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평화통일이 뭐예요? 어린이 책도둑 시리즈 21
김병연.배성호 지음, 이재임 그림 / 철수와영희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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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어린이책 2022.6.2.

맑은책시렁 272


《선생님, 평화통일이 뭐예요?》

 김병연·배성호 글

 이재임 그림

 철수와영희

 2022.5.15.



  《선생님, 평화통일이 뭐예요?》(김병연·배성호, 철수와영희, 2022)를 읽었습니다. 서로 갈라선 채 총칼로 노려보는 ‘한겨레 두나라’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한겨레를 억누르고 짓밟던 일본을 떨쳐낸 자리에 들어선 ‘두 우두머리(권력자)’는 어깨동무가 아닌 총칼싸움을 꾀했고, 우리는 두 우두머리를 내쫓기보다는 두 우두머리 말에 따라 아직까지 피비린싸움을 끝내지 못 합니다.


  싸움터에서 죽는 우두머리나 벼슬아치나 글바치는 없다시피 합니다. 아니, 아예 없다고 해야겠지요. 싸움터에서는 바로 우리 들꽃이 죽습니다. 우두머리·벼슬아치·글바치는 싸움터에 우리 들꽃을 몰아세웁니다. 숱한 일본바라기(친일파)는 스스로 총을 들고서 ‘일본 우두머리를 지키는 싸움터’로 나아가지 않았어요. 그들은 우리 들꽃이 허수아비처럼 끌려가도록 채찍질을 했을 뿐입니다.


  곰곰이 보면 남·북녘으로 갈린 우리나라일 뿐 아니라, 남녘은 남녘대로 왼·오른으로 갈린 채 싸웁니다. 어깨동무는 간곳없어요. 서로 받아들이고서 동무랑 이웃이 되어 사귀는 마음은 찾을 길이 없어요. 북녘에 살기에 나쁘거나 남녘에 살기에 나쁘지 않습니다. 뽑기(선거)를 할 적에 이쪽을 뽑든 저쪽을 뽑든 나쁘지 않습니다. 그저 삶터가 다르고 생각이 다를 뿐입니다.


  모든 들풀이 똑같은 때에 돋아서 똑같은 잎이 돋아야 하지 않아요. 모든 나무가 똑같은 때에 꽃을 피우고 똑같은 열매를 맺어야 하지 않습니다. 모든 벌나비랑 새가 똑같은 몸피에 똑같은 날개여야 하는가요? 아닙니다. 다 다른 풀꽃나무이고 다 다른 벌나비에 새입니다. 다 다른 사람으로서 다 다른 생각을 착하고 참하며 곱게 다스리면서 함께 뛰놀고 노래하는 길을 살필 노릇이에요.


  여러모로 보면 ‘선거는 민주주의 제도일 수 있지만 아름길도 사랑길도 아니’라고 느낍니다. 한 사람을 뽑아서 일을 맡기는 틀은 어깨동무 아닌 외길로 기울거든요. 남·북녘이 오랫동안 갈린 채 살아온 나날도 매한가지입니다. 우리는 서로 남남이기만 했을 뿐, 이웃도 동무도 아닌 몸짓으로 총칼만 들이민 채 살았어요. 우리 손으로 마을을 가꾸고 들숲바다를 아끼며 파란하늘을 채우는 눈부신 별빛을 잊은 채 오늘까지 왔습니다.


  뜻깊은 길을 다루는 《선생님, 평화통일이 뭐예요?》일 텐데 ‘군대를 줄이면 경제성장에 이바지한다’는 얘기를 자꾸 되풀이하는 대목은 아쉽습니다. 우리는 ‘경제성장이 아닌 푸르게 누릴 숲과 마을’을 되찾을 마음으로 남북녘이 어깨동무하는 살림을 헤아려야 아이들한테 이 땅을 물려줄 만할 텐데 싶습니다. 남북녘 어린이·푸름이·젊은이는 총칼잡이(군사훈련)가 아닌 ‘참사랑으로 어깨동무하는 살림’을 배울 노릇입니다.


