다’고 해야 올바르지 싶더군요. 글쓴님은 이른바 번역 말씨하고 일본 한자말로 책을 썼어요. 아무래도 글쓴님은 이녁한테 낯선 말을 익힐 적에 ‘어른 눈높이’에서 인문책이나 어른문학을 곁에 두고서 익혔을 테니, 한국 인문학이나 사회학에 두루 퍼진, 이러면서 아직 씻거나 가다듬거나 손질하지 못한 번역 말씨하고 일본 한자말로 이야기를 풀어냈을 테지요.


  어린이가 외국말을 익힐 적에는 아주 마땅히 그림책이나 동화책부터 가까이하기 마련입니다. 어른이 외국말을 익힐 적에는 어떠한가요? 푸름이라면 청소년문학을 가까이하면서 외국말을 익히겠지요? 어른도 어른문학이나 어른 인문책만 가까이하기보다는 그림책하고 동화책하고 동시집부터 가까이하면 좋겠어요. 그 나라 지식 사회 말도 익히면 좋겠습니다만, 처음에는 그 나라 수수한 살림자리 말을 익힐 적에 훨씬 좋을 테니까요.


  인문책 《외국어 전파담》은 글쓴님이 지구별 여러 가지 말을 배우는 동안 느끼거나 살폈던 대목을 대학 교재 얼거리로 풀어냅니다. 예부터 언제나 ‘세계 통치자나 권력자’가 제 나라 말글을 이웃나라로 퍼뜨려서 군사힘뿐 아니라 문화힘으로도 다스리려 했다는 대목을 조곤조곤 들려줍니다.


  그러고 보면 한국이란 나라에서도 중국말을 섬긴 대목, 또 일제강점기에 일본 제국주의가 일본말을 ‘국어(國語)’라는 이름으로 억지로 가르치려 하면서 한국말을 짓밟은 대목, 또 해방 뒤에 군정으로 들어온 미국을 앞세운 미국말(영국말보다는)이 확 퍼진 대목에 얽힌 뒷그늘을 읽을 만합니다.


  더 살피면 한국하고 일본 사이는 여러모로 얽힙니다. 일본이 군사힘으로 쳐들어온 적도 있으나, 일본은 조선한테서 이모저모 얻거나 나누려는 뜻으로 조선에 ‘조선말을 배우는 곳’을 세워 꾸준히 사람을 보내었다고 합니다. 한국에서는? 한국에서는 일본말을 배우려는 곳이 있었는지 알기는 어렵지만, 중국말을 섬기면서 지식 사회에서는 어릴 적부터 중국 말글을 배우도록 했어요. 한국도 꽤 예전부터 ‘외국말 배우기’를 한 셈입니다.


  한국으로 나들이를 오는 여러 나라 이웃은 한국말을 배우려 합니다. 이웃으로 사귀고 싶기에 이웃말을 배우려 하지요. 군사힘이나 문화힘이나 정치힘으로 사로잡거나 윽박지르려 하는 물결이 아닌, 수수한 자리에서 서로 이웃이 되려고 만나고 배우려는 ‘외국말 어깨동무’로 나아간다면, 이때에는 제 나라 말도 이웃나라 말도 서로 기쁘게 맞아들여서 배울 만하지 싶습니다. ‘외국어 전파’를 시키는 힘이 아닌, ‘어깨동무하는 사이가 되는 즐거움’으로 서로서로 이웃 삶자리를 담아낸 말을 나누는 길이 되기를 바라 마지 않습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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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의 아이 - 약초치료사 줄리엣 할머니의 자연육아법
줄리엣 디 베어라클리 레비 지음, 박준식 옮김 / 목수책방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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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책 읽기 155


《자연의 아이》

 줄리엣 디 베어라클리 레비

 박준식 옮김

 목수책방

 2019.2.15.



