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의 모든 것을 알려 주는 책 즐거운 과학 탐험 2
엘케 크라스니 지음, 지빌레 하인.모이디 크레치만 그림, 정계화.박진희 옮김 / 웅진주니어 / 2006년 6월
평점 :
절판


숲노래 어린이책 / 맑은책시렁 2023.12.29.

맑은책시렁 316


《빛의 모든 것을 알려주는 책》

 엘케 크라스니 글

 쥐빌레 하인·모이디 크레치만 그림

 정계화·박진희 올김

 웅진주니어

 2006.6.30.



  밤에 초롱초롱하는 별은 하얗게 쏟아지기는 하지만, 누구나 포근히 잠들라면서 달래는 빛살입니다. 이와 달리 사람들이 뽑아내어 밝히는 불빛은 밤에도 낮에도 잠들기 어렵게 가로막습니다. 《빛의 모든 것을 알려주는 책》은 우리 곁에 있는 숱한 빛이 무엇인지 차근차근 짚습니다. 들숲바다에서 번지는 빛을 이야기하고, 해바람비가 베푸는 빛을 얘기합니다. 눈이 따갑게 쏟아지는 불빛에 어떤 삶이 흐르는지 차근차근 알려줍니다.


  누구나 느긋이 쉬어야 개운하게 자리를 털고 일어나서 일하거나 놉니다. 넉넉히 쉴 수 없다면 하루가 망가집니다. 어른도 아이도 햇빛하고 별빛을 누릴 적에 튼튼하게 살아갑니다.


  오늘날 숱한 배움터나 일터는 한낮에도 미닫이를 걸어잠그기 일쑤입니다. 왜 햇볕하고 바람을 막을까요? 왜 멀쩡한 낮에 불빛을 밝혀야 할까요?


  햇빛을 등지니 잎빛을 등돌리는 얼거리입니다. 별빛을 잊으니 마음빛과 꿈빛하고 담을 쌓는 틀거리입니다. 이제라도 우리 삶자리에 어떤 빛을 놓아야 하는지 생각할 노릇입니다. 집과 마을과 배움터·일터 모든 곳에서 불빛을 함부로 켜지 않는 길을 찾을 노릇이에요.


  우리가 억지로 만든 불빛을 밝히는 형광등·엘이디 전구가 얼마나 무시무시한 쓰레기인지 알아차려야 합니다. 왜 땅을 더럽히고 하늘을 어지럽힐 뿐 아니라, 우리 스스로 눈과 몸을 죽이는 불빛을 써야 하는지 생각해 봐야 합니다. 숲을 잊으면 숨결이 사그라들어요. 들을 멀리라면 사랑이 사라집니다.


ㅅㄴㄹ


지나치게 많은 불빛에 사람만 시달리는 것은 아닙니다. 철새 역시 하늘 높이 쏘아올리는 탐조등의 강한 불빛 때문에 방향 감각을 잃습니다. 알에서 갓 깨어난 거북이도 바닷가 상점에서 뿜어져 나오는 불빛 때문에 방향 감각을 잃고 바다가 아니라 거꾸로 육지 쪽으로 가기도 합니다. 도시의 강한 조명 장치 쪽으로 날아가다가 뜨거운 열에 목숨을 잃는 나방이나 곤충도 밝은 조명이 자연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보여주는 예입니다. (60쪽)


하지만 형광등은 인이나 수은처럼 사람 몸에 해로운 물질을 많이 사용하기 땜누에 다 쓰고 난 뒤에는 반드시 정해진 장소에 버려야 합니다. (84쪽)


흔히 태양의 높은 열 때문에 화상을 입는다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만약 화상을 입힐 정도의 높은 열을 태양이 내리쬔다면 아마 지구에 사는 그 어떤 동식물도 살아남지 못할 거예요. 우리는 태양열 때문이 아니라 햇빛 때문에 화상을 입습니다. (151쪽)


전 세계에는 2천여 종에 달하는 반딧불이가 있습니다. (161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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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최고야! 북극곰 무지개 그림책 71
토미 드 파올라 지음, 이순영 옮김 / 북극곰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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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어린이책 / 맑은책시렁 2023.12.27.

