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바람구두 > 부부합산 연소득 6,000만원 미만의 국민들은 보시오!

우석훈 선생의 "한미FTA 폭주를 멈춰라"(2006, 녹색평론)을 읽다가 요근자에 읽은 어떤 FTA관련 서적들에 비해 확실히 알기 쉽게 FTA를 설명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읽다가 가장 인상적인 대목이 있어 함께 읽어보자는 마음으로 일일이 타이핑을 했다. 직업이 직업인지라 부분적으로 본래 책의 원고와 틀린 부분은 내가 교정을 본(교열이 아니라) 부분이거나 아니면 타이핑 하다가 오타가 난 부분이다.

특히 인상적인 부분은 "부부합산으로 연소득 6,000만원 이하를" 벌어들이고 있는 사람들은 노무현호 아니 현재 흐름대로라면 '대한민국호'에 타고 있을 필요가 없다는 말이었다.

냉정하게 생각해보자. 현재의 추세가 바뀌지 않는다면 부부합산으로 연소득 6,000만원 이하를 벌어들이고 있는 사람들이 현재의 '노무현호'를 타고 미래로 갈 이유는 없다. 만약 '고향' 혹은 '우리말'에 대한 각별한 애정이 있어서 이 특수한 상품 혹은 서비스를 소비하는데 매우 특별한 만족이 있는 경우가 아니라면, '대체재'를 찾는 것이 절실한 순간이다. 어차피 학교에서도 이제는 '우리말'이 대접받지 못하는 상황이 올 것인데, 우리 말을 사용하는 편리함을 유지하기 위해서 치러야 할 비용이 너무 높다. <21쪽>

그리고 "7장. 그럼 도대체 정부가 아는 건 뭐야"라는 부분을 한참 신나서 읽고 났더니 몹시 슬픈 이야기였다. 원고 내용 중 밑줄 치고, 굵은 글씨 부분은 별도로 내가 강조하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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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그럼 도대체 정부가 아는 건 뭐야?

한미 FTA의 결과, 무역수지는 손해인데, 서비스업도 별로 밝아보이지 않고, 미국 시장에 대해서 잘 아는 것도 아니고, 한국 시장에 대해서도 모른다? 그럼 대체 정부가 아는 게 뭔가? 보통의 경우라면 정부가 모르는 것을 중심으로 논의를 하고 자료를 준비하는 것이 정상적이다. 그러나 지금 노무현 정부에서 대통령을 포함한 고위공직자들이 한 얘기를 빈틈없이 뒤집어보면 정부가 뭘 제대로 아는 것 같지는 않다. 그렇다면 정부가 도대체 지금 무엇을 알고 있는지 짚어볼 필요가 있다. 저렇게 용감하게 “최단 시일 내에 성공적 협상을 하겠다”며 질주하는 정부는 도대체 무엇을 알고 있을까? 한번 정부가 알고 있는 걸 찾아보기로 하자.

가. 농업은 망한다
어쨌든 노무현 정부는 농업이 망한다는 정도는 아는 것 같다. 이건 새로운 미국과의 통상 관계 때문이 아니라 농업은 그만둔다는 정책 기조로 지난 3년간 열심히 일을 했기 때문이다. 졸저 <아픈 아이들의 세대>에 노무현 정부의 농업 정책에 대해서는 자세하게 분석한 적이 있으므로, 여기에서는 이 정도로 농업의 얘기를 접기로 하자. 현재 국민의 8% 정도인 농민이 4%대로 줄어들지, 아니면 정부의 목표대로 1%대로 내려앉을지가 문제일 뿐이다.

나. 월마트한테는 안 당한다
월마트와 까르푸가 국내 유통업계에서 철수하게 된 것이 금년(2006년) 초이다. 정부는 대형유통시장에서 한미FTA로 경쟁조건을 바꾸더라도 국내 업체에게 승산이 있다는 정도는 알고 있는 것 같다. 물론 그렇게 하더라도 소규모 자영업자들은 계속 죽어나갈 것이다. 월마트가 다시 들어올 가능성이 아주 없지는 않지만 하여간 정부는 “월마트한테 안 당한다”는 정도는 안다.

