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권력 - 자본, 그들은 어떻게 역사를 소유해왔는가 제1권력 1
히로세 다카시 지음, 이규원 옮김 / 프로메테우스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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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2023.3.1.

인문책시렁 288


《제1권력》

 히로세 다카시

 이규원 옮김

 프로메테우스출판사

 2010.3.20.



  《제1권력》(히로세 다카시/이규원 옮김, 프로메테우스출판사, 2010)은 글쓴이가 앞서 선보인 《누가 존 웨인을 죽였는가》를 가다듬고 보탠 판입니다. ‘자본 그들은 어떻게 역사를 소유해 왔는가’처럼 작은이름을 붙인 이 꾸러미는 숱한 말썽과 말밥이 어떤 뒷낯으로 하나하나 생겨났나 하고 짚습니다. 우리나라가 겪은 사슬판(일제강점기·식민지)뿐 아니라 한겨레싸움(한국전쟁)에도 깊이 발을 담근 그들(권력자)은 독일 나치하고도 얽혔다지요.


  2022년에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로 쳐들어갑니다. 러시아는 2022년에 앞서도 쳐들어간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러시아뿐 아니라 미국도 푸른별 여러 나라로 몰래 쳐들어가기 일쑤였고, 숱한 나라에서 벌어지는 한싸움(민족분쟁)에도 깊이 얽혔습니다.


  언뜻 보기에는 이쪽하고 저쪽이 엇갈려 미워하면서 싸우는 얼개이지만, 뒷낯을 보면 ‘그들 한놈’이 슬그머니 두 일터(회사)로 갈라서 이쪽하고 저쪽에 조금 다른 총칼(전쟁무기)을 팔아먹은 발자취를 알아차릴 수 있습니다. 총칼은 돈이 쏟아지는 장사판일 뿐 아니라, 사람들을 눈먼 꼭두각시로 부리기에 가장 나은 연모로, 새뜸(언론)을 거머쥐고 글(책·학교·문화)에다가 그림(영상·영화·텔레비전·인터넷)까지 나란히 거머쥐면서 흔드는 밑동이곤 합니다.


  어린이하고 푸름이한테 시키지 말 여러 가지 가운데 하나는 ‘토론’입니다. 그러나 여태까지도 이 나라는 그들(권력자)이 시키는 대로 배움터에서 ‘토론’을 함부로 합니다. 그들은 이 ‘토론’으로 틀(법)을 세우고, 틀터(법정)를 깔아서 사람들을 싸움밭(법정 소송)으로 몰아넣어요.


  왜 토론이 우리 머리를 좀먹고 우리 마음을 갉아먹는 끔찍한 짓일까요? ‘토론 = 말다툼·말싸움’이거든요. ‘토론 = 내가 옳으냐 네가 옳으냐 하고 가리려고 말로 싸우는 짓’입니다. 토론을 하면 할수록 삶터는 둘로 갈리기 좋습니다. 지난날 ‘백분토론’이나 ‘끝장토론’ 같은 자리가 판쳤는데, 끝까지 싸우면서 서로 갈라치기를 하는 미움을 씨앗으로 심어서 ‘총칼(전쟁무기)’로 윽박지르는 장사판이 나쁘지 않으면서 ‘평화를 지키고 전쟁을 막는 길’인 듯 길들이는 얼개입니다.


  토론을 하지 말아야 한다면 무엇을 해야 할까요? 바로 ‘이야기’입니다. 우리가 할 일이란 이야기예요. ‘이야기 = 잇는 말 = 주고받는 말’입니다. 한쪽이 이기거나 지는 일이 없는 이야기입니다. 왜냐하면, 이야기는 모든 사람이 다 마음을 털어놓는 말을 나누면서 서로 새롭게 나아갈 살림길을 사랑으로 찾아나서려는 삶빛이거든요.


  우리가 이야기를 할 적에는 싸울 일이 없이 새길(대안)만 주고받습니다. 우리가 이야기를 안 하고 토론만 할 적에는 ‘내가 말하는 대로만 해야 좋고 옳다’는 뜻을 서로 밀어붙이느라 아무 일을 못 합니다. 잘 봐요. 미국도 우리나라도 거의 ‘두 무리(양당 체제)’입니다. 두 무리는 언뜻 ‘진보·보수’나 ‘왼·오른’인 척하지만, 두 무리는 밑바탕이 똑같습니다. 두 무리는 진보도 아니고 보수도 아닐 뿐 아니라, 왼쪽도 오른쪽도 아닙니다. 그들은 ‘전라도당·경상도당’처럼 얼핏 나뉜 듯 내세우지만, 허울만 ‘전라도·경상도’로 나눌 뿐, 속으로는 ‘돈바치(매판 자본·재벌)’이거나 ‘돈바치에 줄을 대는 장사꾼’입니다.


