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쥐들의 뉴턴 사수 작전 세젤잼 과학동화 4
박병철 지음, 한태희 그림 / 한솔수북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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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어린이책 / 맑은책시렁 2024.1.4.

맑은책시렁 317


《생쥐들의 뉴턴 사수 작전》

 박병철 글

 한태희 그림

 한솔수복

 2020.2.14.



  《생쥐들의 뉴턴 사수 작전》(박병철, 한솔수복, 2020)은 뉴턴하고 쥐가 보낸 어느 해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줄거리를 보면, 뉴턴보다는 쥐한테 기운 듯한데, 뉴턴이 어느 대목에서 훌륭하다고 추키는 얼거리가 아니기에 어린이도 부드러이 읽을 만하겠구나 싶습니다.다만, 책이름은 걸려요. ‘-들의’ 같은 일본말씨가 섞이고, “사수 작전”은 일본이 싸움을 일으키던 무렵에나 쓰던 싸움말(전쟁용어)입니다. 총칼로 날뛰던 무리는 사람들이 목숨을 바쳐서 나라를 지켜야 한다고 내몰았어요. 이런 얄궂은 말씨는 어린이책이건 어른책이건 섣불리 안 쓸 노릇입니다.


  우리 겨레 옛살림을 돌아보면, 열두띠 가운데 쥐를 꼭두로 내세웁니다. 열두 짐승 가운데 쥐를 넣을 뿐 아니라, 첫자리에 넣는 뜻이 있어요. 쥐는 ‘쥐는(쥐다)’ 짐승입니다. 다른 짐승도 쥐지요. 다람쥐도 쥡니다. 곰도 늑대도 여우도 쥐어요. 그런데 이 가운데 ‘쥠새’가 유난한 짐승이 쥐요, 사람 곁에서 여러모로 흘깃흘깃 지켜보고 살펴보는 숨결이에요.


  이런 결을 헤아리면서 뉴턴이라는 분이 숲에서 무엇을 알아보고 사람들한테 어떤 이야기를 들려주려 했는지 풀어낼 만합니다. 모든 눈부신 길은 숲에서 비롯해요. 옷밥집도 숲에서 옵니다. 빛꽃(과학)도 숲이 없으면 태어나지 않습니다.


  숲이란 어울림이자 나눔이고 베풂입니다. 우리는 사람으로서 숲빛을 품으면서 어울리고 나누고 베푸는 길을 걸을 적에 아름다워요. 옛사람 삶자취에서 배우는 길이란, 바로 이 대목, 사람답게 어우러지려고 무엇에 마음을 기울였느냐일 테지요.


ㅅㄴㄹ


부모님과 친구들은 내 행동을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먹을 것을 찾는 일만 해도 바쁘고, 시궁쥐들의 횡포도 커다란 걱정거리인데, 내가 하는 일은 엉뚱한 일에 시간을 낭비하는 것처럼 보였으니까요. (33쪽)


이 일을 계기로 친구들도 ‘자연 현상을 이해하면 삶이 달라질 수 있다.’는 사실을 조금은 깨달은 것 같습니다. (46쪽)


내일 아침이 밝으면 검댕이손은 평소와 다름없이 사과나무 아래에 앉아 깊은 생각에 잠기겠지요. 나는 빵보다 중요한 무언가를 깨닫게 해 준 검댕이손을 구해 냈다는 게 가장 기뻤습니다. (65쪽)