ㅅㄴㄹ


어떻게 해야 할까? 일단 자주 만나야 할 것 같아. 만나다 보면 서로에 대해 가졌던 편견이 조금씩 사라질 수 있어. (14쪽)


군대 규모를 줄이면 더 많은 젊은이가 좀더 일찍 경제 활동에 참여할 수 있게 돼. 무기를 사는 데 써 오던 어마어마한 돈을 좀더 생산적인 일에 투자할 수도 있게 돼. (29쪽)


남한과 북한도 서로를 믿지 못했기 때문에 막대한 세금을 들여서 군대를 유지하고 무기를 사들여야만 했던 거지. (64쪽)


남한과 북한이 분단되어 있는 한 무기를 개발하거나 사는 일도 계속될 것 같아. (114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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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되돌리고 싶어! 이야기꽃 2
하나다 하토코 지음, 후쿠다 이와오 그림, 이정선 옮김 / 키위북스(어린이)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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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어린이책 2022.5.3.

맑은책시렁 270


《시간을 되돌리고 싶어》

 하나다 하토코 글

 후쿠다 이와오 그림

 이정선 옮김

 키위북스

 2013.8.1.



  《시간을 되돌리고 싶어》(하나다 하토코·후쿠다 이와오/이정선 옮김, 키위북스, 2013)를 읽었습니다. 꾸밈없이 말하면 걱정할 일이 없는데, 자꾸 꾸미며 말하다가 그만 스스로 펑 하고 터질 자리까지 아슬아슬하게 내닫고 마는 어린이 모습을 가만히 들려줍니다.


  아이뿐 아니라 어른도 매한가지입니다. 꾸밈없이 말하고, 꾸밈없이 일하고, 꾸밈없이 생각하고, 꾸밈없이 살림하면 아름답습니다. 꾸미며 말하기에 안 아름답고, 꾸미며 일하기에 뒷돈을 빼돌리고, 꾸미려고 생각하니 겉치레나 눈속임일 뿐 아니라, 꾸미는 하루하루라면 스스로 지쳐떨어집니다.


  꾸밈없는 말글은 사랑을 담고 들려주고 나눕니다. 꾸미는 말글에는 사랑이 없고 온통 시샘에 미움에 짜증에 멍울에 응어리에 피고름이 흐릅니다. ‘꿈’은 즐겁고 아름다우나 ‘꾸밈’은 안 즐겁고 안 아름답습니다. 말밑이 같은 ‘꿈·꾸밈’인데 말끝 하나로 확 달라요.


  꾸미다가 늘어나는 거짓말도 이와 같지요. 돈을 바라지 않고서 ‘거저’ 맡거나 해주면서 사랑이 싹트는데, 돈만 바라다가는 그만 ‘거지’ 꼴이 납니다.


  거짓말이란, ‘거지 같은 말’이거나 ‘거지가 되어 쓰는 말’이거나 ‘스스로 거지라 여기는 말’입니다. 스스로 아무것도 없다거나 스스로 모자라다고 여기는 ‘내가 나를 깎아내리는 마음’에서 싹트는 거짓말이에요.


  참말이란, “가득한(찬) 말”입니다. ‘가득’이란 무엇일까요? 빈틈이 없을 뿐 아니라, 넘실넘실하면서 둘레를 살찌우는 숨결입니다. 한자말 ‘진실·허위’로는 우리 삶을 아이들한테 제대로 들려주거나 밝히기 어렵습니다. ‘꿈·꾸밈’ 사이에, ‘거지·거저’ 사이에, ‘참·차다·가득’ 사이에 무엇이 있는지 어른부터 스스로 돌아보고 아이한테 슬기로이 들려주기를 빕니다. 마땅한 얘기인데 ‘스스로·슬기’ 두 우리말도 말밑이 같습니다. 스스로 생각하며 수수하게 참말을 할 줄 아는 꿈길을 가는 사람이기에 슬기롭습니다.


