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입주한 아파트엔 도서관이 있다. 입주한지 몇달이 지나도록 개관할 생각을 안하니 도서관관리일엔 문외한인 입주민들이 달려들어 힘겹게 자리를 잡아가려 한다. 물론 무슨무슨아파트엔 정말 도서관이 좋다네하며 부러움섞인 비교도 수없이 하면서 말이다. 모두 처음보는 얼굴들 나이차이도 제법나고 하지만 한가지 목적을 위해서 모인 사람들은 정말 열심히다. 

꿈에그리던 도서관관리작업에 참여할 수 있어서 날마다 가슴이 뿌듯하다. 물론 제대로된 세밀화된 분류작업은 거의 못한다. 겨우 도서 천여권가지고 그럴여유도 없고 말이다.ㅎㅎㅎ 

하지만 책속에 둘러쌓여 있는 맛이란... 맘같아선 우리집서가에 꽂힌책들도 다 기증하고 싶지만 오래된 책들과 가족들이 아끼는 것들이라 그것만은 안된다며 딸래미가 못을 박았다. 

책이라곤 만화책과 요리책만보는 딸래미는 그래도 도서관을 좋아라하니 다행이다. 처음엔 아이의 독서취향도 모르고 이것저것 문고본을 들이밀었더니 한시간만에 다 봤다며 달려오는 거다 그래서 이아이가 혹 스스로 속독법을 익혔나하고 감탄했지만 나중에 알고보니 대충 아주 대충 그림만 보거나 한두줄 읽고픈곳만 골라읽는 그런 아이였던것이다.   지금도 시립도서관에 같이 갈때면 제빵제과 떡 요리분야에서만 몇시간째 책을 둘러보고있다. 앗 그러고보니 요즘 관심있는 분야가 하나더 생겼는데 여행분야다..일본을 가보고싶어하더니 일본여행(특히 요리이야기가 많이 들어가있는)책을 다 둘러보곤 이번에는 네팔여행기를 읽더군..참 특이한 케이스야...


댓글(4)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치유 2010-09-03 13: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극히 정상적이 아닐까요??아이가 관심있는 분야의 책만 쏙쏙 골라보고있다는것은..
관심있는 분야조차도 없는 것이 문제지요..;;

잘 지내고 계시지요??
한마음으로 모인 사람들이 꾸미는 도서관..나날이 발전할거에요^^*..

해리포터7 2010-09-04 21:42   좋아요 0 | URL
배꽃님.ㅎㅎ잘지내시지요?!
그관심있는분야라는게 지극히 한정된거라서 국어를 공부하면서 어휘가 좀 딸려하네요ㅋㅋ
도서관일 재미나군요. 비슷한 나이들도 많고..

반딧불,, 2010-09-03 17: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미있으시겠어요. 여기도 그렇습니다. 문고라고 신청해서 책 많이 있는 곳 가보면 실제로 도서분류 전혀 안되어 있고, 어떤 책이 있는지 정리도 제대로 되어 있지 않고, 실제론 대여도 안되고.ㅎㅎㅎ 얼마나 참여하고 열마나 열심히하느냐의 차이겠죠 뭘.

해리포터7 2010-09-04 21:45   좋아요 0 | URL
반딧불님.잘지내시지요?!
맞아요.분류는 그렇게 신경쓰지 않구요.다만 제대로 찾아지게나 해보자고 열심히 입력하고 붙이고 있답니다.
모두들 책을 좋아하는 분들이라 왠지 언제부터 알아왔던느낌이구요.
 

중2라는 나이는 어쩌면 잊어버리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아무리 생각해내려 애를써도 올바른 기억이 떠올려지지 않는다 아마도 나의 기억이란 간직하고픈것만 저장된건지도... 

큰아이가 중2인 지금 막막하기만하다. 아들과 어디서부터 대화를 해나가야 하는건지...언제부턴지 조금생각해봐야할 말들을 하면 대답조차 안하거나 바쁘다는 핑계와 한숨만이 돌아온다. 

짜식...자기기분좋으면 간식거리를 사다주며 아빠흉내를 내기도 하면서 하기싫은건 죽어도 하지 않으려 하니...꼬박꼬박예예 대답하던 그아들 맞나싶다.. 

