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리장수 다로 4
김민희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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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책 즐겨읽기 593



서로 다른 삶이니 서로 다른 말

― 젤리장수 다로 4

 김민희 글·그림

 마녀의책장 펴냄, 2012.1.30. 6000원



  만화책 《젤리장수 다로》 넷째 권에서는 이 만화책 주인공 ‘다로’가 ‘공주님(인어 할아버지)’한테서 인어 비늘 하나를 얻어서 바닷속을 누비는 이야기가 첫머리에 나옵니다. 다로라는 아이는 인어 비늘을 잘못 붙였다가 몸 한쪽이 물고기 모습으로 바뀌는 줄 뻔히 알면서도 ‘공주님(인어 할아버지)’이 이녁 몸에서 떼어낸 비늘을 기꺼이 받아서 혀 밑에 붙입니다. 그러고는 공주님하고 함께 바닷속으로 들어가지요.


  바닷속을 마음껏 가르는 다로는 ‘바닷속이 어떤 곳’인지 처음으로 깨닫습니다. 바닷속에 있는 수많은 물고기하고 물풀이 들려주는 말을 ‘입을 안 써’도 마음으로 다 알아듣습니다. 공주님이 하는 말도 입이 아닌 마음으로 알아듣고, 다로도 마음으로 공주님한테 마음으로 말을 건넵니다. 뭍에서 사는 사람일 적에는 반드시 입을 열어야 말이 나왔는데, 게다가 뭍에서 살 적에는 ‘사람들이 입으로 하는 말’ 가운데 거짓말이 많았는데, 바닷속하고 뭍이 이렇게 다른가 하고 새삼스레 느껴요.



“이봐, 불로장생의 약이란 게 있긴 있어?” “너도 그거 찾고 있는 거 아니었어?” “뭔 소리야?” “인어 잡아놨잖아.” “어찌 그런 불경한 소리를. 잡아놓은 게 아니라 모셔둔 거다.” (11쪽)


‘내가 어떻게 그 말을 거역할 수 있겠어. 거역하면 내 안에 아버지가 사라져버릴 것 같단 말야.’ (28쪽)



  그런데, 바닷속을 마음껏 가르다가 뭍으로 올라오니 어쩐지 얄궂습니다. 몸이 무척 무겁습니다. 홀가분하게 하늘을 날듯이 바닷속에서 헤엄치며 지내다가 뭍으로 올라서서 한 발짝을 디디려 하니 아주 죽을 노릇입니다.


  이때에 다로는 크게 하나를 배웁니다. 공주님이 왜 뭍에서 힘을 잃고 늙수그레한 할아버지 모습을 하는가 하는 대목을 제대로 알아차려요. 다로 스스로 몸으로 겪은 뒤에야 비로소 공주님이 겪는 아픔하고 슬픔을 제대로 느끼지요.


  누구라도 이와 같으리라 생각합니다. 스스로 몸으로 겪지 않고서는 몰라요. 스스로 몸으로 겪지 않고서 ‘책으로 얻은 지식’이나 ‘남한테서 들어서 얻은 정보’로는 아무것도 모릅니다. 그야말로 몸으로 겪어야 똑똑히 알지요. 김치찌개 맛을 책으로 읽거나 이야기로 듣는대서 알까요? 집집마다 다 다른 김치찌개 맛을 집집마다 찾아가서 밥상을 받지 않고서야 알까요?



‘인어의 말을 알아듣겠어. 아니, 이건 말이 아냐. 그냥 느껴진다. 상대방의 의사가.’ (32쪽)


‘진짜 기분 이상하다. 서서히 인간의 몸으로 돌아오고 있어. 물 대신 공기가 코로 들어오고, 이마로 맛도 느껴지지 않아. 발을 내딛는 게 무거워. 바다에서는 조금만 힘을 줘도 길게 물살을 갈랐는데 온몸으로 느껴지던 감각이 죽고 있어. 바다에서는 물이, 생물들이 모두 말을 걸었는데,’ (58∼59쪽)



  서로 다른 삶이니 서로 다른 말을 씁니다. 서로 다른 삶이기에 서로 다른 말을 쓰면서 서로 다른 이야기를 주고받아요. 이리하여, 우리는 자칫 다투거나 싸우고 맙니다. 서로 다른 삶이라는 대목을 잊은 나머지, 서로 다른 말이 마치 서로 얕보거나 깔보는 줄 잘못 생각하고 말아요. 서로 다른 삶이기에 서로 다른 말을 쓰는 모습은 서로 낯설지만 서로 새로울 수 있는 아름다운 이웃으로 나아가는 얼거리라는 대목을 놓치는 사람이 매우 많아요.