ㅅㄴㄹ


처음엔 콩알만 하던 거짓말이 얘기를 하는 사이 점점 커지더니 풍선처럼 커다랗게 부풀어 가고 있었다. 정신을 차렸을 때는 이미 바로잡을 수가 없을 정도였다. (39쪽)


“저, 저는 거짓말을 하기 전으로 이동하고 싶어요.”“거짓말?” (64쪽)


그때 유나가 소리를 높였다. “사실은 저도 어제 엄마에게 거짓말했어요. 만화책을 읽고 있는데, 엄마가 강아지 뽀삐를 산책시키고 오라고 해서 숙제하고 있다고 거짓말했어요. 그러니까 저도 거짓말쟁이입니다.” (70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쓰고 “말꽃 짓는 책숲”을 꾸리는 사람.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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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반려동물과 함께 살려면 어떻게 해야 해요? 어린이 책도둑 시리즈 20
이유미 지음, 홍윤표 그림 / 철수와영희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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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어린이책 2022.5.3.

맑은책시렁 269


《선생님, 반려동물과 함께 살려면 어떻게 해야 해요?》

 이유미 글

 홍윤표 그림

 철수와영희

 2022.3.21.



  《선생님, 반려동물과 함께 살려면 어떻게 해야 해요?》(이유미, 철수와영희, 2022)를 읽었습니다. 어릴 적 여러 일을 떠올립니다. 요사이는 집고양이를 돌보는 분이 많은데, 우리나라는 2000년 무렵까지 집개를 돌보는 분이 많았습니다. 다만 마당집이 아니고서야 집개를 돌볼 엄두를 거의 내지 않았고, 아무리 집에서 개를 돌보더라도 ‘땅을 디디고 흙냄새를 맡고 흙구덩이를 파야 삶다운 삶을 누리는 개’인 터라, 잿빛집(아파트)에서 섣불리 곁개(반려견)를 두려 하지 않았어요.


  손바닥만 한 마당이어도 모두 마당이에요. 마당 있는 작은집은 골목을 사이에 두고 이웃집하고 만납니다. 다시 말해, 지난날 집개·곁개는 작은집을 지키는 몫이자 아이들 놀이동무였고, 마을 누구한테서나 이쁨받는 숨결이었어요. 그래서 ‘마당 없는 잿빛집’이 하나둘 늘고, 이런 잿빛집으로 떠나는 분들은 ‘마당에서 돌보던 곁개’를 눈물을 머금고서 ‘마당 있는 이웃집’한테 넘기곤 했습니다.


  마당을 못 누리는 오늘날 높다란 잿빛집은 겹겹이 쌓아올립니다. 곁개를 돌보는 분들이 이따금 마실(산책)을 시키며 땅을 밟고 흙냄새를 맡도록 해준다지만 큰고장 잿빛집에서는 개한테 턱없이 모자라게 마련입니다. 집고양이도 매한가지예요. 이러다 보니, 이제는 예전과 달리 아이어른 모두한테 ‘곁짐승(반려동물)’을 ‘큰고장 잿빛집살이’에서 어떻게 바라보고 마주해야 할 만한가 하는 이야기를 따로 책으로까지 쓰고, 이러한 이야기를 펴는 자리가 생기는구나 싶습니다.


  언제나 그렇습니다만, 길은 매우 쉽고 하나입니다. 잿빛집을 이제 버리거나 떠나고서 ‘마당 있는 집’으로 옮기면 되어요. 개도 고양이도 해바람비를 실컷 누릴 뿐 아니라, 어린이도 푸름이도 해바람비를 늘 맞이하면서 어우러질 적에 다같이 튼튼하고 즐거우면서 아름답게 빛나는 나라요 마을이요 살림집으로 피어나리라 생각합니다.