맑은책시렁 314


《올리버 버튼은 계집애래요》

 토미 드파올라

 이상희 옮김

 문학과지성사

 2005.12.12.



  《올리버 버튼은 계집애래요》(토미 드파올라/이상희 옮김, 문학과지성사, 2005)는 2019년에 《우리는 최고야》라는 한글판으로 새로 나옵니다. 새판은 왜 ‘올리버 버튼’을 ‘우리’로 이름을 바꿀까요? 2005년판은 ‘스타’라는 영어를 썼다면, 2019년판은 ‘최고’라는 한자말을 쓰는군요. 곰곰이 보면, 아이한테는 ‘별’이라고 하면 됩니다. 그저 ‘별’입니다.


  《올리버 버튼은 계집애래요》 또는 《우리는 최고야》에 나오는 아이는 “밤에 초롱이는 별” 같다고 여길 만합니다. 담벼락을 허무는 별입니다. 울타리를 치우는 별입니다. 낮에는 하늘에 있는 줄 다들 잊으나, 밤이 찾아오면 비로소 모두 또렷하게 알아채거나 깨닫는 별입니다.


  그러나 밤을 맞이해도 별을 안 보거나 못 보는 사람이 많아요. 시골조차 읍내나 면소재지에서는 밤별이 안 보입니다. 서울이나 큰고장은 더더구나 별빛을 어림조차 못 하지요.


  오늘날 이 나라 얼거리는 숱한 아이들 별빛을 안 보거나 못 보거나 등돌리거나 짓밟기까지 한다고 여길 수 있습니다. 보셔요. 우리나라 어느 곳에서 아이들이 ‘부릉부릉 시끄럽고 매캐한 쇳덩이’한테 안 밀려나면서 실컷 뛰놀 만한가요? 아이들은 하나같이 배움수렁에 사로잡힌 채 들볶이거나 시달리지 않나요? 뛰놀 아이들이 못 뛰놀면서 배움터(학교·학원)에 갇혔습니다.


  책이름을 섣불리 《우리는 최고야》로 바꾸지 말았어야 합니다. “Olive rButton Is a Sissy”를 어떻게 옮겼기에 이런 한글판을 냈을까요? 《올리버 버튼은 계집애래요》는 집에서도 마을에서도 늘 놀림받고 따돌림받는 아이가 스스로 온마음을 다하면서 새길을 걸어가는 하루를 그려냅니다. 이 어린이책이 있었기에 〈빌리 엘리어트〉 같은 보임꽃이 태어났겠구나 하고도 생각합니다. 1979년에 태어난 《Oliver Button Is a Sissy》는, 사내이든 가시내이든 스스로 품고 사랑할 길을 즐겁게 나아가도록 어른과 동무와 길잡이가 나란히 바라보고 지켜보고 돌아볼 때라야, 비로소 온누리가 아름답게 거듭난다는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ㅅㄴㄹ


그보다는 숲길을 따라 산책하거나 줄넘기하는 걸 좋아했어요. (2쪽)


주장을 맡은 아이는 이러면서 투덜대곤 했어요. “올리버 버튼을 넣을 수밖에 없잖아. 우린 틀림없이 이 시합에서 지고 말 거야.” (8쪽)


“나도 운동을 해요, 엄마. 숲길에서 산책도 하고 줄넘기도 하는걸요. 춤추는 것도 얼마나 좋아한다고요.” (10쪽)


사내아이들은 하루도 안 빠지고 올리버 버튼을 놀려댔어요. 하지만 올리버 버튼은 한 번도 안 빠지고 리 선생님네 무용 학원에 갔지요. 연습하고 또 연습했어요. (20∼21쪽)