  우리나라는 남녘·북녘으로 갈렸는데, 둘은 ‘민주주의·공산주의’가 아닌 ‘허울을 내세운 군사독재권력자본’일 뿐입니다. 북녘만 허구헌날 꽝꽝 쏘아대지 않아요. 남녘도 시골이나 멧골에 처박아 놓은 싸움판(군대)에서 끝없이 꽝꽝 쏘아댑니다. 우리나라 새뜸(언론)이 군사훈련이나 무기실험을 하나도 안 다루니, 서울사람(도시민)만 모를 뿐입니다. ‘군산복합체’는 옛말이 아닌, 오늘도 버젓이 남북녘 두 나라를 휩쓰는 이름입니다. 이 군산복합체는 ‘허울만 양당정치’로 감추어 ‘독점자본’으로 휘감아 놓습니다. 군산복합체가 하는 짓 가운데 하나는 미리맞기(백신)와 ‘병의학커넥션’이고, 우리는 지난 몇 해 사이에 ‘코로나팬데믹’이라는 ‘집단사기극’ 한복판을 가로질렀습니다.


  민낯을 보려 하지 않으면 그들이 시키는 대로 늘 허수아비에 꼭두각시인 하루입니다. 민낯을 보며 스스로 ‘이야기’를 하고, 아이들한테 ‘이야기’를 물려주려는 오늘을 지어야, 비로소 모든 부스러기를 걷어내어 ‘제1권력’도 ‘제2권력’도 아닌 ‘숲빛 어깨동무’라는 새길을 사랑으로 누구나 스스로 짓습니다.


ㅅㄴㄹ


나치스당이 창설된 것은 1919년 1월 5일이다. 그런데 그 전달인 1918년 12월에 록펠러재단 이사장의 동생 앨런 W.덜레스가 미국 정부 대표단의 일원으로 독일을 방문한다. (86쪽)


에디슨연구소는 영화계에서 추방된 보상으로 모처럼만에 모건에게서 새로운 직무를 부여받고 군함용 전화, 대포의 조준과 발사 장치, 연막용 발연통 등을 잇달아 개발하여 듀폰과 호흡을 맞추며 살인 병기의 발명에 몰두하기 시작했다. (118쪽)


결국 이런 식으로 텔레비전을 통한 대중 조작이 시작되고 있었다. 또 스폰서가 되어 돈을 내면 그 보답으로 상품이 날개 돋친 듯 팔렸는데, 1950년대에 전성기를 구가한 경품 제공 퀴즈 프로그램은 해당 제품의 판매를 배증시키는 효과를 톡톡히 가져다주었다. (279쪽)


(태평양)전쟁 전과 전쟁중, 그리고 전쟁이 끝난 뒤에도 (식민지)한반도의 독점지배 회사나 마찬가지였던 동양척식주식회사의 재산 관리 회사는 어디였을까? 놀랍게도 그것은 모건의 내셔널시티은행이었다. 전쟁중에 ‘추축국’ 일본의 기업을 ‘연합국’인 미국의 은행이 지배할 수 있었다는 이 기이하기 짝이 없는 메커니즘을 설명할 수 있는 길은 바젤클럽 말고는 달리 없다. (288쪽)


그들은 한국 대통령인 이승만에게 100만 달러를 주고 이권을 자유롭게 처리할 수 있도록 한 것에 만족하고 있었다. 다만 그들이 우려한 것은 군수 경기가 침체하면 어쩌나 하는 것이었다. (290쪽)


조심해야 한다. 오늘날까지 우리는 민주당 대 공화당이라는 도식 속에서 매파 대 비둘기파라는 이미지를 세뇌받아 가당치 않은 실수를 범해 왔기 때문이다. 한꺼풀 벗겨 보면 민주당과 공화당 뒤에는 그들 모두를 지배하는 모건과 록펠러가 숨어 있고, 각료 자리도 살펴보면 전부 저들의 수족들이 점령하고 있었다. (343쪽)


석유파동의 발단이 된 4차 중동전쟁은 모건-록펠러연합이 미국 국내에서 유대계 재벌을 조종하여 아랍 민중을 벼랑 끝까지 몰고 가 발발하게 한 인공 전쟁이었다. 그러고 보면 전쟁으 늘 인공적이다. (399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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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상은 책상이다
페터 빅셀 지음, 이용숙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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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 숲노래 인문책 2023.2.26.