“혼자 있을 때는 늘 평온한 기분 속에 살았어요. 여기 와서 다로 씨를 만나서, 정말 여러 감정을 알게 되었어요. 얄밉다, 가증스럽다, 괘씸하다, 열 받는다, 열 뻗친다.” (118쪽)


“내가 어떻게 광야를 자유롭게 돌아다니느냐면, 내게는 광야 안이나 밖이나 다를 바가 없기 때문이다. 광야가 내게 속삭이는 모든 말은 다 사실이거든.” (135쪽)



  만화책 《젤리장수 다로》는 푸름이에서 어른으로 나아가려는 앳된 다로가 몸소 삶을 부대끼면서 하나부터 열까지 처음으로 새로 배우는 이야기를 들려준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다만, 김민희 님은 이 만화책을 무겁게 이끌지 않아요. 때와 곳에 알맞게 재미난 우스개를 섞고, 가벼운 말놀이를 벌입니다. 무뚝뚝하거나 어둡거나 힘겹게 어른이 되는 길이 아니라, 즐겁게 노래하듯이 어른으로 나아가는 길을 보여주어요. 나비처럼 가벼운 날갯짓이 되고, 새처럼 고운 목소리로 거듭나는 길을 가만히 보여줍니다.


  삶을 꾸밈없이 바라보면서 스스로 즐겁습니다. 삶을 허물없이 마주하면서 스스로 의젓합니다. 삶을 가없이 헤아리면서 스스로 아름답습니다. 너와 나는 서로 다른 곳에서 서로 다른 어버이한테서 태어난 서로 다른 숨결인 줄 제대로 바라볼 수 있으면, 서로서로 곱게 아끼면서 새롭게 어깨동무하는 길을 슬기롭게 깨달을 만합니다. 만화책에 나오는 어린 다로도, 어른 다로를 둘러싼 수많은 사람들도, 저마다 새로운 사람으로 다시 태어납니다. 4349.1.11.달.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6 - 시골에서 만화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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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소리의 형태 5
오이마 요시토키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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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책 즐겨읽기 592



작은 곳에서 샘솟는 기쁨

― 목소리의 형태 5

 오이마 요시토키 글·그림

 김동욱 옮김

 대원씨아이 펴냄, 2015.8.31. 5500원



  기쁨은 어디에서 샘솟을까 하고 돌아본다면, 언제나 작은 곳에서 샘솟지 싶습니다. 슬픔은 어디에서 찾아올까 하고 헤아린다면, 늘 작은 곳에서 찾아오지 싶습니다.


  아주 작은 곳에서 기쁨을 느끼고, 이와 똑같이 아주 작은 곳에서 슬픔을 느끼는구나 싶어요. 아주 작은 곳에서 보람을 느끼고, 그야말로 아주 작은 곳에서 괴로움을 느끼지요.



“있잖아, 야쇼는 왜 그때, 날 도와준 거야?” “고2까지의 나였으면 분명 무시했을 거야. 하지만 니시미야를 만난 뒤로 바뀌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 (20쪽)


‘약이 돼? 그런 거 아냐. 애당초 제대로 큰 건지는 또 무슨 수로 알아? 교복을 보고? 그걸로 날 알았다 이거야?’ (52쪽)



  만화책 《목소리의 형태》 다섯째 권에서는 바로 이 ‘작은 곳’을 다룹니다. 살아가는 기쁨이나 슬픔이 비롯하는 ‘작은 곳’을 아이들이 스스로 깨닫거나 느끼거나 알아차리면서 새로운 마음이 되는 삶을 다루어요. 어떻게 하면 서로 동무가 되었다가, 다시 멀어지거나 틀어지는 사이가 되는가 하는 대목을 다루지요. 겉보기로만 동무처럼 지내는지, 아니면 마음을 열고서 서로 어깨를 겯는 사이가 되는지, 이러한 만남이 이루어지는 작은 곳을 다룹니다.



‘그러고 보니까 가족 말고 딴 애랑 여름방학을 함께 보내는 건 오랜만이네. 별거 아닌 일로 티격태격할 수 있는 상대가 있다는 게 기뻤던 건지도 몰라.’ (86쪽)


‘카와이 말대로 나는 내 입맛대로 기억을 꾸며댔던 것뿐일까. 안 돼. 알 수가 없어. 생각이 나지 않아. 젠장, 이젠 뭘 믿어야 할지 모르겠어.’ (114∼115쪽)



  어느 사람은 작은 곳을 보면서 그야말로 작은 곳에 얽매입니다. 이를테면 겉모습에 얽매여 속마음을 못 읽어요. 어느 사람은 작은 곳을 보면서 그야말로 온 모습을 살필 줄 압니다. 이를테면 아주 작은 몸짓에서 묻어나는 기쁨이나 슬픔을 알아차려서 마음으로 다가서려고 하지요.