다. 한국영화 안 본다고 죽는 거 아니다
정부가 스크린쿼터를 축소하면서 국내 영화산업은 일단 현재의 절반 정도로 축소될 것이다. 국내영화시장 규모가 어느 정도로 유지가 되어야 할리우드와 경쟁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 정부는 잘 모르는 것 같다. 스크린쿼터 146일 규모에서 일종의 ‘규모의 경제’가 생겨서 몇 개의 경쟁력 있는 한국영화가 나온 것으로 분석할 수 있는데, 이 규모가 73일이 되면 기계적으로 시장 규모가 반으로 주는 것이 아니라 규모의 경제에 미치지 못하는 그만그만한 영화가 나오게 되는 것이 현대 영화시장의 특징이다. 이것까지는 정부가 몰랐던 거다. 정부가 아는 것은 다만 “한국 영화 안 본다고 안 죽는다”는 점이다.
멕시코의 일류 감독들이 지금 CF감독으로 연명하면서 3~4년간 돈을 모아서 겨우 자기가 만들고 싶은 영화 한 편 만드는 상황을 보면서도, 정부는 미국에 일단 스크린쿼터를 내주고 협상을 시작하고 있다.

라. 병원 안 간다고 다 죽는 건 아니다
보건경제학 쪽에서 조금 더 자세한 분석이 나오려면 6개월 이상은 기다려야 한다. 그래서 숫자를 정확하게 내기는 어렵지만 아마 국민의 30%에서 40%정도는 한미FTA 이후 5년이 지나면 의료비와 보험비가 비싸져서 병원에 가기 어려워지는 게 사실이다. 계산하기 어려운 것은 얼마나 되는 국민들이 병원에 갈 수 없을지 여부를 모르기 때문이다. 이건 소득분배의 재구성 모델이 나와야 숫자가 정확히 나온다. 의료서비스의 가격이 비싸지는 것은 시나리오 형태로 추정할 수는 있는데, 단지 국민들이 “얼마나 가난해질지를 몰라서” 계산하기가 어려운 것이다.
정부에서는 한 가지를 알고 있다. 병원에 안 간다고 다 죽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 물론 그렇기는 하다. 돈 없어서 병원에 못 가는 것이 서럽기는 해도, 아프다고 다 죽는 것은 아니다. 약초요법과 전통의학 등 ‘대체의학’이 급속도로 발전할 수도 있다.

마. 공무원들한테는 별일 안 생긴다
사실 정부라는 것은 공무원들의 총합이기도 하다. 공무원들의 운명은 사실 크게 바뀌지 않을 것이다. FTA는 민간부문과 민영화되는 공공부문까지 영향을 크게 미칠 뿐, 공무원들에게는 직접적인 영향이 거의 없다. 국민들이 겪게 될 평균적인 변화와는 다른 미미한 변화만이 생길 뿐이다. 만약 공무원들에게 무슨 일이 생긴다면 지금 같은 방식으로 한미FTA 추진이 가능했을까? 확실히 정부는 공무원들에게는 별일 안 생긴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래서 정부 내에서 저항할 사람이 없다는 사실도 말이다.
물론 지금 정부가 조심스럽게 준비 중인 ‘행정민영화’ 프로그램이 진짜로 강도 높게 추진된다면, 원칙론적인 ‘희망’과는 달리 공무원 세계도 격랑에 휘말리게 될 가능성을 전혀 배제할 수는 없다.