인문책시렁 283


《책상은 책상이다》

 페터 빅셀

 김광규 옮김

 문장

 1978.4.25.첫/1980.4.10.8벌



  2001년에 새로 나온 판인 《책상은 책상이다》(페터 빅셀/이용숙 옮김, 위즈덤하우스, 2001)가 있으나 굳이 1978년에 처음 나온 판인 《책상은 책상이다》(페터 빅셀/김광규 옮김, 문장, 1978)를 되읽어 봅니다. 1978년 옮김말이 2001년 옮김말보다 낫다고는 여기지 않으나, 1978년이라는 시커멓고 캄캄하고 아득한 구렁텅이 같던 지난날 이 책을 애써 우리말로 옮긴 뜻을 어림하면서 옛판으로 천천히 되읽어 봅니다.


  1978년하고 2001년을 나란히 놓고 보면 까마득히 다른 두 때입니다. 1978년에도 2001년에도 고린틀(남성 가부장권력)은 드셌습니다. 2001년 무렵만 해도 돌이(남성)가 부엌일을 하면 손가락질하는 사람이 많았고, 그무렵에 순이(여성)가 부엌일을 안 하면 나란히 손가락질하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2001년이나 1978년이나 이 고린틀을 갈아엎기를 바라는 눈길은 늘 도사렸고, 목소리를 내었고, 천천히 움직였습니다.


  스위스사람한테 스위스란 어떤 나라일까요? 한겨레한테 한나라(한국)는 어떤 나라일까요? 이름이란 무엇이요 말이란 무엇이며 마음이란 무엇인가 하고 처음부터 다시 읽고 새기려는 숨결이 《책상은 책상이다》에 흐릅니다. 우리는 ‘우리나라’가 무엇인지 알기는 할까요? 우리는 ‘우리말’이 무엇인지 생각이나 할까요?


  한자로 ‘韓國’처럼 적는 이들이 무엇을 노리는지 어림이나 하는가요? 훈민정음을 여민 세종 임금이라지만, 정작 그무렵부터 조선 500해에 걸쳐 다들 중국말(한문)로 글을 쓰고 말을 하던 나라(정부)인 줄 느끼기나 하는지요? 아니, 세종 임금이 훈민정음을 여미었다지만, 흙을 만지던 ‘수수한 사람들(백성)’은 배움터(서당)에 아이를 넣을 수 없었고, 붓먹벼루종이를 건드릴 수 없었고, 훈민정음은커녕 한자조차 익힐 수 없었습니다. 이런 속낯을 차근차근 새기면서 발자취(역사)에 숨은 밑뜻을 제대로 헤아리려는 사람은 이 나라에 얼마나 있을까요?


  책은 그냥그냥 읽어도 됩니다. 배움터(학교)는 그냥그냥 다녀도 됩니다. 일터(회사)는 그냥그냥 깃들어도 됩니다. 서울(도시)에 그냥그냥 살아도 됩니다. 그저 그냥그냥 하기에 그냥그냥 흘러가거나 지나갈 뿐입니다. 하나부터 열까지 그냥그냥 보내지 않고 차근차근 짚을 수 있어야 비로소 스스로 생각씨앗을 마음에 심을 수 있고, 생각씨앗 한 톨을 심은 때부터 ‘사람’이라는 ‘삶’으로 깨어납니다.


  생각을 하기에 사람입니다. 생각을 안 하기에 시키는 대로 따라갑니다. 생각을 하기에 스스로 그리고 짓고 누리고 나눕니다. 생각을 안 하기에 스스로 안 그리고 남이 해놓은 것을 사들이고 쓰다가 버립니다.