아버지는 일상생활 중에 너무나 자주 찾아오는 유혹과 사악한 욕망에 저항할 수 있도록 스스로를 단련하는 과정에서 피조물 중 가장 고귀한 존재인 사자를 늘 가슴에 품어야 한다. (48쪽)


그 우유가 어느 젖소에서 왔는지 아무도 모르며, 따라서 이렇게 자라는 아기는 수많은 젖소의 우유를 먹게 되어 더 많은 문제가 생길 수 있다. (80쪽)


어릴 적부터 모든 동물의 새끼는 이슬이나 눈을 핥아 먹는다. 심지어 여우나 늑대 같은 육식동물의 새끼도 그렇고, 초식동물의 새끼도 어미의 젖 외에 그렇게 수분을 보충한다. (99쪽)


우리가 큰 댐들을 건설하지 않고, 농경지와 과수원에 뿌린 독극물이 흘러내린 더러운 폐수와 유독성 물질로 깨끗한 물을 오염시키지 않는다면, 개울과 하천에는 물고기가 넘쳐날 것이다. (119쪽)


몸 대부분을 태양에 노출시킨 상태로 가장 민감한 부분을 숨 쉬지 않는 뜨거운 천 속에 감추고 있으면 여성에게는 유방과 자궁에 질환이 생길 수 있고, 남성에게는 전립선 질환이 일어날 수 있다. 반드시 수영복을 입어야 한다면, 면 재질을 택하라 … 아이들에게 비와 눈을 피해 몸을 가리라고 가르치지 말고, 머리에 비를 맞고 눈 속으로 빗물이 들어가는 황홀한 희열을 맛보게 해야 한다. (137쪽)


현재 우리가 호흡하는 공기는 대부분 순수하지 않고, 운이 좋아야 진짜 순수한 물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예전처럼 자연적 정화과정이 잘 이루어지지 못한다. 그리고 현대의 백신 때문에 자연적 정화과정이 억제되면, 몸의 전체적 건강이 근본적으로 훼손된다. (195쪽)


인간이 동물에게 더 친절해지기 전까지는 지상에 평화가 없을 것이다. (307쪽)



  아이를 낳는 사람은 두 어른입니다. 아이를 낳기 앞서까지는 ‘어른’이라는 이름이지만, 아이를 낳고 나서는 ‘어버이’란 이름을 새로 얻습니다. 아이를 돌보는 자리에 서면 두 이름이 나란히 있어요. 한켠에서는 어른이요, 다른켠에서는 어버이입니다.


  어른이자 어버이로서 아이를 낳아 돌보는 길이라면, 어른이란 길하고 어버이란 길을 같이 가야겠지요. 어른이란 어떤 사람일까요? 


  사전을 보면 어른을 “1. 다 자란 사람. 또는 다 자라서 자기 일에 책임을 질 수 있는 사람 2. 나이나 지위나 항렬이 높은 윗사람 3. 나이나 지위나 항렬이 높은 윗사람 4. 한 집안이나 마을 따위의 집단에서 나이가 많고 경륜이 많아 존경을 받는 사람 5. 남의 아버지를 높여 이르는 말”로 풀이하는데, 어쩐지 모자라 보입니다. 다 자랐다고 해서 어른이라 해도 될까요? 제 일을 맡아서 할 줄 아는 모습이란 무엇일까요?


  저는 어른이란 사람을, “철이 들어 스스로 삶을 짓고 일을 할 수 있는 사람. 날마다 스스로 새롭게 배우면서 이를 즐거이 살림짓기로 잇는, 이러면서 아이를 이끄는 상냥한 넋”이라고 여깁니다. 일을 하는 매무새는 ‘철이 든’ 모습이어야겠고, 언제나 즐겁게 새로 배우며 상냥하게 이끌 줄 알아야 비로소 어른이지 싶어요. 그래서 나이가 어려도 어른스러운 사람이 있어요.


  사전에서 어버이란 낱말을 찾으면 “아버지와 어머니를 아울러 이르는 말”로 풀이합니다. 매우 밋밋합니다. 고작 어머니하고 아버지를 아우르는 이름일 뿐인 ‘어버이’일까요? 