  우리는 누구나 저마다 작은 곳을 봅니다. 우리는 누구나 저마다 작은 일을 합니다. 이 작은 곳 하나에서 모든 실마리가 풀리는데, 바로 이 작은 곳 하나 때문에 실타래가 뒤엉킵니다. 아주 작은 일을 하면서도 살림살이가 빛나고, 아주 작은 일을 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혀서 살림살이가 엉터리로 뒤흔들려요.



‘이시다는 친구들에게 몹쓸 소리를 했다. 내게는 성가신 것을 쫓아버리는 것처럼 보였다.’ (143쪽)


“이시다네 집에서도 보이려나?” “분명 다들 보고 있을 거예요. 다들 같은 걸 보고 있다는 거, 어쩐지 좋네요.” (173쪽)



  크게 마음을 써야 동무가 되지 않습니다. 크게 한턱을 쏘았기에 기쁘지 않습니다. 크게 선물을 주고받아야 신나지 않아요. 커다란 놀이터가 재미나기만 하지는 않습니다.


  언제나 작은 마음씀 하나로 서로 손을 맞잡습니다. 언제나 작은 손길 하나로 서로 따스한 숨결을 나눕니다. 언제나 작은 사랑 씨앗 한 톨을 심으면서 기쁜 삶을 짓는 길을 걸어갑니다. 4349.1.8.쇠.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6 - 시골에서 만화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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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오시몬 연구실 1
다이스케 테라사와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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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책 즐겨읽기 591



아이처럼 배우는 공룡뼈 고고학자 이야기

― 나오시몬 연구실 1

 테라사와 다이스케

 서현아 옮김

 학산문화사 펴냄, 2015.9.25. 4500원



  아이들은 무엇을 잘 할 수 있을까요? 아이마다 다 다르기에 어느 아이는 이것을 잘 하고 어느 아이는 저것을 잘 할는지 모릅니다. 그렇지만 아이한테 ‘넌 이것을 못 해’ 같은 말을 하지 않는다면 어느 아이라도 무엇이든 다 잘 할 수 있다고 느낍니다. 어른이 아이한테 섣불리 ‘넌 이것을 못 하는구나’ 하고 말하기 때문에 아이는 그만 마음속에 ‘난 이것을 못 하네’ 하는 생각을 품기 마련이고, 이러한 생각이 스스로 굴레가 되어 앞으로도 어느 한 가지를 못 하는 몸짓이 되고 마는구나 하고 느낍니다.


  테라사와 다이스케 님이 빚은 만화책 《나오시몬 연구실》(학산문화사,2015) 첫째 권을 읽으면서 이 같은 대목을 새삼스레 되짚습니다. 이 만화책은 일본에서 공룡뼈를 찾아내려고 애쓰는 고고학자 이야기를 다루어요. 테라사와 다이스케 님은 《미스터 초밥왕》이라는 대단한 만화를 그리기도 했는데, 《나오시몬 연구실》은 요리 만화하고 아주 동떨어진 자리에 있습니다. 그렇지만 두 가지 만화는 어느 모로 보면 많이 닮아요. 어느 모습에서 닮는가 하면 ‘한길을 파면서 스스로 삶을 일구는 몸짓’이 닮은 사람이 만화 주인공으로 나옵니다.



“수선 전문 기술자를 교수님네 고향에서 뭐라고 부르는 말이 있다죠?” “제가 그랬던가요? 아무튼 다 됐슴다! 수지가 마를 때까지 건드리지 말라고 한 장 써 붙여 주세요.” (10쪽)


“그렇게 다 망가진 칠기를, 고치는 비용이 더 나오겠네! 차라리 버리고 새 걸 사는 게 싸게 먹힐걸요?” “돈은 문제가 아닙니다. 이건 돌아가신 제 어머니의 유품이거든요.” (13∼14쪽)



  아이들은 신나는 노래가 흐르면 저절로 춤을 춥니다. 아이들은 신나는 노래가 없어도 스스로 신나게 놀면서 춤을 춥니다. 아이들은 스스로 재미나게 노래를 부릅니다. 마음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기쁨을 터뜨리면서 노래를 불러요. 아이들은 스스로 호미질을 익혀서 흙놀이나 밭놀이를 해요. 아이들은 씨앗을 잘 심을 줄 알고, 삽질도 제법 잘 해냅니다. 아이들은 끈을 잘 묶을 줄 알며, 짐도 꽤 잘 나를 줄 압니다. 아이들은 문법이나 학문을 알려주지 않아도 ‘말’을 그야말로 무척 빠르게 익히거나 받아들입니다. 한국에서는 한국말을 놀랍도록 빠르게 익히고, 미국에서는 미국말을 놀랍도록 빠르게 익히지요.


