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루터기야 생일 축하해 웅진 세계그림책 83
나카야 미와 글 그림, 김난주 옮김 / 웅진주니어 / 200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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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4.2.17.

그림책시렁 1356


《그루터기야, 생일 축하해》

 나카야 미와

 김난주 옮김

 웅진주니어

 2005.7.5.



  우리는 예부터 굳이 “태어난 날을 따로 기리기”를 안 했다고 느낍니다. 갓 태어난 아기를 놓고는 세이레를 엄마하고 둘이 지켜주고, 온날떡을 하고, 돌떡을 하되, 이 뒤로는 없습니다. 왜 ‘난날잔치’를 안 했을까 하고 곰곰이 짚고 돌아보노라면, 모든 하루가 언제나 새롭기에 따로 ‘새날잔치’를 해야 할 까닭이 없다고 여길 만합니다. 《그루터기야, 생일 축하해》는 숲살림을 하는 여러 어린 동무가 그루터기를 반기고 기리는 하루를 보내는 줄거리를 들려줍니다. 난날잔치를 연다기보다는, 나이에 따라서 하나둘셋넷 세는 길을 알려주는 줄거리라고 할 만해요. 우리말 ‘나이’는 ‘낳다·나다·나’하고 ‘이·이빨·잇다·이곳·임’ 같은 여러 말이 맞물립니다. 나는 이곳에 나면서 훨훨 납니다. 너도 나처럼 이곳에 나타나면서 서로 넘나듭니다. ‘너·나’로 가르되, ‘너 = 또다른 나’요, ‘나 = 또다른 너’입니다. 나이를 먹기에 어질지 않습니다. 철이 들어야 어집니다. 철들지 않은 채 나이만 먹기에 사납게 주먹을 휘두르거나 윽박을 지르거나 동무를 괴롭힙니다. 어린이도 어른도 나이만 먹는 몸이 아닌, 마음을 빛내어 철이 무르익는 어질고 슬기로운 사람으로 설 수 있기를 바랍니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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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만나는 세계 지도 그림책 처음 만나는 그림책
무라타 히로코 글, 데즈카 아케미 그림, 김숙 옮김 / 북뱅크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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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4.2.16.

그림책시렁 1357


《처음 만나는 세계 지도 그림책》

 무라타 히로코 글

 데즈카 아케미 그림

 김숙 옮김

 북뱅크

 2011.4.15.



  인천에서 어린이·푸름이로 살던 1993년까지 누가 “인천은 무엇이 자랑입니까?” 하고 물으면 “자랑이 없는 살림이 자랑입니다. 굳이 뭘 꼽으라면 ‘서울로 올려보낼 살림을 찍어대는 엄청난 공장이 뿜어대는 매캐한 바람’이 있고, ‘서울에서 쓸 전기를 인천에 있는 발전소에서 뽑아내’고, ‘서울에서 버린 쓰레기를 인천에 쏟아붓’는 일쯤?”이라고 얘기했습니다. 《처음 만나는 세계 지도 그림책》을 곰곰이 읽고서 새롭게 생각해 봅니다. 따로 인천에 자랑거리가 없을 테지만, 수수하게 살림을 지은 사람들이 일군 드넓은 골목빛을 말할 만합니다. 댕기머리를 스스로 친 주시경 님이 새로운 배움길을 인천에서 열었고, 우리 점글을 빚은 박두성 님이 인천 작은 골목집에서 살림을 꾸렸습니다. 밀물썰물 틈이 아주 깊어 갯벌이 가장 넓고, 사다새랑 두루미를 품은 고장이기도 합니다. 우리나라도 이웃나라도 자랑거리 아닌 살림거리로 바라볼 노릇이라고 여깁니다. 손꼽거나 이름난 모습이 아닌, 작고 수수한 사람들이 어깨동무하는 살림을 바탕으로 저마다 어떻게 다른가를 짚을 일이라고 여겨요. 우두머리나 벼슬아치로는 어느 나라를 밝힐 수 없습니다. 돈값이나 이름값 아닌 들숲바다로 나라빛을 밝혀야 아름다운 길그림입니다.


ㅅㄴㄹ


네가 살고 있는 지구에 대해 생각해 본 적 있어?

→ 네가 사는 푸른별을 생각해 본 적 있어?

3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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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구쟁이 아치 19 : 모두 함께 그리자 - 친구와 어울리는 방법을 배우는 책 개구쟁이 아치 시리즈 19
기요노 사치코 글.그림, 고향옥 옮김 / 비룡소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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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4.2.13.

그림책시렁 1354


《개구쟁이 아치 19 모두 함께 그리자》

 기요노 사치코

 고향옥 옮김

 비룡소

 2010.9.27.