바. 국민들은 농민 편 안 들어준다
정부도 인정하는 것과 같이 사실 한미FTA로 가장 많은 타격을 받을 사람들은 농민들이다. 꼭 한미FTA에서 특별한 규정이 생기거나 쌀시장이 추가로 개방되기 때문에 그런 것은 아니다. 사실상 쌀시장은 이미 다자관계인 WTO에서 개괄적인 틀로 결정된 상태다. FTA라는 틀에서 쌀시장을 다룰 이유가 별로 없다.
전략적으로는 미국이 약간 요구하는 척 하다가 양보할 것이고, 정부는 국민들에게 그래도 쌀시장을 지켰고, 그 대가로 다른 분야에서 좀 희생을 했다는 선전을 할 것이다. 정부가 양자관계에서 다룰 필요가 없고 다루지도 않는 ‘쌀시장’을 꼭 지키겠다고 다짐하는 걸 보면서 이건 거의 ‘야바위’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그래도 한미FTA가 농민들에게 치명적인 것은 협상이 진행된다는 이유만으로 몇 년 후에 시행될 ‘농업죽이기’ 정책이 훨씬 빨리 진행될 것은 물론, 추곡수매가 사라진 다음 실질적으로 지원하기로 했던 보조금 정책 등을 ‘없던 얘기’로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정부가 확실하게 알고 있는 것은 국민들이 농민들 편을 들어주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이 점은 확실하다. 한미FTA를 통해서 농민이 손해보고 그 대신 서비스업은 좋아질 것이라고 정부가 선전하고 있기 때문에, 가장 위험해진 미장원 주인들조차 농업이 망하고 어려워진 만큼 그 이익이 자신에게 올 것이라고 착각하는 것이다. 그래서 정부는 농민들이 아무리 어려워져도 대다수 국민들이 절대로 농민들 편을 들어주지 않을 것이라는 점만큼은 확실히 안다.

사. 한나라당은 꼼짝할 수가 없다
노무현 정부는 적어도 한미FTA에서만큼은 한나라당이 꼼짝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한나라당에는 FTA가 실제로 어떠한 메커니즘을 가지고 어떤 부문에 어떻게 작용할 것인지 분석할 수 있는 실무전문가가 없다. 따라서 정부에 곤란한 질문을 하지 못할 것이다. 정부도 아는 것이 별로 없는데, 한나라당이 무엇인가를 안다는 것은 구조상 불가능하다. 상당수 한나라당 당원들은 일단 ‘자유무역’이란 말이 들어가면 무조건 찬성하는 경향이 있다.

아. 국민들은 벤츠를 좋아해
한국정부는 자동차 부문의 협상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 같은 모양새다. 미국정부도 한국시장에서의 자동차 판매에 꽤나 공을 들이고 있는 형편이다. 자동차 조금 더 팔자고 3,000cc 이상의 대형자동차에게나 적용될 제도들을 없애고, 배기가스 배출기준을 없애고, 심지어는 수도권 대기관리대책까지 없애라고 하는 미국의 요구는 내정간섭에 해당한다. 하지만 정부가 이런 기본적인 환경정책의 틀 정도는 지킬 가능성이 있다. 왜냐하면 이게 진짜 협상의 핵심은 아니기 때문이다. 사실 다른 부문의 변화가 워낙 크기 때문에 어차피 타는 수입자동차, 독일제를 타나 미제를 타나 국민경제에는 별가시적 변화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 연소득 6,000만원 미만의 국민들에게는 어차피 해당사항 없는 일이기도 하다.
정부는 국민들이 미국자동차를 타지 않는 이유가 다른 복잡한 이유가 아니라 벤츠와 BMW를 너무 좋아하기 때문이라는 점을 잘 안다. 반면 미국 정부는 아직 한국 사람들이 얼마나 독일제 자동차를 좋아하는지 잘 모르나 보다. 죽기 전에 한번이라도 캐딜락을 타고 싶다는 미국인들처럼 한국인들도 자신의 첫 번째 외제 승용차는 벤츠이기를 바란다. 물론 한국정부는 이걸 너무 잘 알고 있다.

자. 국민들은 식품 안전에 관심이 없다
정부가 아는 또 한 가지 사실 중에서 가장 슬픈 일은 한국 국민이 식품안전에 사실상 별 관심이 없다는 점이다. 물론 사고가 터지면 벌떼처럼 떠들지만, 길어야 일주일이다. 광우병 의혹이 있는 미국산 축산물도 문제지만, 한미FTA로 정말 곤란하게 되는 것은 유기농산물의 기반이 무너지고, 그래서 장기적으로는 안전한 식품공급시스템이 회복 불가능할 정도로 붕괴된다는 점이다. 그렇지만 한국 국민들은 이런 근본적인 식품안전에는 별로 관심이 없고, 무엇보다도 OECD 국가 중에서는 유전자변형식품(GMO)에 대한 인식수준이 가장 낮은 국민이라는 점을 정부는 잘 알고 있다. WTO협상에서도 다른 선진국이 전부 만들어 넣은 학교급식 재료조달에 관한 예외규정을 하나도 만들지 않은 게 한국이다. 정말 한국정부는 다른 건 몰라도 국민들의 약점을 너무 잘 알고 있다.