+


밀밭과 과수원이 넓게 펼쳐져 있고

→ 밀밭과 과일밭이 넓고

8쪽


쥐로 태어나 산다는 건 참으로 고달픈 일입니다

→ 쥐로 태어나 살기란 참으로 고달픕니다

10쪽


비밀 통로를 따라 이리저리

→ 숨은길을 따라 이리저리

→ 뒷길을 따라 이리저리

14쪽


맞냐고 물어보는 건 아닌 것 같은데

→ 물어볼 만하지는 않은데

→ 물어볼 일은 아닌 듯한데

16쪽


책상 위에 혼자 남아

→ 책상에 혼자 남아

17쪽


나 같은 건 안중에도 없나 봅니다

→ 나는 보지도 않나 봅니다

→ 나는 볼일도 없나 봅니다

17쪽


한바탕 열변을 늘어놓았습니다

→ 한바탕 얘기했습니다

→ 불사르듯 얘기했습니다

20쪽


얼마든지 먹을 수 있게 된 거지요

→ 얼마든지 먹을 수 있지요

36쪽


음산한 바람이 불면서

→ 바람이 스산히 불면서

→ 바람이 차갑게 불면서

38쪽


앞으로의 대책을 의논했습니다

→ 앞으로 할 일을 얘기했습니다

→ 앞일을 나누었습니다

51쪽


그날의 무용담을 늘어놓으며

→ 그날 자랑얘기를 늘어놓으며

→ 그날을 자랑스레 얘기하며

71쪽


천하무적이 된다고 말이죠

→ 물샐틈없다고 말이죠

→ 다 이긴다고 말이죠

72쪽


언제까지나 후대의 귀감으로 남을 것입니다

→ 언제까지나 꽃보기로 남습니다

→ 언제까지나 꽃얼굴로 남습니다

79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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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사벳이 콧구멍에 완두콩을 넣었어요 동화는 내 친구 35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지음, 일론 비클란드 그림, 햇살과나무꾼 옮김 / 논장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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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어린이책 / 맑은책시렁 2023.12.29.

맑은책시렁 286


《재미있는 집의 리사벳》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글

 일론 비클란드 그림

 햇살과나무꾼 옮김

 논장

 2003.10.15.



  《재미있는 집의 리사벳》(아스트리드 린드그렌/햇살과나무꾼 옮김, 논장, 2003)은 나중에 《리사벳이 콧구멍에 완두콩을 넣었어요》라는 이름으로 새로 나옵니다. 리사벳하고 마디켄 두 아이가 보내는 하루를 가만히 들려주는 줄거리입니다. 모든 나날이 놀이인 아이들 삶을 보여주고, 동무를 헤아리는 마음을 밝힙니다. 스스로 생각을 짓는 길을 알려주고, 꿈으로 나아가는 새빛을 속삭입니다.


  예전에는 배움터에 다니건 안 다니건 모든 아이들이 들숲바다를 스스로 품으면서 뛰놀았습니다. 따지고 보면, 배움터가 선 지는 이제 고작 온해(100년)입니다. 참말로 아이들은 어버이랑 마을 어른한테서 배웠어요. 책이 아닌 삶을 배웠고, 부스러기가 아닌 살림짓기를 배웠습니다. 돈으로 밥옷집을 사다 쓰는 틀이 아니라, 손수 밥옷집을 지어서 스스럼없이 이웃하고 나누는 살림새를 배웠어요.


  《리사벳》에는 천천히 자라는 아이들이 나옵니다. 아이들 집안은 그다지 가멸다고 여기기 어렵습니다. 어느 아이는 무척 가난합니다. 어느 집안은 어른이라기보다 꼰대에 가깝기에 막말을 쏟아내고, 이 막말을 아이들이 따라합니다. 어느 집안은 참하게 어른이라서 살림말을 펴고 사랑말을 나눕니다.


  우리가 어른이라면 이 나라는 서로 어깨동무에 두레에 품앗이로 아름다우리라 생각해요. 우리가 나이만 먹을 뿐 아직 어른이 아닌 터라, 이 나라는 다투거나 싸우거나 겨루는 굴레가 가득하다고 느껴요.


  콧구멍에 콩알을 넣으며 노는 하루란 재미있습니다. 지붕을 타면서 놀 만한 집이란, 나무를 심는 마당이 있는 집이에요. 아이들이 아슬아슬한 짓을 한다고 여길 텐데, 저도 어릴 적에 담벼락이나 울타리에 올라가서 거닐며 놀았어요. 지붕 있는 집에서 어린 나날을 보내었다면, 저도 틀림없이 지붕에 올라가서 해바라기를 하다가 슬슬 걷거나 뛰어내렸을 테고요.


  아이가 아이답게 자라기를 바란다면, 이제부터 서울을 줄이거나 없앨 노릇입니다. 어른이 어른스럽게 일하기를 바란다면, 잿더미(아파트)를 치우고 쇳덩이(자동차)를 멈출 노릇입니다. 아이 곁에서 일을 해야 엉뚱한 짓을 안 합니다. 어버이 곁에서 놀이를 해야 느긋하게 마음껏 온갖 소꿉을 즐깁니다. 우리나라는 기껏 온해가 안 되는 사이에 너무 뒤틀리고 망가졌습니다. 아이들이 뛰놀 수 없는 곳이라면, 그곳은 배움터일 수 없습니다.