  그나저나 《선생님, 반려동물과 함께 살려면 어떻게 해야 해요?》룰 읽다 보니, 글님이 “동물과 함께 사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평생 책임지겠다는 마음이에요(40쪽).” 하고 말하는데, 왜 ‘평생 책임’이 ‘가장 큰일’이라고 말할까요? 어린이한테 너무 힘들고 짐스러운 말이 아닌가요? 아이도 어른도 ‘목숨(생명)을 맡기(책임)’가 아닌 ‘목숨을 사랑하기’를 들려주어야 알맞을 텐데요? 곁짐승 모두 곁에 둘 짐승이기 앞서 숲에서 살아온 숨결인 줄 느끼고 제대로 바라보면서 사랑할 적에 비로소 곁에서 돌보는 길을 곱게 찾아내리라 봅니다.


ㅅㄴㄹ


‘애완동물’에서 ‘반려동물’이 되었다고 동물의 신분이 달라진 것은 아니에요. 동물을 바라보고 대하는 우리의 마음이 달라졌을 뿐이죠. (17쪽)


사료 회사들은 반려동물이 좋아하는 맛과 향을 강조하지만 정말 그런지는 알 수 없어요. 동물 입장에서는 달리 먹을 게 없는 상황이니까요. (58쪽)


햄스터들은 사람 손을 좋아하지 않아요. 우리야 귀여워서 자꾸 만지고 싶지만 손으로 주물럭거리며 놀면 햄스터가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습니다. (86쪽)


저는 다양한 방식으로 동물들이 슬픔을 표현하는 것을 보았어요. 다만 우리가 주의를 기울이지 못해 눈치채지 못하는 것뿐이죠. (108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쓰고 “말꽃 짓는 책숲”을 꾸리는 사람.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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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flwhfl34 2022-05-04 09: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임이야말로 사랑이라고 생각합니다.
저자가 이 책에서 말하는 것들이 결국 우리가 반려동물을 진정으로 ‘사랑‘하며 함께 살아가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말해주고 있다 생각해요.

아이들이 반려동물을 데려오기 전에 ‘겁먹어야‘ 하는 건 당연한 거 아닌가 싶네요.
반려동물과 살고 싶다면 평생 책임지기로 하고 데려와야 하는 것이고,
그 방법들에 대해 아이들이 구체적으로 알 수 있도록 저자가 제대로 설명해주고 있다 생각합니다.

책을 안 읽으신 분들이 보면 오해할 듯 싶어 댓글 남깁니다.

숲노래 2022-05-04 09:46   좋아요 0 | URL
누구나 다 다르게 읽을 테니까.
그렇게 읽으셔도 나쁘지는 않다고 느껴요.

다만,
왜 아이한테 ‘사랑‘이 아닌 ‘책임‘을 먼저 말해야 할까를
생각하기를 빌 뿐입니다.

사랑은 사랑이고
책임은 책입니다.
책임을 사랑이라고 돌릴 수 없고,
사랑을 책임이라고 바꿔 말할 수 없습니다.

고맙습니다.

whflwhfl34 2022-05-04 12: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랑과 책임을 둘 가르듯 말할 수 있나요?
이걸 왜 이해 못하시는지 참 이해가 어렵네요.

저자는 반려동물에 대한 과도한 책임감을 아이에게 지게 해서 중압감을 가지게 하려는 게 아닙니다.
이런 기본적인 사항들을 보고 아이들이 겁을 먹고 공포심을 불러일으킨다니 참...
네. 겁먹어야죠, 이런 기본조차 갖추지 않는다면 입양할 자격이 되지 않는 거겠죠.


한 생명을 사랑하려면, 사랑해서 함께 하고 싶다면
그 존재가 어떤 것이 됐든 책임지고자 하는 것은 당연한 겁니다.
그 생명이 반려동물이라면 그 존재에게 인간 가족은 전부가 되지요.
그렇기에 그 책임감은 인간이 인간에게 갖는 것보다 더 큰 책임감이 필요한 건 말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런데, 제가 어렸을 때도 그렇고 많은 아이들이 반려동물을 키우고 싶다면 꼭 한 번 생각해봐야 하는 이런 점들을 알려주는 어른들이 많이 없어요.
아직 동물을 대하는 태도가 부족한 한국에서 자라나는 아이들이 미처 생각해보지 못하는 점을 저자는 짚어주는 겁니다.

