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해석학 - 사물에서 해석까지
진동선 지음 / 눈빛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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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빛꽃 / 사진비평 2023.9.8.

사진책시렁 113


《빛으로 담은 세상 사진》

 진동선

 웅진씽크빅

 2007.2.1.



  한자로 적는 ‘사진’이지만, 영어로는 ‘포토(포토그래픽)’로 적습니다. 곰곰이 보면 얼마든지 우리말로 옮길 만한데, 찰칵찰칵 찍거나 담거나 옮기는 이들은 ‘예술·아트’를 하느라 바빠서 막상 우리말을 아예 안 쳐다봅니다. 한때 ‘빛그림’이라 한 적이 있으나, 애써 빚은 낱말을 사랑하거나 마음으로 품지 않더군요. 《빛으로 담은 세상 사진》을 펴면, 유럽·미국 이야기 꼬투리에 우리나라 이야기를 곁들인 얼거리입니다. ‘빛꽃’을 우리가 먼저 스스로 펴지 않았으니 유럽·미국에서 편 빛꽃을 잔뜩 늘어놓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귀퉁이에 붙인 이 나라 빛꽃을 놓고는 ‘고명진·김녕만·강운구·주명덕·구본창’ 다섯 할배 이름을 듭니다. ‘할매’ 이름을 들지 못 하기에 아쉽지는 않습니다. 글밭도 그림밭도 빛밭(사진계)도 끼리끼리 어울리고 치켜세우는구나 싶을 뿐입니다. ‘빛’이란, 스스로 사랑으로 샘솟으면서 둘레를 밝히고 살리는 기운을 텐데, 어쩐지 ‘빛그림·빛꽃’이 아닌 ‘빚더미’처럼 ‘빈소리’만 가득하구나 싶어요. 어른끼리 읽는 책조차 아닌, 어린이한테 빛을 들려주려는 책에서 이렇게 외곬에 사로잡힌다면, 어린이도 푸름이도 빛을 빛으로 품고 사랑하는 마음이나 숨결을 등지기 쉽겠지요.


ㅅㄴㄹ


끼리끼리 논다.

끼리끼리 잘 논다.


.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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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지, 새들의 안부를 묻다 - 교하들판 새들의 이야기
황헌만 지음 / 소동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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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빛꽃 / 사진비평 2023.9.8.

사진책시렁 125


《습지, 새들의 안부를 묻다》

 황헌만

 소동

 2022.10.20.



  보듬는 자리인 ‘보금자리’입니다. 둥그렇게 품는 곳인 ‘둥지·둥우리’입니다. 사람은 ‘짐’처럼 올려 비를 긋는 ‘지붕’을 놓는다고 여겨 ‘집’입니다. 지붕이 있으면서, 새처럼 보듬거나 둥그렇게 품는 결을 담아내어 포근하게 살림을 짓는 길을 헤아려 ‘보금자리·둥지·둥우리’로 빗대지요. ‘늪’은 ‘눕’듯이 ‘움푹’한 자리이기에 물살이 느리면서 깊이 빠져드는 데를 가리켜요. 늪은 사람이 살기에 걸맞지 않을 만하지만, 들짐승이 섣불리 날짐승을 못 건드리는 터전입니다. 새로서는 몹시 아늑한 삶자리예요. 《습지, 새들의 안부를 묻다》는 ‘늪’ 둘레에서 새가 ‘잘 있는’지 묻고, ‘교하들판 새들의 이야기’라고 덧붙는 말처럼 경기 파주 교하들 한켠을 보여줍니다. 열다섯 해에 걸쳐 늪이며 새를 찰칵찰칵 담아서 갈무리하는데, 따로 ‘늪’이나 ‘교하들’이라 밝히지 않으면 어느 곳을 찍었는지 알기가 어렵습니다. 온나라 늪이나 새가 비슷해 보일 수 있다기보다 ‘멋스러이 보여주’면서 ‘이 아름다운 곳을 지켜야 한다’는 목소리에 기울었어요. 힘을 빼고서 새 곁에서 노래를 들으면 다르게 찍었겠지요. ‘도감에 넣을 사진’이 아니라 ‘우리 이웃’을 마주하려는 눈길이면 ‘멋’이 아닌 ‘살림’을 옮깁니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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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 아라키의 애정 사진 아라키 노부요시, 사진을 말하다 2
아라키 노부요시 지음, 백창흠 옮김 / 포토넷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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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빛꽃 / 사진비평 2023.9.7.

사진책시렁 126


《천재 아라키의 애정사진》

 아라키 노부요시

 이윤경 옮김

 포토넷

 2013.10.25.