ㅅㄴㄹ


리사벳은 마디켄이 뭔가 좋은 생각을(나쁜 생각일 때도 있지만) 떠올릴 때면 늘 옆에 있어요. 리사벳 혼자서 꽤 재미있는 생각을 해내기도 하고요. (5쪽)


마디켄과 리사벳은 리나스 이다 아주머니를 좋아했어요. 아주머니네 조그만 집도 아주머니만큼이나 좋아했고요. 아마 마을에서 가장 작은 집일 거예요. (16쪽)


리사벳은 ‘꼴 좋다’라는 말을 들어 본 적이 없어요. 마티스가 리사벳한테 한 말이니까, 보나 마나 남을 깔보는 말이겠죠. 하지만 리사벳은 이렇게 근사한 말은 처음이라고 생각했어요. (28쪽)


“졌지?” 마디켄이 묻자, 미아가 무서운 말을 내뱉었어요. “흥, 웃기지 마. 이 악마의 자식아!” 그 순간, 마디켄과 리사벳은 무서운 것이라도 본 듯 미아를 바라보았어요. (39∼40쪽)


마디켄은 기도를 마치고는 이렇게 덧붙였어요. “친절한 하느님, 사실 미아는 나쁜 마음으로 말하지 않았어요. 게다가 ‘악마의 자식’이라고 말한 게 아닐지도 몰라요……. 맞아요, ‘엄마의 자식’이라고 말한 것 같아요.” (60쪽)


#Na"r Lisabet Pillade In En A"rta I Na"san

1984년

#AstridLindgren #IlonWilkand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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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의 모든 것을 알려 주는 책 즐거운 과학 탐험 2
엘케 크라스니 지음, 지빌레 하인.모이디 크레치만 그림, 정계화.박진희 옮김 / 웅진주니어 / 200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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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숲노래 어린이책 / 맑은책시렁 2023.12.29.

맑은책시렁 316


《빛의 모든 것을 알려주는 책》

 엘케 크라스니 글

 쥐빌레 하인·모이디 크레치만 그림

 정계화·박진희 올김

 웅진주니어

 2006.6.30.



  밤에 초롱초롱하는 별은 하얗게 쏟아지기는 하지만, 누구나 포근히 잠들라면서 달래는 빛살입니다. 이와 달리 사람들이 뽑아내어 밝히는 불빛은 밤에도 낮에도 잠들기 어렵게 가로막습니다. 《빛의 모든 것을 알려주는 책》은 우리 곁에 있는 숱한 빛이 무엇인지 차근차근 짚습니다. 들숲바다에서 번지는 빛을 이야기하고, 해바람비가 베푸는 빛을 얘기합니다. 눈이 따갑게 쏟아지는 불빛에 어떤 삶이 흐르는지 차근차근 알려줍니다.


  누구나 느긋이 쉬어야 개운하게 자리를 털고 일어나서 일하거나 놉니다. 넉넉히 쉴 수 없다면 하루가 망가집니다. 어른도 아이도 햇빛하고 별빛을 누릴 적에 튼튼하게 살아갑니다.


  오늘날 숱한 배움터나 일터는 한낮에도 미닫이를 걸어잠그기 일쑤입니다. 왜 햇볕하고 바람을 막을까요? 왜 멀쩡한 낮에 불빛을 밝혀야 할까요?


  햇빛을 등지니 잎빛을 등돌리는 얼거리입니다. 별빛을 잊으니 마음빛과 꿈빛하고 담을 쌓는 틀거리입니다. 이제라도 우리 삶자리에 어떤 빛을 놓아야 하는지 생각할 노릇입니다. 집과 마을과 배움터·일터 모든 곳에서 불빛을 함부로 켜지 않는 길을 찾을 노릇이에요.