저자가 말하는 건 어찌보면 당연하게 가져야할 마음가짐입니다.
반려인이 되려면요.
반려동물을 데려오기 전 후에 그 동물을 끝까지 책임지겠다는 마음가짐조차 없이 데려왔다가
파양되는 동물들이 얼마나 많나요.

다들 처음에 반려동물을 데려올 때는 예뻐하는 마음 사랑하는 마음으로 데려오죠.
그러나 자기 상황이 바뀌었다는 이유로 참으로 무책임하게 파양하고 버리거나 하는 일들이 빈번합니다.
이 점을 충분히 고려하는 것이 반려동물을 데리고 올 때 반드시 필요한, 기본적인 자세라고 생각합니다.

사랑과 책임이 따로 읽힌다는 게 참 이해가 어렵네요.
책임지지 않는 사랑이 사랑일까요?
독자마다 다 다르게 읽히는 게 당연하다지만
반려동물을 가족으로 생각한다면 기본적으로 가질 마음가짐에 대해 이해를 못하시니 그게 참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반려동물을 키우다가 사정이 안되면 책임지지 않고 파양하고 다른 곳에 보내고 하는 분들이라면 아마 이런 책이 불편할 수 있겠네요.

숲노래 2022-05-04 12:56   좋아요 0 | URL
저로서는
‘사랑‘은 ‘사랑‘이고
‘책임‘은 ‘책임‘이라는 대목을
제대로 갈라서 바라보지 못하는
숱한 사람들이 ‘이해가 안 된다‘고 느낄 만하다고
말할 수 있겠지요?

사랑과 책임은 다릅니다.
둘이 같다면 ˝똑같은 말˝을 쓰겠지요.

‘애완동물‘하고 ‘반려동물‘은 틀림없이 다르니
이름을 갈라서 쓰지 않겠습니까?

제가 쓴 느낌글을 다시 읽으시기 바랍니다.

‘도시에서 살더라도 마당 있는 집‘일 적에만
‘곁짐승‘을 돌보던 예전 우리 살림(문화)이었는데
이제는 이 살림이 아주 사라져서
‘도시 아파트 문명‘에서는
이 책처럼 길잡이책이 있어야 한다고 적었습니다.

그리고 어른인 두 사람은
‘사랑하려고 아이를 낳을‘ 뿐입니다.
‘책임지려고 아이를 낳지 않‘습니다.

사랑하는 아이들을 ‘맡아(책임)‘서 돌보려고 생각하게 마련이지만
˝책임지려고 아이를 낳는다˝는 생각이 먼저 있지도 않고
앞서서도 안 될 노릇이에요.

왜냐하면 ‘숨결(생명)‘을 낳는데
‘사랑‘이 없이 ‘책임‘만 생각한다면
동물원에 가두듯
아이를 학교와 학원에 가두면서 ˝책임/의무를 다한다˝고
말할 테니까요.

사랑하고 책임은 다릅니다.

이 다른 결을 짚어 보시기를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whflwhfl34 2022-05-04 13: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왜 저자가 사랑이 빠진 책임만 말한다고 생각하시는지 모르겠네요
사랑을 전제로 가져야할 책임에 대해서 말하고 있습니다.

이 책 전반에서 반려동물을 ‘사랑하는 방법‘을 얘기하고 있습니다.
그 사랑하는 방법 중 하나가 바로 ‘끝까지 책임지는 마음가짐‘이고요.

다만 아이들과 그 부모가 반려동물을 키우고는 싶어도
그 동물을 끝까지 책임지는 자세에 대해 생각해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이에 대해 저자가 설명하고 강조하는 것뿐입니다.
동물에게도 중요한 문제이고, 동물과 함께 살고자 하는 아이에게도 반드시 필요한 교육이고요.

