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빛꽃 / 숲노래 사진책 2023.2.10.

사진책시렁 115


《MAGAZINE 00 vol.1 covid-19 pandemic》

 커뮤니케이션실·연구조정실

 국립중앙의료원

 2020.12.28.



  웬만한 아이들은 웬만한 ‘나이든 사람들’처럼 어느 켠으로 물들거나 길든 눈으로 쳐다보지 않을 뿐더러, 눈치에 따라 말을 하지 않습니다. 누구 앞이니까 굽신거리는 ‘나이든 사람들’과 달리, 아이들은 누구 앞이건 대수롭지 않게 스스로 놀던 대로 놉니다. ‘나이든 사람들’은 높은자리·낮은자리를 가릅니다. 스스로 높은자리라고 여기면 둘레 사람들을 내려다보고, 스스로 낮은자리라고 여기면 으레 굽신굽신 고분고분 몸짓입니다. 아이들은 높낮이를 안 가르고서 놀아요. 같이 놀면 동무요, 같이 안 놀면 아랑곳않으면서 혼자 꿈누리로 날아갑니다. 《MAGAZINE 00 vol.1 covid-19 pandemic》처럼 한글은 하나조차 없이 알파벳으로 그득한 꾸러미는 ‘중국에서 퍼뜨린 돌림앓이’를 둘러싸고서 돌봄터(병원) 사람들을 돌사람(우상)으로 깍듯이 높이려는 속뜻을 고스란히 풍깁니다. 아이는 어른하고 대면 어디가 아프더라도 매우 빨리 낫습니다. 아이는 넘어지거나 부딪혀도 안 다치기 일쑤입니다. 아직 ‘나이든 사람들’이 두렴씨앗·무섬씨앗을 안 심었으면 아이는 늘 말끔하고 말짱하며 눈부십니다. 입가리개·미리맞기·틈새두기 따위로 두렴씨앗·무섬씨앗을 심은 민낯을 두툼한 꾸러미에서 물씬 느낍니다. 그들은 목돈을 펑펑 썼습니다.


* ‘어른스럽지 않은 이’를 ‘어른’이라 할 수 없기에 ‘나이든 사람들’이라고 적었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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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드홀릭 - 중독 주의 설렘 주의
최종수 지음 / 자연과생태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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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빛꽃 / 숲노래 사진책 2023.2.10.

사진책시렁 114


《버드홀릭》

 최종수

 자연과생태

 2021.1.15.



  저는 우리 아이들한테 새이름을 굳이 알려주지 않으며 살았습니다. 다른 이들이 붙인 이름을 알든 모르든 아이가 “저 새 뭐야?” 하고 물으면 “응, 저 새는 어떤 이름일까?” 하고 먼저 되묻고선 “넌 저 새한테 어떤 이름을 붙여 주겠니?” 하고 더 물었습니다. 아이 스스로 모든 새를 놓고서 이름을 따로 붙이는 길이 먼저요, 이렇게 갈래를 짓는 눈썰미가 들 즈음 비로소 “둘레에서는 저 새한테 이런 이름을 붙이기도 해. 숲노래 씨는 숲노래 씨대로 느끼고 만나기에 다르게 이름을 붙이기도 하지.” 하고 알려주고서 ‘새를 다루는 그림책·빛꽃책’을 하나하나 건네었어요. 《버드홀릭》을 먼저 읽고서 아이들한테 건넬 텐데, 아이들이 입을 뾰로퉁 내밀면서 “‘버드홀릭’이 뭐야? 새를 왜 ‘새’라고 안 해? 왜 멋부려?” 하고 핀잔을 하겠다고 느껴요. 참 그렇습니다. 새는 ‘새’입니다. 새를 ‘새’라고 말하면서 말밑·말결·말뜻을 헤아리지 않는다면 새를 알 길을 스스로 막습니다. 숲하고 마을 사이(새)에 있고, 하늘하고 땅 사이(새)에 있고, 날개를 달며 피어나서 바람을 타는 숨결은 눈부십니다(새로움). 새바라기를 하며 새한테 사로잡혀 새를 사랑하는 눈길로 담은 이야기에는 ‘새’란 이름으로 사이에 설 수 있기를 바라요.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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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사진이어야 한다
이명동 지음 / 사진예술사 / 1999년 11월
평점 :
품절


숲노래 빛꽃 / 숲노래 사진책 2022.12.30.

사진책시렁 107


《사진은 사진이어야 한다》

 이명동

 사진예술사

 1991.11.25.