차. 그래봐야 이민 갈 용기가 있는 국민은 별로 없다
다음 장의 결론을 미리 당겨서 말하자면, 현재 노무현 정부가 추진하는 FTA체제 속에서 ‘개인으로서의 국민’이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국민직접행동’을 선택할 수 있는 국민이 그렇게 많지는 않아 보인다. 이러한 경우에 유일한 의사표시 방법은 많은 국민들이 이민을 떠나는 것이다. 하지만 노무현 정부는 그래봐야 이민 갈 정도로 용기 있는 국민이 별로 없다는 사실까지도 잘 알고 있다. 이미 붕괴된 교육시스템에 불만이 있어서 많은 학생들이 조기 유학을 가고 있는 실정이다. 그런데 이 문제에 대해 뭔가 대책을 세우기보다는 “공부 못하는 애들 유학 보내봐야 인생만 망가진다”는 ‘조기유학 위험론’으로 협박을 일삼던 정부다. 가끔 소주 마시며 대통령을 씹어대긴 하지만, 사실 국민들이 미래를 불안하게 기다리는 것 외에 아무 것도 하지 못할 거라는 점을 노무현 정부는 너무 잘 알고 있다.

이러한 상황을 쉽게 정리해보면, 정부는 한미FTA와 관련해서 정부가 꼭 알아야 할 것들은 거의 모른다. 그런데 국민들과의 협상에서 이기는 방법은 너무 잘 안다. 진화적 게임이론으로 상황을 설명하자면 ‘노무현 시스템’은 외국이 아니라 국민들을 상대하는 감각기관이 기이하게 발달․진화한 시스템이다. 그렇다면 정부의 정체는 과연 무엇인가? ‘정부’라고 뭉뚱그려 표현하지 말고 대체 어떤 시스템을 가진 정부인지 좀더 깊이 살펴볼 필요가 있다.

 

 

 

 

<본문 126~133>

한미 FTA 폭주를 멈춰라
우석훈 지음 / 녹색평론사 / 200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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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표지에는 장봉군 화백의 만평이 실려 있다. 대한민국이라는 자동차를 끌고 과속질주하는 노무현 대통령의 앞길에는 미국과의 FTA협상으로 국민경제가 파탄 지경에 이른 멕시코가 있다. 대통령은 아무렇지도 않게 말한다. "협상 한 번 잘못했다고 나라 망하는 거 아니다."

아마도 우석훈 선생은 이렇게 말하는 것 같다.

"맞는 말이다. 협상 한 번 잘못했다고 나라 망하는 거 아니다. 대신에 이민도 갈 수 없고, 그렇다고 이 나라에서 이대로 살기도 어려운 국민들만 망하는 거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이제 FTA를 막을 길은 국민직접행동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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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8-17 09: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해리포터7 2006-08-17 13: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인님..어제 뉴스보니까 미국의 쌀값이 오른다고 하더군요..그런보도를 보면 앞으로가 심히 걱정되어요^^
 
 전출처 : 전호인 > "안돼"란 말로 아이의 꿈을 꺽지 마세요.(펌)

제가 좋아하는 팝페라가수 임형주군의 성장기 등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머니투데이에 난 기사를 카피해서 올립니다.

아이에게 꿈을 심어주고 힘을 실어주는 것은 분명 부모의 몫일 것입니다.

하지만, 그 꿈은 아이가 스스로 가질 수 있어야 하지만 어렵게 꾸게된 꿈을 부모의 관점에서 헛된 꿈이라고
치부해 버리는 우를 범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부모들은 그들이 가진 꿈이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도와주고 지켜봐주는 조력자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머니투데이 송복규기자]

팝페라 테너 임형주가 여섯 살 되던 1992년. 어머니 김민호씨는 세계지도가 그려진 벽지를 어렵게 구해 형주 방 한쪽 벽면을 도배한다.