  우리가 억지로 만든 불빛을 밝히는 형광등·엘이디 전구가 얼마나 무시무시한 쓰레기인지 알아차려야 합니다. 왜 땅을 더럽히고 하늘을 어지럽힐 뿐 아니라, 우리 스스로 눈과 몸을 죽이는 불빛을 써야 하는지 생각해 봐야 합니다. 숲을 잊으면 숨결이 사그라들어요. 들을 멀리라면 사랑이 사라집니다.


ㅅㄴㄹ


지나치게 많은 불빛에 사람만 시달리는 것은 아닙니다. 철새 역시 하늘 높이 쏘아올리는 탐조등의 강한 불빛 때문에 방향 감각을 잃습니다. 알에서 갓 깨어난 거북이도 바닷가 상점에서 뿜어져 나오는 불빛 때문에 방향 감각을 잃고 바다가 아니라 거꾸로 육지 쪽으로 가기도 합니다. 도시의 강한 조명 장치 쪽으로 날아가다가 뜨거운 열에 목숨을 잃는 나방이나 곤충도 밝은 조명이 자연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보여주는 예입니다. (60쪽)


하지만 형광등은 인이나 수은처럼 사람 몸에 해로운 물질을 많이 사용하기 땜누에 다 쓰고 난 뒤에는 반드시 정해진 장소에 버려야 합니다. (84쪽)


흔히 태양의 높은 열 때문에 화상을 입는다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만약 화상을 입힐 정도의 높은 열을 태양이 내리쬔다면 아마 지구에 사는 그 어떤 동식물도 살아남지 못할 거예요. 우리는 태양열 때문이 아니라 햇빛 때문에 화상을 입습니다. (151쪽)


전 세계에는 2천여 종에 달하는 반딧불이가 있습니다. (161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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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최고야! 북극곰 무지개 그림책 71
토미 드 파올라 지음, 이순영 옮김 / 북극곰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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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어린이책 / 맑은책시렁 2023.12.27.

맑은책시렁 314


《올리버 버튼은 계집애래요》

 토미 드파올라

 이상희 옮김

 문학과지성사

 2005.12.12.



  《올리버 버튼은 계집애래요》(토미 드파올라/이상희 옮김, 문학과지성사, 2005)는 2019년에 《우리는 최고야》라는 한글판으로 새로 나옵니다. 새판은 왜 ‘올리버 버튼’을 ‘우리’로 이름을 바꿀까요? 2005년판은 ‘스타’라는 영어를 썼다면, 2019년판은 ‘최고’라는 한자말을 쓰는군요. 곰곰이 보면, 아이한테는 ‘별’이라고 하면 됩니다. 그저 ‘별’입니다.


  《올리버 버튼은 계집애래요》 또는 《우리는 최고야》에 나오는 아이는 “밤에 초롱이는 별” 같다고 여길 만합니다. 담벼락을 허무는 별입니다. 울타리를 치우는 별입니다. 낮에는 하늘에 있는 줄 다들 잊으나, 밤이 찾아오면 비로소 모두 또렷하게 알아채거나 깨닫는 별입니다.


  그러나 밤을 맞이해도 별을 안 보거나 못 보는 사람이 많아요. 시골조차 읍내나 면소재지에서는 밤별이 안 보입니다. 서울이나 큰고장은 더더구나 별빛을 어림조차 못 하지요.


  오늘날 이 나라 얼거리는 숱한 아이들 별빛을 안 보거나 못 보거나 등돌리거나 짓밟기까지 한다고 여길 수 있습니다. 보셔요. 우리나라 어느 곳에서 아이들이 ‘부릉부릉 시끄럽고 매캐한 쇳덩이’한테 안 밀려나면서 실컷 뛰놀 만한가요? 아이들은 하나같이 배움수렁에 사로잡힌 채 들볶이거나 시달리지 않나요? 뛰놀 아이들이 못 뛰놀면서 배움터(학교·학원)에 갇혔습니다.


