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커피 3
기선 지음 / 애니북스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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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만화책 즐겨읽기 383



즐겁게 커피 한 잔

― 오늘의 커피 3

 기선 글·그림

 애니북스 펴냄, 2013.12.6.



  즐겁게 먹는 밥이 맛있습니다. 밥상 가득 무엇을 차렸더라도 즐겁게 먹지 않을 적에는 맛이 나지 않습니다. 밥상에 간장이랑 국이랑 밥만 있어도, 서로 하하 웃으면서 이야기꽃을 피운다면, 밥이 맛있어요. 밥맛이란 즐거움이고, 이야기이며, 사랑스러운 기운입니다.


  커피 한 잔이 맛있다면, 커피를 잘 내리니 맛있기도 할 테지만, 즐겁게 타서 즐겁게 마실 수 있기에 맛있다고 느낍니다. 원두를 그 자리에서 바로 갈아서 마셔야 가장 맛있는 커피가 되지 않습니다. 자판기에서 뽑든, 설탕과 프림과 커피가루가 섞인 봉지를 뜯어서 뜨거운 물만 부어서 마시든, 마음을 즐겁게 가누면서 이웃과 도란도란 이야기를 주고받는 자리라면 언제나 맛있는 커피가 되지 싶어요.



- “손님들이 좋아하고, 나도 만족하면 된 거잖아요. 그 이상으로 잘할 필요 있나?” “굳이 따지자면, 그럴 필요는 없지. 지금의 너는 커피숍 직원으로서 충분히 잘하고 있어. 이 이상의 뭔가를 추구하지 않는다고 해서 널 비난할 이유 같은 건 없다구.” (89쪽)

- ‘형이 커피 사업에 손을 댄다. 안 어울려. 카페는 그저 음료를 파는 데서 그쳐서는 안 돼. 커피만이 주는 온기, 편안한 느낌. 이것만큼은 빼앗기고 싶지 않아.’ (117∼118쪽)




  기선 님이 그린 만화책 《오늘의 커피》(애니북스)는 세 권으로 마무리를 짓습니다. 오늘 하루를 즐겁게 누리도록 돕는 커피 한 잔을 이야기하는 만화책입니다. 오늘날 한국 사회를 보면 커피를 마시는 사람이 아주 많은 만큼, 이 만화책으로 새롭거나 새삼스러운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으리라 느낍니다. 기선 님다운 맛깔스러움과 아기자기한 그림결은 재미를 한결 북돋웁니다.


  다만, 이야기 흐름이 너무 빠르고, 무엇보다 ‘즐거운 커피 한 잔이란 무엇일까’ 하는 대목을 더 짚지 못했구나 싶어 아쉽습니다. 《오늘의 커피》는 1권과 2권이 2009년에 나왔으나 3권은 2013년에 나왔습니다. 게다가 2013년에 나온 3권이 마지막입니다. 오랫동안 끊어진 이야기를 힘내어 마무리짓기는 했지만, 차근차근 흐를 이야기를 서둘러 끝냈구나 싶어요.


  작은 커피집을 꾸리는 젊은 사장을 둘러싸는 이야기를 보면, 젊은 사장네 형이 뒤에서 검은 속셈을 피우는 대목이 있고, 젊은 사장과 커피집 일꾼 사이에 샘솟는 사랑이 있으며, 커피 솜씨 겨루는 대회가 또 있는데, 여러 가지 이야기가 실타래로만 엮인 채 제대로 맺거나 풀리지 못합니다. 절집에 들어가 크게 깨달아 커피 끓이기를 새롭게 읽는다고 보여주는 대목조차 너무 짤막하게 너무 빠르게 깨달았다고 보여주고, 무엇보다도 너무 어린 나이에 갑자기 ‘커피 도인’이 된 젊은이 모습은 여러모로 아쉽습니다.


  이를테면, “어째서 사람들은 특별해지고 싶어하죠? 왜 저렇게 필사적으로 남들과 다른 것, 평소와 다른 걸 원하나요(162쪽)?” 하고 말하는 대목이 나오는데, 이렇게 물은 말에 이 만화책은 아무런 대꾸를 내놓지 못합니다.





- “뭐, 형에겐 돈 버는 게 삶의 의미라면 할 말 없지만, 적어도 지금 형이 구둣발로 들어와서 망쳐 놓으려는 게 어떤 건진 알고 있었으면 해서.” (155쪽)



  사람들은 왜 커피를 마실까요? 사람들은 왜 죽기살기로 남과 다른 것을 바랄까요? 잘 생각해야 합니다. 이 대목을 스쳐서 지나가면 아무것도 되지 않습니다. 만화책 《오늘의 커피》는 이 대목 하나를 풀려고 여러 권에 걸쳐서 차근차근 실마리를 풀 수 있어야 합니다. 제대로 실마리를 풀지 않고 서둘러 ‘연재 끝!’ 하고 펜을 내려놓는다면, 두루뭉술한 작품이 하나 더 나올 뿐입니다.