  나는 두 아이를 돌보면서 이 같은 대목을 늘 마주하고 느낍니다. 참말 아이들한테 어른이 섣불리 ‘넌 못 해’ 같은 말을 하지 않고 빙그레 웃으면서 가만히 지켜보면, 아이는 누구나 스스로 차근차근 손놀림을 익혀서 무엇이든 척척 해냅니다.


  그러면, 이런 아이들 몸짓하고 《나오시몬 연구실》이라는 만화는 어떻게 얽힐까요? 네, 만화책 《나오시온 연구실》에 나오는 ‘대학교 고고학과 교수’는 무척 닮습니다. 고고학과 교수로 일하는 사람은 고고학 연구만 할 줄 알 뿐 아니라 ‘유물 되살리기’를 무척 훌륭히 해냅니다. 흩어진 뼛조각이나 조각난 도자기를 무척 손쉽다 할 만한 손놀림으로 짜맞추어요. 마치 아이들이 놀이를 하듯이 유물 되살리기를 합니다.



“상칠을 할 때는 먼지 한 톨 앉아서는 안 돼. 그럼 완전히 못 쓰게 되거든. 옛날 칠장인들은 사람 없는 광 2층 같은 데서 조용히 작업을 했지.” (27쪽)


“당신이 기억하는 그 사발의 그윽한 윤기와 색조는, 오래도록 써 오신 어머님의 손때가 배면서 만들어진 색이니까요. 칠기는 도자기와 달리 쓰면 쓸수록 표면에 윤기가 나며 색조는 부드럽고 깊어지죠. 그건 칠이 사람의 온기로 인해 더욱더 아름답게 가꾸어지는 과정입니다.” (33∼34쪽)



  만화책에 나오는 ‘대학교 고고학과 교수’는 책에 얽매이는 사람이 아닙니다. 한쪽에서는 바지런히 배우면서 책이라는 이론에도 밝지만, 다른 한쪽에서는 바지런히 땀흘려 몸을 쓰면서 삶이라는 대목에서도 밝아요. 어느 때에는 미장이가 되고, 어느 때에는 칠장이가 되며, 어느 때에는 벽돌공이 됩니다. 어느 때에는 그림을 솜씨 있게 그리고, 어느 때에는 칼을 솜씨 좋게 다루어요. 머리로도 몸으로도 ‘못 하는 일’이 없어요. 무엇이든 스스로 생각해 내면서 스스로 해낼 줄 압니다.


  오늘날 한국 사회에서 ‘대학 교수’로 있는 분 가운데 이 만화책에 나오는 고고학과 교수처럼 머리로나 몸으로나 모두 훌륭히 스스로 해낼 줄 아는 사람이 있을까 궁금합니다. 아니, 이런 사람은 만화책에만 나오는 사람이라고 해야 할는지 모릅니다. 그런데 우리 둘레를 찬찬히 살피면, 먼 옛날부터 여느 수수한 보금자리에서 어머니와 아버지는 누구나 집을 스스로 짓고 옷을 스스로 지으며 밥을 스스로 지었어요. 연장도 스스로 짓고, 새끼도 스스로 꼬며, 짚신이며 미투리이며 스스로 엮었습니다. 옛날에는 누구나 모든 삶을 스스로 지었어요. 일을 남한테 시키지 않고 언제나 스스로 해냈지요.



“곡목가구는 부드러우면서 심지가 굳은 너무밤나무가 제격이야. 내가 소중히 아끼는 이 곡목 의자도 너도밤나무로 만들었거든? 마코토, 너는 마음씨 상냥한 아이란다. 집이나 다리처럼 단단하고 거창한 인물은 안 되어도 좋아. 이 의자처럼 포근하고 따스한 사람이 되면 할아버지는 좋겠구나.” (132∼133쪽)


“너는 자기가 꽤나 남을 배려하는 줄 아는데, 상대나 주위 대상물을 전혀 보려고 하지 않아!” (179쪽)



  만화책 《나오시몬 연구실》을 읽으면 이 만화책에 나오는 고고학과 교수는 ‘공룡 조사 연구비’를 얻으려고 무척 애씁니다. 그렇지만 대학교에서는 ‘돈 안 될 만한 연구 조사’에는 지원비를 주기 어렵다고 합니다. 굥룡뼈를 깊은 땅속에서 캐낸들 무엇이 달라지겠느냐 하고 여기기 일쑤입니다.