ㅅㄴㄹ


그러므로 여행은 아직 시작될 수 없었다. 그는 자기 책상으로 돌아와 종이를 한 장 꺼내어 이렇게 썼다. “나는 커다란 사닥다리가 한 개 필요하다.” 그러자 그 집 뒤에서부터 숲이 시작되고 그가 똑바로 갈 길 가운데 나무가 몇 그루 서 있다는 것이 생각났다. (12쪽)


“달라져야만 한다. 달라져야만 해!” 그에게는 괘종시계의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그러는 동안 그의 손은 아파지기 시작했고 목소리는 쉬어버렸다. 그러자 다시 괘종시계의 소리가 들려왔고, 달라진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23쪽)


그리고 나서 그는 계산한 것을 찢어버리고 다시 처음부터 시작했다. 저녁때면 연구가 또 성공하지 못했으므로 그는 짜증이 나고 기분이 나빴다. (43쪽)


간수는 혼잣말로 나지막히 중얼거리고는 사내를 올려다보았다. “맞습니다.” 하고 사내가 말했다. 아마 그가 아무 말도 하지 않는 편이 좋았을지도 모른다. 그는 아무것도 하지 말았어야 했다. 그는 들키지 않았어야 옳았다. (80쪽)


신병(新兵) 훈련소에서 스위스인은 성인이 된다. 신병 교육은 누구에게나 유익하다고 사람들은 말한다. 신병 교육을 받지 않은 사람에게선 일생을 두고 그런 표시가 드러난다. 그리하여 신병 훈련소는 17주간 계속되는 남성 의식(儀式) 내지는 성인 의식으로 되어버렸다. (134쪽)


계속해서 감격해야 할 필요 없이 나는 여기서 살 수 있었으면 좋겠다. 나는 관광객으로 여기 있는 것이 아니다. 나는 우리의 관광명소를 보고 경탄하지 않아도 된다. 푀엔이 부는 날 알프스산맥의 장관을 못 본 체해도 된다. (138쪽)


#Kindergeschichten #PeterBichsel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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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량직업 잔혹사 - 문명을 만든 밑바닥 직업의 역사
토니 로빈슨.데이비드 윌콕 지음, 신두석 옮김 / 한숲출판사 / 200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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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 숲노래 인문책 2023.2.18.

인문책시렁 279


《불량직업 잔혹사》

 토니 로빈슨·데이비드 윌콕

 신두석 옮김

 한숲

 2005.10.7.



  《불량직업 잔혹사》(토니 로빈슨·데이비드 윌콕/신두석 옮김, 한숲, 2005)는 “The Worst Jobs In History”를 우리말로 옮겼습니다. 애써 옮기기는 했으나 ““The Worst Jobs”이라고만 했을 뿐 ‘잔혹’이란 한자말이 끼어들 틈은 없습니다. “The Worst”를 ‘불량’이란 한자말로 옮겨도 될는지 아리송하고요. 줄거리를 돌아본다면 “끔찍했던 일”쯤으로 풀어낼 수 있습니다. “모질던 일”이나 “사납던 일”로 풀어도 어울립니다.


  윗자리라는 곳에 있던 임금·벼슬아치·돈바치·글바치는 다른 사람을 ‘사람’으로 안 여겨 왔습니다. 하늬녘(서양)뿐 아니라 우리나라도 매한가지요, 중국하고 일본도 똑같습니다. 오늘날 우리는 조선 발자취를 더듬으면서 몇몇 임금을 ‘뛰어나거나 훌륭한 분’으로 치켜세우곤 하는데, 참말로 ‘임금을 섬겨’도 될까요? 그들 임금이 하루라도 여느 흙일꾼을 ‘사람’으로 여긴 적이 있을까요? 그들 임금·벼슬아치·돈바치·글바치는 나라를 위아래로 갈라서 ‘백성·양민’이라는 목숨을 한낱 부스러기나 톱니바퀴쯤으로 여기지 않았나요?


  하늬녘이건 우리나라이건 종(노예)이 있습니다. 지난날이건 오늘날이건 종(노예)은 버젓이 있습니다. 더구나 스스로 ‘사람’이란 자리를 생각하지 않는 이들은 몇몇 우두머리를 끔찍하게 섬기는 나머지 ‘허수아비·꼭두각시(친위대·홍위병)’ 노릇에 발벗고 나서기까지 합니다. 그들 힘꾼(권력자)은 바로 사람들이 스스로 ‘사람’인 줄 잊고서 ‘그들바라기(임금바라기)’를 할 적에 기운(에너지)을 빼앗는데, 바로 우리 스스로 이 얼거리를 못 깨닫기 일쑤입니다.


  이제라도 깨달아야 합니다. 왜 묻기(설문조사·인기투표)를 자꾸 자주 할까요? 묻기(설문조사·인기투표)를 하는 까닭은 아주 쉽게 알 만해요. 우리가 우리 스스로 ‘사람’인 줄 잊고 ‘그들바라기(임금바라기)’를 하도록 내몰아요. 누가 더 낫거나 나쁜가를 가르도록 내몰면서 싸움씨앗을 우리 마음에 심고, 우리가 낫다고 여기는 우두머리를 저쪽에서 나쁘다고 여기면 “저놈은 바보 아냐?” 하면서 짜증을 일으켜 끼리끼리(우리끼리) 싸우도록 부추기고, 그들(임금·권력자)은 윗자리에 팔짱을 끼면서 이 다툼판을 키들거리면서 내려다봅니다.