그리고 세계지도로 가득 메워진 벽 앞에서 어머니와 아들은 다정히 대화를 나눈다. "
형주는 어떤 사람이 되고 싶니?"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사람이 되고 싶어요."
세월이 흘러 여섯 살 꼬마 아이는 스무 살 청년이 됐다. 그는 십여년 전 자신이 말한대로 '세계적으로 유명한' 음악가가 돼 있다.

"엄마는 가장 절친한 친구이자 가장 무서운 선생님이었습니다. 음악가의 꿈을 꿀 수있도록 불을 붙여준 사람도, 도전하는 의지를 북돋워 준 사람도 바로 엄마였어요."

팝페라 테너 임형주(20)는 어느 자리에서나 자신이 세계적인 음악가로 성공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모두 어머니의 사랑과 노력이라고 말한다. 자신이 한계를 느낄 때마다든든한 버팀목이 돼 준 엄마 덕분에 지금의 자리에 설 수 있었다는 것.

평범한 스무 살 청년으로 안주했을지 모를 임형주를 세계적인 음악가로 키워낸 어머니 김민호(48)씨를 만났다. '특별한 교육법'이 없다며 손사래부터 치는 그녀를 졸라 20년간의 '특별한 자녀 교육법'을 들어봤다.

◇자녀는 로봇이 아니다
="형주는 2.4㎏ 칠삭둥이로 태어났어요. 폐가 덜 자라 갓 태어나서 제대로 울음을 터뜨리지도 못했죠."
 김씨는 인큐베이터 신세를 지다 석달만에 집으로 돌아온 아들을 위해 하나님께 기도를 올리고 또 올렸다. 아기가 뱃속에 있을 때부터 나눴던 대화도 다시 시작했다. 알아듣든 말든 말을 걸고 또 걸었다. 장르를 가리지 않고 음악도 많이 들려줬다. 기도 덕분인지, 대화와 음악 덕분인지 칠삭둥이 임형주는 잔병치레 없이 잘 자라줬다.

지금도 여성스럽다는 말을 많이 듣지만 임형주는 어릴때부터 여성스러운 면모가 많았다. 종이와 연필만 있으면 한 자리에 서너시간씩 앉아 있었고 장난감 총이나 자동차보다는 바비인형을 더 좋아했다. 한글을 떼면서는 '베르사이유의 장미' 등 여자 아이들이 좋아하는 순정만화를 끼고 살았다.

"아들이 아니라 딸을 키운다는 말을 들을 정도였으니 걱정도 됐어요. 하지만 다른 아이들과 성향이 다른 형주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타고난 감성을 더 키워주자고 마음먹었습니다."

호기심이 많은 임형주를 위해 아파트 베란다에 채소밭을 만들어 직접 가꾸게 했고 틈이 날 때마다 산으로 들로 여행을 다녔다. 수학이나 영어 과외공부 대신 음악회와 전시회를 챙겼다.

스케치북을 사러 가서 겉 표지를 놓고 고민하는 임형주에게 몇 권이 됐든 사고 싶다는 만큼 사줬다. 몇 백원짜리 스케치북 때문에 아이에게 한계를 느끼게 하고 싶지 않았다.

"이건 안 돼", "그렇게 하면 못 써" 등 감성을 닫고, 한계를 느끼게하는 표현은 가급적 자제했다. 무엇이든 마음먹으면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도록 키웠다.

임형주가 처음 노래를 하겠다고 했을 때 김씨는 깜짝 놀랐다. 그리기와 글짓기를 워낙 잘 해 화가나 작가의 길을 가지 않을까 생각했을 뿐 노래를 하게 될 줄을 몰랐던 것이다.

"초등학교 6학년 때 노래를 하겠다며 예원학교 원서를 들고 왔더라구요. 레슨도 한번 안받았는데 입학할 수 있을까 사실 걱정이 됐어요. 하지만 아이 뜻을 꺾고 싶지 않아 도전해보라고 했습니다."