  이런 대목에서는 한국 사회도 엇비슷하리라 느낍니다. 흔히 말하잖아요, 돈이 안 될 만하면 투자를 안 한다고 말이지요. 돈이 될 만해야 비로소 투자를 한다고, 그러니까 돈이 될 만한 자리에 돈을 쓴다고 말이지요.



“막연히 보기만 하지 말고, 보려고 노력해야 비로소 보이는 거야.” (181쪽)



  무엇이든 솜씨 있게 해낼 줄 아는 사람은 무엇이든 가볍게 지나치지 않습니다. 무엇이든 솜씨 좋게 해내는 몸짓을 보여주는 사람은 무엇이든 찬찬히 바라보면서 깊이 생각하고 돌아봅니다. 그런데, 뚫어지게 쳐다보기만 해서는 제대로 알아차리지 못합니다. 마냥 뚫어지게 쳐다볼 노릇이 아니라, 무엇을 보아야 할는지 생각하면서 바라볼 수 있어야 해요. 수수께끼를 스스로 풀겠다는 마음으로 바라보아야 합니다. 실마리를 스스로 찾겠다는 생각으로 바라보아야 합니다.


  이리하여, 나는 이 만화책을 읽으면서 아이들이 삶과 살림과 사랑을 모두 처음으로 새롭게 마주하면서 배우는 몸짓을 새삼스레 되새깁니다. 어떤 선입관이나 편견도 없이 물끄러미 바라보고 받아들이면서 온마음을 기울이기에 아이들은 무엇이든 무척 빠르면서도 놀랍도록 알차게 배웁니다. 한길만 죽어라 하고 가기에 한삶을 아름답게 일군다기보다, 한길을 걷는 몸짓이 슬기롭고 차분하면서 야무질 때라야 비로소 한삶을 아름답게 일구지 싶어요. 그저 한길만 가서는 될 일이 아니라, 스스로 모든 수수께끼와 실마리를 맺고 풀면서 생각을 새롭게 가꿀 때에 한삶을 이루지 싶습니다. 모두 두 권으로 이야기를 마무리짓는 《나오시몬 연구실》 둘째 권에는 어떤 이야기가 흐를는지 궁금합니다. 4349.1.7.나무.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6 - 시골에서 만화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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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텐파리스트 2
히가시무라 아키코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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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책 즐겨읽기 589



허둥지둥 넘어지고 깨지는 만화가 엄마

― 엄마는 텐파리스트 2 (초보엄마 육아일기)

 히가시무라 아키코

 시리얼 펴냄, 2012.5.25. 8000원



  ‘골 때리는 이야기(엽기 코믹)’를 만화로 신나게 그리는 아줌마 히가시무라 아키코 님은 이녁이 아이를 낳아 돌보는 이야기를 《엄마는 텐파리스트》라는 책으로 네 권 내놓았습니다. 날마다 쏟아지는 일감을 붙잡기에도 벅차지만 아기를 씩씩하게 낳은 이녁은 몸풀이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면서 만화를 그렸고, 아기한테 젖을 물리랴, 집안일을 하랴, 이러면서 다시 만화를 그리랴, 아기를 도움이(만화 보조 일꾼)한테 맡기고 만화를 붙잡느라, 다시 아기를 받아서 먹이고 입히고 재우느라, 이러는 동안 제대로 쉬지도 자지도 못하느라, 언제나 허둥지둥 얼렁뚱땅 어설피 하루하루 지냈다고 해요. 만화책 《엄마는 텐파리스트》를 보면 이 같은 이야기가 퍽 우스꽝스러우면서 재미있게 흐릅니다.



모처럼 일을 쉬어 늦잠이라도 자고 싶은 뷰티풀 선데이 모닝도, 아이가 일어나면 그것으로 슬리핑은 엔딩이 됩니다. (13쪽)


“아니야! 고짱 칼이 더 세! 왜냐하면 이건 엄마가 사 줬단 말이야! 그러니까 이 칼이 훨씬 더 세!” (15쪽)



  어느 모로 보면 재미있으면서 우스꽝스러운 이야기가 깃든 만화책이라고 할 만합니다. 그러나 다르게 바라보면 슬프면서 고단합니다. 늘 허둥지둥 지내는 삶이니 이리 부딪히고 저리 깨지면서 아프거나 힘들어요. 이처럼 허둥지둥 지내다 보니 바보스러운 짓도 하고, 어처구니없는 일도 저질러요. 이럴 때마다 내가 왜 이러나 하고 돌아볼 텐데, 시간이 흐르고 아이가 자란 뒤에 되새기면 뜻밖에도 참 재미있던 지난날로 떠오르기도 합니다. 앞뒤가 맞는지 틀리는지 살필 겨를이 없이 흐르는 하루라고 할까요. 참말 만화책 《엄마는 텐파리스트》에 흐르는 이야기를 살피면 앞뒤가 맞는지 틀리는지 알 길이 없을 뿐 아니라 여러모로 뒤죽박죽입니다.