  《불량직업 잔혹사》는 그들(임금·권력자)이 윗자리에 서서 사람들을 어떻게 짓밟고 괴롭히면서 사람들 스스로 마음을 잊거나 잃도록 내몰아서 예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어떻게 끔찍하고 사납게 발자취(역사)를 더럽혀 왔는가를 차근차근 짚는다고 할 만합니다. 우리가 ‘발자취 익히기(역사 공부)’를 하겠다고 말하려면, 그들(임금·권력자)이 일삼은 굴레질을 꿰뚫어볼 노릇입니다. 그들(임금·권력자)이 일삼고 벌이고 꾀하면서 홀리는 모든 굴레질을 꿰뚫지 않고서 그들섬기기(임금섬기기·권력자 추앙)에 얽매인다면, 바로 우리가 스스로 ‘사람’이라는 숨결인 줄 잊고서 우리 기운을 그들한테 몽땅 바치는 꼴입니다. 이름을 잊으면 사람이 아닌 종이자 톱니바퀴로 나뒹굴다가 죽습니다.


ㅅㄴㄹ


노예들이 하는 일을 ‘직업’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 아마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그들에게는 일의 종류와 일할 장소에 대한 선택권이 없었기 때문이다. (16쪽)


로마제국의 부유한 시민들의 멋진 장신구에 쓰일 금을 캐다 돌라우코티에서 죽은 광부가 얼마나 되는지는 알 길이 없다. (27쪽)


바이킹이 강인했다는 데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 사실 그들은 그래야만 했다. 습격을 하자면 으레 엄청난 고통을 견뎌내야 했기 때문이다. 일례로 그들은 차가운 북해에 떠 있는 지붕 없는 배 안에서 여러 밤을 지새웠다. (60쪽)


대부분의 학생들은 그림 그리는 데 열중하느라 모델을 팔다리와 근육의 흥미로운 배치 외의 어떤 대상으로 보지 않았을 것이 틀림없다. 그렇지만 여성 모델이 서는 날이면 미성년 학생을 포함해 허가받지 않은 사람들이 몰래 들어오는 사건이 많았다. 심지어 황태자조차도 나체의 여인을 보고 싶은 마음이 들 땐 입장료를 지불하고 왕립미술원의 미술 교실에 들어가 앉아 있곤 했다. (253쪽)


차 밀수에서와 마찬가지로, 시체의 불법 거래를 막은 것은 법령 개정이었다. 1832년 해부법은 구빈원에서 사망한 빈민자의 시신을 해부실습에 사용하는 것을 허용했다. 빅토리아 시대 구빈원은 항상 만원이었기에 구빈이 외과의사가 필요로 한 시체를 모두 공급할 수 있었다는 사실은 그리 놀랄 일이 아니다. (259쪽)


#TheWorstJobsInHistory #TonyRobinson #DavidWillcock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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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부당 (창간호) - 왜 이대남은 반페미가 되었나
불편부당 편집위원회 지음 / ㅁㅅㄴ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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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2023.2.13.

인문책시렁 277


《불편부당 1 왜 이대남은 반페미가 되었나》

 박가분 엮음

 ㅁㅅㄴ

 2022.3.15.



  《불편부당 1 왜 이대남은 반페미가 되었나》(박가분 엮음, ㅁㅅㄴ, 2022)를 읽으며 ‘불편부당’이라는 어려운 말씨를 돌아봅니다. 어느 쪽으로 치우치지 않는다고 하는 뜻이라면, 우리말로 ‘바르다·곧다’나 ‘고르다·올바르다’라 하면 됩니다. 수수하게 ‘치우침없다·흔들림없다’라 할 수 있어요.


  어린이가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쓰는 이라면 ‘어른 아닌 늙은이’라고 느낍니다. 어린이가 외우도록 억지로 밀어붙이는 말을 쓰는 이라면 ‘어른 아닌 꼰대’이지 싶습니다. 바르게 살고 말하면 됩니다. 고르게 살아가며 얘기하면 됩니다.


