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된 이야기
소피 칼 지음, 심은진 옮김 / 마음산책 / 2007년 1월
평점 :
품절


숲노래 사진책 / 사진비평 2023.8.15.

사진책시렁 122


《진실된 이야기》

 소피 칼

 심은진 옮김

 마음산책

 2007.1.25.



  남이 바라보는 눈으로는 ‘우리 하루’를 얼핏 구경할 뿐입니다. ‘우리 하루’는 남이 아닌 내가 바라보고 들여다보고 살펴보면서 돌아볼 적에 비로소 조금씩 알아가면서 눈을 뜨게 마련입니다. 한글판은 “진실된 이야기”로 옮기지만, “참다운 이야기”라기보다는 “겪은 이야기”나 “내가 본 이야기”로 옮겨야 올바르겠다고 느끼는 《진실된 이야기》입니다. 소피 칼 님이 편 글·빛꽃을 여미어 바라보면, ‘보고 겪은 하루’를 ‘참(진실)’이라는 낱말로 옮기면 안 어울릴밖에 없구나 싶어요. “내(소피 칼)가 살아온 나날”이나 “내가 겪은 일”을 풀어내면 넉넉하거든요. ‘눈치보기’가 아닌 ‘나보기’를 하려는 마음이니, 그저 이러한 삶결을 “나를 보는 이야기”라 하면 되거든요. 빛꽃뿐 아니라 글그림도 매한가지입니다. 눈치보기를 쓴들 눈치일 뿐이고, 구경한 삶을 쓴들 구경일 뿐입니다. 꾸미는 모든 글그림은 꾸밈더미예요. 찰칵 담는 한 칸은 오롯이 우리 눈빛일 적에 새롭게 깨어납니다. 찰칵 얹는 두 칸은 오직 우리 사랑빛일 적에 푸르게 태어납니다. 먼발치에서 둘러보니 속을 못 봅니다. 팔짱을 끼거나 고개를 돌리니 못 느낍니다. 생채기도 나요, 고름도 나요, 허물이나 허물도 나입니다. 모든 나를 사랑하면 됩니다.


ㅅㄴㄹ


#SophieCalle #DesHistoriesVraies


《진실된 이야기》(소피 칼/심은진 옮김, 마음산책, 2007)


엄마의 우편물들을 뒤지다 이런 말로 시작하는 편지 한 통을 발견했다

→ 엄마 꾸러미를 뒤지다 이런 말로 여는 글월을 보았다

→ 엄마 글월을 뒤지다 이런 말로 여는 글을 보았다

13쪽


나는 대필작가에게 편지 한 통을 부탁했다

→ 나는 뒷글님한테 글 한 자락을 맡겼다

→ 나는 숨은글님한테 글월을 여쭈었다

31쪽


몇 달 전에 이런 양자택일을―고양이와 잘 것인지 자기와 잘 것인지― 강요하던 질투심 많은 한 남자에게

→ 몇 달 앞서 이런 두갈래를―고양이와 자겠는지 저랑 자겠는지― 밀어대던 시샘돌이한테

33쪽


나의 할머니는

→ 우리 할머니는

→ 울 할머니는

56쪽


그의 지성이 나를 주눅들게 하였다

→ 그가 똑똑해서 주눅들었다

→ 그가 잘 알아서 주눅들었다

71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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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준 사진집 Infinity
김중만 사진 / 김영사 / 2001년 9월
평점 :
절판


숲노래 사진책 / 사진비평 2023.7.17.

사진책시렁 119


《유승준 사진집 INFINITY》

 김중만

 김영사

 2001.9.17.