  저는 어버이란 자리를 “아이를 돌보는 어른. 어머니하고 아버지를 아우르는 이름이기도 하다. 몸으로 낳은 아이를 돌보기도 하지만, 스스로 낳지 않았어도 사랑으로 이웃 아이를 맞아들여 돌보는 어른이기도 하다. 날마다 스스로 새롭게 다스리고 갈고닦으면서 이를 즐거이 살림짓기로 잇는, 이러면서 아이를 사랑이란 마음으로 따스하고 넉넉하며 참하고 슬기롭게 이끄는 상냥한 넋”으로 여깁니다. 두 사람을 뭉뚱그리기만 하는 낱말이 아닌, 참다우면서 사랑이 깃든 품이 될 적에 비로소 어버이라고 느껴요.


  《자연의 아이》(줄리엣 디 베어라클리 레비/박준식 옮김, 목수책방, 2019)를 읽으며 어른이자 어버이로 살아가는 길이 무엇인가 하고 더 헤아립니다. 이 책을 쓴 할머니는 바로 어른이자 어버이로서 아이를 슬기롭고 참하게 돌보아서 새로운 어른이자 어버이로 일어서도록 이끄는 이야기를 들려주려고 하지 싶습니다.


  아이를 학교에 맡기는 길이 아닌, 어버이가 스스로 돌보는 길을 들려주려 합니다. 아이가 사회살이를 하도록 이끄는 길이 아닌, 어른으로서 먼저 삶을 짓는 길을 보여주려 합니다.


  우리는 집을 어떻게 지어서 살아야 즐겁고 아름다울까요? 우리는 옷을 어떻게 지어서 입고 건사해야 즐겁고 아름다울까요? 우리는 밥을 어떻게 지어서 누려야 즐겁고 아름다울까요? 《자연의 아이》는 책이름처럼 ‘숲아이’가 되도록 돌보자면, 어른이자 어버이부터 ‘숲어른’이요 ‘숲어버이’로 살아가는 길을 꿰뚫고서, 이를 부드럽고 즐거이 이야기꽃으로 들려줄 수 있어야 한다고 짚습니다.


  그렇지요. 숲아이 곁에 숲어른하고 숲어버이가 있을 노릇입니다. 서로 어깨동무하는 숲사람으로 살아갈 노릇입니다. 언제나 숲살림을 지으면 넉넉하고, 시골에서든 서울에서든 숲마음을 품을 줄 알면 되어요.


  친환경이나 유기농 같은 이름은 없어도 됩니다. ‘숲’이면 됩니다. 청정이나 그린이나 녹색 같은 이름은 내려놓아도 됩니다. ‘숲’이면 넉넉합니다.


  숲에 거름이나 농약이나 비료를 주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렇지만 숲은 사람뿐 아니라 뭇목숨을 살리는 바탕입니다. 공기청정기에서 나오는 바람이 아닌, 숲에서 흐르는 바람이 우리 몸을 맑고 튼튼히 가꿉니다. 수돗물이나 정수기로 받는 물이 아닌, 숲에서 비롯하여 흐르는 숲물(냇물·샘물)이 우리 몸을 싱그럽고 튼튼히 북돋아요. 아무리 전깃불이 환하더라도 햇빛을 따라가지 못해요. 아무리 전기담요에 난방기가 뛰어나도 햇볕을 따라갈 수 없습니다. 아무리 에어컨이 좋더라도 숲바람 꽁무니를 따르지 못해요.


  서리가 내리기 앞서까지 이슬은 언제나 반짝반짝 온누리를 적십니다. 이슬을 머금은 풀하고 나무는 하루 내내 싱그럽고 짙푸릅니다. 더구나 숲짐승이며 풀벌레는 바로 이 이슬을 나누어 먹습니다.


  우리 사람은 어떤 물을 마실까요? 우리 사람은 이슬받이를 언제부터 잊거나 잃었을까요?