  그런데 바로 이 같은 대목이 ‘텐파리스트(てんぱる + ist)’ 같은 모습을 고스란히 보여주면서도 ‘아이를 돌보느라 지친 어머니(또는 아버지)’한테 살그마니 기운을 북돋워 주기도 하리라 봅니다. 이를테면 이렇게 말할 수 있을까요. ‘나만 힘들지 않구나. 너도 힘들구나. 나만 그때 그렇게 바보스럽지 않았구나. 너도 그때 그렇게 바보스러웠구나.’ 하고 말이지요.



덩달아 나도 세상의 엄마들이 3일에 한 번 꼴로 빠지는 ‘나는 정말 낙제 엄마일지도 몰라 모드’에 돌입할 것 같은 우울한 느낌. (43쪽)


대처 방법. ‘아이보다 더 크게 운다’ 요즘 이 방법으로 많은 위가 상황을 모면하고 있습니다. ‘남들이 봐도 하나도 안 창피하다’는 분에게 강추하는 방법입니다. (82쪽)



  아이하고 함께 지내는 삶은 더 힘들거나 덜 힘들다고 말할 만하지 않습니다. 그저 아이하고 함께 지내는 삶일 뿐입니다. 아이는 어른하고 달라서 길을 걸을 적에도 그냥 걷지 않습니다. 아이한테 새로운 것을 쳐다보느라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기 일쑤이고, 자동차가 찻길을 달리거나 말거나 저 가고픈 대로 마구 달려요. 왜냐하면 아이는 새롭게 놀고 싶을 뿐 아니라 마음껏 달리고 싶으니까요.


  맛있으면 맛있다고 웃고, 맛없으면 맛없다고 찡그립니다. 거짓말을 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아이하고 지내면서 밥 한 그릇을 더 맛있게 지을 뿐 아니라 즐겁게 짓자는 생각을 새삼스레 품고, 아이처럼 스스럼없으면서도 맑은 숨결로 생각을 나눌 때에 기쁜 삶이 되는구나 하고 새삼스레 깨닫습니다.


  아이가 곁에 있기에 함께 춤을 추며 놉니다. 아이가 곁에 있으니 함께 노래하다가 잠듭니다. 아이가 곁에 있는 터라 서로 아끼고 사랑하면서 하루를 누립니다.



출산한 지 4년, 이때 난 처음으로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아아, 아이 낳길 잘했다. (112쪽)



  만화를 그리는 히가시무라 아키코 님은 만화를 그리는 삶이 아니었으면 《엄마는 텐파리스트》에 나오는 이야기를 고스란히 겪지 않았으리라 느낍니다. 만화가 길을 걷지 않았으면 허둥지둥하면서 이리 부딪히거나 저리 깨지는 일도 없었거나 드물었을는지 몰라요. 그러나, 만화가로 살지 않았어도 이 만화책에 나오듯이 허둥지둥했을 수 있고(틀림없이 그럴 만합니다), 만화가 아닌 여느 살림꾼으로 집에서 아이만 돌보았어도 이 만화책에 나오듯이 날마다 잠 못 이루는 삶으로 아이하고 온 하루를 보냈을 수 있습니다.


  아이를 낳아서 돌보기에 ‘아이 어머니’나 ‘아이 아버지’가 어떤 삶인가를 온몸으로 부대끼면서 배웁니다. 아이를 낳아서 돌보는 동안 ‘아이’란 어떤 넋이고 숨결이고 목숨이고 빛이고 사랑이고 꿈인가 하는 대목을 새롭게 복닥이면서 배웁니다. 아이를 낳아서 돌보기 때문에 ‘오늘은 어버이로 사는 나’도 예전에는 이 아이처럼 무럭무럭 자라서 오늘 같은 어른이 되었다는 대목을 돌아봅니다.


  허둥거리는 어머니라도 틀림없이 어머니입니다. 주마다 마감에 쫓기면서 만화를 그리느라 ‘(스스로 밝히는) 0점짜리 엄마’일 수밖에 없다고 하더라도 틀림없이 어머니예요.