  책이름을 섣불리 《우리는 최고야》로 바꾸지 말았어야 합니다. “Olive rButton Is a Sissy”를 어떻게 옮겼기에 이런 한글판을 냈을까요? 《올리버 버튼은 계집애래요》는 집에서도 마을에서도 늘 놀림받고 따돌림받는 아이가 스스로 온마음을 다하면서 새길을 걸어가는 하루를 그려냅니다. 이 어린이책이 있었기에 〈빌리 엘리어트〉 같은 보임꽃이 태어났겠구나 하고도 생각합니다. 1979년에 태어난 《Oliver Button Is a Sissy》는, 사내이든 가시내이든 스스로 품고 사랑할 길을 즐겁게 나아가도록 어른과 동무와 길잡이가 나란히 바라보고 지켜보고 돌아볼 때라야, 비로소 온누리가 아름답게 거듭난다는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ㅅㄴㄹ


그보다는 숲길을 따라 산책하거나 줄넘기하는 걸 좋아했어요. (2쪽)


주장을 맡은 아이는 이러면서 투덜대곤 했어요. “올리버 버튼을 넣을 수밖에 없잖아. 우린 틀림없이 이 시합에서 지고 말 거야.” (8쪽)


“나도 운동을 해요, 엄마. 숲길에서 산책도 하고 줄넘기도 하는걸요. 춤추는 것도 얼마나 좋아한다고요.” (10쪽)


사내아이들은 하루도 안 빠지고 올리버 버튼을 놀려댔어요. 하지만 올리버 버튼은 한 번도 안 빠지고 리 선생님네 무용 학원에 갔지요. 연습하고 또 연습했어요. (20∼21쪽)


#OliverButtonIsaSissy #TomieDePaola

#우리는최고야


+


사내아이들처럼 노는 걸 안 좋아했거든요

→ 사내아이들처럼 놀기를 안 좋아하거든요

1쪽


다락방에 올라가서 분장 놀이 의상을 걸쳤지요

→ 다락에 올라가서 꾸밈놀이옷을 걸쳤지요

→ 다락에 올라가서 꽃놀이옷을 걸쳤지요

5쪽


우린 틀림없이 이 시합에서 지고 말 거야

→ 우린 틀림없이 이 겨루기에서 져

→ 우린 틀림없이 이 판을 져 

8쪽


너한테는 운동이 필요하거든

→ 너는 좀 뛰어놀아야 하거든

∼ 너는 좀 움직여야 하거든

10쪽


깜장 탭 댄스 구두를 장만했어요

→ 발바닥춤 깜장구두를 장만했어요

→ 굽춤 깜장구두를 장만했어요

14쪽


음악을 연주하기 시작했고, 불빛이 무대를 비췄어요

→ 노래를 들려주고, 불빛이 자리를 비춰요

→ 노랫가락을 켜고, 불빛이 마루를 비춰요

28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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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손에 부엉이 튼튼한 나무 45
다테나이 아키코 지음, 나카반 그림, 정미애 옮김 / 씨드북(주)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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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어린이책 / 맑은책시렁 2023.12.3.

맑은책시렁 313


《오른손에 부엉이》

 다테나이 아키코

 나카반 그림

 정미애 옮김

 씨드북

 2021.6.23.



  《오른손에 부엉이》(다테나이 아키코/정미애 옮김, 씨드북, 2021)를 읽었습니다. 아이하고 어른·어버이가 서로 어떤 사이로 지낼 적에 서로 보금자리를 이루면서 마을이 아늑할까 하는 실마리를 잘 들려주었구나 싶습니다.


  어린이는 집에서 얼마든지 느긋하게 배우면서 살아갈 수 있습니다. 다만, 어버이가 집에서 함께 배우고 같이 살림하면서 서로 사랑하는 마음을 밑바탕으로 둘 노릇입니다. 어린이를 배움터(학교)에 넣기만 한대서 아이들이 배우지 않습니다. 틀에 맞추어 따박따박 외우도록 내모는 배움틀이라면, 아이들은 골이 아프고 벅차고 힘들게 마련입니다.


  무엇보다도 모든 어린이는 놀 틈을 누려야지요. 책을 펴서 배우기도 해야겠습니다만, 먼저 집안일을 거들 줄 알아야겠고, 집살림을 거느리는 길도 차근차근 익혀야지요. 집안일하고 집살림을 등진 채 머리에 부스러기(지식)만 잔뜩 집어넣으면, 어느새 애늙은이처럼 시들고 말아요.