자신의 사생활을 갖고싶어하면서 또 그렇게 단속하려는(?)노력은 게을리하는...그러니까 자신의 흔적을 조금씩남기며 존재감을 드러내려하는건지..참 아리송해서 어떻게 이해해야 하나 머리가 터질지경이다.  난 그럴수도 있지뭐,다 한때려니하며 눈감고 있자는 쿨한엄마와 마구마구 제제를 가하고싶은 폭군엄마 사이에서 힘겹게 갈등한다.

15살이고  이제 어른의 몸을 갖고 있는 아들.  자신의 호기심은 아무도 막을수 없다는듯 예전부터 교육시켜왔던 컴퓨터사용제한같은건 이제 말도 못꺼내게 만든다. 그래서 난 한심한 엄마가 되었다. 다른친구는 어렸을때부터 하고픈 게임등을 다 하고 살았는데 자신은 왜 그렇지 못했나하며 한탄하며 엄마를 원망하는 아들...이제야 자유를 누리겠다는 아들... 

알만한건 다 알 나이인데 그런 생떼를 쓰다니 이제 맘껏 엄마를 배제하겠다는 식의 이기적이고 오만한 말투들... 엄마아빠가 원하는 성적을 내줬으니 이런것들은 간섭하지 마라는 아들. 엄마가 그런교육을 해오지 않았냐고....난 할말을 잃었다... 

물론 아들이 그런말들을 해왔을때 난 이젠 그런생각으로 낸 성적따윈 필요없으니 옳바른생활태도를 갖추라고 소리질렀다. 나 웃긴다..올바른 생활태도라니 ㅉㅉㅉㅉ한심하군...

 


댓글(8)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치유 2010-09-03 13: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갑자기 많이 변해가는 아이를 보며 바르게 성장하고 있음을 인정해야 하는데..엄마로서 이게 아닌데...아닌데..했던 나이가 아닌가 싶네요..울집 둘째녀석이 중이때 저 엄청 속상하고 변해가는 아이를 보며 많이 속상해 하곤 했는데 커가는 과정이었드라구요..
멋진 아드님도 잘 성장해 가는 과정이려니..하면서..목까지 차오르는 소리를 꿀꺽 삼키셔야할듯...
(아무리 큰소리해도 자기가 듣고 싶은 소리만 듣는 때인것 같더라구요..힘빼지 마시라고 경험자로서 이야기합니다.)

해리포터7 2010-09-04 21:50   좋아요 0 | URL
배꽃님
어떤때는 예전과 다름없는 보드라운 아들이었다가 어떤땐 근접할수 없는 포스를 내뿜어서리 쉽사리 감당이 아니됩니다요.
저는 나날이 힘이 빠져버려서 거의 포기하다시피하고 있어요.

hnine 2010-09-03 14: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남 얘기 같지가 않아요.
위의 배꽃님 말씀을 저도 새겨듣고 갑니다.
이제 엄마가 뭐라고 한다고 들을 나이가 아닌가봐요.
자기 생각과 판단에 의해 살아나가는 연습을 하는 시기일까요?
'기다려주는 엄마' 저는 이 말이 제일 지키기 힘든 말인 것 같아요.

해리포터님, 오랜만의 소식 반가와요 ^^

해리포터7 2010-09-04 21:52   좋아요 0 | URL
hnine님.엄청 오랫만이지요.ㅎㅎㅎ
기다려주는 엄마란 말은 정말 교육서에나 존재한다고 봅니다.
아이와 꼭 싸울때를 돌이켜보면 싸우기직전까지 아이에게 뭘해줘야지하며 사랑에 차올랐던 기억이 납니다.그런데 몇분안돼 마구마구 서로 할퀴고 있더라구요.참 어렵지요.

꽃임이네 2010-09-03 17: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를 키운다는건 정말 어려운것같아요 ,특히 엄마가 아들을 키울때 더더욱 힘이 드네요 .
저역시 꽃돌이 키우는게 꽃임이 키우는것보다 더 어렵더라구요 .한때는 내가 문제가 많은 엄마 인가 할 정도로 심각하게 생각한적도 있었어요 .