  온누리에는 똑같은 사람이 아무도 없습니다. 참말 똑같은 사람이 없는데, 똑같을 수 있는 사람조차 없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모두 다릅니다. 게다가, 꽃이나 나무도 모두 달라요. 숲이나 들에서 스스로 씨앗을 퍼뜨려서 자라는 꽃과 나무는 모두 다릅니다. 민들레꽃이든 장미꽃이든 모두 모양새와 빛깔과 무늬와 크기가 다릅니다.


  다 다른 사람이지만, 오늘날 사회에서는 모두 똑같은 틀에 갇힙니다. 학교와 회사와 사회와 군대 어디에서나 ‘다 다른 사람’을 ‘다 같은 틀’에 끼워맞추려고 내몰아요. 다 다른 사람들은 늘 고단합니다. 다 같은 틀로 내몰리니 얼마나 고단할까요. 다 다른 사람이고 다 다른 삶인데, 다 같은 틀로 얽매이거나 옥죄이다 보니, 무엇 한 가지라도 ‘좀 다른 모습’을 찾아려고 안간힘을 씁니다. 옷차림이든 자가용이든 커피 한 잔이든, 어딘가 좀 달라야겠다고 용을 쓰지요.





- “사실 저는 눈앞에 나온 커피를 보기만 해도 이미 기분이 편안해지는 것 같아요. 그런 기대감을 최대한 현실적으로 표현해 보고 싶었습니다.” (169쪽)

- “뭐야, 생각보다 썰렁하잔아.” “무슨 소리야?” “난 네가 하도 칭찬하기에 뭔가 좀 굉장한 분위기일 줄 알았구만. 그냥 평범한 카페잖아.” (182쪽)



  차림새나 모양새를 다르게 꾸며서 보이려 한다고 하더라도 달라질 수 없습니다. 다 다른 삶이란 겉모습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마음을 느긋하면서 너그럽게 다스리는 커피 한 잔이란 무엇이 될까요? 겉모습으로 커피를 끓일 수 없습니다. 마음으로 끓일 노릇입니다. ‘텅 비우는 마음’이 아니라, ‘즐거움으로 채우는 마음’이 될 때에 비로소 맛있는 커피가 됩니다. ‘오늘 즐겁게 마실 커피’가 될 때에, 비로소 우리 사회에서 매몰차게 내몰리면서 고단한 사람들이 ‘내 삶’과 ‘내 길’을 차분히 돌아보면서 즐겁고 씩씩하게 다시 기운을 내자고 여길 수 있습니다.


  만화책 《오늘의 커피》는 1권 처음을 열면서 ‘자판기 커피’ 이야기를 재미있게 집어넣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이야기는 1권 첫머리로 끝입니다. 2권이 지나고 3권이 되어도 재미있는 이야기를 더 끌어내지 못합니다. 대결 얼거리와 교훈 줄거리로 서둘로 끝막음을 하고 말았습니다.


  커피 이야기를 만화로 그린다면 그릴 이야기가 아주 많을 텐데, 왜 더 건드리지 못하고 끝냈는지 자못 아쉽고 안타깝습니다. 어쩐지 싱거운 커피맛이 나는 커피 만화인 《오늘의 커피》로구나 싶습니다. 4347.9.21.해.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시골에서 만화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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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좀 안 될까요 2
아소우 미코토 지음 / 시리얼(학산문화사) / 2011년 1월
평점 :
절판





만화책 즐겨읽기 375



안 되기는 뭐가 안 되니

― 어떻게 좀 안 될까요 2

 아소우 미코토 글·그림

 최윤정 옮김

 시리얼 펴냄, 2010.12.25.



  아소우 미코토 님 만화책 《어떻게 좀 안 될까요》(시리얼,2010) 둘째 권을 읽다가 문득 생각합니다. 내가 왜 이 만화책을 읽는가 했더니, 나는 이 만화책에 붙은 이름 ‘어떻게 좀 안 될까요’와 같은 말을 몹시 싫어하거나 못마땅하게 여기면서 살았습니다.