  왼쪽하고 오른쪽이 오래도록 헷갈릴 수 있습니다. 내가 선 자리에서 보면 왼쪽이지만, 나를 보는 쪽에서는 오른쪽이거든요. 그러니까 어린이한테도 어른한테도 “여기가 왼쪽이잖아!”가 아니라, “나랑 너는 서로 마주하면서 다르지만, 서로 다르기에 나란하기도 하단다.” 하고 부드러이 풀어내어 삶빛부터 알려줄 노릇이에요.


  가장 쉬운 말씨부터 차근차근 익혀서 스스로 마음을 느긋이 밝히도록 북돋울 때라야 배움터라는 이름을 쓸 만합니다. 그러나 우리나라도 이웃나라도 어린이가 썩 느긋하지 못 해요. 왜 여덟 살에 어린배움터에 가야 할까요? 왜 열네 살에 푸른배움터에 가야 하나요? 왜 열린배움터(대학교)까지 다녀야 하지요?


  집하고 마을은 언제나 삶터이자 살림터에 사랑터이면서 배움터요 숲터로 거듭날 노릇입니다. 가르지 말아요. 가르거나 쪼개지 말고, 손을 맞잡으면서 함께 웃는 길을 헤아리기를 빕니다. 아이는 엄마아빠가 나란히 있어야 태어나요. 아이는 엄마아빠한테서 고루 사랑받아야 천천히 철이 들면서 아름답게 자라나요. 엄마아빠처럼 순이돌이(남녀)가 어깨동무하는 길을 배우고 익힐 적에 모든 어린이와 어른이 사랑을 깨닫습니다.


ㅅㄴㄹ


“즐거울까?” 이곳에 오는 가족은 다들 한가로이 웃는 얼굴로 휴일을 즐긴다. 풀밭에서 뒹굴거나 이리저리 뛰어놀면서 깨끗한 공기를 실컷 들이마신다. 아빠가 이곳에 가게를 연 이유도 여기가 그런 장소이기 때문이다. 거리가 멀어서 리쿠의 표정은 알 수 없지만, 웃는 얼굴은 아닌 것만은 확실했다. (42쪽)


“아빠, 아침노을과 저녁노을은 비슷하지만 달라.” “뭐가 다른데?” “음, 저녁노을은 파란 도화지에 빨간색을 칠하는 느낌.” “그래, 그래.” “근데 아침노을은 빨간 도화지에 파란색을 칠하는 느낌.” (75쪽)


미노리의 마음속에는 어떤 큰 그림자가 감춰져 있는 건 아닐까. 어떻게 하면 좋을까? 아아, 오지랖이 또 꿈틀거린다. (80쪽)


“오늘 아침, 아빠가 또 엄마한테 소리를 질렀어요.” “흐음.” “제가 그만하라고 엄마를 감쌌더니, 시끄럽다고 저한테도 소릴 지르더라고요. 그래서 저도 같이 소리 질렀어요. 그만 좀 하라고, 왜 맨날 소리만 지르냐고, 그런 아빠는 이제 필요 없다고.” (115쪽)


+


갑작스레 휘몰아친 야유의 폭풍 속에서

→ 갑작스레 우우 휘몰아치더니

→ 갑작스레 마구 비아냥대더니

→ 휘몰아치듯 놀리더니

6쪽


나의 고백에 두 사람은 동시에 입을 모아 말했다

→ 내가 말하자 두 사람은 입을 모아 말했다

→ 내 말에 두 사람은 나란히 말했다

7쪽


혹시 제가 아직 오른쪽 왼쪽을 헤맨다는 걸 알고 계셨어요?

→ 설마 제가 아직 오른쪽 왼쪽을 헤매는 줄 아셔요?

16쪽


네 평소 오지랖의 범위를 넘어선 거야

→ 네 여느 오지랖을 넘어섰어

→ 네 오지랖을 넘어섰어

57쪽


마음속에서 묵직한 울림을 준다

→ 마음속에서 묵직하게 울린다

64쪽


결과가 좋았어. 할머니께 감사해야지

→ 잘되었어. 할머니가 고마워

64쪽


옆에서 키득키득거렸다

→ 옆에서 키득거렸다

→ 옆에서 키득키득했다

66쪽


보기완 다르게 노력가구나

→ 보기완 다르게 애쓰는구나

→ 보기완 다르게 힘썼구나

109쪽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 모든 분이 참으로 고맙습니다

→ 모든 분한테 참말로 고맙게 절을 올립니다

143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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