해리포터7 2010-09-04 21:55   좋아요 0 | URL
꽃임이네님.잘 지내시나요?ㅎㅎㅎ
그쵸 아빠가 아닌 엄마가 대해야할 아들은 또다른 난관인걸요.
저는 늘 제가 모자란 엄마일꺼라 생각한답니다.
그렇게 비관하다,절망하다,악으로 아들과 싸우게 되는거 같아요.
그래서 요즘은 거의 비판하지 않는 대화를 하려고 노력중입니다.
그런말이 하고싶으면 속으로 중얼거립니다요.ㅋㅋㅋ

반딧불,, 2010-09-03 17: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다 똑같지요뭘. 그 시기 아이들 다 그런걸요. 아이의 마음을 읽어준다는 것은 참으로어렵더이다. 매번 반성합니다. 똑같이 그렇게 하면 안되는데도 불구하고 그렇게 행동하게 되는 ...도를 닦아야하나봅니다.ㅋㅋ이론과의 괴리는 참으로 멀기만 하고ㅠㅠ
그거 아시죠? 그 시기 아이들은 늘 부모를 시험하려한다는 것요.

해리포터7 2010-09-04 21:58   좋아요 0 | URL
반딧불님~ 달관하신 님의 포스가 느껴집니다요.
얼마전 신문에서 중2병이란게 있다고 읽었더랬는데 그병을 울아들넘이 앓고 있을줄이야.ㅜ.ㅜ!
저는 늘 똑같이 아들과 불붙어 싸우다보니 시간과 체력을 많이 허비하게 되내요.
맞아요.늘 시험대에 올라선 기분입니다요.
 
내 아들이 죽었습니다 - 아들이 살해당한 후, 남은 가족의 끝나지 않은 고통을 추적한 충격 에세이
오쿠노 슈지 지음, 서영욱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8년 4월
평점 :
절판


  내가 이런 끔찍한 내용의 이야기를 읽는 이유는 나의 아들을 더 사랑하기 위해서이다. 

  내가 여러가지 교육서를 뒤지고 뒤지는 이유도 내 아들을 좀 더 이해하기 위해서이다. 

  어느 순간부터 나에게서 점점 떨어져 나가려고 하는 나의 아들을 붙잡고 싶다. 

  어쩌면 그 원인이 나에게 있는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엄마로서 당연히 그렇게 말해야 했다고 그렇게 행동해야 했다고 합리화 시키는 나를 발견할때면 비참해진다.  수많은 교육서에서는 말한다. 사춘기에 들어선 아이를 이제는 한 어른과 동등한 인격체로 이해해 주라고..... 정말 어려운 주문이다. 

  이책은  일본의 한 청소년이 범인으로 같은반 친구를 무참히 살해한 실화를 바탕으로 쓰여졌다.그 사건후 몇 십년동안 피해자의 가족이 어떻게 생활했고 그 사건을 이겨내고 있는지 제 삼자의 입장에서 담담히 그들을 인터뷰한 내용을 서술하고 있다. 

  글의 앞부분부터 너무 충격적인 내용이 나오고 범인이 다 밝혀지는 내용이어서 나도 읽기시작하면서 단념부터해야했다.  갓 고등학교에 입학한 아들을 아들의 친구에게 잃은 슬픔은 감히 상상할 수도 없다. 또한 이글의 배경이 아무리 일본이라고 해도 아들을 잃은 아버지가 가족들에게 한번도 눈물을 보여준 적이 없다니 참 그 감정을 어떻게 다 헤아릴 수 있을까?  어쩌면 그럴수도 있겠다 싶었다. 자신이 가장이니까 연약한 아내와 딸을 지켜주려면 자신이 행동을 잘 해야 한다고 생각했을까?  감정을 억누르고 평소와 같은 삶을 살아내고 죽지않는 한 살아나가려고 안간힘을 쓰고 아무렇지도 않은척하고 무조건 듣지않고 피하고 이런행동들로 그들은 죽을때까지 살았다.  아들을 잃은 슬픔이 너무 커서 아들을 죽인 아들의 친구가 어떻게 죄를 심판받았는지 신경조차 쓰지 못했다. 그저 남은식구들끼리 더이상 아픔을 주기 싫어 모든것을 덮어버린 생활을 해 나간것이다. 

  남겨진 엄마는 날마다 죽은 아들이 눈에 보여 차라리 하루종일 잠들어있는걸 택했다. 늘 약에 의존해 잠들고 자살 시도도 하고...하나남은 딸은 돌보지 않은채...  

  남겨진 누이동생은 늘 모범적이었던 오빠, 엄마아빠의 자랑꺼리였던 오빠를 대신해 자신이 죽었으면 좋았겠다고 그때부터 주욱 그렇게 한탄하며 살아왔다. 학업을 제대로 못한것 직업을 제대로 못가진 것 그 모두가 그 사건이후로 낮아진 자존감때문일 수도 있다. 