  그리고 ‘중도·중용’이 아닌 ‘가운데·복판’에 서면 되어요. 우리 몸에서 가운데는 ‘가슴’이고, 가슴은 ‘마음’을 빗댑니다. 바르거나 고르게 살아가려는 길이라면, 겉모습(사실)이 아닌 속빛(진실)을 바라보려 하는 매무새입니다.


  첫째 이야기가 나오고서 둘째 이야기는 까마득한 《불편부당 1》인데, ‘이대남’이라는 이름으로 가리키는 젊은돌이는 고린틀(가부장제)을 손사래칩니다. 젊은순이도 젊은돌이도 고린틀을 거스르면서 새틀을 일구려 해요. 이 땅에 돌이(남성)란 몸을 입고 태어나기에 모든 돌이가 ‘잠재적 가해자’일 수 없고 ‘가해자’이지도 않습니다. 때린놈(가해자)은 힘꾼(권력자)일 뿐입니다. 이 대목을 바라보지 않는다면 모든 목소리(주의주장·이즘)는 외곬로 치닫습니다.


  더 헤아리면, 오늘날 ‘민주주의 선거’도 지난날 ‘임금님’도 “고약한 고린틀”입니다. 힘꾼은 그들끼리 담벼락을 쌓고서 위아래를 갈랐어요. 위아래가 아닌 어깨동무로 나아가는 곳에는 늘 살림빛이 흘렀습니다. 지난날 ‘한문을 쓰던 힘꾼’이 ‘때린놈’이요, 오늘날 ‘일본말씨에 옮김말씨에 갖은 얄궂은 말씨를 쓰는 글바치’도 나란히 ‘때린놈’입니다.


  《불편부당 1》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귀기울일 만하면서 아쉽습니다. ‘때리지 않았어도 때린놈이라 손가락질을 받는 애꿎은 돌이’ 목소리를 담아내는 길은 귀기울일 만하되, ‘때린놈은 누구이며 왜 때렸는가?’를 파고들지 않는 대목은 아쉬워요. 힘을 거머쥐면 순이도 돌이도 나란히 힘꾼입니다. 겉모습(성별)만으로 ‘맞은놈·때린놈’을 가를 수 없습니다. ‘겉이 아닌 속으로 하는 짓’으로 살필 ‘때린놈’입니다.


  나라(정부)에서 아무리 ‘차별금지법’을 내놓는들 따돌림(차별)은 사라질 수 없습니다. 왜 그럴까요? ‘차별금지법’은 ‘차별금지’를 눈에 불을 켜고 들여다보는 짓입니다. 그래서 늘 스스로 ‘차별’을 마음에 담지요.


  그러면 어떡해야 할까요? 나라에서라면 ‘어깨동무길·어울림길(화합법)’을 내놓을 노릇입니다. 배움터에서는 ‘어깨동무·어울림’을 어떻게 하는가를 보여주고 알려주고 함께할 노릇입니다. “이렇게 하면 따돌림이니 나쁘다”고 금을 그으면 “네 쪽 내 쪽”을 갈라치기하는 데로 치달아요. “이렇게 하며 어깨동무를 하고 어울린다”고 사랑으로 녹이는 길로 나아갈 적에 비로소 언제나 ‘사랑·어울림’을 마음에 심으면서 모든 고약하거나 낡거나 고리타분한 굴레를 씻어냅니다.


  매캐한 하늘입니다. 부릉이도 줄여야겠으나 비가 내려야 합니다. 비가 내리고 해가 드리워야 온누리가 새삼스레 맑습니다. 따지기(비평)는 나쁘지 않되, 따지기만 할 뿐, 새길(대안)을 사랑으로 들려주지 않는다면 《불편부당 1》라는 책도 똑같이 갈라치기를 하는 수렁에 잠기기 쉽습니다.


  ‘페미·반페미’가 아닌 ‘사랑자리(사랑으로 짓는 보금자리·살림자리)’를 함께 이야기하기를 바랍니다. 페미이든 아니든, 반페미이든 아니든, 아이 곁에서 사랑을 보여주고 들려주고 함께할 적에 온누리를 부드럽고 즐겁고 아름답게 바꾸어 낼 수 있습니다.