“히가시무라 씨는 육아에 지쳤을 때 어떤 식으로 스트레스를 푸나요?”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뭔가를 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이라고요! 잠도 못 자, 외출도 못 해, 애가 자는 동안엔 작업이며 집안일을 해야 하고.’ “아이를 할머니한테 맡기고 한잔 하러 가요.” “그렇군요.” ‘아아, 하지만 이렇게 말하면 아이를 할머니한테 맡길 수 없는 환경의 엄마들에게 너무 죄송하잖아. 게다가 까딱 잘못하면 인터넷에서 ‘할머니한테 애를 맡기고 술이나 먹으러 가다니 아주 구제불능 엄마의 전형이네 …… 아니, 술 마시러 갈 시간 있으면 고짱이랑 놀아 주기나 해라, 인간아!’라며 들고 일어나겠지?’ (124쪽)



  《엄마는 텐파리스트》 2권 끝자락에 뒷이야기가 하나 붙습니다. 이 뒷이야기에는 잡지사에서 취재를 와서 ‘아이를 키우며 만화를 그리는 어머니’한테 몇 가지를 묻는 대목이 나옵니다. 취재기자는 만화가 아줌마한테 ‘육아 스트레스 풀기’를 묻습니다. 만화가 아줌마는 ‘스트레스 풀기’를 해 본 적이 없거나 해 볼 수 없다고 느끼면서도 취재기자한테 뭔가 대꾸해 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육아 스트레스 풀기’를 하려고 할머니한테 아기를 맡기도 술 한잔을 하러 나들이를 한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만화가 아줌마는 날마다 마감에 쫓기는 삶이기에 ‘술 한잔 하러 나들이’를  하지 못합니다. 취재기자가 물어보니 어쩔 수 없이 하는 말이지요.


  곰곰이 생각해 보면, 아이를 돌보는 어머니 누구나 ‘육아 스트레스 풀기’는 거의 엄두를 못 냅니다. ‘육아 스트레스’라는 말을 생각할 겨를이 없이 하루가 흐르기도 합니다. 이를 제대로 헤아리는 아버지가 드물기도 합니다. 아이를 돌보는 하루가 아무리 고되더라도 이 아이가 짓는 웃음으로 모든 고단함이 녹아서 사라지기도 합니다.


  만화가 아줌마가 아닌 내 삶을 돌아보아도 ‘허둥지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어설프고 저렇게 어수룩합니다. 언제나 다시 배우고 늘 새로 배웁니다. 처음부터 다시 하기 일쑤이고, 늘 첫걸음을 새로 떼는 하루입니다. 마치 싸움을 한다고 할 수 있을 텐데, 바보스러운 내 모습하고 싸우면서 상냥하게 어깨동무를 합니다. 내가 나를 달래면서 아이를 마주하고, 내가 나부터 사랑하면서 아이를 돌보자고 생각합니다.


  만화가 아줌마는 나하고 또래이고, 이 아줌마네 아이는 우리 아이하고 또래입니다. 서로 다른 나라에서 서로 다른 아이를 만나서 서로 다른 삶을 짓는 셈인데, 서로 씩씩하게 기운을 내면서 아이랑 ‘어버이인 내 모습’ 모두를 사랑할 수 있기를 빕니다. 4349.1.4.달.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6 - 시골에서 만화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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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의 결혼 1
니시 케이코 지음, 최윤정 옮김 / 학산문화사(만화) / 2012년 8월
평점 :
절판


만화책 즐겨읽기 587



뒤늦게 혼인을 생각하는 언니

― 언니의 결혼 1

 니시 케이코 글·그림

 최윤정 옮김

 시리얼 펴냄, 2012.8.25. 8000원



  《남자의 일생》이라는 네 권짜리 만화를 그리기도 한 니시 케이코 님이 그린 《언니의 결혼》이라는 만화책은 어느덧 일곱째 권까지 나옵니다. 《남자의 일생》이라는 만화책은 ‘남자’가 ‘혼인’을 어떻게 바라보는가 하는 눈길을 좇으려고 한 작품이라면 《언니의 결혼》이라는 만화책은 ‘여자’가 ‘혼인’을 어떻게 맞아들이는가 하는 눈길을 담으려고 한 작품입니다. 다만, 남자나 여자라고 하는 삶을 바라보면서 담으려고 하는 이야기는 언제나 이 만화를 그린 분이 바라보는 생각이고 마음입니다. 모든 남자와 여자가 이 만화책에 흐르는 대로 생각하거나 느끼지는 않을 테니까요.



“아, 그럼 원래 여기 사람이군요. 결혼은 하셨나요?” “아니, 소위 독신귀족. 요즘은 ‘낙오자’라고 하던가?” (10쪽)



  혼자 살든 짝을 짓든 스스로 걷는 길입니다. 혼자 살면서 아이만 낳든 짝을 지어서 아이를 안 낳든 스스로 걷는 길입니다. 어떻게 하려 하는가 하는 대목은 늘 스스로 생각해야 합니다. 남이 내 하루를 살아 줄 수 없습니다. 남이 내 몫을 맡아서 짝을 짓는다든지 아이를 낳아 줄 수 없습니다. 혼인이란 대리만족이 아니니까요. 이루지 못했다고 여기는 첫사랑을 대리만족하려는 혼인이 될 수 없고, 성욕을 풀려고 하는 혼인이 될 수 없습니다. 다만, 누군가는 대리만족이나 성욕풀기로 혼인을 할는지 모르지요. 이런 모습도 저마다 다른 삶 가운데 하나이니까요.