#OliverButtonIsaSissy #TomieDePaola

#우리는최고야


+


사내아이들처럼 노는 걸 안 좋아했거든요

→ 사내아이들처럼 놀기를 안 좋아하거든요

1쪽


다락방에 올라가서 분장 놀이 의상을 걸쳤지요

→ 다락에 올라가서 꾸밈놀이옷을 걸쳤지요

→ 다락에 올라가서 꽃놀이옷을 걸쳤지요

5쪽


우린 틀림없이 이 시합에서 지고 말 거야

→ 우린 틀림없이 이 겨루기에서 져

→ 우린 틀림없이 이 판을 져 

8쪽


너한테는 운동이 필요하거든

→ 너는 좀 뛰어놀아야 하거든

∼ 너는 좀 움직여야 하거든

10쪽


깜장 탭 댄스 구두를 장만했어요

→ 발바닥춤 깜장구두를 장만했어요

→ 굽춤 깜장구두를 장만했어요

14쪽


음악을 연주하기 시작했고, 불빛이 무대를 비췄어요

→ 노래를 들려주고, 불빛이 자리를 비춰요

→ 노랫가락을 켜고, 불빛이 마루를 비춰요

28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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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손에 부엉이 튼튼한 나무 45
다테나이 아키코 지음, 나카반 그림, 정미애 옮김 / 씨드북(주)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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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어린이책 / 맑은책시렁 2023.12.3.

맑은책시렁 313


《오른손에 부엉이》

 다테나이 아키코

 나카반 그림

 정미애 옮김

 씨드북

 2021.6.23.



  《오른손에 부엉이》(다테나이 아키코/정미애 옮김, 씨드북, 2021)를 읽었습니다. 아이하고 어른·어버이가 서로 어떤 사이로 지낼 적에 서로 보금자리를 이루면서 마을이 아늑할까 하는 실마리를 잘 들려주었구나 싶습니다.


  어린이는 집에서 얼마든지 느긋하게 배우면서 살아갈 수 있습니다. 다만, 어버이가 집에서 함께 배우고 같이 살림하면서 서로 사랑하는 마음을 밑바탕으로 둘 노릇입니다. 어린이를 배움터(학교)에 넣기만 한대서 아이들이 배우지 않습니다. 틀에 맞추어 따박따박 외우도록 내모는 배움틀이라면, 아이들은 골이 아프고 벅차고 힘들게 마련입니다.


  무엇보다도 모든 어린이는 놀 틈을 누려야지요. 책을 펴서 배우기도 해야겠습니다만, 먼저 집안일을 거들 줄 알아야겠고, 집살림을 거느리는 길도 차근차근 익혀야지요. 집안일하고 집살림을 등진 채 머리에 부스러기(지식)만 잔뜩 집어넣으면, 어느새 애늙은이처럼 시들고 말아요.


  왼쪽하고 오른쪽이 오래도록 헷갈릴 수 있습니다. 내가 선 자리에서 보면 왼쪽이지만, 나를 보는 쪽에서는 오른쪽이거든요. 그러니까 어린이한테도 어른한테도 “여기가 왼쪽이잖아!”가 아니라, “나랑 너는 서로 마주하면서 다르지만, 서로 다르기에 나란하기도 하단다.” 하고 부드러이 풀어내어 삶빛부터 알려줄 노릇이에요.


  가장 쉬운 말씨부터 차근차근 익혀서 스스로 마음을 느긋이 밝히도록 북돋울 때라야 배움터라는 이름을 쓸 만합니다. 그러나 우리나라도 이웃나라도 어린이가 썩 느긋하지 못 해요. 왜 여덟 살에 어린배움터에 가야 할까요? 왜 열네 살에 푸른배움터에 가야 하나요? 왜 열린배움터(대학교)까지 다녀야 하지요?


  집하고 마을은 언제나 삶터이자 살림터에 사랑터이면서 배움터요 숲터로 거듭날 노릇입니다. 가르지 말아요. 가르거나 쪼개지 말고, 손을 맞잡으면서 함께 웃는 길을 헤아리기를 빕니다. 아이는 엄마아빠가 나란히 있어야 태어나요. 아이는 엄마아빠한테서 고루 사랑받아야 천천히 철이 들면서 아름답게 자라나요. 엄마아빠처럼 순이돌이(남녀)가 어깨동무하는 길을 배우고 익힐 적에 모든 어린이와 어른이 사랑을 깨닫습니다.