  유승준 씨는 ‘한나라(한국)’로 굳이 들어오려고 합니다. 벼슬꾼은 유승준 씨를 굳이 손사래치면서 미국에서 살라고 막습니다. 그저 미국에서 잘살면 되고, 한나라에 가끔 ‘놀러’오면 누구도 안 막습니다. 한나라에서 ‘돈을 버는 일’을 하겠다면, 한나라틀을 따르면서 낛(세금)을 내야겠지요. ‘낛’은 돈이기도 하지만, 돌이(남자)한테는 싸움터(군대)도 있습니다. 싸움터에서 이태를 ‘썩는’ 나날은 틀림없이 슬프고 괴로울 뿐 아니라, 적잖은 돌이가 싸움터에서 벼락죽음(의문사)으로 떠납니다. ‘국방의 의무는 신성하다’는 말은 안 옳다고 여깁니다만, 유승준 씨로서는 한창 뜨고 돈을 잘 벌던 젊은날 싸움터에 다녀와 보는 길이 오히려 노래길하고 춤길을 새롭게 살릴 수 있었어요. 더구나 유승준 씨 같은 이는 ‘땅개(육군보병)’로 안 끌려갑니다. 널널하게 돈도 잘 벌 수 있답니다. 이 나라는 돈·이름·힘이 있으면 ‘좋은곳’으로 빼내는 뒷길이 넘치거든요. 《유승준 사진집 INFINITY》가 처음 나오던 2001년, 겉멋부리는 그림이 웃겼습니다. 2023년에 다시 들추며 생각합니다. 억지로 부린 허울은 앞으로도 남겠지요. 글도 그림도 빛꽃(사진)도 모두 삶에서 비롯합니다. 삶을 등진 채 찰칵찰칵한들 ‘꽃(예술)’하고 한참 멀어요.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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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남 Kim Soo Nam 열화당 사진문고 41
김수남 사진, 최성자 글 / 열화당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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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사진책 2023.3.8.

사진책시렁 117


《濟州島 2 海女と漁師の四季》

 金秀男 사진

 韓林花 글

 神谷丹路 옮김

 國書刊行會

 1993.7.20.



  우두머리를 자꾸 쳐다보면서 우러르거나 기리는 사람들이 모인 나라는 삶길이 아닌 죽음길로 치닫습니다. 우두머리는 ‘살림살이를 안 돌보는 자리’이거든요. 우두머리는 ‘나라힘을 거느리는 자리’입니다. 어느 나라이든 ‘수수하게 아이를 낳아 보금자리를 일구고 사랑으로 아이를 돌보며 함께 살아가는 작은 집’이 있어야 설 수 있습니다. 우두머리가 없어도 나라가 무너지거나 흔들리지 않으나, ‘수수한 순이돌이’가 없으면 나라가 무너지거나 흔들립니다. 오늘 우리는 ‘한글’을 씁니다. ‘한글’이란 이름은 주시경 님이 지었고, 주시경 님은 우리말 뼈대를 세워, 우리말을 우리글로 담는 바탕을 처음 세웠습니다. 세종 임금은 ‘훈민정음’이란 우리글을 여미었되 막상 이 글을 널리 쓰기보다는 중국말·중국글을 널리 썼어요. ‘훈민정음으로 남긴 조선왕조실록’이 없는 대목을 아리송하게 여기는 분이 뜻밖에 드물더군요. 《濟州島 2 海女と漁師の四季》는 아름답습니다. 들사람이며 바닷사람이며 숲사람하고 이웃하며 살림결을 찰칵찰칵 담던 눈빛을 읽습니다. 스스로 ‘살림돌이’인 줄 알고 느낄 적에는 멋을 안 부리고서 순이돌이로서 녹아듭니다. ‘잠네’를 만나려면 살림터에 잠겨야지요. 삶에 바다에 노래에 잠겨 춥춥니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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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골목길 비밀정원 - 동네 동산바치들이 만든 소박한 정원 이야기
김인수 지음 / 목수책방 / 2019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숲노래 빛꽃 / 숲노래 사진책 2023.2.10.

사진책시렁 109


《서울 골목길 비밀정원》

 김인수

 목수책방

 2019.11.5.