ㅅㄴㄹ


반(反)페미가 된 20대 남성들은 여전히 전 세대 어떤 남성들에 비해서도 성평등 의식이 강하고 가부장제에 대한 반감이 강하다는 점이다. (6쪽)


나는 죄인이 아니라고, 제발 이러지 말라고 사회를 향해 따졌더니 “네가 죄인이 아니라는 걸 어떻게 믿지? 죄인이 아니라면 그걸 너 스스로 입증해 보라!”는 핀잔만이 되돌아왔습니다. (37쪽)


여성계 또는 페미니스트들은 본인들의 존재가치를 창조해내기 위해 끊임없이 젊은 남성들을 악마화하고 검열해 왔다. (59쪽)


그들에게는 남성들에게만 사회적으로 강요되는 무언가가 존재한다고 생각할 수 있는 능력이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그들은 “왜 산업재해 사상자는 대부분 남성인가?”, “왜 자살률은 남성이 높은가?”와 같은 질문을 던지지 않는다. (66쪽)


여성계가 통계를 습관적으로 왜곡하는 데는 여성의 곤경을 현실 이상으로 과장하고 공포심을 확신시키려는 동기가 놓여 있다. (125쪽)


여성 혐오주의자를 남성 루저로 상정하고, 이들을 대상으로 집요하게 폭력적인 언행을 쏟아내고 저주하고 조리돌림하는 행태는 분명히 잘못됐다. (135쪽)


성차별을 하지 말자는 교육을 하면서 왜 나머지 절반을 억압과 가해의 동조자로 여기게 만드는 발언을 서슴지 않는 것인가? 그렇게나 예민함과 공감, 그리고 감수성을 주장하는 교사들이 학생(특히 남학생)들의 예민함을 고려하지 않는다. (154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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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기업 - 그들은 어떻게 돈을 벌고 있는가
한스 바이스.클라우스 베르너 지음, 손주희 옮김, 이상호 감수 / 프로메테우스 / 2008년 4월
평점 :
절판


숲노래 책읽기 2023.2.13.

인문책시렁 278


《나쁜 기업》

 한스 바이스·클라우스 베르너

 손주희 옮김

 프로메테우스

 2008.4.21.



  《나쁜 기업》(한스 바이스·클라우스 베르너/손주희 옮김, 프로메테우스, 2008)을 곰곰이 되읽어 봅니다. 처음 나온 2008년 무렵에는 ‘화이자’ 같은 곳을 몰랐으나 2020년 무렵부터 ‘화이자’ 이름을 꽤 자주 들었습니다. 몇 해 동안 돌림앓이로 떼돈을 번 곳 가운데 하나일 텐데, 제약회사·병원·대학교는 나라(정부)하고 손잡고서 ‘돌봄장사’를 오래도록 해왔습니다. 이른바 ‘병의약학 커넥션’입니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숱한 나라는 ‘정부·기업·군대·전문지식인·언론문학인·학교’가 어깨동무를 하면서 사람들을 속이면서 떼돈을 거머쥐고 돌라먹기를 일삼았습니다. 《나쁜 기업》은 숨은 이음고리를 차근차근 파고듭니다. 두툼하면서 안 두툼한 책에 모든 뒷짓을 담을 수 없을 텐데, 이쯤이나마 우리가 알기는 해야 할 이야기를 들려준다고 하겠습니다.


  푸른별 거의 모든 나라는 서울(도시)을 키우고, 서울에 이름높은 배움터를 두고, 서울에 돈벌이가 좋은 일자리를 늘리고, 서울에 값비싼 잿집(아파트)을 척척 올립니다. 서울 바깥에 뚝딱터(공장)를 세우고, 서울하고 먼 시골에 구경터(관광단지)를 닦고, 서울하고 아주 먼 데에 싸움터(군대)를 두고, 큰고장과 큰고장을 잇는 길을 끝없이 늘립니다. 모든 빠른길은 서울·큰고장을 이으면서 서울·큰고장 사이를 사람들이 안 쳐다보거나 못 들여다보도록 눈가림을 하는 얼거리입니다.


  우리나라로 치자면 서울·부산이나 서울·광주를 잇는 길이 지나치게 많습니다. 서울·인천이나 서울·수원이나 서울·의정부 사이를 전철로 빽빽하게 잇지요. 나라에서는 왜 이런 짓을 할까요? 어디에서나 오직 서울바라기를 하도록 내몰면서 ‘서울 아닌 마을’은 잊거나 등지도록 길들입니다. 이렇게 해야 나라가 새뜸(언론)하고 배움터(학교)를 바탕으로 펴는 이야기에 사람들이 귀를 쫑긋 세우거든요.


  서울로 쏠리는 물결은 마을을 팽개치는 마음을 심습니다. ‘진보·보수 언론’ 모두 서울살림을 다룰 뿐, 시골살림은 안 다룹니다. 다들 서울사람을 만날 뿐, 시골사람은 안 만납니다. 사람들 스스로 풀꽃나무를 잊으면서 들숲바다하고 등돌리도록 가두는 얼개예요. 이렇게 해야 사람들 누구나 손수짓기(자급자족)를 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손수짓기하고 멀어져 가는 삶을 뿌리내리거든요.