- “우린 늘 랏코의 도움을 받고 있다 보니, 랏코가 이상한 남자에게 걸리는 건 싫거든요.” (13쪽)

- “생각 없이 덜컥 수임하고는 후회 중인가?” “아니요, 전혀! 그런 비겁자는 내가 꽁꽁 묶어서라도 끌고 와, 책임지게 해 주겠어요!” “책임이 있는 건 남자만이 아니잖아. ‘낳지 않는 것’도 하나의 선택인데.” “그 남자 입에 발린 소리만 하고 도망쳤잖아요? 그녀는 그 사람 입장까지 그렇게 신경써 주는데.” “그야, 남자에게 양육비를 지불할 능력이 없어지면 손해잖아?” (24쪽)




  곰곰이 돌아봅니다. 나는 내 이웃이나 동무한테 ‘어떻게 좀 안 될까?’ 하고 말한 적이 없습니다. 한 차례도 이런 말을 안 썼습니다. 같이 하기를 바라면 ‘같이 하자!’ 하고 말하지, ‘어떻게 좀 안 될까?’ 하고 말하지 않습니다. 안 될 줄 뻔히 아는 일이면 처음부터 안 바랍니다. 나 스스로 그런 일이 안 내키기 때문입니다.


  ‘어떻게 좀 안 될까요?’ 하고 말하면서 묻는 사람은 거의 똑같은 모습입니다. 잘못을 했거나 올바르지 않은 길을 그대로 이으려고 할 적에 으레 이런 말을 씁니다.


  잘못을 했으면 뉘우치면 됩니다. 잘못을 했으니 뉘우칠 노릇입니다. 올바르지 않은 길을 여태 걸었으면, 이제부터 올바른 길을 찾아서 씩씩하게 걸어가면 됩니다.


  사람들은 똑바로 알아야 합니다. 자그마치 예순 해에 걸쳐 엉터리로 살았다 하더라도 예순한 해째부터 지난 잘못을 말끔히 씻어서 아름답게 살아간다면, 이녁 삶은 아름다움으로 가득합니다. 잘 생각해 보셔요. 예순 해나 엉터리로 살았지만, 예순한 해째에 크게 깨우쳐서 지난 모든 잘못을 씻으면서 아름답게 거듭나는 사람이 있다면, 이 사람은 얼마나 대단하면서 멋질까요?


  처음부터 아름답게 살아도 아름답지요. 그러나, 잘못을 스스로 씻으면서 아름답게 살려고 해도 아름답습니다. 예순 해씩이나 잘못된 길을 걸었으니 앞으로도 그냥 잘못된 길을 가겠다고 하는 사람은 참으로 안쓰럽고 바보스럽습니다. 그리고, 하나 더 생각해 봐요. 예순 해를 아름답게 살았다가 예순한 해째부터 바보스럽게 산다면? 이때에는 이런 사람을 바라보며 모두들 안타깝게 여깁니다. 어떤 사람은 ‘변절’이라는 낱말을 쓰기도 합니다. 민주와 자유를 지키는 일에 오래도록 몸바치다가 마지막에 가서 수구 기득권 세력에 빌붙는 사람을 보면 얼마나 안타깝겠습니까.





- “엄청 노력했을 거야, 그녀. 그런 식으로 비자를 따서 전문직에서 일하고 있다니, 아주 진지하게, 열심히 살아왔을 거라고.” (30쪽)

- “인지를 청구해 주세요. 그 사람에게 버림받은 이상 내게 소중한 건 이 아이뿐. 내가 부인에게 고소를 당하는 한이 있어도 상관없고, 배상금을 지불해야 한다면 몇 년이 걸리더라도 돈을 내겠어요. 이 아이의 권리를 찾기 위해서라면 뭐든 다 하겠어요.” (36쪽)



  아소우 미코토 님 만화책 《어떻게 좀 안 될까요》는 무슨 이야기를 들려줄까 헤아려 봅니다. 법을 다루는 만화책입니다만, 이야기를 법으로 풀지는 않습니다. 법 이야기를 살살 곁들입니다만, 법으로 삶을 풀지는 않아요. 삶은 삶으로 풀 수밖에 없기에, 법정에서만 법을 따질 뿐, 법정을 벗어난 삶자리에서는 언제나 삶으로 삶을 바라봅니다.



- “사람이 자꾸 닳거든요. 일을 하다 보면. 매일 거친 사람들을 상대하다 보니. 부끄러운 건 오히려 저예요. ‘선량’이란 미덕을 성가시게 여기다니.” (81쪽)

- “‘지금’보다 더 중요한 게 어디 있냔 말이야.” (130쪽)

- “상처가 아물어도 돈으로 보상한다 해도, 결코 돌이킬 수 없는 소중한 것.” (145쪽)




  법은 사람을 지키지 않습니다. 거짓말이 아닙니다. 법은 사람을 지키지 않습니다. 사람을 지키는 것은 오직 하나입니다. 무엇인가 하면, 사랑입니다. 오직 사랑이 사람을 지킵니다.


  법은 그저 법입니다. 사회나 정치나 제도라는 얼거리를 지키려고 만드는 법입니다. 사람을 지키려고 법을 만들지 않습니다.