  모든 꽃은 스스로 피어나서 씨앗을 맺은 다음 가만히 시들어 흙으로 돌아갑니다. 사람 손길을 타면서 한결 크고 환하게 피어나는 꽃도 있습니다만, 사람 손길만으로는 피어나지 않는 꽃입니다. 해바람비가 어우러지는 푸른별 숨결을 고루 맞아들여서 새록새록 지피는 꽃이에요. 스스로 피어나면서 맑고 밝게 둘레를 품는 꽃이듯, 사람들은 저마다 들꽃살림을 가꾸고 지으며 폅니다. 나라(정부)나 돈바치(대기업)가 들숲을 마구 밀어붙여서 잿더미(아파트 단지)를 때려지어야 집을 얻는 사람들이 아닙니다. 누구나 손수 짓고 가꾸어 아이들을 낳아 돌보면서 차곡차곡 일구는 살림길입니다. 《서울 골목길 비밀정원》은 서울 곳곳에 아직 골목밭이 있고 골목꽃이 피던 무렵 천천히 골목마실을 하던 자취를 들려줍니다. 얼핏 스칠 적에는 볼 수 없는 들꽃이요 골목꽃입니다. 부릉부릉 내달릴 적에도 못 볼 뿐 아니라 안 느낄 들꽃이자 골목꽃입니다. 쇳덩이(자동차)에서 내려야 하고, 봄여름가을겨울 철마다 새삼스레 마실해야 하며, 아침저녁에 밤낮으로 둘러볼 수 있으면, 누구나 골목밭에 마을밭을 알아봐요. 알고 보면 ‘숨은뜰’은 아닙니다. 그저 ‘마을뜰’입니다. 스스로 마을사람이라면 스스로 심고 사랑하면서 골목빛에 마을빛을 나눕니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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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빛꽃 / 숲노래 사진책 2023.2.10.

사진책시렁 115


《MAGAZINE 00 vol.1 covid-19 pandemic》

 커뮤니케이션실·연구조정실

 국립중앙의료원

 2020.12.28.



  웬만한 아이들은 웬만한 ‘나이든 사람들’처럼 어느 켠으로 물들거나 길든 눈으로 쳐다보지 않을 뿐더러, 눈치에 따라 말을 하지 않습니다. 누구 앞이니까 굽신거리는 ‘나이든 사람들’과 달리, 아이들은 누구 앞이건 대수롭지 않게 스스로 놀던 대로 놉니다. ‘나이든 사람들’은 높은자리·낮은자리를 가릅니다. 스스로 높은자리라고 여기면 둘레 사람들을 내려다보고, 스스로 낮은자리라고 여기면 으레 굽신굽신 고분고분 몸짓입니다. 아이들은 높낮이를 안 가르고서 놀아요. 같이 놀면 동무요, 같이 안 놀면 아랑곳않으면서 혼자 꿈누리로 날아갑니다. 《MAGAZINE 00 vol.1 covid-19 pandemic》처럼 한글은 하나조차 없이 알파벳으로 그득한 꾸러미는 ‘중국에서 퍼뜨린 돌림앓이’를 둘러싸고서 돌봄터(병원) 사람들을 돌사람(우상)으로 깍듯이 높이려는 속뜻을 고스란히 풍깁니다. 아이는 어른하고 대면 어디가 아프더라도 매우 빨리 낫습니다. 아이는 넘어지거나 부딪혀도 안 다치기 일쑤입니다. 아직 ‘나이든 사람들’이 두렴씨앗·무섬씨앗을 안 심었으면 아이는 늘 말끔하고 말짱하며 눈부십니다. 입가리개·미리맞기·틈새두기 따위로 두렴씨앗·무섬씨앗을 심은 민낯을 두툼한 꾸러미에서 물씬 느낍니다. 그들은 목돈을 펑펑 썼습니다.


* ‘어른스럽지 않은 이’를 ‘어른’이라 할 수 없기에 ‘나이든 사람들’이라고 적었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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