  누구나 무엇이든 찍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누구나 무엇이든 안 찍히고 싶다면 안 찍혀야 합니다. ‘아라키 노부요시’ 씨는 ‘난 무엇이든 맘대로 맘껏 찍는다’는 몸짓으로 찰칵이를 흔들었습니다. 다만, 이이는 찰칵이만 흔들지 않았어요. 사타구니도 같이 흔들었습니다. ‘문화·예술·패션·사진·광고’라는 이름을 앞세워 닥치는 대로 휘둘렀달까요. ‘혼자만 맘대로·맘껏’이면서 ‘찍히는 이웃 마음’은 하나도 헤아리지 않는 눈길은 무엇을 바라본 삶길인지 돌아볼 노릇입니다. ‘더 나은 작품’으로 달려가려고 혼자만 부릉부릉 휘젓는다면, 이 길에서 치이거나 다칠 뿐 아니라 죽는 사람까지 나오게 마련입니다. 2013년에 한글판이 나온 《천재 아라키의 애정사진》인데, 왜 ‘사랑’이 아닌 ‘애정’이라는 일본스런 한자말로 옮겼을까 하고 그때에도 한참 생각했는데, 이이는 ‘사랑’이 아닌 ‘혼자만 좋을 대로’ 휘두르고 휘젓다가 휘청인 몸짓이었구나 싶어요. 사랑으로 바라보고 찰칵 담을 적에는 살림빛이 스스로 섭니다. 사랑이 아닌 ‘혼자만 좋아서 달려들어 휘젓는’ 손길은 사납고 차갑고 메마른 몽둥이일 뿐입니다. 때리고 패서 조용히 시키던 지난날 길잡이(교사)는 허울입니다. 이제 빛꽃은 오직 빛꽃으로 나아가야겠지요.


ㅅㄴㄹ


https://www.huffingtonpost.kr/news/articleView.html?idxno=74755


#あらきのぶよし #荒木経惟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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かえるくんどっちがどっち? (繪本であそぼ!いきものさがし) (大型本)
松橋 利光 / アリス館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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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사진책 / 사진비평 2023.8.15.

사진책시렁 124


《てのひら かいじゅう》

 松橋利光

 そうえん社

 2008.9.첫/2009.5.2벌



  우리는 틈만 나면 옆나라 일본을 나무라거나 손가락질합니다. 옆나라 우두머리를 비롯해 적잖은 이들이 바보짓에 멍청말을 일삼으니 얼마든지 나무라거나 손가락질할 수 있되, 우리 민낯을 들여다보면, 이쪽이건 저쪽이건 창피한 얼룩은 잔뜩 있습니다. 옆나라 일본이 총칼을 앞세워 이 땅을 짓밟고 괴롭히고 숱한 사람을 죽였고, 우리는 1845년 8월 뒤로 일본 살림살이를 몰래 따오거나 훔치거나 베끼는 짓을 2023년까지도 알게 모르게 숱하게 합니다. 총부림·칼부림에 막말짓은 언제나 그들 스스로 갉아먹는 굴레입니다. 이 굴레를 스스로 뉘우치고 씻어내려 하지 않으면 앞으로도 되풀이하겠지요. 그러면 우리나라는 얼마나 아름답거나 사랑스럽거나 빛날까요? 우리는 빛꽃을 담을 적에 ‘일본 찰칵이(니콘·캐논)’를 으레 씁니다. 우리는 찰칵이도 못 지을 뿐 아니라, 붓(연필·볼펜)조차 제대로 못 지어요. ‘일본 제트스트림·사라사’를 흉내낸 어설픈 붓이 아무렇게나 판쳐도 창피한 줄 모릅니다. 《てのひら かいじゅう》를 읽고서 한숨이 절로 나왔습니다. 우리나라에서 도마뱀·도롱뇽을 찰칵찰칵 담아서 아이들한테 참하게 보여주려는 마음을 기울이는 어른은 몇이나 될까요? ‘사진은 예술이어야’ 하지 않습니다. 빛꽃(사진)은 삶·살림·숲이면 빛납니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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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골목이 품고 있는 것들
김기찬 사진, 황인숙 글 / 샘터사 / 200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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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사진책 / 사진비평 2023.8.15.

사진책시렁 123


《그 골목이 품고 있는 것들》

 김기찬 사진

 황인숙 글

 샘터

 2005.7.25.



  앞으로 어느 누구도 김기찬 님처럼 골목을 담을 수는 없습니다. 그런데 골목은 그저 골목일 뿐 아니라, 골목빛은 ‘마실이웃’이 아닌 ‘골목사람’이 스스로 담아내면 됩니다. 이제까지 나온 거의 모두라 할 ‘골목을 담은 빛꽃’은 ‘골목사람’이 아닌 ‘골목밖 이웃사람’이나 ‘잿집(아파트) 구경꾼’이 마실을 따로 해서 찍었습니다. 김기찬 님도 ‘골목사람’ 아닌 ‘잿집 구경꾼’이었지만, 천천히 녹아들려 하면서 어느새 ‘이웃사람’으로 섰기에 《그 골목이 품고 있는 것들》 같은 꾸러미를 선보일 만했어요. 다만, ‘이웃’에서 멈추었기에 그만 ‘골목글’이 아닌 ‘잿글(아파트 눈썰미로 바라본 글)’한테 토막을 쳐서 자리를 내주고 말아요. 골목을 다루는 이야기라면, 골목빛으로 찰칵 담고서 골목살림으로 슥슥 적으면 됩니다. ‘예전에 골목에서 살았던 사람’이 찍거나 쓰는 이야기가 아닌 ‘오늘 골목에서 살아가는 사람’이 찍거나 쓰는 이야기일 적에 “그 골목”이 아닌 “우리 골목”이나 “이 골목”을 노래합니다. 아주 쉽습니다. 왜 “이 골목”이 아닌 “그 골목”이겠어요? 먼발치에서 구경했다는 뜻입니다. 스스로 골목에서 살아 봐요. 글도 그림도 빛꽃도 그저 다릅니다. 더구나, 스스로 골목사람이라면, 책 뒷자락에 넣은 “좁고 누추한 듯 보이지만 한없이 넓고 풍성한 세계” 따위를 안 읊습니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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