임형주는 실력이 뛰어난 아이들이 모이는 특수목적 학교인 예원학교에 입학했다. 김씨는 "노래 연습해라", "공부해라" 등 잔소리를 한 번도 하지 않았지만 임형주는 수석으로 졸업했다. 관심이 없는 수학, 과학 등 과목은 낙제를 면하는 정도였지만 음악 과목에선 1위를 놓치지 않았다.

◇'냉정한 보살핌'으로 독립심 키웠다
=김씨는 어린 임형주의 의견을 존중하는 대신독립심을 강조했다. 네 뜻대로 하되 그 책임은 네가 져야 한다는 것을 가르친 것이다.

"형주는 9살때 6살짜리 동생을 데리고 호주로 여행을 다녀왔어요. 처음엔 둘이서 갈수 있다더니 공항에 도착하자 울음을 터뜨리더군요. 자신이 한 번 내뱉은 말은 꼭 지켜야 한다고 알려주고 비행기에 태웠습니다."
 한 달간의 호주여행에서 자신감을 얻은 임형주는 이후 세계 곳곳을 혼자 누비고 다녔다. 방학이 다가오면 스스로 가고 싶은 나라를 정하고 여행 일정을 짤 정도였다.

음악 콩쿠르하면 멋진 턱시도, 드레스를 차려 입은 참가자와 꽃다발을 든 가족들이그려지기 마련이다. 임형주는 학창시절 내내 무수히 많은 경연대회에 참가해 상을 휩쓸었지만 김씨는 그 자리에 한 번도 가지 않았다.

"무슨 무슨 콩쿠르다, 경연대회다 호들갑스럽게 찾아다며 부담주고 싶지 않았어요.
노래하는 사람이 뽐내는 자리가 따로 있나요. 어떤 자리에서든 자신의 감정을 실어서최선을 다해 노래하면 되는거죠."

임형주는 중학교 졸업 즈음 미국 줄리아드 음대 예비학교에 가겠다고 결정했다. 이메일과 우편 등을 통해 입학원서부터 시험일정, 비행기표까지 스스로 준비했다. 물론 시험도 혼자 보러 갔다.

줄리아드 예비학교 입학 후 하숙집도 임형주가 직접 구했다. 김씨가 임형주의 미국집을 찾은 것은 예비학교 입학 후 2년이 지나서다.

"하숙집이 반 지하인데 감옥처럼 어둡더라구요. 손바닥 만한 창문으로 빛이 새 들어오는데 눈물이 나는 걸 꾹 참았습니다. 악보고 옷이고 곰팡이가 안 난 곳이 없더라구요."

김씨는 생활비를 넉넉히 보낸다고 보냈는데 임형주가 그 돈을 아껴둔 것이다. 혼자떨어져 지내는 동안 어떤 일이 생길지 몰라 무조건 돈을 모았뒀다고.

현재 이탈리아에서 공부를 하고 있는 임형주는 음반 작업도 알아서 한다. 선곡부터프로듀서, 자켓 디자인까지 음반 제작 전 과정을 스스로 챙긴다. 각 국에서 쏟아져 들어오는 공연도 철저히 본인의 의사대로 진행한다.

◇인생의 최고 덕목은 '겸손과 나눔
'=아들의 의견을 100% 수용해 준 김씨가 임형주에게 입버릇처럼 강조한 것이 두 가지 있다. 바로 겸손과 나눔이다. 그래서인지 임형주는 어디서든 예의바르다는 칭찬을 많이 듣는다.

요리와 쇼핑을 좋아해 어머니가 장에 갈 때면 옷을 먼저 차려입고 나선다. 백화점 엘리베이터에서 아주머니 팬들을 만나면 한 명, 한 명에게 악수하며 공들여 인사한다.
아무리 시간이 지체되도 그들의 넋두리를 모두 들어준다.

외국에서 공부하다 방학 때 한국에 돌아오면 아파트 경비원 아저씨를 일부러 찾아가인사한다. 함께 다니는 경호원들과도 식사를 따로하는 법이 없다. 자장면이든, 돈까스든 같은 메뉴를 자청한다.