  누구나 조금만 생각하면 알 수 있어요. 아름다운 마을에는 법이 없습니다. 아름다운 보금자리에는 법이 없습니다. 오직 사랑이 있고, 언제나 삶이 흐릅니다.


  아버지가 먼저 밥술을 들어야 다른 사람이 밥술을 들어야 하지 않아요. 갓난쟁이 아기가 먼저 밥술을 들 만합니다. 게다가, 배고픈 아이한테 먼저 밥을 주어야지요. 우는 아기한테 먼저 젖을 물리고 나서 어른들은 나중에 밥을 먹어야지요.


  아이가 물에 빠져 허우적거리면 무엇을 하겠습니까. 집에 불이 나면 어떻게 하겠습니까. 그리고, 이런 생각을 해 보셔요. 우리가 숲에 깃들어 바람을 마신다고 할 적에, 어버이가 먼저 마신 뒤 아이가 나중에 마시지 않습니다. 함께 바람을 마십니다. 햇볕은 할머니와 할아버지를 먼저 내리쬐지 않습니다. 햇볕은 할머니와 할아버지뿐 아니라 아이들한테 똑같이 내리쬘 뿐 아니라, 풀과 나무한테도 똑같이 내리쬡니다.





- “할머님께 들었는데, 그들은 대학에 들어가고 나서 사귄 친구들이라고요.” “네.” “당신 집에서 거의 살다시피 했다고, 당신이 운전하는 차로 자주 드라이브도 하고, 함께 놀면서 비용도 거의 당신이 댔고요.” “그게 뭐 어떻다고.” “실례지만, 그게 친구인가요?” (183쪽)

- “말끝마다 돈, 돈. 뭐, 좋아요, 그것도. 그런데, 변호사 비용에 재판 비용에 합의금, 거기에 BMW 몇 백만 엔? 겨우 라면 한 그릇 먹는데, 왕복 택시비 3000엔이면 끝날 것을. 왜 그런 간단한 계산은 못 하나 몰라.” (200∼201쪽)



  어지러운 사회이기 때문에 법이 섭니다. 아름다운 마을에는 법이 없습니다. 지저분하고 퀴퀴하며 슬픈 사회이기 때문에 법을 놓고 다툽니다. 사랑스러운 마을에는 법이 없습니다. 서로를 아끼지 않고, 서로 믿음직하지 않으니, 자꾸 법을 내세워 툭탁거리고야 맙니다. 어깨동무를 하고, 두레와 품앗이를 하며, 오순도순 마을잔치를 여는 곳에서는 법이라는 낱말을 아무도 모르겠지요.


  안 되기는 뭐가 안 될까요. 법으로 사회를 옥죄려 한다면 법으로 구멍을 만듭니다. 사랑으로 삶을 가꾸는 곳이라면 언제나 사랑으로 웃고 노래하면서 즐겁습니다. 잘못된 길을 바로잡을 마음이 없으면 법에서 구멍을 자꾸 파내어 요리조리 빠져나가면서 스스로 삶을 등지고 맙니다. 아름답게 살아가고 싶은 사람은, 법 따위는 말끔히 잊거나 모르면서 언제나 사랑을 생각하고 꿈을 짓습니다. 4347.9.20.흙.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시골에서 만화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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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골동양과자점 1 - 애장판
요시나가 후미 지음, 장수연 옮김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5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만화책 즐겨읽기 362



‘사랑’은 ‘살섞기’가 아니지요

― 서양골동양과자점 1

 요시나가 후미 글·그림

 장수연 옮김

 서울문화사 펴냄, 2001.12.5.



  언제부터인가 ‘어머니 손맛’이나 ‘할머니 손맛’을 이야기하지만, 손맛은 어머니와 할머니한테만 있지 않습니다. ‘아버지 손맛’이 있고, ‘할아버지 손맛’이 있습니다.


  왜 손맛인가 하면, 밥은 손으로 짓기 때문입니다. 손으로 흙을 일군 뒤, 흙에 손으로 씨앗을 뿌리고, 흙으로 풀을 뜯어서 먹을 뿐 아니라, 흙으로 열매를 거두어 먹어요. 낟알은 손에 쥔 낫으로 볏포기를 벤 뒤에 훑어서 얻고, 손으로 절구질을 하고 키를 놀립니다. 손으로 솥에 쌀알을 담은 뒤, 손으로 장작을 때서 밥을 지어요. 다 지은 밥은 주걱을 손에 쥐어서 풉니다. 그런 뒤, 마지막으로 밥을 입에 넣을 적에도 손으로 수저를 쥐지요.


  손으로 짓는 맛을 손으로 누립니다.