  어릴 적에 작은아버지네 아이들이 설이며 한가위에 우르르 몰려오면, 온집안이 시끄럽고 어지럽습니다. 같이 노는 재미가 있기까지는 한참 걸립니다. 꼬꼬마 동생들은 손에 잡히는 대로 바닥·담종이뿐 아니라 책·공책에까지 마구마구 그림을 남겨 놓거든요. 두 아이를 낳아 돌보는 살림을 잇는 동안, 큰아이가 먼저 온집안을 그림판으로 꾸미고, 작은아이가 잇달아 꾸몄습니다. 어버이로 살아가는 오늘은 “우리 집”이라서 여기저기에 남기는 그림이 모두 즐겁습니다. 《개구쟁이 아치 19 모두 함께 그리자》를 돌아봅니다. 언니를 따라하고, 언제나 언제 꽁무니를 좇는 동생이 성가신 줄거리를 들려줍니다. 다른 동무는 “쟤는 아기인걸.” 하면서 모두 봐주지만, 언니인 아치는 아주 못마땅합니다. 아무래도 “언니 스스로도 예전에는 아기였는 줄” 까맣게 잊었을 테지요. 아이들은 왜 이렇게 그리기를 즐기나 하고 한참 들여다보곤 합니다. 아이들은 스스로 느끼고 생각하는 모든 빛을 손끝에 담아서 나타냅니다. 아이들은 솜씨가 아닌 사랑을 그림으로 남깁니다. 어른은 아이 그림을 못 따라합니다. 다만, 어른은 어질게 철든 숨빛을 담아서 아이가 앞으로 나아갈 살림길을 넌지시 거드는 그림동무로 설 수 있어요. 사랑이 있기에 그립니다.


#SachikoKIYONO #キヨノサチコ #ノンタンあそぼうよ 

#ノンタン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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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구쟁이 아치 13 : 간질간질 강아지풀 - 자연과 어울려 노는 마음을 키워 주는 책 개구쟁이 아치 시리즈 13
기요노 사치코 글.그림, 고향옥 옮김 / 비룡소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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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4.2.13.

그림책시렁 1353


《개구쟁이 아치 13 간질간질 강아지풀》

 기요노 사치코

 고향옥 옮김

 비룡소

 2010.9.27.



  숲보다는 들이나 길가에서 쉽게 만나는 강아지풀입니다. 논둑이나 밭둑에서 마주하고, 풀밭 한켠에서 흔히 돋는 강아지풀입니다. 시골아이도 강아지풀 한 포기를 뜯어서 살랑살랑 간질입니다. 서울아이도 강아지풀 한 포기를 끊어서 가만가만 흔듭니다. 가볍고 부드러운 잎은 얼핏 간질이는 듯하지만, 언제나 왁자하게 웃음을 터뜨리고, 나란히 달리기로 잇고, 뒹굴면서 온갖 이야기로 피어납니다. 《개구쟁이 아치 13 간질간질 강아지풀》을 읽다가 돌아봅니다. 시골뿐 아니라 서울에서도 흔히 돋으면서 아이들하고 함께 노는 들풀 가운데 하나인 강아지풀이지만, 아이들은 강아지풀을 뜯을 짬이 없다고 느껴요. 강아지풀은 몰라도 배움터를 빙글빙글 돌고, 강아지풀 한 포기로 웃고 노래하고 달리지 않는 채, 쇳덩이에 몸을 싣고서 부릉부릉 오갑니다. 풀을 보고 만지고 놀이동무로 삼는 동안, 온누리 모든 아이는 푸른빛을 온몸으로 녹여낸 삶길입니다. 풀을 등지고 풀놀이를 잊은 채 ‘풀밥’조차 아닌 ‘채식·비건’ 같은 바깥말로 범벅인 터전에 갇힐 적에는, 푸른빛이 손끝에도 발끝에도 닿지 않습니다. 강아지풀 여러 포기가 돋을 빈터가 있어야 숨을 쉽니다. 강아지풀을 쓰다듬으면서 뛰놀 틈이 있어야 튼튼하고 즐겁게 자랍니다.


#SachikoKIYONO #キヨノサチコ #ノンタンあそぼうよ 

#ノンタン #ノンタンこちょこちょこちょ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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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수리 부엉이의 호수
테지마 케이자부로오 글.그림, 엄혜숙 옮김 / 창비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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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4.2.8.

그림책시렁 1336


《섬수리부엉이의 호수》

 테지마 케이자부로오

 엄혜숙 옮김

 창비

 2008.8.5.



  아기는 작고 여립니다. 작고 여린 아기는 포근하고 보드라이 품는 마음을 바랍니다. 아기를 품는 때에 이르러 모든 목숨붙이는 어버이라는 이름을 새로 얻습니다. 아기를 품기 앞서까지는 그저 몸뚱이가 좀 큰 숨결입니다. 아기는 포근하고 보드라운 보금자리에서 천천히 자랍니다. 나래힘을 펴기까지 느긋이 돌아보고, 날갯짓을 스스로 하는 날부터 어버이하고 나란히 날다가 혼자 누비는 들숲바다를 그립니다. 《섬수리부엉이의 호수》는 숲새가 보내는 하루를 들려줍니다. 지난날에는 사람들 스스로 들이며 숲이며 바다에 깃들었기에, 들새랑 숲새랑 바닷새랑 동무했어요. 오늘날에는 사람들 스스로 들숲바다를 파헤치는 터라, 모든 새를 꺼리거나 등집니다. 작고 여린 이웃한테 포근하지도 않고 보드랍지도 않다면, 우리 사람은 우리 아이들한테 어떤 손길일는지 돌아볼 노릇입니다. 새를 모르는 삶이라면 ‘둥지·보금자리’나 ‘둥글다·보듬다’ 같은 낱말을 제대로 못 쓸 텐데요. 새를 멀리하는 하루라면 ‘새·사이·틈·틔우다’도 제대로 못 쓸 테고, ‘날개·나래·날다·나·너·너머’도 제대로 못 가누겠지요. 작고 여린 사람들이 작고 여린 이웃을 헤아리면서 한 마디씩 짓고 펴던 말씨입니다. 새노래에는 삶노래가 함께 너울거립니다.


#しまふくろうのみずうみ #北の森の動物たちシリ-ズ 

#手島圭三郞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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