임형주는 중학교 때부터 각종 대회에서 상금을 타면 그 금액이 많든, 적든 생활이 어려운 친구들에게 내놨다. 작년엔 대한적십자사 홍보대사도 맡았다. 여러 단체에서 요청이 들어왔지만 모두 거절하다 정말 홍보대사로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시작한 일이다. 최근엔 폭우로 피해를 입은 수재민들을 위해 자선 공연을 펼쳤고 바자회에도 참여해 직접 물건도 팔았다.

앞으로 음악전문 잡지를 창간하고 공연 전용 극장을 세워 문화생활에서 소외된 사람들과 음악을 나누고 싶다는 꿈 많은 스무 살 임형주. 그의 뒤를 묵묵히 지켜주는 어머니가 있기에 오늘도 그의 꿈은 현실로 한 걸음 다가서는 것이 아닐까.


▶팝페라 테너 임형주는
1986년 서울 태생으로 예원학교와 줄리아드 음대 예비학교를 거쳐 현재 이탈리아 산펠리체 음악원에 재학 중이다. 2003년 노무현 대통령 취임식에서 애국가를 부르면서스타덤에 올랐고 남성 성악가로는 최연소로 미국 뉴욕 카네기홀에서 데뷔 독창회를 가졌다.

2003년 출시한 데뷔 앨범 '샐리가든'을 비롯해 '실버 레인' '미스티 문' '더 로터스' 등 내놓는 음반마다 대박을 터뜨려 2003년 이후 3년 연속 클래식부문 음반판매 1위에 올랐다. 중성적인 외모와 목소리, 클래식과 팝의 경계를 넘나드는 음악적 변주가 매력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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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과학 꿈나무 본격 육성한다
제2회 대한민국 오토 사이언스 캠프 개최
국내 유일의 초등학생 대상 자동차 과학 캠프
동력발생, 전달 등 자동차 통한 탐구·체험학습
교육인적자원부가 미래 자동차 과학 꿈나무 육성에 본격 나선다.

교육인적자원부와 오토타임즈는 8월 2일(수)부터 5일(토)까지 3박4일간 경기도 용인 소재 퓨처리더십센터에서‘제2회 대한민국 오토 사이언스 캠프(자동차 과학캠프)’를 개최, 자동차에 숨어있는 과학에 대한 어린이들의 궁금증을 체험을 통한 탐구활동으로 풀어줄 계획이라고 밝혔다.

교육인적자원부가 자동차 과학 꿈나무를 키우기 위해 개최하는 ‘대한민국 오토 사이언스 캠프’는 현대 과학의 종합체인 자동차를 소재로, 아이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다양한 과학적 원리와 실험 등을 할 수 있는 국내 최고 권위의 자동차 과학 캠프이다.

'오토 사이언스 캠프’의 교육 내용은 어른들도 궁금해 하는 자동차 동력발생의 원리와 동력전달의 원리, 그리고 조향 및 제동의 원리와 충격완화의 원리, 그리고 자동차에 없어서는 안 될 전기장치의 원리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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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참가자들이 직접 자동차를 만들어 경주를 벌이는 제작 실험, 에어백 작동 실험 등 자동차와 관련한 탐구·체험 중심의 과학실험 시간과 다양한 과학마술, 과학쇼 등이 마련되어 호기심 많은 아이들의 궁금증을 풀어 주게 된다.

캠프 참가 대상은 전국 시·도 교육청에서 선발된, 자동차 과학에 대한 열의와 깊은 관심을 갖고 있는 초등학교 6학년 학생이다. 특히 이번 캠프는 지난해 제1회 캠프 이후 참가자들의 전폭적인 요청에 부응해 지난해 대비 참가인원을 150명으로 늘리는 등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자동차 과학캠프로 거듭나게 되었다.

캠프를 마련한 교육인적자원부는 "과학적 호기심이 가득한 어린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것이 자동차"라며 "오토 사이언스 캠프는 자동차 과학에 대한 아이들의 이해를 넓히고, 나아가 한국 자동차의 미래를 짊어질 수 있는 씨앗을 뿌리자는 것이 그 목적"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문의 : 이기성 과학실업교육정책과  교육연구관 ksflee@moe.go.kr 02-2100-6300
참고 : (파일이름: - 8-03(목) 조간 보도자료(오토사이언스캠프).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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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스 앤 시티>보다 쉬크하고 <브리짓 존스의 일기>보다 유쾌한 소설!