책 내용은 누가봐도 사랑 없이 책임만 지라고 하지 않습니다.
사랑을 전제로 상대에게 가져야 할 책임, 반려동물과 함께 살 때 갖춰야 할 중요한 자세에 대해 말하는 것인데
사랑과 책임, 그 단어 자체가 다르다고 해서
왜 자꾸 그 둘이 다르다는 말만 하시는지...
왜 이 책의 포인트를 놓치시는지 모르겠네요.

그렇다면 사랑 없는 책임이 무슨 의미가 있고, 책임 없는 사랑이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다.
그 의미에 대해 깊이 고민해서 반려동물을 들일 때 신중하게 선택하는 자세를 갖자고 저자가 이야기하는 것뿐입니다.

숲노래님의 말대로라면, 사랑은 하나 나는 너를 책임질 능력이 되지 않기에 너를 버릴 수 있다. (자식이든 동물이든) 는 것이 성립이 되는 걸로 보여집니다.

책에서 얘기하고자 하는 ‘반려동물에 대한 사랑‘을 보지 못하시고,
‘책임‘이라는 단어가 가진 사전적인 의미에만 집착하시는 거 같아 안타깝습니다.

숲노래 2022-05-04 14:58   좋아요 1 | URL
죄송하지만
본인 신분을 안 밝히는 덧글에는
더 대꾸를 안 하겠습니다.

이녁 논리와 주장을 펴려면
이녁 블로그에서 하시기를 바랍니다.

급조한 아이디로
이 책만 강추하고
비평글을 쓴 사람 속뜻을 무시하는 이녁은
이 책 지은이나 주변인이나 관계자가
마치 제3자나 객관시선으로
불법홍보를 한다고밖에 여길 수 없습니다.

이미 이녁 계정을 확인했고
급조 아이디인 줄 알았으며
익명에 숨으려 한다면
알라딘 서재관리자한테
신고해야겠구나 싶군요.

이 책을 펴낸 출판사는
이녁 같은 익명강추집단으로
책을 파는 곳이 아닙니다.

신분을 떳떳이 밝히든지
공부를 하시기 바랍니다.
이만.
 
한국생활사박물관 11 - 조선생활관 3, 조선, 근대와 만나다 한국생활사박물관 11
한국생활사박물관 편찬위원회 (11권) 엮음, 고석규 감수 / 사계절 / 200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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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푸른책 2022.4.14.

푸른책시렁 162


《한국생활사박물관 11 조선생활관 3》

 편찬위원회 엮음

 사계절

 2004.8.20.



  《한국생활사박물관 11 조선생활관 3》을 읽었습니다. ‘조선생활관 1∼3’을 나란히 읽었어요. 석 자락으로 조선이란 틀을 잘 간추렸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조선이라는 틀’은 잘 간추렸되, ‘조선이 아닌 틀’은 하나도 안 짚었구나 싶습니다. 임금붙이나 벼슬아치가 ‘조선이라는 틀’을 세웠을는지 모르나, ‘흙을 일구며 아이를 낳아 돌보고 보금자리를 지은 수수한 사람들’은 어떠한 나라틀도 없습니다.


  아이를 사랑으로 낳아서 돌보는 여느 어버이로서는 조선도 고려도 고구려도 대수롭지 않습니다. 오직 여느 어버이 스스로 낳아 돌보면서 날마다 사랑을 누리는 하루가 기쁜 새길입니다.


  ‘조선생활관’이라고 이름을 적습니다만, ‘조선이라는 틀’에서 ‘조선왕조실록’ 같은 데에 적힌 줄거리일 뿐, 정작 자장노래도 들노래도 일노래도 놀이노래도 이 《한국생활사박물관》에서 못 찾아봅니다. 홍대용이나 박지원이나 세종 같은 이름을 이 책에서 엿볼 수 있으나, 아기한테 기저귀를 어떻게 대었고, 실이나 천은 어떻게 얻어서 옷을 어떻게 지었는지, 집을 어떻게 닦아서 세웠는지, 지붕은 어떻게 이는지, 호미와 낫과 쟁기와 삽 같은 연장은 어떻게 태어나서 발돋움하여 자리를 잡았는지 하는 이야기는 찾아볼 길이 없어요.