  남겨진 아빠는 아들이 죽을때 차고 있었던 피투성이의 시계를 죽을때까지 손목에 차고 다녔다. 아들이 좋아하던 등산잡지를 등산을 좋아하지도 않으면서 계속 구독했다.  

  이 가족에게 서로를 이해해줄수 있는 여유는 없었다. 그냥 습관처럼 같이 살았을 뿐...스스로의 슬픔에 짓눌려 그것을 풀어줄 그 무엇도 이 가족에겐 없었다. 그 사건으로 인해 그들이 잃은것은 아들만이 아니었다.   

  왜 이가족의 아들이 친구에게 살해를 당해야 했을까?  사건이 일어난 직후 친구가 몇몇남자가 휘두른 칼에 찔렸다며 구해달라고 학교로 달려온 이 범인은 자신이 범인이란걸 들킬까봐 자해까지 하고 달려왔다고 한다. 친구를 죽인 범인학생은 사건후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도 않았고 단지 미성년자라는 이유로 가벼운 형벌을 받았다. 이부분에서 어디까지 인권을 인정해주어야 하는지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청소년기의 우정이란 성인으로 가기위한 관문같은것일지도 모른다. 친구가 있어서 위로받고 여가시간을 같이 보냄으로써 아무 가치없는 일도 이들에겐 아름다운 추억이 된다. 성인이되어서 이런 감정들이 그들에게 가득차서 매몰찬 사회에서 다른이에게 부딪히지만 이겨낼수 있게 해주기도 한다. 그치만 그 우정이 제대로 쌓이기 위해선 가정교육,가정생활이 제대로여야 한다. 아이들이 어릴때부터 수없이 고민해온 가정교육은 그 어디에도 답은 없다. 다만 아이들에게 좀더 도덕적인걸 바라는 부모도 있을것이고 성공이 중요하냐 돈이 중요하냐 이런것을 택하는것은 부모의 주관이 많은 영향을 준다고 본다.  

  하지만 나같은 부모는 복잡하다. 아이가  때로는 정의로왔으면 좋겠고 때로는 성공으로 내달릴수 있게 치열하게 공부에 전념했으면 좋겠고 어떨땐 다른이에게 자상한면모를 보여주었으면 좋겠다. 그럴때마다 사춘기의 날뛰는 감정을 해아려주지 못해 나는 아들과 부딪힌다. 어디까지나 부모가 중심을 잘 잡아주어야 올바른 한 인간으로 성장할텐데 말이다. 참 막중한 임무를 부여받은 우리부모란 자리는 아마도 모든진리를 습득할 즈음엔 지팡이를 짚고 지는 노을을 보고 있지싶다. 

  이책이 나에게 주는 의미는 집에서 보는 내 아이의 모습이 다가 아니라는 것...아이들이 학교에서 또는 사회에서 어떻게 행동할까를 한번더 생각해 보게 한다.  그리고 또 깨달은것은 사춘기에 들어선 아이들은 이제 표정하나 안바꾸고 나를 꼴딱 속여 넘어가게 할수도 있다는거..ㅎㅎㅎ 돌이켜보면 나또한  그랬으므로 이해하도록 노력해보자.... 

P.S: 해피트리에게 자꾸 셔틀콕 날리지 마라고 으름짱을 놓기도 하고 혼내기도 하고 화도 내어보았으나 아들의 뻔뻔한 거짓말에 매번 나만 K.O패!  그래서 생각끝에 이렇게 하기로 했다. 9만원짜리 해피트리가 중요하냐 15살난 내 아들의 소중한 취미가 더 소중하냐...음 아무래도 난 야구방망이로 셔틀콕 날리며 너무 잘친다며  우쭐해하는 아들의 그 행복한 모습이 더 소중한것 같다. 그래서 어제 낑낑대며 해피트리 화분을 질질끌어서 작은방 베란다에 유배시켜버렸다. 최근들어 제일 잘한 짓 같다.ㅋㅋ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앨리스의 생활 방식
장은진 지음 / 민음사 / 2009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표지에 눈동자가 들어있는 구멍하나가 인상적인 이책은 처음엔 아주 가볍게 읽어보리라 생각하고 골랐다.  하지만 읽다보니 어느순간 동감하게 되고 열망하게 된다.  어떤점이 이렇게 이끌리게 하나... 작가는 주인공 앨리스가 은둔하게된 사연을 한편한편 영화를 되돌리듯 들려주다가 결국엔 현실과 딱 맞물리게 한다.