  《나쁜 기업》을 읽으면 알 테고, 이 책을 안 읽어도 알 수 있는데, “나쁜 기업” 곁에는 “나쁜 나라(정부)”에 “나쁜 글바치(지식인·문학인·작가·기자)”에 “나쁜 싸움터(군대)”에 “나쁜 병원”에 “나쁜 배움터”가 줄줄이 잇습니다. 하나만 나쁠 수 없습니다. 그리고 우리 스스로 “그 나쁜 곳”에 깃들어 달삯을 받는 일꾼으로 몸을 동여맵니다. 모든 “나쁜 무리”하고 “나쁜 우리들”은 아이들이 참모습에 눈뜨지 않도록 억누르거나 짓밟는 나날을 보냅니다. 아이들은 어른들과 달리 ‘일터(기업·정부·학교·군대)’에 목매달지 않습니다. 그래서 나라는 이 아이들이 ‘꿈을 키우는 하루’가 아닌 ‘하루빨리 회사원·공무원·노동자가 되도록 직업훈련을 시키는 굴레’에 가두려고 합니다.


  우리는 ‘지방자치’라는 눈먼 입발림에 속았습니다. 참말로 스스로(자치)라면 ‘지방자치’도 ‘마을자치’도 아닌 ‘보금살림’일 노릇입니다. 아이어른이 한집안에서 모든 살림을 스스로 짓고 누리는 길이어야 ‘스스로(자치)’입니다. 오늘날 거의 모든 나라는 ‘중앙권력’을 ‘지방자치’란 이름으로 자리만 옮길 뿐, 뒷돈을 빼돌리는 흐름은 매한가지입니다.


  그 많은 돈은 언제나 시골과 숲과 바다에서 우려냈고, 우리 땀방울에서 뽑아냈습니다. 이쪽이냐 저쪽이냐 갈라 보았자 둘 다 똑같습니다. 이쪽도 저쪽도 아닌 ‘나(아이 곁에 있는 우리 스스로)’를 바라보면서 ‘우리 보금자리’를 돌아보고 가꿀 때에 모든 나쁜 무리는 눈녹듯이 사라집니다.


ㅅㄴㄹ


유럽의 어느 나라도 지금껏 자국의 식민지 역사에 대해 비판적이지 않았고, 보상도 전혀 없었다. 하지만 도덕성을 위해서 미디어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할 때는 얼른 손을 쓴다. (42쪽)


앙골라는 하루에 100만 배럴의 원유를 생산하고 있다. 지난 10년간 앙골라 정부는 석유 수출로 해마다 20∼30억 달러를 벌어들였다. 이것은 국가경제 전체의 90%에 해당하는 액수이다. 이 수입으로 앙골라 대통령 주제 에두아르두 두스 산투스 정부는 25년 넘게 땅을 황폐화시키고 있는 민족분쟁의 자금을 지원했다. (191쪽)


의사들은 1997년과 1999년 사이에 콘체른으로부터 2만 5천 유로 상당의 뇌물을 받았다고 한다. 뇌물 중에는 98년 프랑스 월드컵 결승대회 무료여행권과 컴퓨터장비 등도 포함되어 있었다. (343쪽)


(삼성) 멕시코의 공장에서 여성들은 조직적으로 불법 임신 테스트를 받았다고 한다. 임신한 여성은 채용하지 않았던 것이다. 멕시코 법에서는 그런 형태의 성적 차별은 금지되어 있다. (그런 금지조항은 거의 모든 선진국에서는 물론, 통용되고 있다) 여성은 성생활, 피임방법, 생리주기 같은 극히 사적인 질문들에 대해서도 답해야 하고 소변검사도 받아야 했다. 만전을 기하기 위해 하체검사까지 이뤄졌다. (388쪽)


화이자는 당시 새로운 항생제 트로바플록사신에 대해 허가를 받으려 준비하고 있었다. 미국에서는 뇌막염 환자가 아주 드물어 콘체른 측은 이 기회를 활용하기 위해 의사단을 나이지리아로 보내 병든 어린이들을 실험용 모르모토로 이용했고, 그중 11명이 사망했다. (445쪽)


#DasNeueSchwarzbuchMarkenfirmen #HansWeiss #KlausWerner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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