말 한마디로 ‘파리, 밀라노, 런던, 뉴욕’ 세계 4대 컬렉션의 스케줄을 바꾸는 여자. 반드시 그녀가 도착해야 패션쇼가 시작되고, 표정 하나만으로도 유명 디자이너들을 가슴 졸이게 하는 여자, 몇 마디 코멘트로 무명 디자이너를 세계적인 디자이너로 바꿔놓는 여자. 패션계의 막강한 권력자이자 미국 <보그> 지 편집장인 안나 윈투어!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는 그녀의 어시스턴트였던 로렌 와이스버거가 자신의 독특한 체험에 발칙한 상상력을 버무려 써낸 소설이다. 패션 에디터들의 세계를 톡톡 튀고 위트 있게 그려낸 이 소설은 출간 당시 6개월 동안 <뉴욕 타임스> 하드커버 베스트셀러에 오르면서 전 세계적인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패션계의 속사정을 현미경으로 훔쳐보듯 생생하게 그려내고 있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는 미국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켰으며 그 해 가장 많이 회자된 소설로 꼽힌다.

메릴 스트립 주연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이러한 인기에 힘입어 이 작품은 현재 20세기폭스사에서 영화로 제작중이다. 2006년 6월 30일 미국에서 개봉 예정인 이 영화에는 메릴 스트립이 편집장인 미란다 프리스틀리 역을, <프린세스 다이어리>의 앤 헤더웨이가 어시스턴트 앤드리아 역을 맡아 출연하며, 감독은 뉴요커들의 삶과 사랑을 솔직하고 감각적으로 그린 <섹스 앤 시티>의 연출자 데이비드 프랭클이 맡았다.

실제에 거의 근접한 순도 99%의 발칙한 이야기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는 100% 허구가 아니다. 지금 세계 패션계의 중심에서 실제로 일어나고 있는 이야기이다. 안나 윈투어의 어시스턴트로 일했던 로렌 와이스버거는 자신의 실제 경험에 신랄하고 유쾌한 유머를 더해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완성했다. 이 책이 출간되자마자 많은 화제를 모으며 수많은 여성을 열광시킬 수 있었던 것도 소설 속 이야기가 패션 잡지계의 현실을 리얼하게 묘사했기 때문이고, 거기에 소설 속 악마 같은 상사 미란다 프리스틀리의 모델이 미국 <보그> 편집장 안나 윈투어라는 사실이 공공연하게 밝혀지면서 이 소설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은 더욱 증폭되었다

이상은 출판사리뷰에서 퍼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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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적오리 2006-08-10 15: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단순히 저 표지의 색 때문에 읽고 싶단 생각이 들어요. ^^ 지하철에서 보면 저 책을 들고 있는사람들을 거의 매일 보게 되는 것 같더군요...

미미달 2006-08-10 15: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탐나는 책이어요 . +ㅁ+

똘이맘, 또또맘 2006-08-10 15: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읽는 사람마다 서평 점수가 너무가 크게 차이가 나는 책이라 살까 말까 고민하던 책이었는데... 영화로 만들어 지는군요...

프레이야 2006-08-10 16: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메릴스트립이 나온다면 보고싶어지네요^^

해리포터7 2006-08-10 17: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날나리난쟁이해적님.아 저두 이동도서관에서 저책을 본듯했거든요..요번에 빌리려구요.ㅎㅎㅎ
미미달님 저두요..굉장히 읽어보구 싶어져요
똘이맘님 네 그렇다네요^^
배혜경님 어제 CNN을 우연히 보다가 메릴스트립이 인터뷰하는걸 봤답니다..배경엔 저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제목이 크게 배경으로 붙어있구요..그게 아마 그영화이야기였나봐요.오랫만에 메릴스트립을 봤는데 여전히 우아하더군요.참 아름답게 늙는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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