‘나야 나이도 먹을 만큼 먹었고, 애인이 있는 것 같아 보이지도 않으니, 게다가 동창이니 매정하게 굴진 않을 거라고 생각한 건가.’ (93쪽)


“난 이만 퇴근해야 해서요.” “나도 갈 거예요.” “따라오지.” “나도 이쪽 방향이에요.” “질리지도 않나요?” “난 즐거워요.” “난 아주 곤혹스러워요.” (118쪽)



  아이는 아무나 낳지 못합니다. 참말 그렇습니다. 아이는 아이를 돌보며 사랑을 물려줄 수 있는 마음이 된 사람이 낳을 수 있습니다. 아이를 돌보며 사랑을 물려줄 수 있는 마음이 못 된 채 아이를 낳지 못해요. 그러나 혼인을 했기에 또는 성욕풀이를 하다가 아기를 배기도 하지요. 아기를, 아이를, 새로운 숨결을, 앞으로 새로 태어나 이 땅을 밟을 어린 목숨을 생각하지 않은 채 아기를 배는 어른이 있어요.


  사랑을 받지 못한 채 태어나는 아이는 기쁠까요? 아이는 그저 태어나기만 해도 기쁠까요? 어쩌면 그러할는지 모르지요. 그렇지만 사랑을 받으면서 태어날 아이요, 사랑을 받으면서 자라날 아이입니다. 어른 사이에서도 그저 한쪽이 몰아세우듯이 ‘나 너 좋아해’ 하면서 짝을 이루거나 혼인할 수 있지 않아요. 아이를 낳을 적이든 어른 사이에 짝을 이룰 적이든, 서로 마음으로 다가서면서 아낄 수 있는 숨결이 될 적에 비로소 ‘사랑’이라는 이름을 쓸 만하고, 사랑이라는 이름을 쓰기에 비로소 혼인이라고 하는 짝맺기를 하며, 사랑스레 짝을 맺은 삶을 지으면서 아이가 아름다운 ‘사랑 열매’로서 두 어버이한테 찾아옵니다.



“사귈 생각도 없으면서 그런 걸 왜 물어봐야 하는데.” “그런 건 시간이 지나면 물어보기가 더 어려워진단 말이야.” “그 사람과는 아무 사이도 아니고, 앞으로도 아무 일 없을 거야.” (166쪽)


‘의사들의 모임에 그런 여자가 혼자 올 리 없고. 그렇게 생긴 여자라면 누구든 상관없다 이건다. 여보란 듯 날 쫓아다닌 건? 그저 그 사람의 질투를 자극하기 위해? 그럼 난 뭐가 되냔 말이야. 좋아하니 사랑하니, 그런 건 아내한테나 가서 떠들 것이지.’ (183쪽)



  만화책 《언니의 결혼》은 서른 끝자락에 이르도록 혼자 살며 혼자 일하고 혼자 놀던 ‘언니’가 도시에서 시골(고향)로 삶터를 옮기면서 부대껴야 하는 어떤 사내하고 어우러지는 삶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이러면서 두 사람 사이에서 일어나는 일이라든지 두 사람이 무엇을 생각하는가 하는 대목을 짚습니다.


  어느 모로 보면 두 사람은 ‘사랑’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어느 모로 보면 두 사람은 ‘사랑’이 아닐 수 있습니다. 아직 사랑을 모르는 두 사람일 수 있고, 사랑을 알고 싶은 두 사람일 수 있습니다. 어쩌면 사랑을 배울 마음이 없이 짝만 짓거나 혼인을 하고 싶거나 아기만 낳고 싶을 수 있습니다.


  어떤 모습이든 두 사람은 저마다 마음속으로 지은 대로 삶을 누립니다. 이렇게 살 수도 있고 저렇게 살 수도 있으니까요. 더 낫거나 더 좋은 삶이나 사랑이 아니라, 저마다 다르게 겪으면서 삶을 돌아보도록 이끄는 ‘사람 만남’이나 ‘사람 사귐’이라고 할까요. 우리는 누구나 나 아닌 다른 사람을 마주하고 말을 섞고 하루를 보내면서 내 삶을 새롭게 바라봅니다. 4348.12.31.나무.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시골에서 만화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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