  남자에게 투쟁의지를 불러일으킬만한 미모를 소유했던 앨리스는 자신을 사랑한다는 두남자와 계약연애를 하다  결국 자신만을 택하게 된다.  하지만 신은 그녀에게 아름다움을 주었지만 행복은 허락할 수 없었나보다. 그렇게 야기된  비극으로 10년동안 은둔해 온 주인공 앨리스다.  그녀가 은둔생활을 지속할 수 있었던 이유는 그녀의 삶에서 비켜앉은 한 친구의 도움때문이다.  그 둘이 어떤마음의 교류를 해왔는지는 그렇게 자세하게 묘사하고 있진않다. 단지 모든 주목의 대상이던 앨리스와는 달리 그리 환영받지 못한 존재였다는것...하지만 어쨌든 그녀에게 큰 도움을 주며 그녀 앞(?)에 서 있어 준다.  앨리스는 사회에서 이미 잊혀진 존재인 것이다. 그녀 스스로 그렇게 만든거고.

  306호에 이사오는 첫날 루이스라는 닉네임을 하사받은 주인공은 그날로부터 괴로운 입장이 되어버린다. 시도때도 없이 긴 파이프를 이용해 현관문을 두드리고 무언가를 사다달라고 아주 당연한 듯이 요구하는 305호의 앨리스..남자는 305호 앨리스를 윗층에 사는 코끼리만한 거구인 여자처럼 몸이 거대해서 집밖으로 나오길 꺼린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앨리스는 남자에게 마트에서 물건을 사다달라거나 택배를 받아서 투입구에 넣어달라거나 하면서 그의 삶을 아주 귀찮게 만들어버린다. 루이스도 자신이 원하는 맛있는음식을 그 대가로 받아서 나름 만족스럽긴하다.  하지만 루이스에게도 그만의 사생활이란게 있다.  결혼까지 생각할 정도로 아주뜨거운 사이인 애인 지나가 있고 독일에서 살다온 그에게 한국에서 유일한 가족같은 친구인 수연도 있다. 그렇게306호에 들락달락거리며 모든일상이 풀리기도 하고 엉켜버리기도 하고....  

  앨리스는 자신의 집에 붙어있는 인터폰을 통해 자신의 집앞을 지나는 사람들과 소통을 한다.  안에 철저히 숨어서 옆집남자인 루이스와의 대화를  즐기기 까지 한다.  루이스의 친구인 수연은 인터폰너머의 앨리스를 관객삼아 마임연기를 정기적으로 보여주기도 한다.  사람들은 오히려 얼굴이 보이지 않고 순수한 목소리로 대화하는 그녀를 편하게 생각한다.  어쩌면 늘 그 인터폰은 켜져있을지도 모른다. 숨죽인 텔레비젼처럼 때로는 CCTV처럼 그녀가 감시할 대상은 자신의 현관앞인것 같다.  사회에 있을때 그녀가 주목의 대상이었듯이 그대로 똑같이 돌려주려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것이 그녀의 복수방법이었을지도 모르겠다.   

   중반부를 넘어서서 이야기는 점점 속도를 더해간다. 등장인물들이 감추고 있는 것들이 서서히 보여지고 그들이 어디쯤에서 이해를 구하고 넘어가는지 어떻게 극적인 순간에 욕망을 표출하는지... 306호 루이스는 옆집여자와의 사이를 의심하는 애인이 생각과는 달리 쿨한성격이 아니어서 지니고 있던 사랑의 감정이 반감되고 오히려 얼굴없는 앨리스에게 새로운 감정이 싹트는걸 느낀다.   번역일을 하는 루이스도 일을 할땐 자신의 집안에 틀어박혀 꼼짝하지 않아야 일이 잘된다고 하니 어쩌면 그들은 비슷한 부류일지도?  이렇게 쓰고보니 나또한 비슷한 부류인가?  아침에 식구들 밥챙겨주고 내보내고 나면 하루종일 틀어밖혀 집안일이나 하고 뜨개질놀이나 인터넷을 서핑하는 나는 낮보다는 밤에 산책하는걸 더 편하게 즐기고 가끔 퇴근하는 남푠이 물어오는 뉴스거리를 통해 저런 이슈가 있구나하고 고개를 끄덕이며 나보다 더 요즘 유행하는 가요나 가수를 잘 알때 과연 나도 그런 은둔형 외톨이가 아닐까? 단지 다른점이라면 그들은 자기가 주도적으로 세상을 왕따시키지만 나는 언제든지 문밖으로 나가고 싶다는거, 단지 귀찮을따름...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예전엔 암생각없이 살았는데 이사를 하고 보니 이것저것 바꾸고 싶은게 많아졌다. 