ㅅㄴㄹ


“즐거울까?” 이곳에 오는 가족은 다들 한가로이 웃는 얼굴로 휴일을 즐긴다. 풀밭에서 뒹굴거나 이리저리 뛰어놀면서 깨끗한 공기를 실컷 들이마신다. 아빠가 이곳에 가게를 연 이유도 여기가 그런 장소이기 때문이다. 거리가 멀어서 리쿠의 표정은 알 수 없지만, 웃는 얼굴은 아닌 것만은 확실했다. (42쪽)


“아빠, 아침노을과 저녁노을은 비슷하지만 달라.” “뭐가 다른데?” “음, 저녁노을은 파란 도화지에 빨간색을 칠하는 느낌.” “그래, 그래.” “근데 아침노을은 빨간 도화지에 파란색을 칠하는 느낌.” (75쪽)


미노리의 마음속에는 어떤 큰 그림자가 감춰져 있는 건 아닐까. 어떻게 하면 좋을까? 아아, 오지랖이 또 꿈틀거린다. (80쪽)


“오늘 아침, 아빠가 또 엄마한테 소리를 질렀어요.” “흐음.” “제가 그만하라고 엄마를 감쌌더니, 시끄럽다고 저한테도 소릴 지르더라고요. 그래서 저도 같이 소리 질렀어요. 그만 좀 하라고, 왜 맨날 소리만 지르냐고, 그런 아빠는 이제 필요 없다고.” (115쪽)


+


갑작스레 휘몰아친 야유의 폭풍 속에서

→ 갑작스레 우우 휘몰아치더니

→ 갑작스레 마구 비아냥대더니

→ 휘몰아치듯 놀리더니

6쪽


나의 고백에 두 사람은 동시에 입을 모아 말했다

→ 내가 말하자 두 사람은 입을 모아 말했다

→ 내 말에 두 사람은 나란히 말했다

7쪽


혹시 제가 아직 오른쪽 왼쪽을 헤맨다는 걸 알고 계셨어요?

→ 설마 제가 아직 오른쪽 왼쪽을 헤매는 줄 아셔요?

16쪽


네 평소 오지랖의 범위를 넘어선 거야

→ 네 여느 오지랖을 넘어섰어

→ 네 오지랖을 넘어섰어

57쪽


마음속에서 묵직한 울림을 준다

→ 마음속에서 묵직하게 울린다

64쪽


결과가 좋았어. 할머니께 감사해야지

→ 잘되었어. 할머니가 고마워

64쪽


옆에서 키득키득거렸다

→ 옆에서 키득거렸다

→ 옆에서 키득키득했다

66쪽


보기완 다르게 노력가구나

→ 보기완 다르게 애쓰는구나

→ 보기완 다르게 힘썼구나

109쪽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 모든 분이 참으로 고맙습니다

→ 모든 분한테 참말로 고맙게 절을 올립니다

143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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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식구 7~8세가 읽는 우리 동화 2
이원수 지음 / 우리교육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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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어린이책 / 맑은책시렁 2023.11.20.

맑은책시렁 312


《새 식구》

 이원수 글

 이태수 그림

 우리교육

 2011.4.15.



  《새 식구》(이원수·이태수, 우리교육, 2011) 같은 어린이책은 앞으로 또 나올 수 있을까요? 어린이 곁에서 나란히 걷고 이야기를 하고 마음을 나누는 어른이 있다면, 이렇게 글을 쓰고 그림을 담은 어린이책이 나올 수 있습니다. 그러나 어린이를 쇳덩이(자동차)에 싣고서 집이랑 배움터 사이만 오가느라 어린이가 하늘을 볼 틈이 없고 땅을 돌아볼 겨를이 없다면, 이제 이런 어린이책은 더 안 나오겠지요.


  어린이는 배움터(학교·학원)에 오래 붙들려야 하지 않습니다. 어버이나 어른이라면 어린이를 배움터에 붙들어야 하지 않습니다. 어린이는 소꿉놀이로 하루를 누리기에 스스로 빛나면서 자랍니다. 어른하고 어버이는 살림을 짓고 가꾸고 꾸리기에 언제나 사랑으로 보금자리를 이룹니다.