  집은 왜 ‘집’이고, 호미는 왜 ‘호미’일까요? 여러 고을 글바치가 사투리로 중국말을 하면 임금붙이부터 스스로 알아듣지 못하기에 ‘소리값(발음기호)’을 갈무리하려고 생각한 벼슬판입니다. 종(노비)을 거느리며 돈으로 삼은 벼슬밭입니다. 저 하늬녘(서양)처럼 ‘문화예술사’를 보여주려는 얼거리로 따지면 《한국생활사박물관》은 ‘D·K’에서 선보이는 꾸러미 못지않게 값집니다만, 조선 무렵만 하더라도 100사람 가운데 99사람은 흙을 만지는 살림이었을 텐데, 시골 이야기도 흙짓기 이야기도 아기를 어떻게 낳아서 돌보았느냐 하는 이야기도 없습니다. 어떠한 글도 배움터도 없는 판에 수수한 흙사람(시골사람·평민)은 어떻게 말을 물려주고 가르치면서 온누리를 ‘우리말(사투리)’로 지어서 이었을까 하는 수수께끼도 이 책에서 찾아볼 길이 없습니다.


  우리 발자취라기보다는 ‘1퍼센트도 안 될, 임금붙이·벼슬아치·글바치 발자취’인 《한국생활사박물관》일 텐데, 여느 배움터에서 쓰는 배움책(역사 교과서)도 이 얼거리하고 똑같습니다. 우리는 ‘전쟁사·왕조사·지식사·문화예술사’가 아닌, 참말로 ‘살림길(생활사)’을 바라보고 익힐 노릇이라고 생각해요. ‘살림길(생활사)’을 다루려 한다면, 임금붙이·벼슬아치·글바치 발자취는 모조리 덜어내야겠지요? 그들은 ‘살림(생활)’을 안 하고 다스림(권력다툼)만 했잖아요?


  살림살이를 들려주려는 책을 여민다면, 우리한테는 조선도 고려도 고구려도 아닌 오직 ‘우리’라는 속모습을 찾아낼 수 있습니다. 우리는 조선사람도 고려사람도 고구려사람도 백제사람도 신라사람도 아닙니다. 우리는 그저 ‘한사람’입니다. 언젠가 오롯이 ‘살림길’을 다루는 책이 태어나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ㅅㄴㄹ


백성은 가난한데 고을에서 여러 해 걷은 세금은 서류상에만 있을 뿐 온데간데없었다. 지방관과 아전들이 떼어먹고 훔쳐 가는 것이 관행이 된 지 오래였다. (30쪽)


미국으로 간 박정양 일행도 출발 전부터 중국의 온갖 압력에 시달렸다. 자기네 속국이 전권공사를 파견하는 것은 격에 맞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37쪽)


사실 ‘만세(萬歲)’란 것은 중국 황제의 책봉을 받던 시절에는 엄두도 낼 수 없는 구호였다. 고작해야 ‘천세(千歲)’를 외칠 뿐이었다. 이제 중국과 대등한 황제의 나라임을 선포했기에 중국의 눈치를 보지 않고 “만세 만세 만만세!”를 마음껏 외칠 수 있게 된 것이다. (38쪽)


그러나 오랫동안 조선의 지식인들은 양반구도에 등장하는 서구 세계가 정말로 자신들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모르고 있었다. 영국이 중국을 패배시킨 1840∼1842년의 아편전쟁이 조선뿐 아니라 동양 사회 전체에 큰 충격을 안기기 전까지는. (75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쓰고 “말꽃 짓는 책숲”을 꾸리는 사람.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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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 바로 화난 거야! 울퉁불퉁 어린이 감성 동화 4
톤 텔레헨 지음, 마르크 부타방 그림, 성미경 옮김 / 분홍고래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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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어린이책 2022.4.2.