  저는 ‘사진읽기’는 하되 ‘사진비평’이란 이름은 굳이 안 붙이고 싶습니다. 왜냐하면 우리나라에는 ‘사진비평이라 여길 만한 사진비평’이 아예 없다고 여길 만하거든요. 우리나라 글밭(문학계)는 온통 ‘주례사비평’이 넘치고, 이 주례사비평은 ‘무늬만 한글인 순 일본말씨·옮김말씨’가 춤춥니다. 그런데 ‘문학비평’보다 ‘사진비평’은 더 멋을 부릴 뿐 아니라, 끼리끼리(카르텔)가 드세더군요. 곰곰이 보면 우리나라는 유난히 ‘사진책’이 적게 나오고, 사진비평은 싹트지 않습니다. ‘대학교 사진학과 교수·강사’는 제법 있으나 ‘주례사비평이 아닌 사진비평’을 하는 사람은 찾을 길이 없습니다. 이런 불구덩이 가운데 《사진은 사진이어야 한다》가 있어 아주 조금 쓴소리를 폅니다만, 1991년에 처음 나오고서 첫판조차 다 안 팔린 듯한 이 사진비평을 오늘날에라도 되읽으면서 가슴에 새기는 분은 드문 듯싶습니다. ‘멋진·뜻있는·값진·놀라운·훌륭한’ 빛꽃을 해야 하지 않고, ‘사진상·사진전시·사진강의’가 아니라 ‘삶을 삶으로 보고 담으’면 됩니다.


정치를 잘해서 무슨 감투라도 하나 쓰게 되면 그때부터는 안하무인 격으로 날뛰기가 일쑤다. 물론 이들은 언제 사진을 집어치우더라도 아무런 지장이 없다.(71쪽)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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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이와고 미츠아키 지음, 박제이 옮김 / 가까이봄 / 2017년 11월
평점 :
절판


숲노래 빛꽃 / 숲노래 사진책 2022.12.30.

사진책시렁 101


《고양이》

 이와고 미츠아키

 가까이봄

 2017.11.17.



  집고양이나 길고양이를 빛꽃으로 담는 분이 엄청 많습니다. 길거리를 지나가는 사람을 찰칵 담을 적에는 ‘꾸밀(인위적 연출)’ 수 없고, 길에서 살아가는 고양이를 찰칵 옮길 적에도 ‘웬만해서는 꾸밀 수 없’습니다. 이쁘게 아양을 부리는 고양이를 찍으려고 먹이를 주거나 살살 구슬리는 분이 꽤 있는데, ‘구슬려서 찍을’ 적에는 틀림없이 티가 납니다. 구슬리더라도 얼핏 ‘안 구슬린 듯한 모습’을 얼마쯤 얻을 때가 있을 테지만, ‘구슬려서 찍는 틀’에 사로잡히면, 나중에는 ‘길고양이를 길고양이로 찍는 길’을 스스로 잊어버립니다. 이와고 미츠아키 님이 담은 고양이 이야기를 단출히 여민 《고양이》입니다. 이녁은 책이름을 굵고 짧게 ‘고양이’로 붙여서 선보일 만합니다. 고양이 눈높이에 스스로 맞추면서 찰칵 담거든요. 이와 달리 숱한 사람들은 ‘우리 눈높이에 고양이를 맞추려’ 하더군요. ‘이런 줄거리를 이렇게 담아야 한다’는 마음인 ‘주제의식’으로 바라보면, 언제나 ‘찍히는 이웃을 이웃 아닌 구경거리(피사체·촬영대상)’로 여기는 눈길이 흘러요. 그곳에서 살아가는 숨결을 사랑하는 마음일 때에만 찰칵 찍을 노릇입니다.


ㅅㄴㄹ


#岩合光昭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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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부바 한솔 마음씨앗 그림책 12
허정윤 지음 / 한솔수북 / 2017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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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빛꽃 / 숲노래 사진책 2022.12.30.

사진책시렁 112


《어부바》

 허정윤

 한솔수북

 2006.6.1.첫/2015.1.29.9벌



  ‘민속마을 할머니집’에서 보낸 하루를 담아낸 《어부바》는 아무래도 ‘꾸민’ 빛꽃일 수밖에 없습니다. 아이한테 이런 몸짓에 저런 얼굴짓을 해주기를 바라면서 차근차근 줄거리를 엮어 나갑니다. 빛꽃으로 이렇게 보여줄 수도 있으리라 여기지만, 꾸미는 빛꽃으로도 책을 여밀 수도 있을 테지만, 오늘날 사람들이 스스로 잊다가 잃어버린 지난날 우리 살림살이랑 소꿉놀이를 보여준다는 뜻도 있을 테지만, 아무래도 억지스럽습니다. 오늘 이곳에 없는 모습을 일부러 되살려서 보여주려는 뜻을 곰곰이 헤아리기를 빌어요. 옛생각(추억) 때문입니까? 요즈음 아이들이 보고 배워야 하기 때문입니까? 옛살림(전통)을 지켜야 하기 때문입니까? ‘꾸민 빛꽃(작위스러운 연출사진)’이 나쁠 까닭은 없습니다. 그렇지만 시골집에서 소꿉놀이를 하면서 하루를 누리는 아이를 빛꽃으로 담고 싶다면, 서울 한복판이나 잿빛집(아파트)에서 먼저 떠날 노릇입니다. 부릉이(자가용)를 버리고 자전거나 두 다리로 다닐 노릇입니다. 작은 시골집에서 아이랑 함께 살림을 짓다가 문득문득 찰칵찰칵 담는 살림길을 열 해쯤 살아내면, ‘참다운 어부바’ 이야기는 누구나 저절로 짓습니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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