  글은 대단해야 하지 않습니다. 글은 말을 담으면 됩니다. 말을 솜씨있게 해야 하지 않습니다. 말은 마음을 담으면 됩니다. 마음은 높거나 훌륭해야 하지 않습니다. 마음에 사랑씨앗이 깃들어 천천히 자랄 수 있으면 됩니다.


  누구나 숨을 돌릴 틈이 있어야 합니다. 서로서로 하루를 곱씹고 돌아볼 겨를을 누려야 합니다. 다같이 하늘을 올려다보고 땅바닥에 쪼그려앉아서 개미를 살피고 들꽃을 들여다볼 짬을 내야 합니다.


  나날이 새로 맞아들이면서 숲빛을 헤아리기에 즐겁게 배웁니다. 언제나 이 한 가지입니다.


ㅅㄴㄹ


누나가 된다는 걸 생각하니 참 어깨가 으쓱해집니다. (11쪽)


처음으로 학교에 입학을 했을 때, 아이들은 누구나 다 서로 모르는 사이였습니다. 모두 새 옷을 입고 모자를 쓰고 잘 차리고 왔지만, 누가 누군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19쪽)


“창식아, 요전엔 내가 잘못했다.” 은준이는 용기를 내어 이렇게 말했습니다. 창식이는 뜻밖에도 웃으며 말했습니다. (42쪽)


“엄마, 우리가 어디로 가야 하는 거야?” “이제 바람이 불어 오면 너희들은 바람을 따라 춤을 추며 멀리 사라져 가게 될 게다. 어느 들판일까? 산 발치일까 그건 모르지만.” (48쪽)


+


누나가 된다는 걸 생각하니 참 어깨가 으쓱해집니다

→ 누나가 된다고 생각하니 참 어깨가 으쓱합니다

11쪽


처음으로 학교에 입학을 했을 때

→ 처음으로 배움터에 들어갈 때

19쪽


우리가 어디로 가야 하는 거야?

→ 우리가 어디로 가야 해?

48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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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공화국 벤포스타
에버하르트 뫼비우스 지음, 김라합 옮김 / 보리 / 200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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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푸른책 / 숲노래 청소년책 2023.10.18.

푸른책시렁 168


《어린이 공화국 벤포스타》

 에버하르트 뫼비우스

 김라합 옮김

 보리

 2000.10.25.



  《어린이 공화국 벤포스타》(에버하르트 뫼비우스/김라합 옮김, 보리, 2000)를 오랜만에 되읽었습니다. 1981년에 태어난 ‘어린이나라’ 이야기는 2000년을 지나 2023년에도 새록새록 새길 만하지만, 이 어린이나라는 오늘날까지 잇지는 않습니다. 책에 남은 이야기가 되었달까요.


  어린이나라는 그저 어린이나라이면 됩니다. 살림살이를 손수 가꾸고 일구고 짓고 나누는 길이면 됩니다. 어른나라처럼 우두머리라든지 벼슬아치라든지 이것저것 있어야 한다고 여길 까닭이 없어요.


  어린이는 어린이로서 스스로 살림하고 사랑하며 살아가는 길을 펴면 아름답습니다. 그런데 어린이는 무럭무럭 자라서 어른으로 서요. ‘어른으로 자란 어린이’는 어디에서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어린이나라를 세우는 바탕은 언제나 ‘어린이하고 어른이 어깨동무하는 살림길’일 노릇이라고 봅니다. 어느 한때에만 아름답고 넉넉한 터전이 아니라, 스스로 하루를 그려서 짓고, 스스럼없이 꿈을 펴며 뛰놀고 일할 뿐 아니라, 서로 풀꽃나무를 품는 숲집으로 뻗을 노릇입니다.


  ‘벤포스타’가 그만 주저앉았다면, 숲을 품는 길보다는 ‘얄궂은 어른나라’ 얼개를 손보는 틀에서 머문 탓이라고 느껴요. 누구나 스스로 생각해 보면 됩니다. 나라(정부)가 없던 무렵에 사람들은 스스로 살림집을 사랑으로 가꾸면서 짝꿍을 만나서 오순도순 아이를 낳아 모든 살림빛을 누리고 물려주었습니다.