맑은책시렁 250


《그게 바로 화난 거야!》

 톤 텔레헨 글

 마르크 부타방 그림

 성미경 옮김

 분홍고래

 2021.8.2.



  《그게 바로 화난 거야!》(톤 텔레헨 글·마르크 부타방 그림/성미경 옮김, 분홍고래, 2021)는 우리 마음에 깃드는 여러 느낌 가운데 ‘불·부아’를 짚습니다. 한자말로는 ‘화(火)’를 씁니다만, 우리말로는 ‘부아나다’나 ‘불나다’로 옮겨야 알맞아요. 때로는 ‘뿔나다’라 합니다.


  우리는 한자로 생각하며 살림을 가꾸지 않기에 우리말로 헤아릴 뿐입니다. ‘불’이 이글이글하듯 타오르기에 성나거나 짜증나거나 싫은 기운이 드러납니다. 불은 서로 따뜻하게 감싸는 기운이 되기도 하지만, 스스로 알맞게 다스릴 줄 모른다면 그만 모조리 태우고 말아요.


  ‘불·부아·뿔’은 말밑이 하나입니다. 게다가 ‘불·물’은 말밑이 같아요. 결이 확 다른 불하고 물이지만, 밑자락은 하나입니다. 우리가 말을 글로 옮기는 살림살이인 ‘붓’도 말밑이 같지요.


  이러한 얼개를 제대로 읽으면서 나누고 싶기에 ‘화나다’보다는 ‘불나다·부아나다·뿔나다’라는 낱말을 골라서 알맞게 가릴 적에 어른으로서도 어린이한테도 이바지할 만하리라 생각합니다. 자, 활활 타오르는 불길이기에 사납거나 무시무시할 만해요. 활활 타오르기에 모든 일을 재빠르면서 힘차게 해내기도 합니다. 활활 타오르면서 미움도 시샘도 창피도 몽땅 살라서 없애고 새몸에 새마음으로 거듭날 만합니다.


  어떤 불이 되려나요? 어떤 불빛이 되고 싶나요? 어떤 불길로 나아가면서 가만히 촛불이 되고, 천천히 붓을 놀리려나요?


  붓은 부드럽게 놀릴 노릅니다. ‘부드럽게’입니다. 무르기에 물이요, 맑기에 물이라면, 부드럽기에 불이면서, 밝기에 불입니다. 사랑으로 다스릴 줄 아는 불이라면 밝게 온누리를 보듬습니다. 해님처럼 말이지요. 사랑을 잊은 채 날뛰는 불이라면 그만 사납에 온누리를 집어삼킵니다. 우리 마음을 들여다봐요. 불이 났나요? 붓을 쥐어 부드러우면서 밝게 노래하는 길인가요?


ㅅㄴㄹ


다람쥐는 가끔 실제보다 더 진짜처럼 보이는 것들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어요. 거의 확실한 것과 완전하게 확실한 것이 전혀 다르다는 것도 알아요. (20쪽)


사마귀는 문간에 선 채 구겨진 날개를 펴서 가지런히 접었어요. 그리고 어깨 위에 붙어 있는 열 개가량의 먼지를 불어서 털어 냈어요. 사마귀는 등을 쫙 펴고 아주 당당한 자세로 다시 섰어요. (42쪽)


울퉁불퉁한 돌기로 뒤덮인 커다란 공 모양의 물체가 방바닥에 있었어요. “아니, 저 화 덩어리가 왜 또 여기 있어! 나갈 생각이 없는 모양이네.” 개미는 속으로 빈정거렸어요. “꺼져!” 개미가 소리쳤어요. (45쪽)


“내 상징은 가시로 덮여 있어. 백조의 상징과 달라. 내 상징에서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 그래서 결코 누구도 내 상징을 더럽히려고 하지 않는 거야.” 고슴도치는 한숨을 내쉬었어요. “백조가 지금 원하는 건 뭘까?” 개구리가 고슴도치에게 물었어요. “모르지.” 고슴도치가 대답했어요. “넌 결코 알아맞힐 수 없을 거야!” (6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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