  몸을 돌보고 마음을 건사하는 길을 아이하고 어른이 숲에서 함께 배워서 살림으로 녹여내면 좋겠습니다. 누구나 아늑하게 누릴 숲을 고이 보듬는 길을 가면 좋겠습니다. 우리가 나누는 모든 말도 숲에서 태어난 줄 새삼스레 깨달으면서 착하고 어진 말을 주고받으면 좋겠습니다. 그저 숲이 되면, 오롯이 숲으로 가면, 언제나 사랑이고 아늑한 보금자리이겠지요.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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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새가 궁금해? - 익숙한 듯 낯선 이웃
채희영 지음, 김왕주 그림 / 자연과생태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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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책 읽기 154


《참새가 궁금해》

 채희영 글·사진

 김왕주 그림

 자연과생태

 2019.8.16.



참새 학명은 ‘산 참새’, 영명은 ‘숲 참새’라는 뜻입니다. (16쪽)


어른 참새는 식물 씨앗을 주로 먹으며, 특히 곡류를 좋아합니다. 물론 동물성 먹이도 먹습니다. 나비목(40%)을 가장 많이 먹으며, 이어서 딱정벌레목과 집게벌레목, 메뚜기목(각각 15%)을 비슷하게 먹고, 그 다음으로 잠자리목(5%), 기타(10%)로 조사되었습니다. (48쪽)


번식기에 암컷은 수컷 노랫소리를 듣고서 짝을 고르기 때문에 암컷 선택을 받으려면 수컷은 여러 소리로 노래할 줄 알아야 합니다. (61쪽)


우리나라에서 참새가 줄어든 이유 가운데 하나는 질 좋은 먹이를 구하고, 둥지를 안정적으로 틀 수 있는 환경이 감소했기 때문이라 할 수 있습니다. (80쪽)


참새가 줄면 참새 먹잇감인 진딧물이 늘어납니다. 진딧물은 식물 잎 등에 붙어 영양분을 빨아먹기 때문에 진딧물이 많아지면 시들어 죽는 식물도 그만큼 늘어날 거예요. (81쪽)



  한가을에 접어들어 들판이 누렇습니다. 이 누런 들판 가을볕을 듬뿍 머금으면서 나락이 익는 냄새를 퍼뜨립니다. 일찍 심은 들은 일찍 베겠지만, 나중 심은 들은 가을볕을 더 머금으면서 벨 날을 기다려요. 벼베기를 마친 나락은 시골길 한켠에 길게 펼칩니다. 논자락에서는 볕을 먹고 익는다면, 길자락에서는 볕을 담으면서 곱게 마르지요. 볕으로 곱게 마른 나락은 다음 한 해를 살뜰히 이을 먹을거리로 건사할 수 있습니다.


  가을날 벼베기철이 되면 참새가 낟알을 쪼느라 부산한 모습을 곧잘 봅니다. 또 벼베기를 마친 빈들에 내려앉은 참새떼를 어렵잖이 만날 수 있습니다. 자, 이때에 문득 생각해 볼 만해요. 나락이 잘 여물어 날로 먹을 만한 때는 한가을입니다. 그렇다면 한가을에 이르기까지 참새 같은 새는 무엇을 먹으며 살림을 이을까요?


  《참새가 궁금해》(채희영, 자연과생태, 2019)는 매우 단출합니다. 몸무게가 20그램이 될락 말락 하다는 참새라는데, 이 단출한 숲책은 96쪽이에요. 조그마한 참새를 이야기하는 가벼운 숲살림 꾸러미입니다. 그러나 아흔여섯 쪽에 걸쳐 참새 한살이를 비롯해 참새하고 얽힌 우리 살림살이를 잘 펼쳐 놓습니다. 마치 가을볕을 머금는 가을나락 같다고 할 만합니다.


  가을이 깊어 나락을 벨 즈음 낟알을 찾는다는 참새라지만, 이때까지 참새 먹이는 나비에 나방에 애벌레에 풀벌레라지요. 잠자리랑 거미도 많이 잡아서 먹고요. 아마 파리랑 모기도 꽤 많이 잡아채어 먹지 않을까요?