  수수한 순이돌이는 스스로 모든 말을 지었고, 스스로 즐거운 보금자리였고, 스스로 새랑 풀벌레랑 뭇짐승하고 나란히 살아가는 푸른 터전을 꾸렸어요. 그러니까 ‘어린이나라’가 아름답게 이어가려면 ‘나라’가 아닌 ‘어린이숲’으로 거듭날 일입니다. 앞으로 어른으로 자랄 어린이인 만큼 ‘푸른숲’에 ‘사랑숲’에 ‘살림숲’으로 피어나는 길을 찾으면 되어요.


  어깨동무하는 곳은 ‘나라’도 ‘정부·공화국’도 아닙니다. 어깨동무하는 곳은 ‘둥지’요 ‘보금자리’인 ‘숲’입니다. 이 대목을 차근차근 짚고 나눌 때라야 새 ‘아름숲’을 가꾸고 일굴 수 있으리라 봅니다.


ㅅㄴㄹ


다섯 살짜리 아이가 나중에 사회에 나가서 어떤 자리를 차지하게 될는지 여기서 결정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아이가 어른들에게 진지하게 받아들여지고, 어른들이 공동체 안의 동등한 동반자이자 조언자로서 아이 편이 되어 주고 있다는 점은 아이의 앞날에 본질적으로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68쪽)


어린이 나라에서 어른들이 하는 일은 아이들에게 지식과 기술을 전해 주는 것이다. 하지만 어른들 쪽에서 주는 지식과 기술이 아이들의 학습 욕구와 정확하게 일치해야 한다. (100쪽)


우리는, 늘 밝고 명랑한 이 아이가 미장이인 아버지와 함께 아레아스에 휴양지가 생기기 전 아이들의 숙소로 쓸 돌 오두막집을 열두 채나 지었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172쪽)


벤포스타를 둘러싸고 있는 바깥 세상과는 달리 벤포스타에서는 25년 동안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더없이 신선하게 민주주의를 연습하고 실천해 왔다. (205쪽)


교회는 프랑코 정부와 결탁해 있었고, 세상을 보게 된 실바 신부는 정부뿐 아니라 카톨릭 교회와도 잘 지내지 못했다. (213쪽)


+


좀더 정의롭고 평화로운 세상을 만들 수 있는 존재는 아이들뿐이다

→ 좀더 바르고 아름다운 터전을 지을 수 있는 사람은 아이들뿐이다

→ 아이들이 좀더 곧고 사랑스레 이 삶터를 일굴 수 있다

37쪽


드나드는 것을 제한하는 차단기

→ 드나들지 않게 막는 작대기

→ 드나들지 말라는 가로막이

47쪽


여기서 결정되지는 않는다

→ 여기서 따지지는 않는다

→ 여기서 가름하지는 않는다

→ 여기서 다루지는 않는다

68쪽


아이의 앞날에 본질적으로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 아이 앞날을 크게 바꾼다

→ 아이 앞날에 깊이 이바지한다

→ 아이 앞날을 뜻있게 스민다

68쪽


한 예로 주유소 종업원들은 계속 바뀐다

→ 이를테면 기름집 일꾼은 늘 바뀐다

80쪽


그날 그날의 일과가 토론으로 어려움 없이 처리된다

→ 그날그날을 이야기하며 어렵잖이 다스린다

→ 그날 일을 이야기로 수월하게 끝맺는다

86쪽


열두 채나 지었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 열두 채나 지은 줄도 알았다

172쪽


무차초스 서커스단의 훌륭함은 무엇보다도 위대한 인간성에 있다

→ 무차초스 멋솜씨판은 무엇보다도 됨됨이가 훌륭하다

→ 무차초스 꽃솜씨판은 무엇보다도 마음결이 훌륭하다

212쪽


교회는 프랑코 정부와 결탁해 있었고

→ 절집은 프랑코 무리와 손을 잡았고

→ 절집은 프랑코 나라와 한통속이고

213쪽


새로운 사람을 만들기 위해 어린이를 교육합니다

→ 새사람으로 살도록 어린이를 가르칩니다

→ 새롭게 살아가도록 어린이를 이끕니다

215쪽


이 모든 까닭으로 해서

→ 이리하여

→ 이 때문에

221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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