- ‘중학교란 동네는 왜 이렇게 눈치만 보며 살아야 할까.’ (10쪽)

- “선더 그 자식. 케이크가 뭔 소용이 있냐고?” (110쪽)





  요시나가 후미 님이 빚은 만화책 《서양골동양과자점》(서울문화사,2001)은 네 권짜리 짤막한 이야기입니다. 책이름 그대로 ‘서양골동양과자점’에서 일어나는 여러 모습과 삶을 만화로 담아서 들려줍니다. ‘서양골동양과자점’에서 일하는 사람은 모두 사내입니다. 그래요. 사내들만 일하지요. 요시나가 후미 님은 몸매가 잘 빠진 사내들이 나오는 만화를 즐겨 그립니다. 나는 이런 만화는 그리 즐기지 않아서, 그렇다고 몸매가 잘 빠진 가시내들이 나오는 만화도 그리 즐기지 않아서, 그동안 이 작품을 들여다보지 않았습니다. 구태여 그런 이야기를 만화로 그려야 하는지 아리송하고, 왜 그런 이야기를 만화로 그려야 하는지 알쏭달쏭하다고 느껴요. 만화이든 글이든 사진이든, 우리가 서로 사랑하면서 아끼는 이야기를 담을 때에 아름다우면서 사랑스럽다고 느껴요.



- “이거 전부 앤티크 식기 아닌가요? 냉수 담은 이 셰리 글라스만 해도 5만 엔은 나가겠는걸. 나 같으면 절대로 손님한테 안 내놔요.” “네. 저희 가게에선 내놓습니다.” (50쪽)

- “당신, 사실은 매일매일 아주 즐거워 못 견디겠죠? 왜 일부러 시시한 척하고 살아요?” “내 인생이, 말인가?” “그러믄요. 22년 동안 한직에서만 돌다가 마지막엔 그보다 더 한가한 사단법인 관리직에 앉았잖아요. 그 대신 당신은 남아도는 시간에 좋아하는 양과자들로 이름높은 제과점, 아직 알려지지 않은 가게의 온갖 종료의 케이크를 먹으러 돌아다니셨죠?” “다 알고 있었나?” (86∼87쪽)



  아는 사람은 알 테고 모르는 사람은 모를 텐데, ‘사랑’은 ‘사랑’이지, ‘살섞기’가 ‘사랑’이 될 수 없습니다. 살을 섞는 일은 ‘살섞기’일 뿐입니다. 한국말로는 ‘어우르다’라고도 합니다. 영어로는 ‘sex’라고도 적습니다.


  겉으로 스치듯이 훑자면, 《서양골동양과자점》은 ‘사내들끼리 살을 섞는 줄거리’가 언뜻선뜻 나온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대목은 스치는 ‘곁 줄거리’입니다. ‘속 줄거리’는 맛있는 밥(케익·양과자)을 즐기는 사람들이 짓는 웃음과 이야기입니다. 맛있는 밥을 지으려는 사람들이 꿈꾸는 삶과 노래입니다.


  이 만화책에서 흐르는 웃음과 이야기와 삶과 노래는 바로 ‘사랑’입니다. 살섞기가 아닌 ‘사랑’입니다.





- “복싱도 계속 할 거야! 다니던 체육관엔 더 이상 못 있지만, 그래도 계속 할 거야! 너한테 호스티스도 계속 시키겠지! 나도 아르바이트 더 늘릴게! 네가 없는 동안에 애기는 내가 보고! 그렇게밖에 결론을 못 내렸어.” “날 위해 복싱을 그만두진 않을 거구나?” “미안해, 나미코!” “난 토오루가 그렇게 말하기를 줄곧 기다려 왔어.” (125쪽)

- “아니. 그건 상관없어. 그런 소릴 안 들었으면 지금 이렇게 자유로운 인생을 살진 못했을 테니까. 진짜로 이젠 괜찮아. 그 증거로, 난 널 기억도 못했잖아. 앞으로 잘 부탁해, 타치바나. 함께 좋은 가게를 만들자.” (154∼155쪽)



  사랑을 담아서 지은 밥이기에 맛있습니다. 손꼽히는 요리사가 지은 밥이라서 맛있지 않습니다. 사랑을 실어서 나누는 밥이기에 즐겁습니다. 이름난 요리사가 차린 밥이라서 즐겁지 않습니다. 사랑스레 바라보고 마주하는 사람이 밥상에 둘러앉아서 한 끼니를 누리니 아름답지요. 어떤 비싼 밥집으로 찾아가서 비싼값을 치러서 무엇을 먹어야 아름답지 않습니다.


  밥 한 그릇은 사랑입니다. 쌀 한 톨은 사랑입니다. 풀 한 포기도, 나물 한 점도 사랑입니다. 두부 한 모도 사랑이요, 콩 한 알도 사랑입니다. 우리가 먹는 모든 밥은 사랑입니다. 우리가 입는 옷도 사랑이요, 우리가 나누는 말도 사랑입니다. 삶을 아름답게 가꾸는 길에 사랑스레 웃습니다. 삶을 즐겁게 어깨동무하는 오늘 하루 서로 웃고 노래하면서 사랑을 속삭입니다.