  어느 모로 본다면 가을에 벼를 벤 빈들에서 이삭을 쪼려는 참새를 귀엽게 바라볼 수 있습니다. 봄여름 내내 애썼고, 첫가을에도 힘쓴 참새더러 조그맣게 누리라고 내미는 우수리가 될 수 있어요. 겨울에도 눈밭 한켠에 모이그릇을 놓고서 참새가 겨울나기를 잘 하라며 아낄 수 있습니다. 참새를 비롯한 마을 텃새는 마을 논밭에서 애벌레랑 나비 나방을 알맞게 줄이는 큰몫을 맡거든요.


  예전에 적잖은 나라에서 ‘참새가 많아 곡식을 쪼니 싫다’고 여겨 참새잡이를 일삼은 적 있다는데, 이렇게 참새잡이를 일삼아 ‘참새가 사라진 마을’이 된 뒤에는 벌레가 엄청나게 끓어대어 아예 흙짓기가 무너졌다지요. 논밭뿐 아니라 아무까지 온통 벌레한테 잡아먹혔다고 해요. 이리하여 부랴부랴 다른 고장이나 나라에서 참새를 얼른 데려와서 풀어놓았다 하고, 참새가 돌아온 마을은 ‘벌레 들끓어 흙짓기가 망가지는 일’이 사라졌다고 합니다.


  논밭에는 애벌레도 나비도 어느 만큼 같이 살아야 아름다운 셈입니다. 갖가지 숨결이 고루 어우러지기에 아름드리숲이 되고, 이 아름드리숲에서 사람도 아름답게 살아갈 만하지 싶습니다. 그러니까 참새 한 마리는 대단한 이웃이에요. 사람들 곁에 머물며 한 해 내내 노래를 베풀고, 꾸준히 벌레잡이를 하는 멋진 동무이기도 합니다. 노래벗이요 벌레잡이인 참새를 조금 더 상냥히 바라보면 좋겠어요. 단출한 이야기책 《참새가 궁금해》를 곁에 놓으면서.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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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를 엮다 오늘의 일본문학 11
미우라 시온 지음, 권남희 옮김 / 은행나무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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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배를 엮다”, 한국은 “숲을 짓다”



《배를 엮다》

 미우라 시몬

 권남희 옮김

 은행나무

 2013.4.10.



“뭐어? 국어학이라고? 뭐냐, 그건? 너 우리말 할 줄 알잖아?” (9쪽)



  긴머리를 치렁거리기도 하고, 고무줄로 묶은 뒤에 꽃집게로 여미기도 한 채, 80리터들이 큰 등짐을 짊어지고 앞에는 수첩을 담는 어깨짐을 둘 가로지르고는 끌짐까지 곁들인 차림새로 다니는 아저씨가 있습니다. 가을이 깊어도 민소매에 깡동치마를 두르고 고무신을 꿰기에 “저기 뭐 하는 사람이래?” 하는 수다가 들릴 만큼 쳐다보는 이가 있습니다. 이러거나 말거나 가득 지고 지르고 끄는 짐으로 씩씩하게 걷다가 수첩을 꺼내어 뭐를 쓰고, 또 버스나 전철을 기다리며 책을 꺼내어 읽는데 연필을 쥐어 또 뭐를 바지런히 쓰기도 합니다. 때로는 책을 집어넣고 동시를 신나게 씁니다. 무슨 일을 하는 아저씨일까요?



“한창 활동하는 남성이 중심이 되어 편찬을 추진하는 일이 많아서 패션이나 가사와 관련된 용어가 불충분한 경향이 있어요. 그러나 앞으로의 사전은 그러면 안 됩니다. 취미도 관심 분야도 다 제각각인 남녀노소가 모여 한 권의 사전을 만드는 것이 가장 이상적입니다만.” (59쪽)



  소설책 《배를 엮다》(미우라 시몬/권남희 옮김, 은행나무, 2013)는 일본에서 무척 눈길을 끌었습니다. 한국에서는 그리 널리 읽히지는 않았습니다. 일본에서는 소설을 넘어 영화가 나왔고, 만화영화가 나오기도 했을 뿐 아니라, 이제 만화책으로까지 새로 나옵니다.