덕분에 힘든사람은 남푠이구... 식탁등 바꾸랴 화장대등바꾸랴...화분받침대주문해서 조립해주고 화분들 사다나르고 커튼봉 달고...전실발판마련하고... 

살짝 미안해지려고 하지만 참을란다. 이제까지 내맘대로 못해보고 살았잖아?! 이런말하면 돌맞을라나?!@@@@  

덕분에 거실에 텔레비젼없는 집 드디어 만들었다. 책장으로 촥 한쪽벽면 두르고 한쪽은 컴터랑 햄스터 화초몇개 오디오올려놨다. 사실 쇼파살돈이 없어서리 책창으로 방향을 바꿨는데 (남푠만) 나는 원래 그런걸 소원하던 사람이라 좋아죽겠당. 근데 안방 붙박이장에 텔레비젼을 넣었는데 덕분에 안방은 우리부부만의 공간이 아니고 다시 아이들의 놀이터가 되었네...이넘들 이사오니 텔레비젼을 더 많이 보네. 이것도 이사적응기간의 한 단면일까?!

어제저녁 같은동아줌마들 모임을 가졌는데 우리집화초들을 보고 어찌이렇게 잘 키우냐공..ㅋㅋㅋ 그게 아닌데 몇개빼고 다 싹!~죽이고 이사와서 다시 사들인건데....졸지에 화초잘키우는 아줌마 됐다. 남푠이 이사와서 내가 화초를 사들이는걸 보더니 제발 그마음 끝까지 변치말기를이라고 주문을 하더라....나도 그러길.... 작년에 회사를 때려치우고 모든게 귀찮아져서리 화초들을 방치했더니 모두들 가더라...이젠 그럴일 없으니 잘 자랄것임 남푠님! 

해피트리라는걸 샀는데 새가지가 몇개 올라오더니 기존의 잘 살던가지들이 까맣게 시들어버리네 왜 그럴까 하도 애가 타서 화초를 판 아주머니에게 물어봤더니 새집에서 적응하느라 그런지도 모르고 새가지가 나왔으면 걱정없다고 물만 자주 주지 말랜다. 그러게 물은 내 자주 안주지.ㅋㅋㅋ 옛날것들 다들 말라죽었으니.ㅋ 

 


댓글(7)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세실 2010-06-14 23: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사하셨군요. 축하드립니다.
해피트리 벤자민이랑 언뜻 비슷하게 생겼는데 격이 다르더라구요. 잘 키우세용^*^

해리포터7 2010-06-18 14:41   좋아요 0 | URL
세실님~ 감사해요.
요즘은 해피트리가 유행이라고 하나 들이면 정말 분위기 확산다고 꼬셔서 샀는데 가지가 자꾸 까맣게 되어서 어제는 다 잘라버리고 새가지만 남겨뒀답니다.

전호인 2010-06-15 16: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사를 하면 자질구레하게 손 갈 곳이 많지요.
정리가 되려면 꽤 오랜시간이 필요하겠군요.
그러고 나면 집들이하셔야 하나요?
ㅋㅋ

해리포터7 2010-06-18 14:45   좋아요 0 | URL
전호인님~반갑습니다~
정리는 뭐 워낙에 대충살다보니 벌써 다 되었는뎅...다른사람들눈엔 안된걸로 보이려나? 살짝고민됨돠~
집들이요...회사사람들하고 한번 치르고 나니 집들이란 말이 무서버요.ㅎㅎㅎ

치유 2010-09-03 13: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동안 새집으로 이사도 하셨군요..축하드려요..저도 요즘 새집으로 이사가고 싶어서 근질거리는데 넘 부럽네요..해피트리란 녀석 저랑 일년도 못살고 가버렸어요..;;

치유 2010-09-03 13: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참..새집에서 더욱더 부자되세요~~~~~~~~!!!

해리포터7 2010-09-06 11: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배꽃님. 감사해요.
해피트리가 님께도 그런짓을 ㅎㅎㅎ 왠지 동지감이 밀려옵니당.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