  판이 끊어져서 아쉽지만, 만화책 《서양골동양과자점》은 머잖아 새로운 옷을 입고 다시 나와서 사랑받을 수 있겠지요. 눈을 감고 속을 들여다본다면, 눈을 감으면서 마음을 읽는다면, 우리 삶에 사랑이 있기에 따사로운 기운이 흐를 수 있는 줄 누구나 알 수 있습니다. 4347.9.18.나무.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시골에서 만화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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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이 이야기
박건웅 글.그림, 이승민 원작 / 새만화책 / 2008년 4월
평점 :
품절





만화책 즐겨읽기 381



평화롭던 마을에 찾아온 살인기계

― 홍이 이야기

 이승민 글

 박건웅 그림

 새만화책 펴냄, 2008.4.3.



  아이들은 학교에 다니지 않아도 즐겁게 놀았습니다. 학교라는 이름도 없었고, 사회라는 이름이나 정치와 경제나 문화라는 이름도 없었습니다. 대통령이라든지 국회의원 같은 이름도 없었습니다. 사람들은 임금님 이름을 몰라도 아름답게 살았습니다. 한자를 몰라도 모두 마을을 이루어 사이좋게 어깨동무를 했습니다. 중국을 섬기지 않아도 우리 마을과 이웃 여러 마을은 사랑스레 손을 맞잡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임금님이라는 사람과 신하라는 사람은 나라를 세우려 합니다. 이를테면 고구려라든지 백제라든지 신라라든지 가야라든지 부여와 같은. 그리고, 임금님이나 신하라는 사람은 시골에서 흙을 일구던 사람을 그러모아서 칼과 창을 손에 들려 ‘사람 죽이는 짓’을 가르칩니다. 그동안 고개 너머 이웃이나 냇물 너머 이웃이던 사람을 칼이나 창으로 죽여야 합니다. 오순도순 사이좋게 지내던 마을이었지만, 정치가 서고 경제를 말하며 문화를 읊는 사회가 나타나면서, 그만 마을과 마을 사이에 금이 쩍쩍 갈라집니다.



- 마을 사람들은 밭을 갈다가도, 김을 매다가도, 부엌에서 일을 하다가도, 넋이 나간 사람들처럼 오름 꼭대기를 올려다보았다. 그러다 대나무 막대기가 내려져 있거나 긴 나팔 소리가 들리면, 하던 일을 팽개치고 황급히 어디론가 깊숙한 곳으로 달아나 숨곤 했다. 그러면 노랑개나 검은개 들이 텅 빈 마을로 들어와서는 미처 도망가지 못한 노인들을 끌어내서 화풀이를 하고, 이 집 저 집을 들쑤시고 다니다가, 숨어 있던 사람들을 찾으면 그 중 몇몇을 트럭에 실어, 읍내 쪽으로 돌아가곤 했다. (11∼12쪽)





  대통령은 왜 있어야 할까요? 임금님은 왜 있어야 하나요? 정치는 왜 있어야 할까요? 경제와 문화와 교육은 왜 있어야 하나요?


  병원이 없어도 사람들은 스스로 몸을 다스렸습니다. 청소부가 없어도 사람들은 스스로 집과 마을을 정갈하게 돌보았습니다. 판사나 변호사가 없어도 사람들은 슬기롭게 일을 맺고 풀었습니다. 교사나 교수가 없어도 사람들은 아이들을 똑똑하게 가르쳤습니다. 지식인이나 작가나 기자가 없어도 집집마다 알콩달콩 이야기꽃을 피우면서 이웃과 동무가 어찌 지내는가를 잘 알았습니다.


  오늘날 우리 사회에는 대통령이 있고, 정치꾼이나 행정 관료나 공무원이 있습니다. 군대와 경찰이 있습니다. 지식인과 전문가가 있습니다. 교사와 교수가 많습니다.


  그러면 물어 볼게요. 대통령이 있어서 나라가 바로서나요? 공무원이나 관료가 있어서 사회가 바르거나 아름다운가요? 군대와 경찰이 있어서 나라가 평화롭나요? 지식인과 전문가가 있어서 슬기롭거나 착하거나 참다운 이야기가 널리 퍼지는가요? 교사와 교수가 있어 저마다 즐겁게 가르치거나 배우는가요?



- 군인들은 움직이는 것엔 총을 쏘고, 움직이지 않는 것에는 불을 붙였다. (26쪽)





  이승민 님이 글을 쓰고 박건웅 님이 그림을 그린 《홍이 이야기》(새만화책,2008)를 읽습니다. 1940년대 끝무렵에 제주섬에서 일어난 가슴 아픈 이야기를 단출하면서 굵은 빛깔로 찬찬히 보여주는 책입니다.