  그리 길지 않은 소설책 《배를 엮다》는 어떤 이야기를 담았기에, 영화에 만화영화에 만화책으로 결을 넓혀서 일본에서 크게 바람을 일으킬까요? 또 한국에서는 이 이야기를 살피는 분이 꽤 있기는 해도 왜 그다지 눈여겨보지는 않을까요?



니시오카는 사전에 매료된 사람들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먼저 일을 일이라고 생각하긴 하는지부터 궁금했다. 월급을 전혀 안중에 두지 않고 자비로 자료를 구입하기도 하고, 마지막 전철을 놓친 사실도 모르고 조사를 하느라 편집부에서 자는 날도 있다. (152쪽)



  앞서 밝힌 알쏭달쏭한 차림새인 아저씨는 바로 제 모습입니다. 한국에서 나고 자라고 살아가며 저 같은 차림인 사내를 아직 본 적이 없고, 저처럼 갖은 짐을 이고 지고 들고 끌고 다니는데, 손이 비면 이 빈손에는 어김없이 책이나 수첩이 들리는 사람도 거의 본 적이 없습니다. 저는 걸어다닐 적에도 책을 읽거나 수첩에 글을 옮기거나 동시를 씁니다. 불빛이 없는 한밤에는, 서울에서라면 길거리를 밝히는 등불에 기대고, 시골에서라면 별빛에 기대어 책을 읽거나 글을 씁니다. 그리고 꽤 자주 책이며 수첩을 집어넣고서 눈을 감고 풀잎이나 나뭇잎이나 꽃잎하고 속삭입니다. 비가 오면 비를 맞으면서 빗방울하고 이야기를 하고, 마실길에 너럭바위가 보이면 가만히 너럭바위에 앉거나 누워서 이 바위가 살아온 나날을 마음으로 듣곤 해요.


  사전이라는 책을, 이 가운데 한국말사전이란 책을 쓰기에 이런 차림에 저런 몸짓을 합니다. 제가 가시내란 몸을 입고 태어났으면 아마 바지만 둘렀을 수 있다고 여기는데, 사내란 몸을 입고 태어났기에 ‘치마’란 낱말을 뜻풀이를 제대로 하자면 치마를 입고 살아가는 결을 몸으로도 익혀서 받아들여야 비로소 뜻풀이를 제대로 합니다. 중·고등학교 다니며 바짝 깎은 머리로 살았으니, 이제는 치렁대는 긴머리로 살며 ‘치렁치렁하다’란 말을 몸으로 느끼고, 집안일을 도맡으면서 도마질이든 칼질이든 채치기이든 국이며 찌개이며 밥하고 얽힌 살림살이를 몸으로 받아들여서 이러한 낱말을 찬찬히 뜻풀이를 하는 길을 찾습니다.


  ‘풀·꽃·나무’를 풀이하자니 풀이며 꽃이며 나무하고 수다를 떨어야 합니다. 빗물이나 냇물이나 바닷물이란 낱말을 풀이하자니 마땅히 비나 내나 바다하고도 사귀면서 이야기를 들어야 하고, 돌이나 바위란 낱말을 풀이하려고 돌하고 바위랑 마음으로 이야기를 하지요.



말이 갖는 힘. 상처 입히기 위해서가 아니라, 누군가를 지키고 누군가에게 전하고 누군가와 이어지기 위한 힘을 자각하게 된 뒤로, 자신의 마음을 탐색하고 주위 사람의 기분과 생각을 주의 깊게 헤아리려 애쓰게 됐다. (258쪽)



  소설책 《배를 엮다》를 읽으면 일본이란 터전에서 여느 일본사람하고 달라도 참으로 다른 ‘사전을 짓는 길을 가는 사람’ 모습이 제법 잘 나옵니다. 사전쓰기를 하는 이는 다른 사람을 아랑곳하지 않습니다. 다른 사람을 깔본다는 뜻이 아닙니다. 눈치를 안 보고 딴짓을 안 한다는 뜻입니다. 겉치레를 안 하고 겉모습에 안 휘둘린다는 뜻입니다.