  그무렵 군대와 경찰은 무슨 짓을 했을까요? 오늘날 군대와 경찰은 어떤 일을 하는가요? 제주섬에 짓는다는 해군기지는 무엇일까요? 평화를 지키려는 군대인가요? 평화를 지키겠다는 군대, 그러니까 군부대는 평화롭게 터를 닦거나 짓는가요?


  평화롭던 마을에 찾아온 살인기계인 군대와 경찰이리라 느낍니다. 아름답던 마을을 짓밟는 살인노예인 군대와 경찰이로구나 싶습니다. 사랑으로 어깨동무하는 마을을 까부수는 살인병기인 군대와 경찰이라고 느낍니다.



- 금빛 나팔에 끈적한 피가 묻어 있었다. 홍이는 나팔을 불어 보려고 했지만, 아무 소리도 낼 수 없었다. 가슴에 구멍이 생겨, 자꾸만 바람이, 새어나갔기 때문이다. (32쪽)





  민주란 무엇이고 평화란 무엇일까 궁금합니다. 정치란 무엇이고 평등이란 무엇일까 궁금합니다.


  사람들이 스스로 삶을 지을 때에 삶입니다. 스스로 삶을 지을 때에 삶이면서 사랑이고 평화입니다. 스스로 삶을 짓지 못하게 가로막는 제도권이 춤을 추면, 사람들은 삶을 잃고 생각을 잃으며 사랑을 잃습니다.


  오늘날 사회를 보셔요. 사랑도 생각도 삶도 모두 어지러이 흩어집니다. 오늘날 정치나 경제나 문화를 보셔요. 얼마나 끔찍하게 서로를 따돌리거나 짓밟는가요. 어깨동무를 하는 정치나 경제나 문화가 있는가요? 저마다 1등을 하겠다면서 아귀다툼입니다.


  홍이는 동생과 함께 총에 맞아서 죽습니다. 죽은 홍이는 슬픈 넋이 되어 바람처럼 골골샅샅 떠돕니다. 부디 이 땅에 아름다운 사랑이 드리울 수 있기를 바라면서 바람처럼 흐릅니다. 아무쪼록 이 나라에 아름다운 꿈이 숨쉴 수 있기를 바라면서 바람처럼 노래합니다. 4347.9.17.물.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시골에서 만화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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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수께끼 난자몬자 5
이토 시즈카 지음 / 삼양출판사(만화)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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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책 즐겨읽기 380



내 앞날을 스스로 그린다

― 수수께끼 난자몬자 5

 이토 시즈카 글·그림

 이지혜 옮김

 삼양출판사 펴냄, 2014.8.21.



  우리는 누구나 스스로 삶을 짓습니다. 기쁜 삶이든 슬픈 삶이든 스스로 지으면서 하루를 누립니다. 그러니 아침마다 내 삶을 제대로 바라보면서 지을 수 있어야 합니다. 내가 내 삶을 제대로 짓지 못한다면, 내 하루는 그저 남들한테 휘둘리거나 휩쓸리기만 해요. 나 스스로 오늘 하루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제대로 그리지 않는다면, 내가 바라는 것이 없는 만큼 언제나 똑같은 일만 되풀이하면서 온몸이 고단하게 처집니다.


  가만히 헤아려 보셔요. 아주 많은 사람들이 아침마다 ‘오늘도 지겨운 하루로구나’ 하고 여깁니다. 똑같은 출퇴근길을 따분하게 여기고, 아침저녁으로 고단하게 집과 일터 사이를 오가야 하는 일을 끔찍하게 여깁니다. 늘 이런 생각을 되풀이하고, 늘 이런 삶을 되풀이합니다.


  다른 생각을 품지 못합니다. 다르게 생각할 줄 모릅니다. 새로운 생각을 품지 못합니다. 새롭게 생각할 줄 모릅니다. 쳇바퀴 같은 하루에서 벗어나는 길은 스스로 열어야 하는데, 스스로 쳇바퀴에 갇힌 채 빠져나올 생각이 없어요.



- “그날 여행으로 이 섬에 온 사람들, 그 대부분이 가족이랑 헤어져서 절망하여 무기력하게 변했어.” (36쪽)

- ‘넌 진짜 강한 녀석이야. 네가 늘 당연하게 씩씩하게 혼자서 사니까 전혀 몰랐어. 가족이 없다는 게 이렇게 외롭고 쓸쓸한 거라니.’ (51쪽)





  쳇바퀴에서 누군가 건져내어 준다고 해서 쳇바퀴에서 벗어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쳇바퀴에 갇혀서 똑같은 일을 되풀이하는 버릇에 길들었기 때문에, 다른 삶이 있는 줄 몰라요. 스스로 다른 삶을 찾지 못했기 때문에 쳇바퀴에 갇힌 사람은, 쳇바퀴 바깥에서도 새로운 쳇바퀴를 찾을 뿐입니다.