  ‘멋·사랑·아름다움’을 어떻게 풀이해야 할까요? 겉으로 꾸민 멋이나 사랑이나 아름다움에 휩쓸려서야 제대로 뜻풀이를 못 하겠지요? 멋이나 사랑이나 아름다움은 겉모습이나 겉치레나 꾸밈결이 아니에요. 속에서 우러나오는 결을 마음으로 바라보면서 ‘멋있다’나 ‘사랑스럽다’나 ‘아름답다’ 하고 말합니다.


  사전이란 책을 쓰자면 바로 이 대목, 겉읽기는 겉읽기대로 하되, 언제나 바탕은 속읽기를 제대로 하는 길을 걸을 수 있어야 합니다.



“말은, 말을 낳는 마음은 권위나 권력과는 전혀 무연한 자유로운 것입니다.” (288쪽)



  말을 홀가분하게 다루어 책으로 엮으니 사전입니다. 나라에서 시키는 대로 엮을 수 없습니다. 어느 대학교나 연구소 입김에 휘둘릴 수 없습니다. 몇몇 전문가 마음대로 뜻풀이를 바꿀 수 없습니다. 숨을 쉬고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이 ‘말씨 하나에 생각을 나타내어 나누는 기쁨이며 보람이 있’는 줄 깊고 넓게 느끼면서 살가이 어루만질 줄 아는 눈빛이어야지 싶습니다.


  누가 돈을 얹어 준대서 어느 낱말 뜻풀이를 바꾸지 않습니다. 누가 주먹다짐을 한대서 어느 낱말 뜻풀이를 고치지 않습니다. 사람들이 스스로 살아가고 살림하며 사랑하는 결을 마음으로 마주하면서 속내를 환히 밝히는 길을 살펴 뜻풀이를 붙입니다.


  가만히 따지면, 배라는 탈거리는 ‘뭇다’라는 낱말로 그려요. ‘배무이’라 하지요. 그런데 소설책 《배를 엮다》는 일본말로도 ‘엮다’를 쓰더군요. 처음에는 이 말을 넣은 대목이 아리송했지만, 마치 그물을 엮듯이, 씨줄날줄을 고르면서 반듯하게 엮듯이, 어디에 얽매이거나 휩쓸리지도 않은 채, 넓디넓은 바다를 아름다이 가로지르는 마음으로 사전이란 책을 쓴다는 뜻으로 ‘엮다’란 낱말을 골랐구나 싶더군요.


  자, 그러면 한국에서 한국말사전을 쓰는 저는 어떤 낱말을 고를까요? 일본은 바다로 둘러싸인 나라이기에 “배를 엮다”가 어울립니다. 이와 달리 한국은 멧자락이 골골샅샅 우거진 나라입니다. 한국은 아름드리인 나무가 빼곡하던 누리였어요. 그래서 한국이란 나라에서 태어나서 자라고 살아가는 사람한테 어울리는 이름이라면 “숲을 짓다”라고 느낍니다. 한국은 숲나라입니다. 한국은 숲에서 살림이며 사랑을 지어서 삶을 이루는 생각을 슬기롭게 새로 짓는 기쁨으로 웃음짓는 나라라고 느낍니다.


  그래서 저는 제 이름을 2014년부터 ‘숲노래’로 바꾸기도 했습니다. 한국말사전을 한국말사전답게 쓰자면, 이 땅에서는 ‘숲을 노래하는 숨결’이 되어야 하는구나 싶었고, ‘숲말’을 ‘숲책’으로 새로짓는, 숲길을 걷고, 숲사랑이 되노라면, 어느새 “숲을 짓다”라는 이야기 한 자락이 태어나겠지요.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사전을 쓰는 사람.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읽는 우리말 사전 1·2·3》, 《우리말 동시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시골에서 도서관 하는 즐거움》,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시골에서 책 읽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새롭게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우리말 바로쓰기》 들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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