  종살이에서 풀려난 사람은 더는 종으로 지내지 않을까요? 한국 정부는 일제강점기 종살이에서 벗어난 뒤에 스스로 씩씩하게 일어섰을까요? 군사독재에서 벗어난 한국 사회는 바야흐로 군사독재뿐 아니라 전쟁무기 굴레를 떨치고 홀가분하게 일어섰는가요?


  새로운 길을 배우지 않으면 새로운 길로 가지 못합니다. 새로운 길을 배울 때에는, 누가 이리로 가라고 해서 이 길을 가지 않습니다. 스스로 새로운 길을 살펴보고 찾아보며 바라볼 수 있는 눈매와 마음을 길러야 합니다. 누구나 스스로 밥술을 떠서 밥을 먹듯이, 누구나 스스로 내 삶을 찾아야 합니다.



- “왠지 좋다. 좀 부러워. 난 한 번도 아빠랑 싸워 본 적이 없거든. 난 날 때부터 부모가 없었잖아.” (73쪽)

- “운명이란 건 그런 거니까. 생각대로 되는 일 같은 건 거의 없잖아. 그러니까 더더욱 소원이 이뤄지면 무척 기쁜 법이잖아.” “그래, 그럴지도 모르겠다. 난 소원이 이뤄졌어. 뭐든 다 내 뜻대로 안 됐지만, 이제야 우리 아들이랑 겨우 함께 살게 됐잖아.” (134∼135쪽)





  이토 시즈카 님 만화책 《수수께끼 난자몬자》(삼양출판사,2014) 다섯째 권을 읽으며 생각합니다. 다섯째 권은 이야기가 살짝 느슨하게 퍼졌습니다. 막바지에 이르러 비로소 ‘생각줄기’ 한 가지가 흐릅니다. 기운을 잃고 풀까지 죽은 아이한테, 동무가 씩씩하게 한 마디를 해요. “우리 미래를 우리가 제대로 상상해야 하잖아!” 하고 외쳐요.



- “그게 무슨 약한 소리야! 포가 그렇게 목숨 걸고 우릴 지켜 줬잖아. ‘못 찾았습니다’라고 말하면 어떻게 얼굴을 들고 다니겠어!”

- “있지, 타로. 이런 얘기 알아? 사람의 미래는 의외로 그 사람이 상상하기 쉬운 결과 쪽으로 움직인대. 그러면 우리가 제대로 상상해야 하잖아! 우리 미래를 말이지!” (183쪽)




  살아 본 적이 없는데 어떻게 새로운 꿈을 그리느냐 하고 물을 수 있습니다. 네, 그래요. 살아 본 적이 없는데 어떻게 그릴까요? 그러나, 살아 본 적이 없으니까 그립니다. 살고 싶은 모습을 그립니다. 살고 싶으며 사랑하고 싶은 모습을 꿈으로 그립니다.


  그려야지요. 어떻게 살고 싶은가를 그려야지요. 종살이를 그대로 할 생각이라면 내 앞날을 안 그려도 되지만, 스스로 씩씩하게 일어서서 아름답게 살고 싶다면, 아름다운 모습을 그리고 사랑스러운 모습을 그릴 노릇입니다. 즐거운 삶을 그리고 기쁜 웃음을 그릴 노릇입니다.


  우리는 우리 스스로 그리는 대로 나아갑니다. 우리가 스스로 지겹거나 고단한 말만 되풀이하면, 참말 지겹거나 고단한 일만 되풀이하듯이 찾아옵니다. 우리가 스스로 맑게 웃고 환하게 노래하는 몸가짐으로 새 하루를 맞이한다면, 언제나 우리 스스로 삶을 새롭게 고쳐짓는 길을 열 수 있습니다.


  저 먼 나라에서 누가 돈보따리를 던져 주어야 우리 살림이 펴지 않습니다. 얼마만큼 살림을 펴고 싶은가를 마음속에 그려서, 그 살림으로 나아가도록 하루를 가꾸면 됩니다. 대단한 교육부 장관이 나타나야 입시지옥이 사라지지 않습니다. 우리 스스로 입시지옥하고 안 얽히는 삶을 짓고, 아이들과 하루를 아름답게 누리면, 입시지옥은 어느새 가뭇없이 사라집니다.


  대통령이 바꾸는 나라가 아닙니다. 우리가 스스로 바꾸는 나라입니다. 대통령은 허울이 좋은 꼭둑각시입니다. 우리 마음이 그대로 나타나는 꼭둑각시인 대통령입니다. 4347.9.15.달.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시골에서 만화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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